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청전 이상범 필 무림산가(靑田李象範筆霧林山家)

鄕香 2013. 2. 23. 22:33

 

청전의 작품들은 정해진 수법으로 산수풍경을 끊임없이 반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하나하나가 권태감 없이 독자적 매력과 감동을 주는 것은 청전의 무한한 깊이와 그만의 표현방법과 그 속의 작가 영혼의 일관한 민족적 감성 때문입니다. 그러한 점이 청전의 신비이고 위대함이라 하겠습니다. 청전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공통적인 특징은 작품이름에서도 반영하고 있듯이 황량하고 적막한 山野, 그리고 특정 時刻의 情趣와 계절감을 철저하게 추구하고 있는 점입니다. 즉 여름 경치에는 비온 뒤의 수분과 안개, 기타 풍경은 거의가 저녁 무렵의 시각을 취하여 안개를 화면 분위기의 중요한 비중을 삼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바로 이러한 분위기 속에 한 채의 다 쓰러져가는 초가와 하루 일을 끝내고 귀가하는 농부 하나를 點景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삶의 근원적 관계를 상징해 주고 있는 점입니다. 청전의 이러한 작품들이 세월과 함께 기법상의 세련과 표현사고의 발전적 변화과정을 보입니다. 어떤 특정된 點景, 또는 視界에의 중점적 집착으로 이루어지던 산야가 遠山. 中景의 언덕(坡). 人家. 人影, 그리고 近景으로 밭. 개울. 길을 설정하는 광대한 구도로 확대되었습니다. 안개 짙은 산촌 언덕바지에 물지개를 지고 힘들게 올라가는 농부에 초점을 준 이 그림은 1960년대 중엽에 제작된 것으로 청전의 定型山水 풍경입니다. 저녁 안개가 여름의 야산과 수림을 감싸고 있는 山家의 생활환경이 다소의 구도변화로 그려져 있는데, 같은 시기의 여러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무림산가/霧林山家>

韓國 近代 / 靑田 李象範 1897~1972)筆 / 紙本淡彩 171×68cm / 個人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