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사진

2 . 지리산 가을 산행

鄕香 2010. 2. 2. 12:20

 

 

지난 2009년 5월16일 처음 접한 지리산은 거대한 안개와 비와 바람 뿐이었기에, 그 지리산이 더욱 궁금하고 그리웠습니다. 그런 중에 마춤하듯 공지를 올려주신 해송님의 지리산종주 2박3일을 고마움으로 신청하였는데, 지리산만큼이나 넓고 듬직한 마음으로 작은 풀포기 하나 무심치 않으며 자상한 설명과 배려와 진솔한 정으로 이끌어 주신 해송님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드립니다. 

 

 

 

 

이른 아침 동서울터미날을 출발한 버스가 경쾌하게 달리는만큼 하늘은 맑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구례에 도착하도록 하늘은 뿌연 안무로 너울을 쓴 채 내 마음 마져 회색으로 승렴처럼 가립니다. 구례에서 다시 지리산으로 가는 시골버스를 타고 성삼재에 도착했을 때는 참으로 반갑게도 하늘이 활짝 해맑음으로 파랗게 웃습니다.

 

 

 

 

 

첫 밤을 맞이한 연하천의 밤하늘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꿈이요 고운 동요가 흐르고 동심이 피어나는 이 세상 가장 아름다움의 절정이었습니다. 이리 살도록 보지 못했던 크디 큰 무수한 별들의 속삭임이 파랗게 쏟아져 내리고 작은 별들은 은빛 조각의 반짝임으로 미리내를 이루어 흐르는 곳에 천징자리, 오리온자리, 북두칠성, 페가수스자리, 천징자리, 아드로메다자리, 고래자리, 많은 허영과 질투심으로 포세이돈에 의해 하늘에 거꾸로 앉아있게 된  에티오피아의 왕비 카시오페아자리 등 수많은 성좌들이 각기의 아름답고 파란 슬픔의 시림으로 그리스의 신화를 주절이 내리는 파란 밤... 종주의 피로도 잊은 채 어느새 그리움으로 아슴아슴 젖어듭니다.  

 <연하천대피소 1 泊>오늘 산행일정은 "성삼재-(2.5Km)-노고단대피소-(2.7km)-피아골삼거리-(0.5km)-임걸령-(1.3km)-노루목-(1.0km)-삼도봉-(0.8)-화개재-(1.2km)-토끼봉-(2.5km)-명성봉-(0.5)-연하천대피소(1박) 총13km 입니다.

 

 

2 . 내 몸을 온전히 내어 줄  장터목대피소 실내는 많은 사람으로 인해 공기가 탁하고 건조했지만, 바람 드세고 추운 이런 산중에서는 그야 말로 낙원이지요. 군복무시절의 내무반 같은 추억도 있고 ..  지리산에서 맞이한 아침은 신선한 공기와 함께  버너를 피워 밥을 지어 먹는 야영의 재미 또한 쉽게 접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무거운 압력솥을 지고 와서 맛있는 밥을 지워주신 형제님과 곱고 예쁜 손끝 맛이 밴 자매님들의  각종 반잔은 지리산의 신선함과 어우러져 지상에서는 다시 맛볼 수 없는 선계의 음식이었습니다. 그 고운 심성과 수고로움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드립니다. 

 

 

장터목대피소

 

 오늘의 산행일정은, " 연하천-(0.7km)-삼각봉-(1.4km)-형제봉-(1.5km)-벽소령대피소-(2.4km)-덕평봉선비샘-(1.8km)-칠선봉-(1.5km)-영신봉-(0.6)-세석대피소-(0.7km)-촛대봉-(1.9km)-연화봉-(0.8km)-장터목대피소. 총 13.9km(2박) 

 

3 . 지리산(智異山).... '  어찌 표현할 수 있으리오 만,

여인의 품속처럼 포근하고 아늑함, 자애롭고 인후한 군자와 준엄하고 엄숙한 제왕의 면모 같기도 한 지리산, 그 장엄하고, 웅대함이 어둠에 잠겨있는 그 깊이 모를 품속으로 우리는 잠식되어갑니다. 천왕봉의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5시에 일어나 배낭을 꾸리고 6시에 출발하여 어둠에 잠긴 장터목대피소를 나섰습니다. 몰아치는 바람은 드세지만 살 에이는 차가움은 없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장엄할 천왕봉의 해돋이를 맞이 하기 위해 마치 순례자의 모습으로, 또는 도보도 당당하게 어둠을 뚫고 마치 야간행군이라도 하듯 줄도 정연하게 천왕봉을 향해 오릅니다. 아 그러나 구름너울을 가리고 오르는 해는 붉은 瑞光만이 찬란하게 품어 서려내고, 우리의 바람은 아랑곳없이 안타까움만 주고 그 얼굴은 쉽사리 보여주질 않습니다. 한 참이나 그렇게 오른 태양은 우리의 정성에 감응하듯 황금빛 고움으로 황홀감을 주었습니다. 이 세상 이 땅은 이리도 아름답고 한량없는 너그러움으로 우리를 살리건만, 우리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단 한번을 살면서 서로가 융합되지 못하고 화합하지 못하는 我執으로 豹皮처럼 얼룩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시 써리봉을 거쳐 지리산의 젖줄인 무제치기폭포에서 시원스레 등목도 하고 유평리에 도달하여 엄마의 품속 같은 꿈길의 지리산 종주산행을 마칩니다. 

 

 

 

 오늘 산행일정은 제석봉-(0.6km)-통천문-(0.5km)-천왕봉-(0.9km)-중봉-(1.3km)-써리봉-(1.8km)-치밭목대피소-(1.1km)-무제치기폭포-(0.7km)-유평리 갈림길(새재) 총 6.9km 이었습니다. 

 

지리산 종주 구간만으로 지리산을 말하기에는 "코끼리와 소경의 얘기" 같지만, 그래도 참으로 표현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었습니다. 오묘하게 각지고 날카롭고 비틀림의 기묘함은 없어도, 깊이 모를 여인(陰)의 포근함으로 감싸오는 은은한 아늑함의 감미로움이요, 사나이(陽)의 엄정하고 웅대하고 드넓은 넉넉함이요, 그대로 敍詩요 그대로 비길대 없는 명작인 것을, 어느 누가 온전히 이 아름다운 경치를 세 치 혀로 읊을 수 있고, 섬세한 손끝이라 그려낼 수 있겠습니까,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아도 한 시 한 때도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 표현할 길 없는 율동이요, 아름다움의 극치를 생출하는 産母입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과 슬픔과 아쉬움을 모두 끌어안아 감싸 삭여주는 치유자여, 아름다운 자연이여... 고맙습니다.

 

 

지리산(智異山), 높이(1,915m), 동서길이(50km), 남북길이(32km), 둘레(약 320㎞). 방장산(方丈山)·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한다지요.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으로,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군, 경상남도 산청군·함양군·하동군 등 3개도 5개군에 걸쳐 있다고합니다. 1967년 12월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공원 총면적은 440.485㎢로 설악산국립공원의 1.2배, 한라산국립공원의 3배, 속리산국립공원의 1.5배, 가야산국립공원의 7.5배로 규모가 가장 크답니다. 방장산은 봉래산(蓬萊山:금강산)·영주산(瀛洲山:한라산)과 함께 신선들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있어 이들 3산을 삼신산(三神山)·삼선산(三仙山)이라고도 한답니다. 여기에 묘향산을 더하여 4대신산, 다시 구월산을 더하면 5대신산 또는 5악이라 하여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지리산은 또한 정감록 신앙에 연유된 십승지(十勝地)의 하나로, 대한제국 말기에는 농민운동에 실패한 동학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이들 일부가 신흥종교를 개창하여 오늘날 각종 민족종교의 집산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의 도인촌은 갱정유도(更正儒道)의 신자들로 구성되어 지금도 댕기머리와 상투에 바지 저고리를 입으며, 전통문화관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948년에는 여순반란사건으로 패주한 좌익세력의 일부가 이곳에 들어왔으며, 1950년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 일부가 노고단과 반야봉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세석대피소

 

 

세석평전

 

 

 

 

 

 

 

 

 

장터목대피소

 

 

 

 

천왕봉에서 바라본 일출

 

 

 

 

 

고맙습니다. 

2009/10/22. 仁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