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제천근교 작은 텃밭

鄕香 2010. 7. 18. 12:53

黎明이 희미하게 스며드는 새벽녘에 잠에서 깨어나 창밖을 보니 고운 나비 한 마리가 창문 틀에서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요란하거나 가벼움 없이 화려함은 없어도 고결한 귀품 은은함이 정숙한 여인을 보는 듯 안정과 편함을 줍니다. 창문을 열고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도 아름다운 꽃에라도 취한 듯 삼매에 젖었네요. 

 

 

 

褐色바탕에 삼색의 원점 무늬가 비눗방울 날리는 듯한 신비로움에 오묘한 神의 경이로움을 봅니다.

 

 

 

제천 세명대학교  200m 前, 신월동사거리에서 좌측 GS가스충전소 옆 작은 마을길로 들어선 용두산 자락에 마련한 작은 텃밭(25평정도) 근처에 있는 살구나무에 노랗게 있은 살구가 먹음직스럽습니다.

  

 

 

농약도 치지 않고 가꾸질 않아 벌레도 많이 먹었지만, 황금 빛깔도 곱고 먹음직하군요. 그냥 방치해서인지 벌레 먹거나 농익어 떨어진 것이 많아 몇 개 주워 먹어보니 빛 좋은 개살구지만 새콤하고 맛 괜찮네요.

 

 

 

싱그럽고 건강한 흔치 않은 草本들, 이채롭고 아름다운 이름 모를 식물들이 많습니다. 사람의 발길 뜸한 곳이면 이렇듯 자연의 온갖 향내가 폴폴 신비롭고, 주변 자연에 흠뻑 젖은 마음 마냥 순박해집니다.

   

 

 

줄기를 보면 수숫대 같고 잎을 보면 작약을 닮았는데, 포란 같은 큰봉우리를 터트리고 내미는 조막손 같은 수많은 꽃봉오리가 우산처럼 펼쳐 장관을 이룹니다. 그런 너의 이름은 뭐지?

 

 

 

벌이 열심히 꿀을 채집하는 걸 보니 독초는 아닌 성 싶습니다. 수없이 피어올린 봉우리들이 수많은 꽃을 피워내기 위해 胎苦의 몸짓으로 포피를 터트리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가꾼 밭의 전경입니다. 고추 36모, 가지 3모, 토마토 6모, 야콘 3모, 옥수수 半자루, 단호박 6모. 쑥갓 3모, 상추 한 판, 고구마 100주 등 9가지를 모종했는데, 모두 잘 자랐습니다. 물론 農藥은 일체 치지 않았고요.

 

 

 

거름이 부족한지 줄기가 그리 굵지도 않고 잎도 검푸르지는 않아도 고추는 제법 많이 달려 풋고추로 두 식구 먹는 데는 남을 정도로 풍족합니다. 

 

 

 

윤기가 흐르는 풋고추를 따서 한 입 베어 무니 아삭하며 달착지근한 향과 매운 맛이 입안으로 번집니다. 풋고추로 먹기에 아주 좋은 식감입니다. 

 

 

 

고구마는 두렁을 널찍하게 올리고 두렁 가운데를 두렁 따라 길게 홈을 내어 물을 주고 그 홈 안에 고구마 순을 길게 눕히고 끝 순만 남기고 포옥 덮어 주었더니 아주 무성하게 잘 자랐습니다. 잎의 색깔로 보아 물고구마가 아닐까요.

  

 

 

상추 한 판을 모종했는데, 그동안 날이면 날마다 아침, 저녁으로 쌈입니다. 그래도 무공해에 싱싱한 야채라 그런지 먹고 먹어도 질리지도 않습니다. 그동안 잘 먹었는데 줄기가 길어지면서 잎은 작아지고 그 고소하던 것이 쓴맛이 납니다. 다시 모종을 해서 여름내 먹을까 생각중입니다. 

 

 

 

청상추가 씨를 맺었습니다.

 

 

 

꽃상추도 꽃망울이 피어오릅니다. 씨를 받아 내년에 심어볼 생각입니다.

 

 

 

 지난 6월 초에 모종했던 상추는 족히 근 두 달간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의 입맛을 돋아주었는데 이제는 꽃대가 자라고 잎도 작고 씁쓸해서 세포기만 씨를 받을까 해서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뽑고 다시 씨앗을 사다 파종을 하여 싹이 돋아났는데 두더지가 두어군데 파헤쳤습니다.

 

 

 

 씨를 사다 파종한 적상추가 싱싱하게 자랐습니다. 두어 번 따다 먹었는데 며칠 후 다시 뜯어다 먹어야겠어요. 어제(2010/10/12) 두 고랑 심은 고구마를 우선 한 고랑을 캤는데,  한 고랑에서 고추 20kg들이 박스로 두 박스가  나왔습니다. 난생처음 지은 농사 이만하면 잘 한 걸까요?

 

 

 

고구마가 일직선으로 깊게 달려 삽으로 캤습니다. 호미로는 엄두가 나질 않았지요. 고구마 품종이 안 좋은지 길고 못생겼는데 오늘 쪄먹어 보니 밤고구마도 아니고 물고구마도 아닙니다. ㅎㅎ 

 

 

 

지난 주 파종한 적상추가 꽃처럼 예쁩니다. 그래서 이름도 꽃상추라고 한다던대요. 그런데 농약을 한번도 친 적이 없는데 벌레 먹은 것이 전혀 없답니다. 잎에 무슨 벌레인지는 몰라도 노린재 같은 녀석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파란 청상추도 참 싱싱하죠? 이런 상추는 소음인 체질에 좋다고 합니다. 저는 소양인에 가까운 소음인이라는 한의사도 있고, 소양인이라는 분도 있더라고요. 저는 소음인에 맞추어 음식을 섭취하는 편입니다. 상추도 꽃상추 보다는 이 파란 청상추를 즐겨먹지요.

 

 

 

작년(2009년 9월) 가을 검은 찰옥수수 한 자루를 얻어와 포피를 꼬아  꽃박과 함께 소쿠리에 담아 문갑위에 장식으로 두었던 것을 늦게 시험 삼아 밭을 호미로 살짝 파고 심었는데..

 

 

 

 

 

 싹이 나서 이렇게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다른 것은 모종을 사다 移種했지만 직접 씨종을 해서인지 신기하고 특히 애정이갑니다.

 

 

 

<2010 / 7 / 28 수요일 >

 

 

 

수염이 하얀 이 옥수수가 씨종을 한 보라색 찰옥수수입니다. 수염은 흰색인데 옥수수는 보라색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우리 순 토종 찰옥수수로 알고 있습니다. 1950~1960년대 저 어린 시절 방학 때면 외가(경기도 광주군 돌마면 하대원리)지금의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모란에서 외할머니께서 삶아 주시던 그 옥수수와 모양도 맛도 같으니까요. 

 

 

 

2010/8/24 어느새 옥수수가 알차게 영글었습니다. 한 나무에 두 자루씩 달렸는데, 우선 잘 여물은 열댓 자루를 따서 삶았습니다. 참으로 쫀득하니 맛이 좋았습니다. 사진에 담은 이 옥수수는 내년에 씨종자로 두려고 합니다.

 

 

 

 

 

이 옥수수는 하얀 찰옥수수입니다. 이웃 밭에 심은 것인데 씨종자로 하나 얻었습니다. 수염은 자주색인데 비해 옥수수는 하얀색이네요.

 

 

 

파주에 사시는 친척이 재배해서 생산한 단호박을 한 개 주셨는데, 먹지 않고 두었더니 썩었지 뭡니까, 해서 베란다 화단에 거름이라도 될까싶어 묻어 두었는데 싹이 났어요. 그래서 이 밭에 이종했더니 무성하게 자라 단호박이 괘나 많이 달렸습니다. ㅎㅎ

 

 

 <2010/7/28 수요일>

 

 <2010/7/28 수요일>

 

 

2010/8/24  팔월 십일 경에 두 통을 따서 쪄먹고 오늘 또 두 통을 따 왔습니다. 잘 여문 것 같아 따왔는데, 더 두어도 될 것 같아 보입니다. 먼저도 이 정도의 상태를 따왔는데 쪄 먹어보니 기대한 만큼 단맛이 덜 했습니다. 비가 많이 오고 햇볕을 못 받아 당도가 덜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체 농약을 안 쳤으니 무공해 식품으로 흡족했고 싱싱한 맛에 만족했습니다.

 

 

 

그동안 단호박은 한 20개는 열렸을 겁니다. 그런데 이 단호박을 따와도 망설여지고 달갑지가 않아요. 왜 그러냐고요?  처음 두어 번은 쪄서 잘 먹었지요. 아 그런데 글쎄 그 후로는 쪄먹으려고 칼로 쪼개는 것마다 속에 벌레가 가득 들었더라고요. 구더기처럼 생긴 것이 몸에 반동을 주어 톡톡 튀어 나와 온 거실 바닥에서 스프링 튀듯 텀블링을 하니 기겁을 했습니다. 그 후로는 아예 밭에서 잘랐지만, 망설여지기는 마찬가지랍니다. 농약을 안 쳐서 그런지...  (2010년 10월 13일)

 

 

 

이렇게 싱싱한데 이 호박도 벌레가 들었을까! (2010/10/13)

 

 

 

토마토는 방울토마토3 큰 토마토 2모를 심었는데 제법 열매가 달렸습니다. 며칠 후에는 발그스레 익겠지요.

 

 

 

큰 토마토도 주렁주렁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풍성해 집니다.

 

 

 

오늘 처음 수확했어요. 완전 무공해 열매입니다. 기쁨이 마음 가득 행복으로 채워 줍니다.  <2010/7/28>

 

 

 

가지는 비싸서 3모만 샀는데 열리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 먹기에는 그런대로 부족하지는 않겠어요. 좀 넉넉하면 말렸다가 겨울에 나물로 무쳐먹으면 좋겠는데..

 

 

 

 가지가 제법 실하게 생겼지만 너무 길고 못생겼네요.

 

 

 

이 식물은 뿌리를 먹는 "야콘"이라고 하는데요. 서울 있을 때 먹어보기는 했는데, 이렇게 잎과 줄기를 보기는 처음입니다.

제천중앙시장에서 처음 보는 식물이라 모종을 파는 분께 여쭤보니 "야콘"이라기에 신기해서 3모를 사다 심어봤습니다. 

  

 

 

 

텃밭 옆에 큰 자두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자두가 엄청나게 달렸습니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왜 그리 마음이 풍요롭고 넉넉해지는지요. 자연은 그 어떤 사악함도 자연의 마음으로 순화시키는 힘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냥 방치해서 농익어 가지에서 썩거나 떨어져 썩어가고 있기에, 다음 날 손닿는 곳에서 두 사람 먹을 만큼 따왔습니다.

 

 

 

 

 

<2010/7/9 금요일>

 

 16살 먹은 저의 세컨드 애마랍니다. 당시는 괘나 괜찮은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어디 가서 족보도 못 내밀지요. 

 

 

 

 고맙습니다.  - 鄕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