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소매물도.등대섬(小每勿島 . 燈臺島)

鄕香 2012. 7. 14. 11:02

 

숙소에서 눈을 뜨고 보니 05시 오늘은 소매물도를 가는 날인데. 밤사이 어제의 여독이 채 가시질 않았는지 몸이 무겁다. 내 몸도 이럴 수가 있구나 싶다. 오늘은 07시 배를 타기로 했으니 아침이라도 먹으려면 서둘러야할 시각이다. 차를 터미널주차장에 주차하고 따로 알아둔 식당도 없고 시간적으로 편리한 터미널 건너 어제 아침에 먹은 시라기국밥으로 아침해장을 하기로 했다. 시라기국물이 순하고 부드러워 아침 해장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국밥을 먹고 미리 주문한 충무김밥을 받아 들고 여객선터미널로 갔다. 섬에서는 식당을 이용하기가 시간적으로도 그렇지만 마땅한 식당도 없다. 승선표를 받아 배를 타니 07시 소매물도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금호리조트 창으로 내다 본 통영 남서쪽 리조트 건물 앞 요트항 >

 

소매물도 전에 '비진도'를 거친다. 몇 사람의 섬 주민과 몇 사람의 여행객을 하선시키고 다시 출발하여 매물도로 향한다.

 

 

여행객 대다수가 젊은 학생들이고 대구 부산 등 이지역과 가까운 사람들이다. 선상에 앉아 바다풍경에 여념이 없다.  

 

 

내륙에서만 살아온 나는 배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저 배는 무슨 배일까? 섬 마다 화물을 나르는 배일까? 고기잡이 배일까?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는 것을 보니 왠지 기분이 참 좋다. 세상곳곳 어느 곳에서나 저렇게 펄럭였음 하는 바람을 갖는다.

 

 

아버지는 떨어져 앉아 처자식을 곱다시 바라보고, 엄마는 큰 아이와 작은 아이를 보듬는 것 같은 바위.. 그런데 눈물이 눈가를 적신다. 어째서...!  6.25를 겪은 세대는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서러움과 절망뿐인 전쟁고아들을 보았음에...  저런 형상을 보고도 그 참상에 연결 지어지는 그런 아픈 역사를.. '이석기'만 왜 모르는가!  

 

 

저편 멀리서 빠른 속도로 창해를 가르고 가는 두 척의 배가 있어 자세히 보니 포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저리도 고생을 하는구나 싶으니 참수리의 용사들이 생각나 울꺽 가슴이 미어진다. 아, 언제나 평화적으로 통일이 되어 강한 조국 대한민국을 볼 수 있을까 그 감격의 기쁨을 생전에 볼 수나 있는 걸까...!   어려서 어른들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 "얘들이 군에 갈 나이가 되면 통일이 될까?" 이 사람아 그때까지 통일이 안 되면 어쩌라고!" ... 그러나 그 어린 것이 신성한 국방의무를 충실히 마치고 지금은 한 갑자를 훌쩍 넘었다네...  

 

 

 

드디어 매물도에 도착하였다. 시간을 보니 08시 40분, 07시에 출항했으니 1시간40분이 걸렸다. 몇 사람이 되는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이 이곳에 내린다. 그 중 나도 하나.

 

 

소매물도는 통영 항에서 남동쪽으로 26km 해상에 위치하며 매물도(每勿島)와 이웃하여 있다. 동쪽의 등대섬과는 썰물과 밀물에 따라  70m 거리의 열목개(몽돌길)의 길이 열렸다 잠겼다하여 두 섬이 한몸 되었다 두 몸 되기도 한다. 섬 둘레는 기암괴석의 절묘한 바위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이 많고 해수욕장도 있다.   

 

 

여기서 탐방로를 보니 등대섬 등대까지 외길이다. 이곳 주민의 말씀에 의하면 매물도와 등대섬 사이에 몽돌길은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곳이며 몽돌길이 바다에 잠기는 시각은 10시  (절기에 따라 그 시각이 틀리겠지만)라고 일러주며 등대와 등대섬 주변 경관을 보려면 몽돌길이 바닷물에 잠기기 전에 등대섬을 둘러보고 나와야 한단다. 등대까지의 산행길이 좋은지 나쁜지 모르는 나는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지금 시각은 08시55분 10시까지는 1시간05분이 남았다. 그것 참! 난데없이'모세의 기적'이 나를 몰아세우네..   

 

 

선착장에서부터 가파른 오름이다. 칙칙한 무더운 날씨에 얼굴과 등에 땀이 배어난다. 그래도 따가운 햇볕이 없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앞을 봐도 뒤를 보아도 친구가 보이질 않는다. 어서 가야 하는데.. 마음이 바쁘니 땀 또한 바쁜가보다 연실 솟아 흐른다.

 

 

 

 

가는 곳의 거리가 궁금했는데,  반가운 이정표다 겨우 800m을 왔는데, 등대섬까지 1,400m  거리상으로는 얼마 안 되지만. 길이 어떤지 모르니 부지런히 가야 등대섬에서 조금이라도 여유롭지 않겠는가!

 

 

가파른 오름이 끝나니 나무그늘아래 시원한 쉼터, 더위에 쉬고 싶지만, 나는야 간다.  

 

 

바다를 끼고 가는 오솔길,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첫 그림이다. 누구의 작품일까!  그 이름을 공룡바위라고 했던가! 

 

 

오, 등대섬이 보인다. 어느새 앞서간 사람들은 저 아래 줄지어 가고 있네. 시계가 없으니 답답하다. 10시까지 몇 분이나 남았을까 !

 

 

거리는 이제 400m  얼마 되지 않는 거리,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등대섬의 전경이 정말 아름답다.

 

 

이제 40m 정도 계단 아래 바닷가, 모세의 기적과 같은 몽돌길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계단을 내려서니 좌측 편에 바로 몽돌길, 바로 모세의 기적 같은 길이 아직은 널널하다.

 

 

아름다운 풍경에 넋 나가면 저 몽돌길이 바닷물에 잠긴 줄도 모를 수 있겠지 싶어 후딱 건너서 등대섬 주변 경치를 보고 오려고 계단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방금 거쳐온 봉우리의 절리로 단애를 이룬 봉우리 모습과 아래 굴처럼 생긴 곳이 볼만하다.   

 

 

등대로 향해 오르는 길은 자연보존 차원에서 계단식으로 나무로 길을 냈다. 길 옆에는 섬에서만 자라는 특이 식물들이 보여 호기심과 눈길을 끈다.  

 

 

<등대지기>

얼어붙은 달 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등대를 향해 오르는 계단 중간에서 우측을 본 그림이랍니다.

 

 

가까워져 다시 보니 낚시꾼 하나 위태롭게 서있네.

 

 

흰 기둥이 하늘을 향해 당장이라도 바람을 가르고 치솟을 것만 같아 잠시 생각을 가져본다. 저 것이 핵무기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음 좋겠다고, 그럼 중국도 일본도 그 어느 나라도 한국을 넘보지 못할 것 아닌가! 참으로 아쉽다. 박정희 대통령의 염원이었던 자주국방의 열망과 핵무장이.. 

 

<말나리 꽃>

하얀 등대를 에워싸듯 말나리 꽃들이 피워 있었습니다, '나리'는 백합과 꽃을 의미하는 우리말이지요. 우리나라 전역 섬에서조차 볼 수 있는' 나리'는 7~8월이면 꽃을 피우는데 꽃이 고개를 숙였으면 '참나리', 하늘을 향해 피웠으면 '하늘나리', 옆을 향해 피웠으면 '말나리' 또는 '중나리'라 부릅니다.

 

 

지나온 길 돌아보니 기적의 몽돌길 건너 뿌연 해무(海霧)속 아득한 봉우리, 다시 저 봉우리를 거쳐 돌아가야겠지..

 

 

 

희고 작은 바위섬에 파도가 토해낸 물거품만 하얗게 부서지네.

 

 

이제까지 본 풍경 중 가장 아름답다 싶은 곳이다.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쌓은 듯한 절리 된 바위에 해풍과 소금기 밴 이슬을 먹고 자란 에메랄드빛 이끼, 초록 바다, 끝도 없을 것 같은 수평선 그 너머.. 그런데 작은 섬이랄 수 있는 바위에 무분별한 낚시꾼들이 보입니다. 이런 절경에 옥에 티는 언제나 인간,

 

 

낚시꾼은 고기를 낚는 사람이요, 강태공은 때를 낚는 사람으로 안다. 저 아래 저토록 성스러울 만큼 경이로운 곳에서 낚시를 하시는 저 분들은 분명 세월을 낚는 분들이라 믿고 싶습니다. 신선이나 앉을 법한 곳에서 낚시를 하니 ...  꼭 저런 곳까지 올라가서 낚시를 해야 하나.... 

뾰족하게 솟아있는 흰 바위가 촛대바위라고 합니다. 

 

 

삼단머리를 드리고 바다를 향해 앉아있는 저 여인의 모습에서 로렐라이언덕을 떠올리게 하네.

 

『로렐라이/Loreley』

왜 그런지 그 까닭은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슬퍼지네.
옛날부터 전해오는 그 이야기가 내 마음에 메아리쳐 사라지지 않네.
공기는 싸늘하고 해거름 드리웠는데 라인강은 고요히 흘러가고,
산꼭대기는 저녁노을로 눈부시게 찬란히 빛나는데,
저 건너 언덕 위에는 놀랍게도 아름다운 아가씨가 앉아,
금빛 장신구를 반짝거리며, 황금빛 머리칼을 빗어 내리네.
황금의 빗으로 머리 빗으며 그녀는 노래를 부르네.
기이하게 사람을 유혹하는 선율의 노래를
조그만 배에 탄 뱃사공은 걷잡을 수 없는 비탄에 사로잡혀
암초는 바라보지도 않고, 언덕 위만 쳐다보네.
마침내는 물결이 조그만 배와 함께 뱃사공을 삼켜 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노래로써 로렐라이가 한 것이리라

Ich weiß nicht, was soll es bedeuten
Daß ich so traurig bin; Ein Marchen aus alten Zeiten
Das kommt mir nicht aus dem Sinn. Die Luft ist kuehl und es dunkelt,
Und ruhig fließt der Rhein; Der Gipfel des Berges funkelt
Im Abendsonnenschein. Die schoenste Jungfrau sitzet
Dort oben wunderbar, Ihr goldnes Geschmeide blitzet
Sie kammt ihr goldenes Haar. Sie kammt es mit goldenem Kamme

Und singt ein Lied dabei; Das hat eine wundersame
Gewaltige Melodei. Den Schiffer im kleinen Schiffe ergreift es mit wildem Weh,

Er schaut nicht die Felsenriffe, Er schaut nur hinauf in die Hoh.
Ich glaube, die Wellen verschlingen Am Ende Schiffer und Kahn;
Und das hat mit ihrem Singen Die Loreley getan.

"로렐라이"

1 .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 구름 걷힌 하늘아래 고요한 라인 강 저녁 빛이 찬란하다 로렐라이 언덕.

2 . 저편 언덕 바위 위에 어여쁜 그 색시 황금빛이 빛나는 옷 보기에도 황홀해 고운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 끄는 이상한 힘 노래에 흐른다.

 

 

나는 낚시꾼들이 종종 말 하는 손맛도 모르고 낚시도 모른다. 하지만 낚시꾼은 안다. 물가에 가면 떡밥 그릇이다, 술병이다, 라면봉지다, 낚싯바늘 달린 끊어진 줄 등 온갖 쓰레기를 그 아름다운 자연의 고마움을 모르고  마구 버리는 쓰레기를 닮은 분들이라는 것을.. 

 

 

옛날 중국 진(秦)나라 시황제의 신하가 불로초를 구하러 가던 중 이곳 아름다움에 반해 "서불과차(徐市過此)'라고 새겨놓았다는 "글씽이 굴"이 이 아래 어디 쯤 있다는데 목책으로 막아 더는 접근할 수 없으니 확인할 길이 없다.

仙界가 어디 이고, 천국이 어디 인가, 자연이 곧 선계요 천국이며 그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이, 곧 신선이고 천사 어찌 아니랴... 

 

 

등대있는 곳을 오르면 더 이상 갈 곳 없는 종착지, 오던 길로 되돌아가야합니다. 올 때처럼 그냥 여객선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1시간이면 넉넉합니다   

 

 

단애의 절벽과 끝도 없을 것 같은 저 바다 수평선 그 너머 어떤 빛깔의 가슴들이 살고 있을까... 생각타 앞을 내려다 보니  벼랑과 벼랑사이 협곡 사이의 저 몽돌길이 끊어질듯 끊길듯 위태롭구나...

 

 

망망한 저 바다에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일엽편주'여~ 나 한 줄기 사랑의 자애로운 빛으로 그대 희망이 되리..  

 

 

이곳 소매물도등대는 하얀색의 원형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으며 주변 자연경관과 잘 조화를 이루고 그 당당한 위풍이 고풍스런 느낌마저 줍니다. 높이 16m에 등댓불을 밝히는 등명기는 2209 1085cm의 대형 프리즘 렌즈를 사용하며 48km 거리까지 불빛을 비추인다고 합니다.

 

 

등대주변을 돌아보고 몽돌길까지 와보니 바닷물이 양쪽에서 서로 길을 넘나들기 경쟁을 하며 풍만한 여심을 홀리고 있누나.  

 

 

여기서 물놀이를 하며 모세의 기적을 보기도 했었지... 오, 지금은 추억이여.. 

 

 

이제 몽돌길은 서서히 바다에 잠식되어 가고 하나 되었던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또 만남을 위한 이별을 갖는다네. 

 

 

이제 왔던 길을 다시 가려니 왠지 가슴이 아려왔었지.. 

 

 

그래 이제, 더 도타울 만남을 위한 이별을 하자꾸나, 등대야~~!

 

 

뽀얀 너울 쓴 먼 바다를 보고, 돌아가야할 곳을 본다.

 

 

아스라이 하얀 너의 모습, 여기서서 널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뛰었단다. 지금은 너를 보고 그 가슴의 울먹임을 삭힌단다. 등대야~~!

 

 

이 나무터널을 빠져나가면 쉼터. 쉼터 전에 왼쪽 나무로 설치한 계단을 100여 계단 정도 오르면 망태봉이었지.

 

 

 <망태봉>

 

 

 

 

망태봉 정상에 있는 이정표. 망태봉에는 "매물도 관세역사관"이라고 하는 건물이 있습니다.  

 

 

<매물도관세역사관>

본 매물도관세역사관은 1978년 7월15일 남해안지역의 해상밀수 근절을 위하여 활선어선박 및 냉동운반선의 주요 출입통로이자 감시 최적지인 소매물도 망태봉 정상(현위치 해발 152m)에 레이다 감시서(監視署)를 설치하여 밀수단속과 관세국경을 수호할 목적으로 대한민국 관세청에서 운영하다 1987년 4월1일 폐쇄되었다.

2010년 관세청 개청 4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묻혀있던 이러한 역사적 현장을 복원함으로써 그 뜻을 되새기고, 대국민 홍보공간으로 활용하고자 2011년 10월 관세역사관으로 개관하였다. 고 합니다.

 

 

이곳은 망태봉정상으로 소매물도에서 위치적으로나 높이로나 가장 조망권이 확 트인 곳으로 동서남북 소매물도 주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망태봉에서 선착장 방향으로 내려가는 나무로 만든 계단

 

 

 

 

망태봉 아래 쉼터에서 충무김밥을 먹고 내려다 본 선착장과 마을 쪽을 외면하고 그대로 능선을 타고 가다 오른쪽 오솔길로 남매바위가 있는 해안으로 내려갑니다.

 

 

여심이여 무엇을 사진으로 담고 싶으셨나이까!  나는 이 한 폭의 그림과 함께 그대의 한 찰라의 조각(한 순간의 생각)을 담았다오.  

 

 

먼 바다 연무 속에 점 점으로 떠 있는 저 그리움 줌으로 담아보네. 나란히 선 5개 바위섬과 작은 등대 그리고 작은 배 두 척 오손 도손 그 다정한 모습, 어찌, 정 아니 묻어나랴.. 

 

 

돌아본 뒤에서는 공룡바위가 쫓아오네

 

 

산책길 옆에 있는 남매바위라고 합니다. 하나는 어디 있을까!

 

가까이서 보니...  아기곰과 엄마곰의 애틋함이 있네.

 

 

 

이 오솔길로 바로 가면 선착장은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통영으로 돌아갈 배시간은 2시간이나 남았으니.. 그래서 바닷가로 내려갔습니다.

 

 

자연은 엄숙하구나, 그래서 저 여인조차 너의 깊은 사색에 이끌리는가 보다. 저 깊이모를 심해만큼이나 빠져드는가 보구나..

 

 

 

 

내가 좋아하는 방게만 한데 연한 노랑무늬가 있습니다. 어찌나 민첩하고 경계심과 눈치가 빠른지 다가서려면 쏜살같이 바위틈이나 바닷물로 숨습니다.  

 

 

고깔모양의 소라(貝類)들이 마치 암사동 선사유적지의 움막집처럼 생겼고 군집해 있는 모습이 신석기인들의 마을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나 찾아봐~요~~! 또 숨바곡질 하자네. 

 

 

바닷가의 생물들과 들고나는 파도의 물거품 작은 바위 사이사이를 싸고도는 소용돌이, 이상하고 야릇한 기암괴석들에서 세상살이 온갖 시름 절은 가슴 다 씻기고  아이마냥 즐거웠다 바위야, 조가비야..

 

 

영원한 바다, 영원할 바위, 그러나 흐르는 노래의 한 소절 같은 인생살이... 내 인생... 

 

 

소나기라도 퍼 부우면 임과 함께 요안으로 쏘옥~~ 

 

 

무슨 바위~~ 글쎄...  거북이 입!

 

 

울퉁불퉁 멋대로 생겨 더 끌리는 개성(個性),

사람도 부모가 물려 준 그 모양새 그 대로가 자연 미인, 어떻게 생겼던 짝은 있기 마련, 그 울퉁불퉁 고유의 자유형에 긍지와 자존심을 가집시다. 함부로 귀한 몸에 칼 들이대 줏대 없이 남을 흉내(모방) 내지 말고...  스스로 콤플렉스(complex)라고 생각치 말고 떳떳하게 특유의 개성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자부심이 아니던가요?!

 

 

 

세상은 이런저런 형상들이 모여 아름다운 것, 고로 하나하나 예쁘고 소중한 것이 아니랴. 내가 저 바위(다른 이)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말아야.. 

 

 

비바람과 파도가 만들어 놓은 만물가게에는 돌계단도 보이고 걸상도 보이고..    

 

 

바위와 바위를 수평선이 이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자연을 통해서 참으로 바람(祈願)과 의미가 많았지요. 생물이나 자연 하나하나가 의미부여의 대상이었어요, 요 게란 녀석과 바위도 그 의미에 예외가 될 수는 없었어요. 바위는 무병장수, 게(蟹)는 다복(多福)과 다산(多産)을 가져다준다는 상징적대상물이어서 그림(風俗畵) 소재로 많이 그려졌습니다. 그 중 어해도(魚蟹圖)라는 그림이 있는데 주된 소재는 물고기와 게로 '행복한 가정'을 염원으로 자연의 조화와 풍요로움에서 부부 화합, 다산(多産), 수복(壽福), 강녕(康寧) 등 인간의 공통적인 소망과 기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쏴아 철썩이는 바다야!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모습으로, 나를 잊지못할 저편 회상의 창가로 이끌어 주었구나 고맙다 파도야..

 

 

젊음이란 참으로 즐거운 것이란다. 그러나 심술궂은 세월은 너로부터 그 기쁨을 한시도 그냥 두질 못하겠다는구나, 얘들아 그래서 너희를 보면 나는 늘 가슴앓이를 한단다. 얘들아! 그래도 위축되지 말고 행복을 구가하려므나.. 언제나처럼...

(너희는 자연을 담고, 나는 그 자연을 닮은 너희를 담는단다.)

 

 

오밀조밀 갖가지 바위 형상 신비로운 바다 생물 만지고 보며 돌고 돌다보니 선착장이 있는 마을이 보입니다. 마을에서 커피 '설레임' 하나 사서 목을 축이고 시간을 보니 승선시간까지는 아직도 1시간 20분의 여유가 있어 다시 반대편인 동쪽 해안가로 갔습니다. 이곳 안내판으로는 '동남치'라는 곳으로 상어굴이 있다는 곳이지요.

 

 

멀리~ 아물아물 섬 섬 섬..  그 섬, 아롱아롱 그렁그렁 그리움 방울이네...

 

 

아름다운 이 선경조차 외면하고 마주하고 있는 두 바위야! 못 다한 사랑에 그처럼 돌이 되어서도 그윽한 정 나눔이 참으로 바라보는 내가 좋구나, 나도 너희처럼 알콩달콩한 사람과 그리되어 보았음 좋겠다. 바위야.....

 

 

 

바닷가에 꽃 피운 '섬 원추리' 네가  참말로 부럽다. 듬직한 바위 철옹성지어 네 보금자리 되어주고 시원 바닷바람 늘 달콤한 속삭임으로 널 꿈꾸고 푸른 바다 절벽에서 드럼 치듯 경쾌하게 때로는 장중한 음률로 파도치니 어찌 행복아니리..

 

 

나를 닮아 참으로 준수하구나 누가 조각처럼 세웠을까 바위에 형상 하나...

 

 

승천의 꿈 못이룬 이무기라도 살 것만 같아 마음 졸이며 내려다 본 협곡의 푸른 물결 일렁이는 沼,  여기가 상어굴인가 싶은데..

 

 

 

 

 

저는 말나리가 아닌 참나리예요. 다소곳 숙인 제 모습에 행여 설레임 갖는 건 아니시겠죠?  

 

 

썰물파도가 물러간 자리

 

 

 

'동남치' 주변 해안을 구경하고 선착장 옆에 아주머니들이 잡아와 즉석 회로 파는 해삼, 멍게, 굴, 성게 등에서 해삼 만원어치를 사서 먹었는데 참 싱싱하고 좋았습니다. 먹고 좀 있으니 여객선이 들어옵니다.  

 

 

많은 사람들,  같은 배를 탔어도 하나같이 다르구나! 행색도, 자세도, 표정도, 쉬는 모습도...  이러하니 세상 어찌 아니 즐거운가..

누워 쉼이 마음에 평온을 주었다면 그대가 바로 상층 어이 아니랴.. 

 

 

많은 사람들,  세상의 곳곳마다 환경이 다르고 상중하 계층이 있다더니 이 배의 쉬는 곳도 삼색이로구나...

의자가 좋아 의자에 앉아 쉬면 바로 그대가 상층이리..

 

 

 

많은 사람들,  같은 배를 탔어도 하나같이 다르구나! 행색도, 자세도, 표정도, 쉬는 모습도... 

세상의 곳곳마다 환경이 다르고 상중하 계층이 있듯이 이 배의 쉬는 곳도 평상이 있고, 좌석이 있고, 누울 수 있는 방도 있으니 이 또한 삼색이로구나, 굳이 구분을 짓자면 어느 자리가 상계(上系)이고 하계일까 그러나 쉬는 곳이 방이면 어떻고 좌석이면 어떻고 평상이면  어떠랴 편하고 불편함은 스스로의 마음에 있음을...

 

 

<산타루치아>

창공에 빛난별 물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오누나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소매물도야> - 鄕仁香 作詞 -

뽀얀 물안개 바다에 물들고 파도에 잔물결 찰랑 거릴 때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소매물도야 소매물도야~~'

인생은 물처럼 하염이 없고 바람에 태극기 펄럭 거릴 때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소매물도야 소매물도야~~'

 

 

모든 것에 고마움 드립니다.

2012년 7월10일 - 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