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두물리 마음의 정원. 물의 정원. 물레길.

鄕香 2017. 4. 2. 13:21

운길산역에서 내려 시각을 보니 11시5분이다.

오늘 돌아볼 길은 "운길산역-마음의 정원-물의 정원-철길-물레길-양수역, 약16km거리이다.



어지러운 세상에 소모된 정서를 잠시나마 충전하고자는 마음에서 어머니 품속을 닮은 물의 정원을 찾아 마음을 거울 같은 물에 담구고

때로는 달기똥 같은 빗방울이 때로는 염소똥 만큼 큰 우박이 쏟아지는 운치로운 두물머리길을 구름가는대로 빗소리의 리듬처럼 발길을 옮겼다.


마음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들머리에 흰 천막들이 보인다. 들여다 보니 주로 이 지방 특산물과 먹을 거리가 풍성하다. 이곳 마을행사라도 있는가 보다.

호젓한 강가에 가지도 아름다운 큰 나무 멋진 그 아래 서 있는  한 사람 아우러져 그대로 한 폭의 그림..

강가에는 큰 왕 버들이 물길 따라 그 가지 절로 흥에 겹다.

재빛 하늘은 그대로 갠버스, 멋지게 굽고 꺾인 가지의 절지는 신의 한 수?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었는가 보다 날아드는 저 새는 누가 그려 넣었을까!

아름다운 풍경 배경삼아 추억을 담는 이들  후드득 내리는 빗줄기도 말릴 수 없어라~~,

먼 훗날 기억조차 없을 옛 시절 한강에 떠 다니던 돛단배, 지금의 아이들 그 유유한 정서를 모르리

그 옛날 강가에 흔하디 흔히 보던 그 돛단배, 그 시절 그리움을 안고 그대로 조형물이 되었네.

물의 정원에 물의 요정이 살듯이 물에서 태어난 이 몸에 물이 살고 있네.

봄,여름,가을, 겨울 사시사철 풍경 담긴 액자, 한 날 한시각도 같은 그림이 아니어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자연의 액자.

우리는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올동말동한 인생을 한결같이 걷고 달리네. 다시는 올 수 없을 길이건만 거침없이 달려가네.

산과 강과 나무가 잘 어울려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연의 한 모습일 뿐이지...

물은 너그럽고 아늑한 엄마의 품만 같네. 세상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물이여, 여인이여, 참으로 숭고하고 위대한 생명의 신비여..

때로는 인위적인 시설물도 사람도 자연에 흡수되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네.

재빛 하늘에 낮게 떠다니는 먹장구름이 비를 몰고 있다. 우산도 없는 난 그 빗방울을 기꺼리 받으리 방울방울 리듬을 타리라.

걸음걸음 옮기는 곳마다 산과 물이 또 다른 모습으로 나를 따르네. 외롭거나 심심할 틈새 없으니 어찌 혼자라고 할 수 있는가!

강물 따라 길도 굽이굽이 참 예쁘구나! 그 음률도 고울 천사의 하프로 멋지게 다리로 놓았구나! 그 옆 쉼터에 검은 차림의 여인 보기에도 아름답다.


저만치 쉼터에 고혹적인 모습의 여인 줌으로 당겨 보네. 잠시 동쪽을 향해서서 먼곳을 바라본다. 무슨 생각에 젖었는가!

그것이 왜 궁금한데? 아니 내 젊은 날의 肖像을 보는 것만 같아서.. 


돌아서 서쪽으로 걷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걸음도 아름다운 여인이여!


다시 동쪽으로 걷고 있네. 우아한 그 모습 내 시선을 구속하네. 

다시 서쪽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가끔 사진을 담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네. 고목의 심장이건만 그래도 남풍이어서 심장이 너울 치네.

예전에는 왕버들을 몰랐네. 언젠가 주산지에 갔을 때 못을 둘러싼 나무를 보고 들어서 이 나무가 왕버들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지 그런데 가까운 이곳에서도 이렇게 볼 수 있다니 아이 마냥 신기하다.

강가 물의 정원 길가 넓은 밭에는 여러 가지 풀꽃들을 파종해 놓았다. 6월쯤이면 예쁜 꽃들의 향기에 취하고 아름다움에 또 취하리라. 

강물과 거의 수평을 이룬 강가에 왕버들 우뚝 솟아 멋스럽고 파종한 꽃밭은 생명을 키울 비를 기다리는 오후의 정경..

왕버들 가지마다 노랑 꽃망울을 활짝 열고 있다. 이곳의 벌과 나비는 참 무심도 하다.

검은 구름 바람타고 오락가락 비를 내릴 때, 갈대들이 하늘하늘 손짓으로 나를 부르네. 

고단한 발길 쉬어가라고 사각사각 노래부르며 내 마음을 흔드네.

갈대 우거진 냇가에 어느 님이 놓으셨나 나무다리, 고마움도 잠시 하늘을 덮은 검은 구름 금새 나를 덮칠 것만 같다.

쏟아질 것만 같던 비 후드득 거리며 지나가네.  























쓰러진 나무 줄기 그위에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엮어 솜씨도 좋게 배(船)한 척을 만들어 놓았다.  

두물머리라고 하는 이곳은 강원도 태백시대덕산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어서 '두물머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을 두루 거치고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흘러온 두 물길이 만나는 이곳은 한강 팔경 중 제1경으로 선조들이 사랑한 아름다운 강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두물머리에 예로부터 돌이 많아 돌더미라 불렸는데 두 물이 합쳐지면서 수려한 경치를 자아내며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절경입니다. 또한 강변 주변에 갈대와 연꽃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자연생태가 있는 곳입니다. 

















2017년 4월1일(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