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론성지/舟論聖地』
그냥 무작정 찾아간 배론성지,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에 소재하는 한국가톨릭교의 성지이다. 배론舟論이란 지명은 이곳 지형이 '배 밑바닥처럼 생겼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아기예수님을 안고 계신 자애로운 성모상의 얼굴이 그리 평화로울 수가 없다. 바라보는 마음마저 평온한 안정감을 느낀다. 나 이런 평화로움 얻어 느끼라고 발길은 이끌었는가보다.
살포시 감은 눈, 머리를 지그시 옆으로 부드럽게 눕힌 자세로 내 비친 사랑, 얼굴의 은은한 기품과 자애로움에 세상 모든 惡 좋은 양분으로 순화되어 온 세상 아름답게 꽃 피우리
울긋불긋 꽃과 같이 곱게 물든 옷으로 차려 입은 나무 숲 쉼터에 오밀조밀 모여 앉아 즐거움을 나누는 아이들의 동심도 마냥 고운 빛으로 물들어간다.
나 지금 호사스런 여유로움으로 나무들의 축제를 바라보네. 내 어린 시절, 저 어린이들 같은 화사하고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을까! 생각하니 바로 눈물이 앞선다. 지금 생각하니 왜 그리 힘들고 고달팠을까! 하지만 돌이켜 보니 다시 반복되는 시련의 생활이라도 더없이 그립고 뒤돌아 달려가고만 싶네.
도대체 몇 가지의 색깔일까. 아름다운 빛깔의 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리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꽃은 예쁘고 아름답지, 단풍은 화려하고 정열이 넘치네. 꽃은 최상의 치례로 종족을 잇고,
단풍은 넘치는 열정의 극치로 씨알의 좋은 양분되니 꽃의 아름다움도 단풍의 열정도 모두가 종족보전의 치열함이었네.
붉게 물이 든 나무 사이로 호젓한 이 오솔길, 언젠가 미모의 여인이 스쳐간 그 꿈길은 아니었는지..
아기애수님을 안고 계신 성모님, 그 아래 드넓은 곳은 고운 잔디가 황금빛 찬란하게 물이 들고 주변의 나무들 온갖 고운 빛깔로 세상을 꾸몄나니 어찌 천상이 따로 있을까 보는 이 아늑한 평화를 얻겠네.
온 산에 알록달록 물감을 칠한 듯이 그대로 화려강산...
<최양업 도마 神父 기념성당>
최양업 신부를 기념하여 세운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은 넓은 잔디광장을 앞에 두고 있다.
꽃 대궐인양 활엽수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화려하기 그지없건만,
파란하늘 따라 마냥 시리기만 한 마음.. 갈길 몰라 헤매는 발길..
울긋불긋 참으로 곱다,
당단풍 노랑단풍 빨강 물든 단풍,
누군가 크레파스로 그려놓은 그림처럼,
고왔던 어린 시절이 꿈결처럼 펼쳐져 있네.
바람이 살랑살랑 꽃비를 내려 하얀 길에 고운 빛으로 繡를 놓았습니다.
이 마음도 누군가의 가슴속에 이리 고운 빛깔로 수를 놓아주고 싶습니다.
노랑에 연둣빛에 눈이 마냥 즐겁구나! 행복한 마음 몽실몽실 연기처럼 솟아난다.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동요 속 꽃동네보다도 석양빛 노을처럼 아름답지 않은가,
영혼이 머물다간 육신의 안식처입니다.
한국천주교회 초기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이곳에 숨어들어와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왔다. 이곳은 초기 한국천주교의 역사와 관련하여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첫째, 황사영(黃嗣永) 백서(帛書)사 쓰여진 토굴이 있는 곳이다. 1801년 2월 황사영(알렉시오)은 박해를 피해 이곳에 와서 토굴에 은신하고 있었다. 그는 토굴 속에서 순교자들의 죽음을 세계에 전하고, 박해로 무너지 천주교회의 재건과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하여 간곡한 글을 비단에 써서(帛書, 13,384字)북경에 있는 구베아(Gouvea)주교에게 보내고자 하였다. 그러나 중국에 보내지기 전에 백서는 압수되고 그 또한 체포되어그 해 11월 서울 서대문 밖에서 순교하였다. 백서는 현재 교황청 선교민속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둘째, 우리나라의 천주교 성직자 양성을 위한 첫 신학교인 '성 요셉 신학교'가 있었던 곳이다. 1855년 초 聖人 張周基(요셉)의 집에 설립된 성 요셉 신학교에서는 프랑스인 푸르티에(Pourthie), 프티니콜라(Petitnicolas)신부의 지도 아래 김 사도요한, 권 요한, 유 안드레아, 등 10여명의 신학생들이 교육을 받았다. 라틴어, 철학, 신학, 등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서양학문을 배운 신학생들이 사제양성의 열매를 맺을 무렵인 1866년(丙寅年)초에 박해가 일어났다. 그 결과 두 신부와 장주기가 각각 서울 새남터와 보령 갈매못에서 순교하였고, 신학교는 문을 닫게 되었다.
셋째,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崔良業 토마스)신부의 묘가 있는 곳이다. 그는 1836년 12월 중국 ㅏ카오에 유학하여 신학을 공부하였고, 1849년 4월 중국 상해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그는 12년동안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영혼을 구하려는 불같은 열정, 그리고 훌륭한 판단력 등으로 교회를 위하여 일하다가 과로로 1861년 6월 문경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해 11월 성요셉 신학교 뒷산 언덕에 묻혀 사제의 길을 걸으려는 후학들의 등불이 되었다. 이와 같이 배론성지는 종교적인 면에서 교회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역사의 땅이요 교육의 땅이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배론성지 현지 설명문에서, >
빛깔의 아름다운 조합을 이뤄낸 가을의 솜씨, 호젓하지만 호젓하지 않네. 그 빛깔 너무나 호사스러워...
드넓어 허허로울 곳에 스스로 꾸민 자연의 빨강, 노랑, 연록, 보라, 초록이여!
고운 빛깔의 제전이여, 하나 같이 모두 운치하구나!
이 허허로운 공간을 희망의 빛으로 메워가고 있구나!
나도 너희처럼 누군가의 기쁨이고 싶구나! 무언가에 아름답고 싶구나!
자연을 제도하시는 이여
눈에 즐거움을 주시고, 가슴에 기쁨을 주시고, 마음에 평화를 주시는 이여,
아름다운 빛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하옵니다.
2015년 10월19일 <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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