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 없기를 바라며 일찌감치 신청한 백운산 나물산행을 신청하고 마음이 부풀었습니다. 도심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 온 내게 어려서는 나물이란 그저 시금치 콩나물이었고 자라서는 동요에도 나오는 달래, 냉이, 씀바귀, 꽃다지, 민들레, 고들빼기 정도였기에, 지방에서 말하는 나물, 더구나 산나물은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런데 6일 날 갑자기 형제들이 8일(일요일)만나서 식사나 함께하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말했습니다. 일요일은 선약 때문에 안 되겠다고, 마음은 편치 않았지만, 신청이란 내가 자발적으로 한 약속(約束)인데, 이를 내가 다시 취소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물론 집안의 경조사나 생활에 변화를 줄 만한 큰 일이 아니라면 부득이 다른 약속을 위해 이미 정한 약속을 저버린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저의 양식이지요. 도착한 운동장에는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이 분들 또한 저와 같은 사정도 있으셨을 법한 어버이날인데도 참여하신 분들이시겠지요. 그렇게 맞이한 백운산은 연녹색과 짙은 녹색으로 곱게 차려입고 참으로 싱그럽고 시원한 느낌으로 맞아주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여러 생각들을 말끔히 씻어주는 상큼한 기분을 가득 안겨주는 산, 그 산에 모든 올레님들의 얼굴에도 녹색 푸른 기쁨이 가득 피워나고 있었습니다.
곡예 하듯이 좁은 농토 길을 꼬불꼬불 휘돌아 들머리에 도착한 버스가 올레의 형제자매들을 마치 해산하듯 낳은 곳은 사방을 병풍처럼 푸른 산으로 두른 잘 정지된 평온하고 아늑한 정감이 풍기는 마을이었습니다.
들머리 초입의 이 집은 한 눈에도 범상치 않은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담장도 마당도 꽃밭을 꾸미듯이 돌탑으로 가꾸어 말할 수없는 정갈하고 엄정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마땅히 꽃밭이어야 할 안 마당에는 무수한 돌탑이 인형처럼, 또는 무수한 군중처럼 모았습니다. 온갖 좋은 상서로움을 구원하는 듯한 바람(願)으로 보입니다.
이끼 낀 돌담장에도 이처럼 돌탑을 세웠습니다.
돌담장 위 돌탑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인형을 두었습니다. 도심 같으면 개구장이들의 좋은 놀이감이었겠지만, 평화롭고 아늑한 마을이기에 이런 설치도 가능하였을 것이겠지요,
잘 닦아진 마을길을 지나 저 푸른 산으로 빨려가는 듯 올레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어린이 작난감에서나 보던 모습의 덤프형의 흔치않은 벤츠미니트럭인데요, 저는 처음 본 차입니다. 비록 버려진 차이지만, 배기통도 앞 유리창 옆에 있어 군용 트럭을 연상시키면서도, 꽤나 호감을 주는 모양이 앙증스러우면서도 견고함과 다부진 느낌의 재밌는 귀한 트럭입니다., 깨끗이 수리하면 박물관에라도 전시할만한 소장가치도 있을 법한데, 너무 부식되서 안타깝습니다.
연록색의 자연의 품을 향해 가는 올레님들의 모습 또한 그대로 자연의 모습입니다.
연록색, 녹색, 진녹색, 연한 분홍빛이 계단처럼 색동으로 치장을 한 산 모습이 눈을 통해 가슴속까지 생기로움을 가득 넣어줍니다.
특수목적댐이라는 팻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생활용수라기보다는 음용수로 쓰이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잘 정지되고 방호망을 둘렀습니다.
파란하늘아래 연한 부드러움의 산 빛깔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은은하고 고왔습니다.
이곳에서 어느 올레님이 나물이라며 다래순과 고추나무 잎을 채집하시기에 저도 조금 땄습니다.
<차도리계곡>
계곡에는 수정보다 맑고 올레들의 마음결처럼 고운 물이 졸졸 또르록 소리도 경쾌하고 감미롭습니다.
해맑은 자매님의 얼굴이 싱그런 풀잎보다 푸른 나뭇잎보다 더 생기롭습니다. 늘 그리 건강과 더불어 밝은 미소가 피워지겠지요.
이름도 모르고 처음보는 올레의 자매님들이지만, 내 누이처럼 곱습니다.
길가에 흔하디 흔하던 민들레지만, 심심산천의 꽃이어서 그런가 티없이 말고 곱고 선명한 모습이 참 새롭게 아름답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꽃 중 하나랍니다. "민들레 홀씨되어~~ "
<청청폭포> 그 이름처럼 맑은 옥수가 하얗게 쏟아져 내림이 시원스럽게 이마에 땀을 식혀줍니다.
산사나이란 이름이 제격이 듯 짙은 자줏빛으로 물든 송 대장님, 이 지방의 산과 계곡을 손바닥처럼 읽으시고 곳곳의 나무 풀을 소상이도 꿰어보고 있는 올레의 중추신경이십니다. 오늘도 이끌어 주신 수고로움에 감사드립니다.
여러 가지로 언제나 고마운 분, 제천시 산악인을 위해 늘 궂은 일 마다 않으시는 그 고마움을 내 잊지않으리~~~ 고맙습니다.
기러기는 금슬 좋기로 이름난 새지요. 그 기러기처럼 취미도 함께하는 부부이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산행 내내 제 앞을 앞서거니뒤서거니 하시던 분들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 그만 일어나세요. 아니, 사진하나 찍고 가요! "
그래서 다시 앉아 다정하게.. 그 모습이 참 예쁘고 곱습니다. 그 다정함에서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시리라 믿습니다.
옆 모습을 담으려고 셔터를 누르는데, 순간적으로 느낌이 가셨는지, 고개를 돌리시니 그대로 찰깍 !
언제나 미소를 담고 다니시니 그 미소에 늘 福이 있나니..
다른 분을 위해 취하는 포즈를 훔쳐 담았는데, 양해주실거죠? ^^
번지없는 주막에 주인이 따로 있을 수야 없지요. 길손이 쉬며 지나치는 다른 길손을 부릅니다.
"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너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너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누가 이 꽃의 이름을 불러주세요~~! 님의 꽃이 될 것입니다. ㅎㅎ
백운산 정상에서의 송 대장과 선두 그룹,
백운산 등성 좌우로 충북 제천시와 강원도 원주시로 갈린다는 송대장님 말씀대로 정상에 두 개의 표석이 세워져있습니다. '충북 제천의 백운산표석, 강원도 원주시의 백운산표석,' 충북인은 제천시의 비석에서.. 강원도민은 원주의 비석에서..
이 분 강원도 사람 맞겠지요! ㅎㅎ
후미그룹에 위치와 진행로를 알려주고 있는 중입니다. 오바
이 곳은 이제서야 진달래가 파란하늘을 향해 화사하게 피워내고 있습니다.
산나물은 아무 것도 모르는 저에게, 삿갓처럼 생긴 이 식물의 이름이 '다리미고갈' 도는 "삿갓나물"이라고 가르쳐 주신 분이 계십니다.
하산 길에 접한 맑고 청청한 계곡의 물로 배를 채워 몸을 식혔습니다. 어찌나 시원하고 물맛이 달고 좋은지 오장이 즐겁게 아우성을 쳤답니다.
백설처럼 하얗게 분칠을 한 것처럼 환상적인 것에 매료되어 그만 너무 많은 면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파란하늘과 산빛의 녹색 그리고 조팝나무의 백색의 삼원색 배분을 삼등분으로 적절히 배분했었다면, 그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구성에서 빵점이지만, 흰 조팝꽃의 아름다운 면면을 전해 드리는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녹색의 부드럽고 생생한 기운에 온몸이 즐거워 자지러집니다. 우측으로 조금 몰아서 담고 싶었지만, 담고 싶지 않은 건물이 있어 피하다 보니 구성이 부자연스럽습니다.
자연은 태아가 자라는 자궁속처럼 편함과 아늑함의 평화를 느끼게 합니다. 녹색의 빛과 자연은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는 놀라운 치유력이 있습니다.
좋은 올레님들과 녹색자연림에 마음껏 목욕하고 담소도 나누며 좋은 산나물도 채집하는 행복을 흠뻑 받은 즐거운 산행을 마감하는 날머리 원덕동에 이르니 그 즐거움, 기쁨이 꿈만 같습니다.
오늘 처음 본 저에게 수 많은 종류의 나물을 하나하나 자상한 설명과 아울러 이름을 가르쳐 주시고, 손수 채집하여 주시기도 하는 따스한 정을 듬뿍 주신 선한 눈빛에 잔잔한 음성과 미소가 포근한 아름다운 분이신 <김 영 환 >올레형제님이십니다. 덕분에 참으로 오랜 만에 포근한 정으로 즐거웠던 산행이었습니다.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큰 광주리로 가득한 양의 이 좋은 산나물들은 저로서는 모두 이름도 모르는 귀하고 값진 좋은 약초들입니다. 한 잎 한잎마다 님의 정성이 담긴 것이 저의 피와 살에 보약임을 알고 있습니다. 정성으로 고마움으로 저의 몸에 담겠습니다. 뵈는 날까지 더욱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일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김 영 환" 님.
청 하시기에 담은 이 사진이 님의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백운계곡의 한 자락에서 ..
아직 도착 못하신 올레님들을 기다림을 기다림이 아닌 한가로운 휴식의 여유로 ..
귀로에 박달재 야외 누각에서 채집한 두릅과 막걸리에 정을 담아 나누기로 했습니다. 지금 송 대장님이 두릅을 손수 손질하고 있습니다. 한켠에는 데칠 물이 버너에서 용솟음치고... 저편 올레님들은 나누는 막걸리 잔에 여담도 익어가고,
산행 중에 있었던 여담도 익어가고,
말걸리도 나누며,
도타운 정으로 몇 번을 삶아내는 두릅도
말걸리도 줄어들지만, 오히려 쌓여만가는 봄볕처럼 따사로운 정에
붉은 장미꽃처럼 화사하고 곱게 물드는 아름다운 이들이여 사랑합니다.
무슨 생각에 그리 목이 미시는지요.
반상은 비록 걸인의 상이지만, 술잔에 담긴 정과 두릅안주는, 황제의 금잔이요 산해진미였다오.
즐거웠고 무사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덕분입니다. 늘 님들의 기쁨과 건강을 위하여~~ 부라보 !
오늘도 즐겁게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고 마련해주신 모든 올레의 님들께 고마움을 드립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기쁨 늘 함께 하세요. 감사합니다. 2011년 5월 9일 - 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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