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취옹 김명국 필 달마도(醉翁金明國筆達磨圖)

鄕香 2007. 4. 23. 19:48

남인도 사람으로 중국 선종(禪宗)의 초대 조사(祖師)가 된 달마대사는 선종화의 제일 가는 화제(畵題)이지요.

그래서 수많은 달마도들이 많은 화가들에 의하여 그려졌는데, 김명국(金明國)의 작품은 현존하는 달마도 가운데 대표적인 걸작입니다.

상반신만을 4분의 3 측면관으로 포착하여 두건(頭巾)을 쓰고 눈을 부라리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독특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팔자(八字) 눈썹, 부릅뜬 매서운 눈망울, 주먹 같은 매부리코, 짙은 코수염과 풍성한 구렛나루 등에서 이국적인 풍취가 드러납니다.

양나라 무제를 무섭게 매도한 후 9년 동안 면벽(面壁) 좌선(坐禪)하는 종교적 정열이 불타는 인도 선사(禪師)의 진면목을 잘 포착하고 있습니다.

먼 세계를 응시하는 양 피안의 진리를 깨닫고자 매진하는 그의 정신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한편 박력 넘치는 굵다란 옷주름선은 기백 있는 얼굴 모습과 잘 조화되며, 빠른 속도의 필치와 감필(減筆)을 구사한 김명국의 기량이 맘껏 발휘된 예입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작품입니다. 김명국(1600-1662이후)은 17세기의 저명한 화원(畵院) 화가로 조선시대 중기의 대표적인 화가로, 본관은 안산(安山)이며, 자는 천여(天汝), 호는 연담(蓮潭) 또는 취옹(醉翁)입니다. 도화서의 화원으로서 교수(敎授)를 지냈으며, 1636년과 1643년 두 차례에 걸쳐 통신사를 따라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일본에 머무는 동안 그림을 청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밤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달마도"도 역시 그가 일본에서 그려서 일본에 남기고 왔던 작품의 하나이며 우리 박물관이 일본으로부터 사들여 온 것입니다.

그는 성격이 호방하고 술을 좋아했으며 몹시 취해야만 그림을 그리는 버릇이 있어서 대부분의 그림들은 취중에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그의 기질은 그림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즉 굳세면서도 매우 호방하고 거친 필법을 보이지요. 그의 작품은 조선 전기의 안견파 화풍을 보이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이 절파 후기의 광태사학파적인 산수인물화입니다. 화제는 산수화나 달마도와 같은 선종화가 주류를 이루는데, 대담한 붓질로 간략하게 표현하면서도 대상의 내면적 세계를 잘 표출하였습니다. 산수 및 인물에 뛰어났습니다. 

 

 

취옹 김명국 필 달마도(醉翁金明國筆達磨圖)

朝鮮時代 /金明國(1600~1662以後) / 紙本水墨 83.0 × 57.0 cm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