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2. 충주에서 영월로,

鄕香 2009. 3. 15. 12:54

 

충주시내로 와서 시장끼를 달래려고 오후 2시가 넘어 찾아들어선 집은 창령 조씨 충주종회 曺씨가 살림집에 차린  

'순복이네 밥집' 간판 안으로 들어서는 마당 골목에는 자갈을 깔고 침목으로 징검다리를 놓았습니다.  

 

 

안 모퉁이를 돌아서보니 2층 양옥의 가정집이네요. ㅎ 제가 좋아하는 類型입니다.

 

 

어흠 !  인기척을 하고 들어섭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거실과 방은 모두 식탁들이 차지하고 있군요. 그런데 반가운 것은 절여논 배추가 보인다는 겁니다.

주인이 손수 담그는 김치라니 김치 한가지만 보더라도 나갈 때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차림표를 보니 찌개와 탕과 찜까지 다양한데, 친구와 난 술이 아닌 밥을 먹으러 왔으니

맨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 동태찌개를 시켰습니다. 

 

 

찬이 정갈하니 저의 기대에 부응(附凝)하고 있습니다. 쌀밥이야 요즘은 누구나 먹을 수 있으니 서민의 밥이라 치고, 반찬은 이만하면 임금님의 찬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저는 콩자반과 고추가 동동 뜬 동치미가 아주 마음에 드네요.^^ 저의 오장이 기분이 좋은 가 봅니다. 요동을 칩니다.

 

 

찌게는 두부도 동태도 내장도 넉넉하고 얼큰하고 담백하니 맛이 좋았습니다.

서울에서는 6천원에 이런 음식 눈을 씻고 봐도 없지요. 보는 기쁨도 먹는 기쁨도 이래저래 손길이 가볍습니다 ㅎㅎ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 겸 호암동 문화센터 앞의 호암호수를 산책하기로 하고 '우륵당'이란 곳에 주차를 시키고 보니 이곳이 충주의 문화요람이네요. 도서관. 문화회관. 청소년회관. 음악당.택견무형문화재회관.등이 죽림처럼 서있고 그 앞에 장대한 호수가 장관을 이룹니다.

그 둘레가 어림잡아 4km는 되겠습니다.

 

 

<문화회관 건물>

 

<충주시립도서관>

 

 <택견 총 본관>

 

 

 주요 무형문화재76호인 택견, 한국전통택견회 건물이네요.

 

둘레가  어림잡아 4km 정도는 족히 될 것 같은 호수입니다. 이제부터 돌아 보겠습니다.

 

 

 오리들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습니다. 물고기는 아래서 생사의 공포로 질렸을 텐데도 말입니다.

자연의 모든 법칙과 순리가 이렇습니다.

 

 

호수 가운데 있는 섬처럼 보이지만 섬은 아닙니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으니 곁에 좋은 사람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는 곳입니다. 

 

 

 중년의 부부가 보기에도 좋은 모습으로 다정하게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여유롭고 아름답습니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좋은 사람 또한 함께이니 더 없는 福이 아닐까요? 

 

자전거바귀 눈을 가진 소년도 아닌 저 아가씨(街燈)는 가슴을 파고드는 호소력으로 끊임없이

지난날의 팝송으로 나를 옛 추억의 감성으로 이끌어 갑니다.

 

"소녀여, 난 너무 지쳤습니다. 슬프고 찢어질듯 마음아파요. 이 모든 게 당신 때문인 줄을 아시는지요.

지난날은 너무 즐거웠고, 하나의 멋진 노래였답니다.

그대가 내 곁을 멀리 떠났으니,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런 모든 게 당신 때문이에요.

인생의 환희와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앗아간 지난 날.

나의 모든 것은 어느 소녀에게 바치는 사랑이었는데,

당신에게 나의 삶과 세상의 기쁨을 드립니다." (어느 소녀에게 바친 사랑 : 자니 허튼)

"Well, today I'm so weary/ Today I'm so blue/ Sad and broken hearted/ And it's all because of you/

Life was so sweet dear/ Life was a song /Now you've gone and left me /Oh, where do I belong?

And it's all for the love / of a dear little girl /All for the love that sets your heart in a whirl

I'm a man who'd give his lifeAnd the joys of this world / All for the love of a girl.

 

 

And it's all for the love of a dear little girl  All for the love that sets your heart in a whirl

I'm a man who'd give his life And the joys of this world  All for the love of a girl." 

<All for the love of a girl. : Johnny Horton> 

  

 

이 호수의 물이 저 들판을 살찌우는 젖이고 생명의 양분입니다. 

 

 

 호수가 제법 큽니다. 이제 반 정도 돌았습니다.

 

 

 돌아보니 지나온 뚝길(방죽)에 사람이 조그맣게 보입니다.

 

 

요즘은, 갈대나 억새가 있는 습지나 못에는 이렇게 부교를 놓아 호수 안쪽의 생태를 볼 수 있도록 하여 친환경적으로 좀더 가까이서 생물의 생태를 보존하며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호젓하고 황토로 만든 길이 맘에 들어 저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이 또한 다 부질 없는 욕심이지요. ㅎ

 

 

이 지방에는 이런 정자를 다량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있더군요. 전체적으로 기둥이 규모에 비해 넘치지만, 주변과 어우러져 운치는 있죠 ^^

 

 

어느덧 제자리에 돌아와 섰습니다. 이렇게 호수를 한 바퀴 돌고나니 마음도 몸도 가뿐합니다. 이제 떠나야죠.

 

 

화물을 실고 힘차게 궤도를 달리는 저 열차처럼~~  

님들의 생활에도 주체할 수 없을 활력이 넘치는 일상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3월15일 <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