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작은동산 (청풍) 소나무야 얼마나 아팠니~~ `

鄕香 2009. 5. 6. 17:12

요 며칠 충북 제천일대를 다녀왔습니다. 

제천을 벗어나 청풍호을 끼고 청풍랜드 주차장에서 금수산과 동산으로 가는 줄기에

'작은 동산'이란 이름의 산이 있는데, 능선으로 올라가 좌측 골짜기로 내려오는데 7km입니다.

산은 봉우리마다 마당바위로 되어있어 쉬면서 금수산과 청풍호 주변을 조망하기에 좋고 청량하고 바위가 아름답습니다.

 

 

 오르는 길이 아기자기한 맛이 있고 연록의 나뭇잎들이 참 곱습니다.

 

 

서울근교의 산이나 국립공원의 유명한 산의 등산로와는 달리 사람의 발길이 드물어 호젓하고 나무도 바람도 모두 싱그럽고 건강하여 상쾌함을 줍니다. 

 

 

참나무 고목에도 연록색의 빛깔이 청순함으로 눈을 맑게 씻어줍니다.  

 

조망도 좋고 쉬기도 좋아 가져간 찰떡으로 요기하며 기념도 한 장 남겼습니다.

 

 

 

 

 

우산대나물인데 9월이면 나리꽃과 비슷한 꽃이 아주 예쁩니다. 

 

위로 보면 애리한 눈과 날카로운 입을 가진 담수어 같고 아래로 보면 긴 주둥이를 가진 개미핥기처럼 생긴 바위가 앞길을 막고 있습니다.

 

 

가파른 곳에는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동아줄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청풍호 다리 건너에 제천시 청풍문화마을 및 청풍문화재단지가 보입니다. 이른 봄에는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지요. 

 

 

 

 

비석처럼 편평한 바위가 곧추선 그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멋을 부리고 있네요.

 

 

 옆으로 다가서 본 모습입니다.

 

 

 

소나무 포피가 건강하고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비석처럼 생긴 바위를 뒤에서 본 경치입니다.

 

파란하늘 아래 완만하고 너른 바위능선에 산뜻하고 청명한 나무들 솔바람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해를 보는 듯 소나무 껍질의 구성이 매우 이채롭습니다.

 

 

재선충으로 인해 방제차원에서 잘린 소나무 표면이 이글거리는 태양문양 같습니다.

 

 

친절한 이정표가 멀지 않은 곳에 작은동산이 있음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밧데리가 다 방전되어 이 후 사진은 친구의 사진기 도움을 받았습니다. >

일본은 침략으로 우리 민족만 학살하고 말살하려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강산과 살아있는 모든 것에 만행을 저질렀지요. 산하에는 쇠말뚝을 꽂아 氣를 죽이고, 두더지처럼 온 산을 파내어 광물을 착취하고, 유적지나 왕릉과 고총을 파헤쳐 문화재를 도굴해갔습니다. 동물은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멸살하고, 좋은 種苗나 종자는 일본으로 가져갔습니다. 작은동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이렇게 일제강점기에 송진을 채집하기 위한 수난을 당한 나무들이 헤아릴 수없이 많았습니다. 광복된 지 64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상처를 아물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송진을 증류하면 톨루엔 같은 액체가 나옵니다. 이 액체는 휘발성이 강하여 대체 연료로 쓸 수 있습니다. 지금도 톨루엔 등 화학물질로 가짜휘발유를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이용하여 일본은 2차 대전 막바지에 부족한 비행기 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리 국민을 강제로 동원하여 우리 산하에 있는 소나무를 톱으로 V자 모양으로 상피를 벗겨내고 무수히 톱질해 상처를 내어 v자 모양 끝으로 송진이 흘러 모여 내리게 하여 채취해서 이 액체를 증류시켜 비행기 연료로 사용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에 의해 수난을 당한 우리나라 소나무들 입니다. 헤아릴 수없이 많은 소나무들이 보기에도 끔직한 상처를 행방된 지 64년이 넘은 지금도 그 상처가 처절하여 보는 우리의 마음을 아리고 슬프게 합니다. 

 

톱으로 소나무에 상처를 내다가 부러진 당시의 톱날이 녹이 쓴 채 박혀있습니다. 마치 굳은 콘크리트 처럼, 벗겨진 속살은 그대로 말라 앙상한 뼈를 드러낸 것 같아 그 흉한 모습에 소름이 돋습니다. 이런 수난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있는 소나무에서 아물릴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슬픔과 恨을 봅니다.  

 

 

 

마침내 '작은 동산'에 이르렀습니다.

 

 

 작은동산의 정상입니다.

내쳐가면 '동산'을 거쳐 금수산으로 가지만 천둥번개와 간간이 소나기성 비가 내려 하산 길로 들어섰습니다.

 

 

철쭉이 참 곱고 아릅답군요.

 

하산은 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길인데, 눈길 가는 곳마다 취나물천지였습니다. 한번 먹을 만큼만 뜯었습니다.

 

 

 

어느덧 주차장까지 무사히 도착하였음에 고마움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20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