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울타리 밖 뻥 똟린 하늘 속 仙界에서
백옥같이 맑디맑은 옥수를
비단 풀어놓듯 흘려보내고 있구나.
정경이 이럴 진 데 누구인들 신선 아니 되리
《황장금표/黃腸禁標》강원도 기념물 제30호.
원주시 소초면 학곡리의 이 황장금표는 궁궐을 지을 때 또는 중수할 때 사용하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조선시대 국가정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일반 백성들이 벌목 또는 훼손하는 것을 금지한 표시를 말하며 이 禁標는 대개 돌에 새겨 표시하게 되는데 이로써 표석이 위치한 일대가 황장목 보호구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질 좋은 목재의 확보를 위해 황장목 관리에 특별히 관심을 썼는데 각 왕릉이나 관청의 인근 또한 그 주변의 산야에 황장목을 심어 육성 보호하였습니다. 민간이나 절에서도 건물을 짓거나 중수를 대비하여 황장목을 동구나 산사주변에 황장목을 심어 육성하였던 것입니다. 치악산에는 질이 우수한 소나무가 많았을 뿐 아니라 강원감영이 가까워 관리에 유리하고 뗏목을 만들어 섬강과 남한강을 거쳐 서울로 운송하기도 편리하여 조선 초기에는 전국 60개소 황장목 封山 가운데서도 이름난 곳의 하나였습니다. 이 표석은 조선시대 설치된 것으로 이 곳으로부터 100여 m 떨어진 도로 아래쪽에 또 하나의 황장금표석이 남아 있습니다.
황장금표를 지나 100여 m 정도의 호젓한 산책길을 거슬러 가니 龜龍橋가 나오는데 구룡교 앞뒤 좌우에는 용의 형상을 다리 중간 양 난간 밑 교각에는 거북의 형상이 설치되어 있어 龜龍寺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 일주문의 이름은 원통문/圓通門입니다. 세속과 절의 경계를 나타내는 의미가 있으며 좌우에 각각 하나의 기둥이 있어 一柱門이라고 합니다. 이 일주문의 기둥은 화강암으로 만든 기둥으로 용무늬가 화강암 석주를 감아 조이고 있습니다. 또한 기둥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歷千劫而不古 恒萬歲以長今" 천겁이 지나도 낡지 말고 만년동안 항상 오늘 같이 길이 남으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옛 연못에 9마리의 용이 살던 곳에 지었다는 구룡사, 이 처럼 도처마다 용문으로 쫓겨난 용을 달래고 있습니다.
아, 좋구나! 산사로 들어서는 이 오솔길, 미움도 번뇌도 사랑마져도 어느 사이 오간 곳 없이 고요로움에 젖어든 무아지경, 어찌 자연이 주는 보시 아닐까...!
《黃腸木》
나무의 중심부분이 황색을 띠며 나무질이 단단하여 건축자재로 좋은 소나무입니다.
《원주 구룡사 / 原州龜龍寺》
구룡사는 치악산 능선 밑의 급경사지에 동향의 배치로 자리한 조선 중기 이후 건립된 사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찰입니다. 일주문을 지나1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사천왕문을 통과하여 보광루 아랫부분의 가운데에 트여 있는 칸을 통로로 삼아 대웅전 앞마당으로 들어서는 누하진입(樓下進入)방식으로 이러한 방식은 경사진 지형에 조성된 사찰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천왕문 / 四天王門》
사천왕문 정면 안쪽으로 보합루로 오르는 계단이 보입니다. 사천왕문은
세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수미산(須彌山) 정상의 중앙부에 있는 제석천(帝釋天)을 섬기는 사대천왕(四大天王)·호세사천왕(護世四天王)의 형상을 목각이나 그림으로 묘사하여 안치한 곳입니다. 사대천왕은 욕계육천(欲界六天)의 최하위를 차지하며, 불법(佛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들을 수호하는 호법신으로서 동쪽의 지국천왕(持國天王), 남쪽의 증장천왕(增長天王), 서쪽의 광목천왕(廣目天王), 북쪽의 다문천왕(多聞天王:毘沙門天王)을 말합니다. 그 부하로는 견수(堅手)·지만(持) ·항교(恒)가 있는데, 이들은 수미산의 아래쪽에 있습니다. 또한 사천왕은 이들 외에도 수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지쌍산(持雙山) 등 일곱 겹의 산맥과 태양·달 등도 지배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천왕문내에는 검(劍)을 든 동방 지국천(持國天) ,비파(琵琶)를 든 북방 다문천(多聞天), 탑을 든 서방 광목천(廣目天), 용(龍)을 쥐고 있는 남방 증장천(增長天)이 무서운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절에 이러한 천왕상을 봉안한 천왕문을 건립하는 까닭은 절을 외호한다는 뜻도 있지만, 출입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수호신들에 의해서 도량 내의 모든 악귀가 물러난 청정도량이라는 신성한 곳임을 깨닭게 하는 의도의 뜻도 있습니다. 또한, 수행과정상의 상징적인 의미에서 볼 때는 일심(一心)의 일주문을 거쳐 이제 수미산 중턱의 청정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천왕문의 내부의 일부 모습입니다. 내부에는 좌우로 사천왕 형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치악산 으뜸 봉우리인 비로봉에서 학곡리 쪽으로 약 6km 떨어져 있는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는데 전설에 의하면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에 아홉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상은 연못자리가 좋아 그곳에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하여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었고 아홉마리 용이 살았다 하여 九龍寺라 이름 하였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들어 사찰이 퇴락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한 노인이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진 것이라 하여 혈을 끊었는데 이후 절이 더욱 쇠약해져 갔습니다. 절이 더이상 운영되기 어려워 폐사가 되려할 때에 이번에는 한 도승이 나타나 절이 더욱 쇄락해진 것은 혊맥을 끊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절 이름을 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보광루 외면 / 普光樓 外面>
추녀에 달린 풍경風磬소리가 너무 맑고 고와서...
《범종각/梵鐘閣》
범종각 안에는 불전사물佛典四物인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이 놓이거나 걸려 있습니다.
이 불구들은 불교의식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범음구로, 부처님의 말씀에 비유하여 경배의 대상으로 삼으며 소리를 듣는 순간 삼계중생이 번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 신앙적 의미와, 시간 또는 특별한 사건이 있음을 알리는 실용적 의미가 담겼있습니다.
불교의식은 중생들을 착한 길로 인도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해탈의 길로 승화시켜 주는 데, 이런 의식에는 장엄한 절차가 따르며 뭇 중생들의 심금을 울리는 신묘한 운율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범종梵鐘은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치며 그 소리는 우주의 모든 중생의 영혼을 제도할 뿐만 아니라 지옥에 빠진 중생들까지도 구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 북소리는 모든 축생들을, 목어소리는 물 속 생물을, 운판소리는 날짐승을 제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법고法鼓는 조석예불에 사용되는 북을 말하며, 축생(畜生)을 비롯한 땅 위에 사는 모든 중생들에게 불법(佛法)을 널리 전하여 번뇌를 물리치고 해탈에 이르게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목어木魚는 나무로 만든 물고기 형상으로 복부를 파내고, 막대를 파낸 안 양쪽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것으로서 물 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운판雲版은 구름모양으로 만들어진 철판 또는 청동판으로,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천도(遷度)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사천왕문을 통과하여 계단을 올라가서 보광루 2층 아래 누각 1층 안에서 바라본 대웅전모습입니다. 보광루 앞마당이 좁아 보광루 누각 안에서 겨우 대웅전의 정면을 사진기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구룡사 대웅전 앞뜰입니다. 산사는 언제나처럼 고즈넉이 내 심사를 포근히 감싸기며 어느새 졸음 한 입 가득 물려 줍니다.
나비의 날개처럼 사뿐 날아오를 듯한 팔작지붕 저만치 담장 안에 잠겨 있고, 무겁도록 침재된 맞배지붕은 관음전을 짓누르고 앉아 있네.
《보광루/普光樓》
보광루는 구룡사 가람배치에서 不二門의 성격을 가진 건물로 공간의 위계位階를 구분함과 동시에 누각 아래를 통한 진입으로 이어옮김공간(轉移空間)역할을 합니다. 정면5칸, 측면 2칸의 익공집으로 홑처마 맞배지붕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자연석 기단 위에 자연석으로 초석을 놓고 그 위에 배흘림의 든실한 원형기둥을 세워 아래층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출입통로로 사용하는 가운데 한 칸을 제외한 나머지 양 옆칸은 판벽으로 막아 창고 공간으로 쓰고있는데 창고 안으로도 기둥을 세웠으며 각 칸마다 두 줄씩 가로세로로 보를 놓았습니다.
누각(樓閣)층은 대웅전 앞의 마당공간을 향해 벽체가 없이 트였으나 나머지 3면은 판벽으로 처리 되었고 정면의 각 칸 사이에는 두 짝의 판문을 두었습니다. 기둥은 1층보다 빈약하고 배흫림 없는 원형의 기둥을 사용하였고 이익공 형식으로 연꽃과 연꽃 봉우리를 장식하였으며 기둥머리에는 봉황머리를 장식하였으며 누마루는 우물마루요 천장은 우물반자입니다.
(대웅전과 보광루 사이에 탑이 있고 보광루 옆에 범종각 )
《茶亭》
방문객이나 불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차를 따라 마실 수 있는 관리인이나 차값 없는 無人無價의 호젓한 공간입니다.
정갈하고 따뜻한 배품 있는 곳에 감동의 보시는 반드시 따르는 법이지요.
《사천왕문과 보광루》
사천왕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보광루 아래로 들어서면 대웅전 앞 마당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육각형의 정자에 건물을 이어 붙혀 지은 건물로 녹차와 기념품을 팔고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던 물이 좁고 작은 폭포에서 미끄럼을 타며 하얗게 질리도록 웃다가 이내 짙푸른 沼의 깊이 모를 엄숙함에 기가 질려 어느 새 맑은 물되어 잔잔한 파문으로 미소 흘리는 수도자가 됩니다.
춘삼월 산속에서 이리 맑은 물을 보니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아이들과 흥인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부르던 동요가 어느 새 입가에 맴돌고 눈은 하얀 포말을 일구며 흐르는 시내물을 자꾸자꾸만 따라 가잡니다.
'산 높고 물 맑은 우리 마을에 움 트고 꽃는 봄이 왔어요. 한 겨울 땅속에 잠자던 개구리 바스스 잠 깨여 뛰어납니다.
앞 내와 뒷뜰에 얼음 풀리고 먼 산에 쌓인 눈 녹아 내리니 넓은 들 잔디는 속- 잎이 나고 실버들 가지가 파랗습니다.'
구유통처럼 생긴 沼에 옥빛 맑은 물이 하얗게 자지러지며 곤두박질을 합니다.
소나무 울타리 밖 뻥 뚫린 하늘 속 仙山에서
백옥같이 맑고 맑은 옥수를 비단 풀어놓듯 흘려보내고 있구나.
정경이 이럴진데 누구인들 어찌 신선 아니 될까!
잘 생긴 소나무 길에 나무로 설치한 보도, 맑은 여울의 개울물소리, 소슬바람에 한껏 날아오르는 마음, 산다는 것의 행복입니다.
국립공원탐방지원센타의 지붕에 잡초가 무성합니다. 과연 국립공원다운 향기로움이 풍깁니다.
용과 거북이 조형되어 있는 구룡교는 구룡이 살던 절터와 인근에 있던 거북바위 전설에 의한 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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