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제당 배렴 필 설악풍장/霽堂裵濂筆雪嶽楓粧(8曲連屛)

鄕香 2013. 5. 12. 14:15

피상적인 색채를 떠나 線과 濃淡의 토착적 온화함으로 이룬 특수한 회화형식, 그것이 水墨畵의 특질이라면 霽堂은  누구보다도 이 정신적 함축성이 짙은 예술에 심취하였습니다. 오늘날 남아 있는 많은 그의 遺作 중에서 예술적 가치가 풍부한 것은 채색 짙은 彩色畵나 淡彩畵에서 보다도 水墨 위주의 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데, 그것은 그의 본질이 墨氣에 알맞고 수훈묵장(水暈墨章)의 세계가 바로 제당 자신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이 <雪嶽楓粧圖8曲連屛>은 1966년에 제작한 것인데, 단풍으로 물든 설악산의 가을풍경입니다. 여덟 폭으로 된 병풍에 하나로 전개된 이 寫景山水는 그의 말년작품 중에서 가장 대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화면 오른쪽에서 출발하여 왼편으로 視感이 이동하면서 점차 운무에 싸여가는 구도로 펼쳐졌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구도이면서도 산세가 중첩되는 부분에 雲霧을 주어 적절히 여백을 살려 거리감을 나타냈고, 화면 왼편의 近景 너머로 雲霧가 遠景의 山勢를 지배함으로써 답답한 화면 분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고 있습니다. 산세의 변화보다는 단풍든 수목에 의도(筆意)를 두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설악풍장/雪嶽楓粧>(8曲連屛)

韓國 近代 / 霽堂 裵濂(1911~1968)筆 / 紙本 淡彩 180×95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