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는 화면의 오른쪽 여백에 唐의 시인 왕유의 시 '죽리관을 테마로 하여 밝은 달밤에 대나무 숲에 앉아 거문고를 타고 있는 高士를 그렸습니다. 이 시는 원래 王維가 자신의 아름다운 별장의 풍경을 읊은 '망천별업시輞川別業詩'20수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홍도가 51세 되던 해인 1795년, 그는 연풍현감에서 해임된 후 관직 생활을 청산하고 여유 있고 풍류적인 생활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이 그림은 아마 그 이후의 자신의 생활을 반영하여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공인 거문고를 타는 선비는 화면 깊숙이 대나무 숲 속에 앉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김홍도는 종종 그림의 주제를 원경에 배치하는 구성법을 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면의 좁은 부분에 해당하는 근경의 바위와 대나무는 高士가 앉아 있는 곳을 속세와 격리시키는 역활을 하는 듯 합니다. 오른쪽의 넓은 여백은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시원한 공간을 남겨 둔 것으로 보입니다. 달을 에워싼 부드러운 선염은 화면의 다른 곳에도 군데군데 그 메아리를 보내고 있으며, 대나무 잎을 묘사한 濃墨의 필선과 좋은 조화를 이룹니다. 詩에 이어 '檀園'이라는 款署와 方印이 있습니다.
「 獨坐幽篁裡 彈琴復長嘯 深林人不知 明月來相照 」
"그윽한 대밭 속에 홀로 앉아 거문고를 타니 그 소리 긴 휘파람 소리 되어 되울리고. 깊은 숲 속에 묻혀 있어 뉘 알랴만 밝은 달이 찾아와 서로 비추네."
단원김홍도필죽리탄금도(檀園金弘道筆竹裡彈琴圖)
朝鮮18世紀後半 / 金弘道 1745~1816 以後 / 紙本水墨 /縱 22.4 × 橫 54.6 cm /高麗大學校博物館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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