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운전 허민 필 홍목단(芸田許珉筆紅木丹)

鄕香 2013. 5. 12. 14:38

 

 

 

허민(許珉1912~1968)은 1912년 경남 합천군에서 장남으로 태어나서 1968년 57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처음 雪坡라는 號 썼는데 1941년부터는 芸田이라는 號를 사용했습니다. 그의 가문은 전통적으로 朱子의 '性理學'을 숭배해 오는 학덕 높은 집안이어서 그는 15세때에 이미 四書三經을 독파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렵의 그의 정신세계는 이미 성리학을 떠나서 實學思想과 民族史觀에 파고들어 燕岩 朴趾源과 茶山 丁若鏞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그렇게 된 배경에는 민족에 대한 그의 불덩어리 같은 사랑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며, 丹齋 申采浩와 月南 李商在의 救國정신에 크게 감동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芸田은 한말 서예대가인 海岡 김金圭鎭에게서 書藝를, 한국 화단의 원로인 以堂 金殷鎬 문하에서 화법을 익혔으며 약관 20세의 나이로 鮮展(조선총독부 주최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이래 57세를 일기로 타계할 때까지 자유분망한 화필을 구사하여 예술가로서의 무르익은 경지를 터득했으며 芸田風의 詩書畵를 남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동양의학의 聖典인 '東醫寶鑑'을 비롯하여 '熱河日記'등을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하여 한학자로서도 남긴 업적이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醫書를 한데 모아 조선 시대, 1596(선조 29) 임금 () 받아 1610(광해군 2) 허준 완성한 의학 서적 22권으로 편찬된 조선조 때의 으뜸가는 醫書이며, '열하일기'는 1780년(正祖4年)에 연암 박지원이 중국 청나라에 사신 일원으로 熱河까지 갔을 때의 기행문입니다. 文人畵의 멋을 담은 그의 작품은 세속과 명리를 떠난 선비의 고고한 기품을 풍기고 있습니다. 그는 寫實畵도 그렸고 北畵的인 작품도 남겼으나, 주로 賦彩로 된 南畵를 그렸으며 공모전에도 응하기는 하였으나 애써서 그 축에 들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언제나 俗情의 圈 밖에 서서 孤高하였습니다. 이 <紅木丹>은 1965년 전후의 작품입니다.

 

 

<홍목단/紅木丹>

韓國 近代 / 許珉(1912~1968)筆 / 麻本 彩色 60×45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