칠보산을 떠나 국도를 따라 강원도 태백시로 가는 노중에 들린 이 숲은 平海 黃氏 門中의 始祖祭壇을 중심으로 울창한 松林을 이루고 있는 울진 평해읍 월송리 일대로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네티즌이 선정한 "아름다운 누리상"을 수상한 숲입니다. 황씨시조제단원(黃氏始祖祭壇)에는 멋진 소나무들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연못에 연꽃이 환희의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연못에 매료되어 이 나무홍예교의 이름을 알아보지 못했음이 아쉽습니다.
다리를 중심선으로 푸르고 싱싱한 소나무와 연못의 蓮을 정비례하여 담았습니다. 여기서 소나무는 陽이요 연은 陰입니다.
송림아래 연못가에 정자가 그윽하고 그 옆 사당이 호젓이 운치를 더합니다.
모든 것의 피어오름은 희망이고 설렘이지요. 소녀처럼 홍조를 띤 꽃봉우리에서 더없는 사랑스러움을 봅니다.
아름다운 여인을 옹위하듯 연못을 에워싸고 있는 멋지고 준수한 금강소나무들의 푸른 기상이 넘칩니다.
수많은 연꽃 중에 가장 전형적인 기본을 고루 갖춘 아름다운 품종인 것 같습니다. 그 자태가 삼국시대 무덤벽화나 인당수에 떠오른 연이나 사찰 벽이나 처마에 그려진 단청 속 연꽃과 똑같습니다.
홍살문너머 힘차고 싱싱한 금강장사 소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근엄함 보다는 산뜻함으로 맞아주는 '황씨시조사당(黃氏始祖祀堂)'이 친근감을 줍니다.
우리나라는 불교가 들어온 이래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연꽃문양을 즐겨 그렸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기왓장에 이르기까지...
연꽃은 크고 그 우아함에 德性 높은 여인에 비유됩니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대변하기도 하고요. 그 넉넉한 아름다움과 은은한 자태는 꽃 중에 꽃이라 하겠습니다.
연잎에 빗방울이 맺혀 수정처럼 맑고 영롱합니다. 저 수정에 실을 꿰어 뉘를 줄까...
어쩜, 이렇게 건강할 수 있을까! 인간으로 인하여 공해에 찌들고 병든 도심의 나무나 서울 근교의 숲들이 가엽고 참 많이 미안합니다.
연못 안에 섬 하나 그 연못가에 정자 하나, 이는 조선시대 정원의 필수적 모토입니다.
홍살문(紅撒門)
홍살문은 ‘붉은 화살 문’이라는 뜻으로 홍전문(紅箭門)·홍문(紅門)이라고도 합니다.
왕릉(陵), 또는 이에 버금가는 이의 묘(廟), 원(園), 궁전, 관아의 정면에 세우는 붉은 칠을 한 문으로 수직으로 세운 두 개의 둥근 기둥 위쪽에 수평으로 두 개의 나무를 나란히 박고, 그 두 나무 사이에 화살 모양의 나무를 수직으로 박은 형태이며 지붕도 없고 문짝도 없으며 문의 가운데 윗부분에는 태극 문양이 있습니다. 태극 문양 위의 지창(枝槍)은 2지창과 3지창으로 나뉩니다
홍살문의 朱漆을 한 것은 잡귀의 근접을 막는 의미가 있으며, 이 문을 들어설 때 옷깃을 여미는 예를 갖추라는 의미 또한 있습니다.
외부에서 정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평해 황씨 시조사당(平海黃氏始祖祀堂)으로 통하는 문입니다.
황씨시조사당 정원을 나와 그 옆 월송정으로 가는 길 옆 풍경입니다.
울창한 송림을 끼고 100여m 정도 걸어가면 월송정입니다.
둔덕처럼 나지막한 언덕 위에 큰 정자, '월송정'
월송정(越松亭)은 關東八景의 하나로 명승을 찾는 시인, 묵객들이 하나같이 탄복한 곳이라고 합니다. 정자는 고려시대에 이미 창건되었던 것을 조선 중기 연산군 때 관찰사 박원종(朴元宗)이 중건하였습니다. 오랜 세월에 퇴락한 것을 1933년 옛 평해군 官舍 材木으로 이축하였으나, 한말에 일본군이 철거해 버렸으며 1980년 현재의 정자로 개축하였습니다.
박원종(朴元宗)은 조선시대 연산군 12년(1506년)에 성희안·유순정 등 훈구세력과 함께 반정을 일으켜 연산군을 폐하고 진성대군(晉城大君:조선 11대 임금 中宗)을 왕으로 옹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 공으로 정국공신(靖國功臣) 1등으로 우의정에 오르고 평원부원군(平原府院君)에 진봉되었고, 좌의정을 거쳐 1507년 이과(李顆)의 옥사(獄事)를 다스린 공으로 정난공신(定難功臣) 1등이 되었으며, 1509년 영의정에 오르고 이듬해 평성부원군(平城府院君)에 봉해진 인물입니다. 宗廟 중종 묘정에 배향된 그의 시호는 무열(武烈)입니다.
중국 월(越)나라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심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라시대 화랑들이 이곳 솔밭에서 달을 보며 놀았다 하여 月松亭이라고 부른 적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제9대 성종 임금이 화원에게 명하여 八道의 亭子 중에서 가장 풍경이 뛰어난 곳을 그리도록 했는데, '영흥'의 '용흥각'과 '평해'의 '월송정'이 뽑혔습니다. 사람들이 1 . 2등을 쉽게 정하지 못하자 성종이 "용흥의 연꽃과 버드나무가 아름답기는 하나 월송정에 비할 수는 없다." 고 하면서 월송정이 있는 곳이 가장 뛰어나다고 극찬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월송정(越松亭)은 신라시대 四仙으로 불린 영랑, 술랑, 남석, 안상 등 네 화랑들이 이곳 송림에서 심신을 단련하면서 월송정 달빛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소원을 빌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달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월송정은 달과 관련한 詩가 많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 그중 이행(李荇, 1478-1534)의 용재집(容齋集)에 나오는 시를 옮겨 봅니다. 이행(李荇)은 1515년 사간원 대사간을 지낸 조선 시대 문인입니다.
<평해 월송정/平海 越松亭>
"滄溟白月半浮松 창명백월반부송, 叩角歸來興轉濃 고각귀래흥전농, 吟罷亭中伋醉倒 음파정중급취도, 丹丘仙侶夢相逢 단구선려몽상봉" /
'동해의 밝은 달이 소나무에 걸려 있다. 소를 타고 돌아오니 흥이 더욱 깊구나, 시 읊다가 취하여 정자에 누웠더니, 단구의 신선들 꿈속에서 반기네.'
월송정에서 바라본 동해바다 전경입니다. 지금은 조림한 어린 나무들과 그 나무에 가려 그렇다할 풍경이 못 되지만, 옛날에는 멋스럽게 굽어 틀어진 큰 소나무들과 확 트인 바다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냈을 테지요. 특히 밝은 달 구름사이 오락가락 하거나 나뭇가지에 걸린 달밤이면...
鶴足이여 雙之여 고맙습니다. 2013년 7월17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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