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긋이 바라보면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입니다. 큰 강물이 휘어도는 어느 부분의 실경을 그렸다고 생각되나 지명은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작품 아래편을 여백으로 깔고 그 위에 하늘의 여백을 두어 화면 한 가운데 타원형상으로 모아진 경물 배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좌편 쪽의 경물이 우편 쪽보다 상대적으로 산 주름이 짙고 촘촘하여 왼편이 가깝고 오른편으로 갈 수록 멀어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중간 그림의 뒷쪽의 산은 거의 연록색 바림에만 의지하였을 뿐 산 주름선을 별로 쓰지 않았는데, 이점에서 실경을 그리려는 의도보다 짐짓 마음속의 산수를 그린 듯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맨 위편 병풍처럼 솟아오른 먼 산은 아래의 완만한 능선과 대조를 이루는 밀집된 암봉임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일찍이 1788년에 제작한《금강사군첩》에서부터 보이는 화법입니다.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3폭 산수도<金弘道筆丙辰年畵帖山水圖>
朝鮮時代 / 金弘道 (52歲그림) 紙本淡彩 26.7 × 31.6cm / 湖巖美術館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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