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토막 상식

성남시 탄천의 유래

鄕香 2007. 11. 5. 23:15

 

탄천은 경기도 용인에서 발원하여 성남시 분당을 거쳐 대치동 부근에서 양재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큰 개울로 

원래 '숯내' 또는 '검내'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외가가 모란 근처인 광주군 돌마면 하대원리였기에

여름이나 겨울 방학을 하면 살다시피 한 곳이기도 합니다.

여름이면 동네 아이들과 고기를 잡거나  멱 감으러 가고,

겨울이면 썰매를 종일 타던 숯내 그 내력은 이렇습니다.

 

그 옛날 오래 사는 것으로 유명한 '삼천갑자 동방삭'이 

저승사자를 피해 조선으로 도망을 왔더랍니다.

1갑자가 60년이니 3천 갑자면 1만8000년,

그리 오래 살다 보면 저승사자를 피하는 요령도 능히 터득했을 터. 

그래서 미꾸라지 같은 위인을 잡기 위해 조선으로 출장 나온 저승사자는

꾀를 내어 탄천 물가에 앉아 숯을 물에 씻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숯을 씻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바람에 그 너른 개울물이 검게 변할 정도였다는데,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그곳을 지나가던 동방삭의 호기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아니 숯을 왜 물에 씻어요?"

"물에 깨끗이 씻으면 숯이 하얗게 될 것 같아서요." 

"허허, 별 미련스런 작자 다 보겠네.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지만 검은 숯을 물에 씻어 하얗게 만들겠다는 어리북이는 첨 봤소이다."

되잖은 호기심으로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경박한 성정은 환갑을 삼천 번이나  되풀이하고도

고칠 수 없었나 보다.

어쨌거나 제 입으로 자기가 삼천갑자 동방삭임을 발설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저승으로 때가는

신세가 되었다는데 그런 설화를 들을 때마다

어린 시절 그리 맑은 물을 왜 검은 내라고 했을까 하고 궁금해 하던 어리 숙한 내가 밉지만은 않은 것은

요즘 아이들이 너무 똑똑하다 못해 능청스럽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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