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고개..
눈을 뜨자 쳐다본 하늘, 희뿌연 표정입니다.
내 좋아하는 우중 산행은 아닐 것 같습니다.
찰랑찰랑 밟히는 물길의 즐거움은 취할 순 없지만, 쏟아지는 햇살의 쏘는 아픔은 필할 수 있음에 내 희고 여린 피부가그 얼마나 즐거워 할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방끗방끗 솟습니다. 보고 싶고 느끼고 싶고 호기심 많은 빈터,
오늘은 곱고 아름다운 심성들에 이 빈터를 온전히 내드릴 수 있다는 것에 앉아서 시간을 챌 수만은 없지요.
또한 짜릿한 기쁨으로 빈터에 가득 담을 수 있음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국철에 지하철에 다시 도시철도를 갈아타며 도착한 곳 !
만남..
그리 헤매 겨우 도착했건만..
시간은 속절없어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건만
아무도..
위를 봐도 내려 봐도..
아무도..
내 마음만 급했던가 잠시 짬을 이용해 화장실에서 얼굴 다듬질하고 다시 나오니
고운 얼굴이 활짝 보입니다.
그렇게 모인 님들 보는 내 맘 콩닥콩닥..
나만 그랬을까..!
들머리 산행 길..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당고개를 넘어 어느 시점에서 내렸지요.
일전에 말씀 드린 바 있듯이 심한 길치인 빈터..
알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도 물이 있는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더없이 좋았습니다.
내쳐 선두로 가는 재미보다는 언제부터인가
후미의 여유로움에 흠뻑 빠진 빈터,
하늘의 구름도 그려 넣고 질 좋은 산소를 망설임 없이 주는 잘 생기고 개성 있는 나무도 옮겨 심으며
여유로움과 한결같은 듬직함으로 믿음을 주시는 은비님과 후미를 지키며 널널하게 수락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
님들의 옥구슬 구르는 정담은 맑고 고운 음률로 내 어머님이 물려주신 리시버를 통해 머릿속을 감미롭게 합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빡센 준족의 발렌타인님과 처음 뵈었지만 첫눈에도 결코 범상치 않은 산사모님이 선두머리겠지요.
그런데요~~
오늘 안내 봉사자는 도반님이라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잖아요.
앞머리에서 인도해야하는 자기 분수는 모른 채
늘 넝쿨의 주체로 보랏빛 도라지꽃의 청초함과 싱그러운 빛깔의 들꽃님의 향내에 묻혀오고...
만남에서 트리님 의 친구로 고요하고 은은하신 고움으로 내 눈에 아름다움을 담아주신 미숙님,
그리고 내 어릴 적부터 동무이지만 결코 산 친구는 될 수 없었던 휘재 君
(이 사람, 설명이 필요 하군요. 비만의 수렁에서 어찌 좀 구제(?)해 볼 양으로 끌고 왔지요.
아무리 폭탄이래도 설마하니 장교출신이 낙오하랴 오진 각오로 끌어 드렸답니다.)이 중간허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주책없이 흐르는 땀에 어쩔 수 없는 목욕은 오름의 고맙지 않은 선물이지요.
정상에서..
그렇게 허무하지 않게 오르 정상이지만 소모한 만큼의 채움이 필요했습니다.
정상아래 등성 한편 나무그늘아래 나열되는 음식들..
아, 이건
정이 듬뿍 묻어난 손끝의 정성이 피어낸 맛깔스런 작품이었습니다.
저 70년대 최고의 요정이었던 삼청각의 요리상도 이만한 정성과 맛깔스러움은 없었을 거야요.
저의 짧은 글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음이 죄만스럽습니다.
마침 들꽃님의 손 폰의 교감이 있었던 반대편 장암 쪽에서 오르신 이글님과 만남이 있었습니다.
보따리에서 주섬주섬 나오는 양분들 이 또한 깊은 情의 표출이더이다.
인연과 약속이란 피우면 이처럼 예쁜 걸가요 !
혼자 우리를 찾아 그 너른 수락산을 헤매신 이글님께 고마움을 담습니다.
우린 그렇게 우정을 주며 받으며 정상의 재빛 하늘에 파란 하늘을 심었습니다.
내림 길..
삶의 길엔 늘 어느 곳, 어느 것에나 오름과 내림이 있고 어려움과 수월함, 기쁨과 슬픔. 만남과 헤어짐처럼 이분법이 있다지요.
이제 하산의 수월함으로 들어선 시간. 양분은 몸으로 , 情은 가슴으로 포만감으로 채우고
발걸음은 가볍게 장암길로 내리는 곳, 맞춤한 계곡에 맑음 물이 있기에 너도나도 스스럼없이 그 예쁘고 잘 생긴 발을 담급니다.
정갈한 물기운이 발끝으로부터 스며 오르며 후덥고 끈적이는 더위를 밀어내는 시원함이여..
행복이여..
참 ! 그런데 있잖아요..
저는 등목만 했는데, 누구는 그냥 물속에서 미역 감았대요. 누구냐고요 ! 그야 말할 수 없지요 고운님인데.. ^^
마침에..
하루의 즐거움과 행복을 정리할 시간, 바쁘신 일정으로 함께 산행하지 못하심이 못내 아쉽다며-
달려오신 인성님 !
시원한 맥주와 푸짐한 안주로 우리 하루의 여정을 달래주셨습니다.
그 자애로운 仁性..!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함께 주시더이다. 그 아름다움, 참, 고맙습니다.
파란넝쿨처럼 맑고 푸름으로 엉킨 사람들, 그 마음을 늘 기억하며 아끼면서..
다음 산행에서의 재회를 기약하며..
사 랑 합 니 다.
2007/7/29 늘~ 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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