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飮 食 店

"복내식당" 육회비빔밥(보성군 복내면)

鄕香 2012. 11. 22. 13:24

      

전라남도 보성군 복내면 복내리1680 복내식당(061-852-5077) 앞 도로 광경 

 

 

 

운주사탐방을 마치고 호남지방의 질박하고 토속적 풍경을 구경삼아 국도를 이용해 순천송광사로 가는 길에 보성군 복내면 복내리 (복내면 주민센타 소재지)를 지나면서 스치는 풍경 속에 한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늘 그렇듯이 여행 중에는 번듯한 식당보다는 그 지방주민이 직접 음식을 장만하고 차려주는 소박한 작은 음식점만을 찾아 들어가는 내 생각이 머무는 순간입니다. 저 정도의 집이면 정감 있는 시골아낙이 소박하게 차려주는 음식을 맛볼 수 있겠다 싶어 급히 차를 세웠습니다. 시각을 보니 오후 1시30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주인아저씨와 음식을 장만하시는 두 아주머니가 식사를 끝내고 계시다가 들어서는 저희 일행(세 사람)을 보시더니 잠시 머뭇거리시다가 주인아저씨가 하시는 말씀, 지금 장사를 마치고 문을 닫으려던 참인데, 마침 우리 먹느라고 새로 지은 밥이 남았으니 앉으라고 하시며 삶은 고구마를 한 대접 내오십니다. 음식은 비빔밥만을 하신다기에 세 그릇을 주문하고는 이제 오후 1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문을 닫으시느냐고 여쭈니 아저씨 말씀이 오늘 팔려고 장만한 음식을 다 파셨다며 늘 오후 2시면 문을 닫는다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점심 한 때 하루 파실 양만큼만 음식을 장만하시고 다 팔면 문을 닫으시는데 오늘 저희가 먹을 복이 있었나 봅니다. 곧이어 두 아주머니의 도마질하는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들리더니 내온 비빔밥은 큰 우동그릇처럼 생긴 그릇에 좁고 길게 썬 상추와 살짝 풀 죽인 콩나물, 시금치 등을 돌려가며 꽃방석처럼 가지런히 깔고 그 위에 역시 적당히 익힌 길게 채 썰듯 한 당근, 호박, 배를 국화꽃처럼 도톰히 돌려 덮고 그 가운데 역시 길게 채 모양으로 썬 한우육회로 꽃술모양 듬뿍 올린 것과 지은 지 얼마 안 된 밥을 주발에 담아 내오십니다. 그밖에 내오신 갓김치, 배추김치, 매실장아찌, 박나물, 미역국 등 반찬도 정갈하고 많았습니다. 너무 먹음직스러워 밥을 넣어 비벼 먹는데 고소한 한우육질이 그냥 녹아 넘어갑니다. 하도 맛있어 정신 놓고 퍼 먹다가 퍼뜩 생각이 납니다. 사진을 찍어 기념으로 남겨야겠다고, 처음 내오실 때 그 예쁘고 정갈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지 못함이 아쉬웠지만 이렇게 먹던 것이나마 사진에 담았습니다. 두 번을 더 달래서 먹다 남은 김치가 하도 아까워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더니 비닐봉지에 새로 한 대접을 담아주시던 주인아저씨, 한 그릇에 7천원인 음식값은 2만천원인데, 잔돈이 없어 5만원을 내니 3만원을 주시며 천원을 깎아 주신다고, 그 정성과 맛이 가득한 음식을 가득이나 말도 안 되는 착한가격인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순천만 갈대를 보고 저녁에 시내에서 1인당 2만5천원 주고 먹은 한정식은 비교도 되지 않는 음식이었습니다. 반찬 수만 많았지 맛에 있어서는 복내식당 김치 한 가지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늦게나마 이렇게 고마움을 올립니다. 큰 부자 되십시오. 고마웠습니다.   

 

 

 이 복내식당 육회비빔밥 사진은 2009년9월27일 네이버 블로그openmind에 (skchoi26)님이 올리신 것을 캡처한 사진입니다. 고맙습니다.

 

아쉬운 것은 먹고 싶을 때 찾아갈 수 없는 천리길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곳을 지나칠 일 있으신 분들께 꼭 드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이 고루 섞인 담백한 내용물과 입에 붙는 고추장

 

 

 

 

 

전라남도 보성군 복내면 복내리1680 복내식당(061-852-5077) 2012년10월29일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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