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안동 영호루와 낙동강 자전거 길(安東 映湖樓)

鄕香 2012. 8. 16. 17:48

 <映湖樓>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강가 오독한 봉우리에 세워진 이 영호루는 원래 건너 편 강가에 있었으나 큰 장맛비에 두 번이나 떠내려가는 수난을 겪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합니다. 옛 부터 이 고장은 선비의 고장이라고 하였듯이 많은 선비와 권문세가들을 배출한 고장입니다. 권세와 벼슬길로 들어선 이들도 많았지만 또한 많은 선비들이 세간의 명리와 영달을 뜬구름으로 여기고 여기 산수와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누정을 지어 강호의 갈매기와 벗하며 독서와 소요로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영호루는 이 고장 선비뿐만 아니라 조선팔도 선비들의 정서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자연의 풍광뿐만 아니라 도도한 선비들의 심성까지도 담아 비췄기에 이름 하여 映湖樓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영호루는 밀양의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더불어 영남의 3대 명루의 하나입니다.  鄕

 

 

옛 고색창연한 멋은 사라지고 기념비적으로 세운 것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인적의 발길은 끊기고 음습함만 온몸으로 스며듭니다.

 

 

'樓名左嶺" 영좌명루.

 

 

 

 

 

<삼봉 정도전 선생 시 편액>

( 題 映湖樓 )  " 飛龍在天弄明 珠遙落永嘉湖 上樓夜賞不原 勤秉燭神光萬 丈射汀洲 / 비룡재천롱명 주요낙영가호 상루야상불원 근병촉신광만 장사정주." 

 

 

영호루 안에는 많은 편액이 걸려 있는데 주세붕이 쓴 시도 그 중 하나 입니다. '신재 주세붕(愼齋 周世鵬 1495 - 1554) 1542년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 서원을 세웠으며 1550년 '퇴계 이황'이 건의하여 최초로 '소수'라는 사액을 받아 '소수 서원'이 되었습니다.  

 

부족한 식견으로 본 현판의 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 登眺高樓物色多, 前人備送又何加, 轟天簫鼓三千指, 撲地閭關一萬家, 遠客襟懷空白首, 窮秋節序屬黃花, 懸知翠水連銀漢, 直泝應看犯斗槎 " (등조고루물색다, 전인비송우사가, 굉천소고삼천지, 박지여관일만가, 원객금회공백수, 궁추절서속황화, 현지취수연은한, 직소응간범두사)  

"올려다 본 높은 누각의 빛깔은 다채롭고. 앞서보고 간 사람들의 글 또한 더해가니, 수레소리 하늘 울리고 피리와 북치는 손에 삼천리 진동하여 문을 여닫는 집 일만이라네, 먼 곳서 온 나그네 옷깃 여며 생각하려니 하얗게 비어진 머릿속 생각조차 어렵고,  빈 가을에 딸린 것은 구황 든 얼굴뿐이니. 옥빛물결 은은하게 이어진 한수, 곧게 거슬러 오르는 뗏목에 내 속죄 모아 실려 보네. "

 

 

 

영호정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안동시

 

 

얼마 전  경부고속도로가 준공(1977년 7월7일)된지 42년 만에 우리는 '경부자전거도로를 갖게 되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는 개통 후 우리의 경제발전의 대동맥으로서의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우리나라를 수출대국으로 성장시키는 주역의 임무를 휼륭하게 이루어냈습니다. 그 여파는 이제 '경부자전거도로'라는 또 다른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혁혁한 경제발전의 일환으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바쁘게 살아온 탓에 미쳐 챙기지 못한 국민 건강과 건전한 문화 및 여가생활을 가질 수 없었던 우리에게 좋은 역활을 할 것입니다. 이제 여가생활과 건강에 관심을 갖게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좋은 시발점이 될 것으로 굳게 믿으며 이 자전거 길을 힘차게 달려봅니다. 사진의 이 자전거 도로는 안동댐에서 부산 을숙도까지 389km가 되는 전국자전거도로 구간 중 가장 긴 구간입니다.  고맙습니다. 

안동댐 인근에서..  - 鄕 -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일명 '제비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을 답사하고 낙동강을 건너 안동시 조탑리 오층 전탑을 답사하기 위해 가던 길이었지요. 한참을 가도 초행길에 여행지도 하나 들고 찾아가는 조탑리는 아득하기만 하고 혹시 길을 잘못 들어섰나 싶어 때마침 내 앞에 걸어가던 학생에게 문의를 했답니다, 학생은 저도 여행길이라 모른다면서도 스마트폰으로 조탑리 위치와 거리 그리고 방향을 친절하고도 자세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워 물었지요. 어디 살며 어디를 가시냐고? 서울 살며, 제천 단양을 거쳤으며 이제 안동에서 대구로 간다며 그 것도 걸어서.. 순간,  내 소년 시절 1960년도 봄방학 때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무전여행을 무작정 떠나 부산에서 경주로 걸어가던 그 고생스러웠던 추억이 떠올라 학생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대중교통조차 이용하지 않고 홀로 걸어서 여행하는 모습에서 학생의 희망을 보았기에 흐뭇함도 느꼈지요. 며칠이 지난 지금도 여행 중일까! 아니면 서울 집에 와 있을까! 참 많이 궁금합니다. 이름도 모르고 성 조차 모르지만,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더욱 건강 챙기고 늘 바라는 소망들이 알알이 영글기를 바랍니다. 인연이 있으면 또 뵙겠지요. 고맙습니다.  

 

 

안동에서, 다리 건너가면 대구로 가는 5번 국도 고개를 넘어 아무리 달려가도 막막하기만 하고 열차시간에 쫓겨 조탑은 다음으로 미루고 되돌아서야 했던 조탑리 오층 전탑...

 

 

자전거와 보행자 전용다리 .. 이 다리를 건너 고개를 40분을 달렸지만, 결국 돌아서야 했던 아쉬움...  

 

 

<낙동강 종주 자전거 길>

안동댐에서 시작하는 낙동강 자전거길은 총 길이가 389km로 4대강 자전거길 중 가장 긴 코스, 새재 자전거길이 끝나는 '상주 상풍교'를 기점으로 낙동강자전거길은 국토종주 자전거길에 합류된다. 예로부터 자전거도시로 불리는 '상주'는 시내 전역이 경사도 5% 미만의 비교적 편탄한 길로 이루어져 낙동강 길은 물론이고 자전거타기 좋은 아름다운 길들로 연결되어 있다. 낙동강 물길 중 그 풍경이 으뜸으로 꼽히는 '경천대'에 오르면 낙동강 모래가 쌓여 형성돤 '경천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박물관'과 '도남서원'을 지나면 낙동강의 첫 번째 보(湺)인 '상주보'를 만나고, 낙동강의 두 번째 보인 '낙당보'가 있는 상주 낙동면 낙동리는 조선시대 4대 수산물 집결지인 낙동나루터였지만,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지고 '낙동강 한우촌'으로 변했다. '낙당보' 부근에서 잠시 쉬고 둑길을 따라 달리면 금새 '구미보'가 있는 구미 해평면의 넓은 습지에 도달하게 된다. 구미시를 지난 낙동강 자전거길은 칠곡군 왜관읍에서 한국전쟁 때 폭파된 왜관철교를 지나 '칠곡보'에 도달한다. 서대구의 외곽을 스치듯 지나가면, '금호강'과 낙동강이 합류하는 '달성습지'를 만난다. '달성습지' 끝에 위치한 '강정고령보'는 전국 16개 보 중 가장 크다. '강정고령보'와 '달성보'를 건너고 '박석진교'를 지나 강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달리면 '고령'의 '개경포'를 만난다. 경남 '창녕'에 진입하자마자 3.4km의 가파른 '무심사'언덕을 넘으면 따오기 형상의 '합천창녕보'를 만난다. '24번 국도'를 약 3km 달리고 만나게 되는 제방길 끝에는 경사 13%의 '박진고개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약 2km의 고된 사투 끝에 정상에 오르면 낙동강의 절경이 반갑게 맞는다. '박진고개'를 내려오면 개리비길을 달리게 되는데, 임도로 바뀐 자전거길을 조심스럽게 지나가다 보면 물결모양의 '남지철교'를 만난다.

하류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낙동강의 줄기는 낙동강의 마지막 보인 '창녕함안보' 부근에서 비로소 그 폭이 절정을 이룬다. '임해진'을 지나 옛 뱃길 따라펼쳐진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면'수산대교'를 건너 '밀양'에 다다르게 된다. 경부선 철도와 나란히 달리는 자전거길이 인상적인 '양산'에는 맛집이 많기로 유명하다. '화명역'과 '구포역'을 거쳐 낙동강 하굿둑이 있는 '부산 을숙도'에 도달하면 총 연장 633km의 국토종주가 마무리된다. <글 / 이승욱 / 자전거매거진 '바퀴' 기자>

 

 

 2012년8월14일 낙동강 자전거길에서. - 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