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剛途中 금강도중 금강산 가는 길에
姜栢年 강백년 1603~1681
百里無人響 백리무인향 백리에 사람 소리 들리지 않고
山深但鳥啼 산심단조제 산 깊어 들리느니 새 울음 소리
逢僧問前路 봉승문전로 중 만나 앞 길을 물어 보고는
僧去路還迷 승거로환미 중 가자 다시금 길을 잃었소
峽行雜絶 협행잡절 산골짝을 지나며
姜진 강진 1807~1858
山翁夜推戶 산옹야추호 산에 사는 노인이 지게문을 열고
四望立一回 사망립일회 사방 한번 둘러보고 서서 하는 말
生憎啄木鳥 생증탁목조 얄미운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에
錯認縣人來 착인현인래 마실온 마을 사람인줄 잘못 알았네
聽秋蟬 청추선 가을 매미 소리
姜靜一堂 강정일당 1772~1832
萬木迎秋氣 만목영추기 어느덧 나무마다 가을빛인데
蟬聲亂夕陽 선성난석양 석양에 어지러운 매미 소리들
沈吟感物性 침음감물성 제철이 다하는 게 슬퍼서인가
林下獨彷徨 임하독방황 쓸쓸한 숲 속을 혼자 걸었네
觀物吟 관물음 사물을 바라보며
高尙顔 고상안 1553~1623
牛無上齒虎無角 우무상치호무각 소는 윗니가 없고, 범은 뿔이 없으니
天道均齊付與宜 천도균제부여의 하늘 이치 공평하여 저마다 알맞구나
因觀宦路升沈事 인관환로승침사 이것으로 벼슬길에 오르고 내림을 살펴보니
陟未皆歡黜未悲 척미개환출미비 승진했다 기뻐할 것 없고, ?겨났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臨終偈 임종게
孤閑熙彦(朝鮮) 고한희언 1561~1647
空來世上 공래세상 공연히 이 세상에 와서
特作地獄滓矣 특작지옥재의 지옥의 찌꺼기만 만들고 가네
命布骸林麓 명포해림녹 내 뼈와 살을 숲속 산기슭에 버려
以飼鳥獸 이사조수 새와 짐승들의 먹이가 되게 하라
田家夜春 전가야춘 농가의 봄밤
高啓 고계
新婦용糧獨睡遲 신부용량독수지 신부가 방아 찧다가 혼자 늦게 잠들고
夜寒茅屋雨來時 야한모옥우래시 차가운 밤, 초가에 비가 내리고 있다
燈前每囑兒休哭 등전매촉아휴곡 등불 앞에는 우는 아이 달래라 매번 부탁하나니
明日行人要早炊 명일행인요조취 내일 떠날 사람있어 일찍 밥지어야 한다네
山亭夏日 산정하일 여름날 산속 정자에서
高騈(唐) 고병 1350~1413
綠樹濃陰夏日長 록수농음하일장 푸른 나무,그늘은 짙고 여름 해는 길고
樓臺倒影入池塘 누대지영입지당 연못속에 거꾸로 비친 樓臺 그림자 보이네
水晶簾動微風起 수창염동미풍기 수정발 들리니, 실바람 불어오고
一架薔薇滿院香 일가장미만원향 시렁 가득, 장미꽃 향기 집안에 가득하네
山莊夜雨 산장야우 산장의 밤비
高兆基 고조기 ? ~ 1157
昨夜松堂雨 작야송당우 어젯밤 송당에 비가 왔는지
溪聲一枕西 계성일침서 베갯머리 서편에선 시냇물 소리
平明看庭樹 평명간정수 새벽녘 뜨락의 나무를 보니
宿鳥未離棲 숙조미리서 자던 새는 둥지를 아직 떠나지 않았네
村居 촌거 시골에서
高鼎 고정
草長鶯飛二月天 초장앵비이월천 풀이 돋고 꾀꼬리 나는 二月의 하늘
拂堤楊柳醉春煙 불제양류취춘연 둑 위의 버드나무 봄 안개에 취한 듯 흔들거리고
兒童散學歸來早 아동산학귀래조 어린아이들은 공부가 끝난 후 일찍 돌아와
忙진東風放紙鳶 망진동풍방지연 동풍을 좇으며 종이 연을 날리네
☞ ?= 좇을 진, 밟을 전.
聽角思歸 청각사귀 피리소리에 고향생각
顧況 고황 727~816
故園黃葉滿靑苔 고원황엽만청태 고원에 낙엽 푸른 이끼 덮는다
夢後城頭曉角哀 몽후성두효각애 꿈 깨니 성 가에 새벽 깨우는 소리 서럽고
此夜斷腸人不見 차야단장인불견 이 밤 애끊는 이도 보이지 않으니
起行殘月影徘徊 기행잔월영배회 기우는 달 아래 홀로 서성거린다
偈頌詩 게송시
恭都寺 공도사
點盡山窓一盞油 점진산창일잔유 온 산의 창아래 등잔불을 밝히니
地爐無火冷湫湫 지노무화냉추추 화로에도 불이 없어 썰렁하구나
話頭留向明朝擧 화두류향명조거 화두는 놔 두었다 다음 날 묻기로 하고
道者鼓鐘又上樓 도자고종우상루 도인은 종을 치러 다시 樓에 오르네
禾熟 화숙 벼가 익을 무렵
孔平仲(宋) 공평중
百里西風禾黍香 백리서풍화서향 백 리 들판에 서녘바람 선뜻 불고 벼 기장 향그럽게 익었는데
鳴泉落竇穀登場 명천락보곡등장 샘물 졸졸 바위 위를 흐르고 탈곡장에 곡식 들어온다
老牛粗了耕耘債 노우조료경운채 늙은 소는 이것으로 논밭갈이 채무를 얼추 갚았는가
齧草坡頭臥夕陽 설초파두와석양 꼴 씹으며 석양빛 언덕 위에 가로 누웠네
待山月 대산월 산위에 뜨는 달 기다리며
皎然(唐) 교연
夜夜憶故人 야야억고인 밤마다 밤마다 벗님 그리워
長敎山月待 장교산월대 산 위에 뜬 달 본체만체 하였더라네
今宵故人至 금소고인지 오늘 밤 그 벗님 오셨는데
山月知何在 산월지하재 산 위에 뜨던 그 달 어딜 갔는지
尋西山隱者不遇 심서산은자부우 서산의 은자를 만나지 못하고
邱爲 구위
絶頂一茅茨 절정일모자 가장 높은 곳에 띳집 하나
直上三十里 직상삼십리 곧바로 삼십 리나 올라갔다오
구關無동부 구관무동부 문을 두드려도 나와 맞는 아이 하나 없고
窺室惟案궤 규실유안궤 방안을 들여다보니 책상 하나뿐이네
若非巾柴車 야비건시거 허술한 수레 타고 가지 않았다면
應是釣秋水 응시조추수 틀림없이 가을 물가에 낚시 갔을 것이네
差池不相見 차지부상견 길 어긋나 만나지 못하고
민勉空仰止 민면공앙지 머뭇거리며 공연히 생각만하네
草色新雨中 초색신우중 내리는 비속의 풀빛 푸르고
松聲晩창裏 송성만창리 저녁 녘 창문에서 들리는 솔바람 소리
及자契幽絶 급자계유절 지금의 그윽한 경치 마음에 들어
自足蕩心耳 자족탕심이 흡족히 내 마음과 귀를 씻어주네
雖無賓主意 수무빈주의 비록 손님과 주인의 생각 몰라도
頗得淸淨理 파득청정리 다소간 맑고 깨끗한 이치 얻었네
興盡方下山 흥진방하산 기분 다하면 산 내려가리니
何必待之子 하필대지자 어찌 반드시 그대 오기를 기다릴까
題畵 제화 그림에 부처
歸莊(淸) 귀장
巖穴幽樓盡隱淪 암혈유루진은륜 동굴에 숨어사는 사람 모두 明나라의 遺民隱士들
抱琴扶杖往來頻 포금부장왕래빈 거문고 안고 단장 짚고 자주들 오고 가네
山家長日無餘事 산가장일무여사 산중 긴 하루 하는 일 따로 없고
一局閑消洞裏春 일국한소동리춘 바둑 한판에 봄날이 가네
屋繞靑山竹遍栽 옥요청산죽편재 푸른 산 집을 에워싸고 뜰에는 온통 대나무
棋枰茗碗酒甁開 기평명완주병개 바둑 두며 茶 마시고 술병을 따네
此中勝景非天地 차중승경비천지 이러한 경치 속세가 아닐지니
邦得閑人入畵來 방득한인입화래 어찌 아무나 그림 속에 들어오게 할 것이랴
七夕偶書 칠석우서
權擘 권벽 1520~1593
浮世紛紛樂與悲 부세분분락여비 기쁨과 슬픔으로 뜬 세상 어지럽고
人生聚散動相隨 인생취산동상수 만나고 흩어짐은 인생길을 따르누나
莫言天上渾無事 막언천상혼무사 천상에는 아무런 일 없다고 하지 말라
會合俄時又別離 회합아시우별리 만남은 잠깐일뿐 다시 헤어지느니
秋日 추일 가을
權遇 권우 1363~1419
竹分翠影侵書榻 죽분취영침서탑 푸른 그림자 나눠 책상 맡에 스며들고
菊送淸香滿客衣 국송청향만객의 국화는 맑은 향기 보내 나그네 옷 가득해라
落葉亦能生氣勢 낙엽역능생기세 지는 잎도 또한 능히 기세를 일으켜서
一庭風雨自飛飛 일정풍우자비비 뜰 가득 비 바람에 절로 날려 가누나
自詠 자영 내 모습
權好文 권호문 1532~ 1587
偏性獨高尙 편성독고상 모난 성격 홀로 고상함을 지켜
卜居空谷中 복거공곡중 텅 빈 골짜기에 집 짓고 살지
전林鳥求友 전림조구우 숲속엔 벗 찾는 새소리 맑고
落체花辭叢 락체화사총 섬돌엔 나풀나풀 어여쁜 꽃잎들
簾捲野經雨 렴권야경우 주렴 드니 들에는 지나가는 빗줄기
襟開溪滿風 금개계만풍 냇가 가득 부는 바람 옷깃 열어주네
淸吟無一事 청음무일사 일없이 청아한 한 수 시를 읊으니
句句是閑功 구구시한공 구절구절 참 이렇게 한가로울 수가
顧人行 고인행 일꾼들의 걸음
權? 권헌 1713~1770
西江雇人健於牛 서강고인건어우 서강나루 일꾼들은 소보다 건장하여
兩肩뢰如土阜 양견뢰위여토부 두어깨 불끈 솟아 흙더미 같다
每從販船巧射利 매종판선교사리 장사배에서 이익을 교묘히 노려
巨商捐錢聽奔走 거상연전청분주 거상이 돈을 주면 마을은 분주해진다
淸晨比肩集江門 청신비견집강문 이른 새벽 나란히 강어귀로 나가 모여
較量轉輸立良久 교량전수입량구 하역량을 헤아리며 한참을 서 있다가
卓午南風不欺潮 탁오남풍불기조 정오에 남풍 불어 밀물이 틀림없으면
邂逅책艦私傳受 해후책함사전수 큰 배 만나서 사사롭게 주고 받는다
終日負米得脅直 종일부미득협치 종일토록 볏짐 져서 품삯 받으니
筋力攻食恐在後 근력공식공재후 근력으로 밥벌이, 행여 뒤질세라
長身루行仰脅息 장신루행앙협식 큰 키를 구부려 가다가 고개들어 숨 몰아쉬고
大索擔頭常在手 대색담두상재수 동아줄과 등태를 손에 꼭 쥐고 있다
行年六十不息肩 행년육십불식견 나이 육십에도 어깨를 쉬지못해
背坼皮皺生塵垢 배탁피추생진구 등은 갈라지고 살결은 쭈글쭈글 꾀죄죄
終身勤苦得自給 종신근고득자급 한평생 힘들게 노력하여 제 밥 벌면서
但恐任重老無有 단공재중로무유 다만, 늙어 일감 없을까만 염려하니
鮮羹白飯無饑歲 선갱백반무기세 흉년이 없어 생선찌개 쌀밥에
男子供薪女추酒 남자공신여추주 사내는 나무하고 아낙은 술 거른다
道旁流갈何爲者 도방류갈하위자 길거리 비렁뱅이는 무얼 하는가
但能乞飯指其口 단능걸반지기구 입구멍 때문에 구걸이 고작이라니
懷妻 회처 아내 생각
奇遵(朝鮮) 기준 1492-1521
膝下孩兒新學語 슬하해아신학어 슬하의 어린아이는 말을 갓 배웠겠고
조門老婢舊懸瓢 조문노비구현표 부엌문앞 늙은 종, 양식 없다하겠지
林園廖落生秋草 림원료락생추초 숲속 밭은 쓸쓸히 가을 풀 돋았겠고
想見容華日日凋 상견용화일일조 날로 여위는 그대 이쁜 얼굴 보일듯, 생각하네
始遊京城 시유경성 서울에 와서
金錦園 김금원 1817~1851
春雨春風未暫開 춘우춘풍미잠개 봄바람은 봄비 섞어 불어오는데
居然春事水聲間 거연춘사수성간 어느덧 좋은 봄철 오고 가누나
擧目何論非我土 거목하논비아토 내 고향이 아니라고 탓할 것 없고
萍遊到處是鄕關 평유도처시향관 부평초처럼 어디나 살면 고향 이라네
雙燕 쌍연 한쌍의 제비
金履萬 김리만 1683~1758
雙燕銜蟲自忍飢 쌍연함충자인기 제비 한쌍 벌레 물고 배고픔 참으며
往來辛苦哺其兒 왕래신고포기아 힘들게 왔다갔다 제 새끼들 먹이누나
看成羽翼高飛去 간성우익고비거 날개깃 돋아나서 높이 날아 가버리면
未必能知父母慈 미필능지부모자 부모의 자애로움 능히 알지 못하겠지
苔磯釣魚 태기조어 이끼 낀 물가에서 낚시 드리우고
김류 1571~1648
日日沿江釣 일일연강조 날마다 강가에서 고기 낚는데
呑釣盡小鮮 탄조진소선 낚시 무는 놈은 모두 잔챙이
誰知滄海水 수지창해수 누가 알까, 저 푸른 바닷물 속에
魚有大於船 어유대어선 배보다 더 큰 고기 있음을
雪夜獨坐 설야독좌 눈 오는 밤 홀로 앉아
金壽恒 김수항 1629~1689
破屋凉風入 파옥량풍입 허름한 집에 서늘한 바람오고
空庭白雪堆 공정백설퇴 빈 뜰에는 흰 눈만 쌓이네
愁心與燈火 수심여등화 근심스런 내 마음 저 등불과
此夜共成灰 차야공성회 오늘 밤 함께 재가 되어가네
夏日 하일 여름 날
金三宜堂 김삼의당
日長窓外有薰風 일장창외유훈풍 창밖에 낮은 길고 향기로운 바람 이는데
安石榴花個個紅 안석류화개개홍 어찌하여 석류화는 하나하나 붉게 익는가
莫向門前投瓦石 막향문전투와석 문 앞으로 기와조각 돌조각을 던지지 말라
黃鳥只在綠陰中 황조지재녹음중 푸른 그늘 속에는 꾀꼬리가 있단다
茅齋 모재 초가집
金彦璣(惟一齋) 김언기 1520~1588
謨拙難成屋數間 모졸난성옥수간 내 계획이 졸렬하여 집 몇 칸 짓기도 어려워
開基春日涉冬寒 개기춘일섭동한 봄에 기초를 닦고 겨울을 지났네
重茅風散椽全露 중모풍산연전로 겹겹 띠풀 바람에 흩어져 서까래 드러나고
塼土氷疑壁未乾 전토빙의벽미건 벽돌벽은 얼어서 벽이 마르지 않는구나
月入虛畯明照榻 월입허첨명조탑 텅 빈 처마에 든 달은 탑상을 밝게 비추고
烟生疎戶翠連山 연생소호취연산 성근 집에서 피어난 연기는 산을 푸르게 이었네
蕭條雖甚吾猶樂 소조수심오유락 쓸쓸함이 심하지만 내 오히려 즐거우니
爲是身心兩得閒 위제신심양득한 이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 한가롭구나
登津寬寺 등진관사 진관사에 올라
金雲楚 김운초 1800~1857
山寺尋登凍凍街 산사심등동동가 언 길 지나 산사를 찾았네
雪花滿發坊坊佳 운화만발방방가 눈꽃 만발하여 곳곳이 아름다워라
寒風靜去丹靑壁 한풍정거단청벽 찬바람 단청 벽 고요히 지나고
暖日動輝銀白階 난일동휘은백계 따스한 햇살 은백의 섬돌 위 빛나네
梵語淸聲空隱隱 범어청성공은은 경 읽는 맑은 소리 하늘가 은은히 울리는데
松枝微舞鳥 송지미무조 솔가지 가는 떨림 새가 개개히 우는구나
死生境界分何處 사생경계분하처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인가
一色乾坤萬物諧 일색건곤만물해 한 빛의 하늘과 땅 만물이 화락하는 것을
龍宮閑居次金蘭溪得韻培 용궁한거차김난계득배운
(용궁촌에서 난계 김덕배의 시에 화답하여)
金元發 김원발
江활修鱗縱 강활수린종 강은 넓어 고기 떼 지어 왔다갔다
林深倦鳥歸 임심권조귀 숲은 깊어 지친 새들 날아오네
歸田是吾志 귀전시오지 시골로 돌아가는 것이 나의 뜻
非是早知機 비시조지기 세상 일 괴로운 줄 알고 있었소
送童子下山 송동자하산 下山하는 童子를 보내며
慈藏法師(新羅) 자장법사
空門寂寞汝思家 공문적막여사가 절 적막하여 네가 집생각을 하더니
禮別雲房下九華 예별운방하구화 구름낀 승방에 작별을 하고 九華山을 내려 가는구나
愛問竹欄騎竹馬 애문죽란기죽마 대나무 난간에서 죽마타기를 즐겨 묻더니
懶於金地聚金沙 나어금지취금사 절에서 금모래 모으기에 게으르고
添甁澗底休招月 첨병간저휴초월 달 보는 것도 그만두고,산골 시냇물에 병을 적시고
烹茗구中罷弄花 팽명구중파농화 꽃을 가지고 노는것도 그치고 사발에 茶를 끓이네
好去不須頻下淚 호거불수빈하루 잘 가거라, 자주 눈물 흘리지 말고,
老僧相伴有煙霞 노승상반유연하 노승은 고요한 산수의 경치와 벗 하리
感興 감흥 저녁에
金淨(朝鮮) 김정 1486~1520
落日臨荒野 낙일임황야 지는 해는 거친 들로 떨어지고
寒鴉下晩村 한아하만촌 갈가마귀 저무는 마을에 내리앉네
空林烟火冷 공림연화냉 빈 숲에 저녁 연기 썰렁하고
白屋掩荊門 백옥엄형문 초가집엔 사립문은 닫혀 있네
오솔길은
金正喜 김정희 1786~1856
藥徑通幽요 약경통유요 오솔길은 깊고 먼 곳으로 나 있고
積雲霧 라헌적운무 칡덩굴 처마에 안개구름 쌓이네
山人獨酌時 산인독작시 산사람 저 홀로 대작할 적에
復與飛花過 복흥비화과 꽃잎이 날아가다 술잔과 마주치네
요= 깊고 멀요.
八月初一日早發靈巖過月出山 팔월초일일조발영암과월출산
(8월 초하룻날 일찍 영암을 출발하여 월출산을 지나며)
金宗直(朝鮮) 김종식 1431~1492
呼燈욕食苦栖遑 호등욕식고서황 등불을 켜고 새벽밥을 먹은 뒤에 어정어정 거닐자니
月出山頭日出光 월출산두일출광 월출산 꼭대기에 해가 솟네
深深野雲收洞穴 심심야운수동혈 들판에 낀 짙은 구름은 골짜기로 빨려 들어가고
凌凌秋骨倚穹蒼 능능추골의궁창 낙엽진 산등성이에 날카로운 바위들은 푸른 하늘에 솟아있네
浮生强半聞名久 부생강반문명구 인생를 반쯤 지나오는 동안 이산의 이름을 들은 지가 오래 되었는데
絶頂難攀問俗忙 절정난반문속망 저 꼭대기를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세속일이 바쁘기 때문일세
彷彿伽倻眞足喜 방불가랑진족희 우리 고향 가야산과 비슷하여 참으로 기뻐서
無端馬上憶吾鄕 무단마상억오향 나도 몰래 말 위에서 고향 생각을 하네
三日浦丹書石 삼일포단서석 삼일포구 단서석에서
金孝印 김효인 ~1253
刻碑鐫碣古猶多 각비전갈고유다 비석과 돌기둥에 글 새기는 일,예전에도 많았지만
蘇食塵侵字轉訛 소식진침자전와 이끼끼고 먼지앉아 글자마저 틀려졌도다
爭似指頭千載血 쟁사지두천재혈 손가락 끝으로 천년 혈통 다투건만
一淪山石不銷磨 일륜산석부소마 한 번 山石이 되면 녹여 갈지 못하노라
漫興 만흥 가난이 주는 여유
김효일
樂在貧還好 락재빈환호 즐거움이 있으니, 가난해도 오히려 괜찮고
閒多病亦宜 한다병역의 한가로움이 많으니 병이 있어도 또한 괜찮아라
燒香春雨細 소향춘우세 향불을 사르다 보니, 내리던 봄비 가늘어지고
覓句曉鐘遲 멱구효종지 시구 찾다 보니 어느새, 들려오는 새벽 종소리
巷僻苔封逕 항벽태봉경 골목이 외져, 길은 이끼로 덮혔고
窓虛竹補籬 창허죽보리 창문이 없어 대나무로 울타리를 삼았네
笑他名利客 소타명리객 명예와 이익을 따르는 저 사람들 우스워라
終歲任驅馳 종세임구치 세월이 다하도록 바쁘게 달리기만 하네
幽居卽事 유거즉사 한가히 살며
金仲權 김중권
家貧營産少 가빈영산소 집이 가난하여 살림살이 적고
草色滿庭除 초색만정제 풀빛만 뜰에 가득하도다
妻病惟須藥 처병유수약 아내가 병들어 약이 필요하고
兒癡懶讀書 아치라독서 아이는 어리석어 글읽기에 게으도다
菊從晴後種 국종청후종 국화는 비갠 뒤에 옮겨심고
苽向晩來鋤 고향만래서 오이밭은 저녁때 쯤에 김을 맨다
漸覺幽居好 점각유거호 차츰 한가히 사는 맛을 알겠노니
門無長者車 문무장자차 집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은구나
山店 산점 산속 토기굽는 집
盧綸(唐) 노륜 748~800
登登山路何時盡 등등산로하시진 끝없이 이어지는 산 길, 언제나 끝 나려나
決決溪泉到處聞 결결계천도처문 괄괄대는 개울 샘물소리 도처에서 들리네
風動葉聲山犬吠 풍동엽성산견폐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에 개가 짖고
一家松火隔秋雲 일가송화격추운 어떤 집의 햇불이 가을구름 너머에 있네
道峯寺 도봉사
羅湜 나식 1498~1546
曲曲溪回復 곡곡계회복 굽이굽이 개울 돌아 또 개울
登登路屈盤 등등노굴반 오를수록 산길은 구불구불 굽어진다
黃昏方到寺 황혼방도사 황혼에야 절에 이르니
淸磬落雲端 청경낙운단 맑은 경쇠소리 구름 끝으로 사라진다
自遺 자유 속내
羅隱(唐) 나은
得卽高歌失卽休 득즉고가실즉휴 득의할 땐 노래하고 실의할 땐 쉬어가며
多愁多恨亦悠悠 다수다한역유유 근심 많고 한 많은 세상 그렁저렁 살아가세
今朝有酒今朝醉 금조유주금조취 오늘 술 생기면 오늘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 명일수래명일수 내일 근심일랑 내일로 미뤄두세
神光寺 신광사
南袞 남곤 1471~1527
庭前柏樹儼成行 정전백수엄성행 뜰 앞의 잣나무 의젓이 늘어서서
朝暮蕭森影轉廊 조모소림영전랑 하루 종일 우뚝한 그림자가 행랑을 도네
欲問西來祖師意 욕문서래조사의 서쪽에서 祖師가 온 뜻을 물으려 하니
北山靈?送凄凉 북산령 송처량 北崇山 신령한 바람 서늘한 기운을 보내오네
禪詩 선시
南岳스님 남악스님
祖師心上乾坤靜 조사심상건곤정 祖師의 마음 위엔 하늘과 땅이 고요하기만 하고
法界經中日月閑 법계경중일월한 法界의 길 위엔 해와 달이 한가롭구나
流水遠歸滄海岸 유수원귀창해안 흐르는 물은 멀리 푸른 바다 언덕으로 돌아가고
碧山微露白雲間 벽산미로백운간 푸른 산 흰 구름 사이로, 가는 이슬이 내리네
遊眸大地時移步 유모대지시이보 大地 위를 이리저리 바라보다 때때로 걸음을 걷기도 하고
擧首長空獨破顔 거수장공독파안 먼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나 홀로 크게 웃기도 하네
一切有爲如夢幻 일절유위여몽환 뭔가를 할려는 모든 것들이 다 꿈과 같은 환상
此生名利甚玩愚 차생명리심완우 이 生의 名利란 너무나 완고하고 어리석은 일 뿐이야
哭孫女 곡손녀 손녀를 땅에 묻고 울면서
南氏 남씨
七年八歲病 칠년팔세병 여덟 해에 일곱 해를 병 앓았으니
歸臥爾應安 귀와이응안 돌아가 눕는 것이 네겐 편안할테지
只憐今夜雪 지린금야설 다만 눈내리는 이밤이 슬프구나
離母不知寒 리모부지한 제어머 떠나고도 추운줄 모르니
送麴司直 송국사직 麴司直을 보내고
郎士元 낭사원
曙雪蒼蒼兼曙雲 서설창창겸서운 새벽 눈도 추워라 구름도 추워
朔風燕雁不堪聞 삭풍연안불감문 삭풍에 기러기 소리 마음 설랜다
貧交此別無他贈 빈교차별무타증 가난도 몸에 젖어 서러운 이별
惟有靑山遠送客 유유청산원송객 푸른 산이 객을 멀리 보내네
待月 대월 달을 기다리며
凌雲 능운(조선 후기의 기생)
郞云月出來 랑운월출래 달 뜨면 오시겠다 말해 놓고서
月出郞不來 월출랑불래 달 떠도 우리 임은 오시지 않네
想應君在處 상응군재처 아마도 우리 임 계시는 곳엔
山高月上遲 산고월상지 산이 높아 저 달도 늦게 뜨나 봐
寒江獨釣圖 한강독조도 추운 강에서 홀로 낚시하며
唐肅(元) 당숙
非爲投竿僞好奇 비위투간위호기 고기를 잡자는 게 아니고 호기심 때문인데
江寒凍折釣翁자 강한동절조옹자 강 바람 추위에 수염이 꽁꽁 얼어 붙었네
綠知雪壓봉창曉 록지설압봉창효 봉창에 쌓인 눈으로 날이 밝은 것 알았거니와
不載漁歸只載詩 부재어귀지재시 고기는 싣지 않고 詩만 돌아오네
落第詩 낙제시
唐靑臣 당청신
不第遠歸來 부제원귀래 급제하지 못하고 먼 길을 돌아오니
妻子色不喜 처자색불희 처자의 낯빛이 반기는 기색 없네
黃犬恰有情 황견흡유정 누렁이만 흡사 반갑다는 듯
當門臥搖尾 당문와요미 문 앞에서 드러누워 꼬리 흔드네
偶題 우제 우연히 지음
道濟 도제 1150~1209
幾度西湖獨上船 기도서호독상선 서녘 호수에서 홀로 배에 오르기 몇 번
고師識我不論錢 고사식아불론전 사공은 나를 알아보고 배삯을 받으려 않네
一聲啼鳥破幽寂 일성제오파유숙 一聲의 새 울음소리, 깊은 적막함이 깨지니
正是山橫落照邊 정시산횡락조변 바로 이때, 산은 석양옆에 누워 있도다
秋興八景畵冊 추흥팔경화책 가을 그림
董其昌(明) 동기창
溪雲알雨添山翠 계운알우첨산취 냇가에 구름 머물고,비가오니 산이 더욱 푸르고
花片粘沙作水香 화편점사작수향 백사장에 꽃잎 지니 물이 향을 머금었네
有客停橈釣春渚 유객정요조춘저 나그네 배를 세우고 낚시 드리웠는데
滿船淸露濕衣裳 만선청로습의상 맑은 이슬 촉촉히 옷자락을 적시네
秋夜宴臨津鄭明府宅 추야연임진정명부댁 가을 밤 나루터 정 명부집 잔치
杜審言(唐) 두심언 648~708
行止皆無地 행지개무지 가나오나 이 한 몸, 의탁할 곳 없어
招尋獨有君 초심독유군 불러주어 찾아 갈 곳은 오직 그대뿐
酒中堪累月 주중감누월 술에 취해야 몇 달의 시름을 견딜 뿐 身外卽浮雲 신외즉부운 내 몸밖의 일은 뜬구름이네
霜白소鐘徹 상백소종철 서리 희어짐에, 종소리 또렷하고
風淸曉漏聞 풍청효누문 바람 맑아짐에, 물 듣는 소리도 들리네
坐携餘興往 좌휴여흥왕 앉은 채로 여흥을 가져가니
還似未離群 환사미리군 나 아직 그대들 떠나지 않은 듯 하오
秋風引 추풍인 가을 바람 노래
劉禹錫 류우석
何處秋風至 하처추풍지 어디서 가을 바람이 불어오는지
蕭蕭送鴻群 소소송홍군 살살 불고 기러기 무리를 보낸다
朝來入庭樹 조래입정수 아침이 되여 마당의 나무에까지 불어오는데
孤客最先聞 고객최선문 고독한 나그네가 가장 먼저 이 소리를 듣네
蚊子 문자 모기
懶翁錄 라옹록
不知氣力元來少 부지기력원래소 제 힘이 원래 약한 줄을 모르고
喫血多多不自飛 끽혈다다불자비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 못하네
勤汝莫貪他重物 근여막탐타중물 부디 남의 소중한 물건을 탐하지 말라
他年必有劫還時 타년필유각환시 뒷날 반드시 돌려줄 때 있으리
春有百花 춘유백화 봄에는 꽃이 피고
無門禪師(慧開)(宋) 무문선사 1183~1260
春有百花秋有月 춘유백화추유월 봄에는 갖가지 꽃, 가을에는 달 빛
夏有凉風冬有雪 하유량풍동유설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 겨울에는 눈
若無閑事掛心頭 약무한사괘심두 마음에 걸림 없이 한가롭다면
更是人間好時節 경시인간호시절 이야말로 인간세상은 호시절이라
1 題驛亭壁上 제역정벽상 역정 벽위에
無名氏
衆鳥同枝宿 중조동지숙 뭇새들 한 가지서 잠을 자고는
天明各自飛 천명각자비 날 밝자 제각금 날아가누나
人生亦如此 인생역여차 인생도 또한 이와 같나니
何必淚沾衣 하필루첨의 어이해 눈물로 옷깃 적실까
擊壤歌 격양가
無名氏 무명씨
日出而作 일출이작 해 뜨면 나가 농사 짓고
日入而息 일입이식 해 지면 들어와 쉬노라
鑿井而飮 착정이음 우물 파서 물 마시고
耕田而食 경전이식 밭 갈아서 음식 먹으니
帝力何有于我哉 제력하유우아재 황제의 힘이 내게 무슨 필요 있으리오
木蘭辭(樂府詩) 목란사
무명씨
즐즐復즐즐 즐즐복즐즐 덜그럭 덜그럭
木蘭當戶織 목란당호직 목란이 방에서 베를 짜네
不聞機저聲 불문기저성 베틀북 소리 들리지 않고
唯聞女嘆息 유문여탄식 들리는 건 오직 긴 한숨소리
問女何所思 문녀하소사 무슨 걱정을 그리 하는가
問女何所憶 문녀하소억 무슨 생각을 그리 하는가
女亦無所思 여역무소사 저에게는 그리는 사람도 없고
女亦無所憶 여역무소억 다른 생각도 없습니다
昨夜見軍帖 작야견군첩 어제 밤 군첩을 보았는데
可汗大点兵 가한대점병 나라에서 군사를 모은답니다
軍書十二卷 군서십이권 군첩 열 두 권 안에
卷卷有爺名 권권유야명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阿爺無大兒 아야무대아 아버지에게는 장성한 아들 없고
木蘭無長兄 목란무장형 목란에게는 오라비 없으니
願爲市鞍馬 원위시안마 시장에 가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 종차체야정 늙은 아버지 대신 전쟁에 나가려구요
東市買駿馬 동시매준마 동쪽 시장에서 준마를 사고
西市買鞍천 서시매안천 서쪽 시장에서 안장 사고
南市買비頭 남시매비두 남쪽 시장에서 고삐 사고
北市買長鞭 북시매장편 북쪽 시장에서 채찍을 사네
旦辭爺娘去 단사야낭거 아침에 부모님께 하직인사 하고
暮宿黃河邊 모숙황하변 저녁이 되어 황하 가에 머무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녀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黃河流水鳴천천 단문황하류수명천천 단지 들리는 건 황하의 물소리
旦辭黃河去 단사황하거 아침에 황하를 떠나
暮宿黑山頭 모숙흑산두 저물어 흑산 머리에 묵네
不聞爺娘喚女聲 불문야낭환여성 부모님이 딸 부르는 소리 들리지 않고
但聞燕山胡騎鳴추추 단문연산호기명추추 연산의 오랑캐 말굽 소리만
萬里赴戎機 만리부융기 만리길 변방 싸움에 나서고
關山度若飛 관산도약비 날듯이 관산을 넘었네
朔氣傳金柝 삭기전금탁 삭풍은 쇠종소리 울리고
寒光照鐵衣 한광조철의 찬 달빛은 철갑옷을 비추네
將軍百戰死 장군백전사 수 많은 전투에 장군도 죽고
壯士十年歸 장사십년귀 장사는 십 년 만에 돌아오네
歸來見天子 귀래견천자 돌아와 천자를 뵈오니
天子坐明堂 천자좌명당 천자는 명당에 앉아
策勛十二轉 책훈십이전 논공 행상을 하여
賞賜百千强 상사백천강 백 가지 천 가지 상을 내리네
可汗問所欲 가한문소욕 천자가 소망이 무어냐 물으니
木蘭不用尙書郞 목란불용상서랑 목란은 벼슬도 마다하고
願借明駝千里足 원차명타천리족 천리길 내달릴 말을 내려
送兒還故鄕 송아환고향 고향으로 보내주길 청하네
爺娘聞女來 야낭문녀래 부모는 딸이 돌아온단 소식에
出郭相扶將 출곽상부장 울 밖으로 마중 나오고
阿자聞妹來 아자문매래 언니는 여동생이 온다고 하니
當戶理紅粧 당호리홍장 방에서 새로이 화장을 하네
小弟聞자來 소제문자래 남동생은 누나가 온다고 하니
磨刀곽곽向猪羊 마도곽곽향저양 칼 갈아 돼지와 양을 잡네
開我東閣門 개아동각문 동쪽 채에 있는 방문 열고
坐我西閣床 좌아서각상 서쪽 채에 있는 침상에 앉아보며
脫我戰時袍 탈아전시포 싸움 옷 벗어 놓고
著我舊時裳 저아구시상 옛 치마 입었네
當窓理雲빈 당창이운빈 창 앞에서 곱게 머리 빗고
對鏡帖花黃 대경첩화황 거울 보면서 화장을 한 후에
出門看화伴 출문간화반 문을 나서 전우들을 보니
화伴皆驚惶 화반개경황 전우들 하나같이 크게 놀라네
同行十二年 동행십이년 십이 년을 같이 다녔건만
不知木蘭是女娘 불지목란시여낭 목란이 여자인 줄 정말 몰랐네
雄兎脚撲朔 웅토각박삭 숫토끼 뜀박질 늦을 때가 있고
雌兎眼迷離 자토안미리 암토끼 눈이 어릿할 때 있거늘
雙兎傍地走 쌍토방지주 두 마리 같이 뛰어 달릴 때
安能辨我是雄雌 안능변아시웅자 어찌 자기가 숫놈인지 암놈인지를 가릴 수 있으리오
長歌行 장가행
樂府(漢) 악부
靑靑園中葵 청청원중규 뜰 안 해바라기는 파릇파릇하고
朝露待日晞 조로대일희 아침 이슬은 해가 뜨자 마르네
陽春布德澤 양춘포덕택 따뜻한 봄 볕 은덕을 주니
萬物生光輝 만물생광휘 만물이 빛을 낸다
常恐秋節至 상공추절지 늘 두려운 것은, 가을이 와
혼黃華葉衰 혼황화엽쇠 누렇게 꽃잎이 시들까 두렵네
百川東到海 백천동도해 강물이 동쪽으로 바다에 이르면
何時復西歸 하시복서귀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少壯不努力 소장불노력 젊어서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 노대도상비 늙어 헛되이 슬픔과 걱정뿐이라네
養蠶詞 양잠사
繆嗣寅(淸) 무사인 1662~1722
蠶初生 잠초생 누에가 처음 나오니
采桑陌上提筐行 채상맥상제광행 밭둑의 뽕잎을 따 광주리에 들고 가고
蠶欲老 잠욕로 고치가 되려하니
夜半不眠常起早 야반불면상기조 한밤에도 잠 못 자고 항상 일찍 일어난다
衣不暇浣髮不簪 의불가완발부잠 옷은 빨지도 못하고 비녀조차 꽂지 못하지만
還恐天陰壞我蠶 환공천음괴아잠 날씨가 나빠 누에를 망칠까 그것만 걱정하네
回頭吩咐小兒女 회두분부소아녀 고개 돌려 계집아이에게 분부하기를
蠶欲上山莫言語 잠욕상산막언어 고치가 되려 하니 말을 하지 말거라
悟道頌 오도송
무산스님
界有成住壞空 계유성주괴공 유?무형 세계에는 이뤄지고 머물고 무너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고
念有生住異滅 념유생주이멸 생각에는 생겨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없어지는 현상이 있으며
身有生老病死 신유생노병사 몸에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현상이 있다
無常之體無常 무상지체무상 무릇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는 것이다
明日歌 명일가 내일 노래
文嘉(明) 문가 1501~1583
明日復明日 명일부명일 내일, 또 내일
明日何其多 명일하기다 내일이 어찌 그리도 많더냐
日日待明日 일일대명월 매일 내일을 기다려니
萬世成蹉 만세성차 삶이 어그러 졌네.
世人皆被明日累 세인개피명일계 세상 사람들이 다 그처럼 내일에 연루되니
明日無窮老將至 명일무궁노장지 내일은 끝이 없어, 장차 늙음에 이르리
晨昏滾滾水流東 신혼곤곤수류동 하루종일 동쪽에 흐르는 물을 보자니
今古悠悠日西수 금고유유일서수 이제 해는 멀리 서쪽으로 지네
百年明日能幾何 백년명일능기하 백년 인생 내일이 그 얼마나 될까
請君聽我明日歌 청군청아명일가 청하노니 그대들 내 명일가를 들으소서
新晴山月 신청산월 달밤에
文同(北宋) 문동 1018~1079
高松漏疏月 고송루소월 소나무 높은 가지 사이로 달빛이 흘러
落影如畵地 락영여화지 땅 위에 그림처럼 그림자 드리우네
俳徊愛其下 배회애기하 그 광경 좋아서 그 밑을 맴돌면서
及久不能寐 급구부능매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네
怯風池荷卷 겁풍지하권 연잎은 바람 싫어 돌돌 말리고
病雨山果墜 병우산과추 산과일 비를 맞아 뚝뚝 떨어지네
誰伴余苦吟 수반여고음 나와 함께 시 읊는 이 누구일까
滿林啼낙緯 만림제낙위 숲 가득 베짱이 울음소리
☞ 락= 두를 락.
詠?麥 영년맥 보리 찧는 노래
文東道 문동도 1646~1699
四月黃雲潤麥田 사월황운윤맥전 4월이라 보리밭에 금빛 구름 빛나는데
刈麥驕氣婦顔先 예맥교기부안선 보리 베니 흡족한 기분, 아낙 얼굴 밝도다
靑薪雨濕炊何窘 청신우습취하군 비에 젖은 생나무 불 지피기 어찌나 힘드는지
療得朝飢近午天 요득조기근오천 아침 나절 시장기를 대낮에야 요기하였소
勸酒 권주 술을 권하며
文徵明 문징명 1470~1559
勸君金屈? 권군금굴치 그대에게 권하노니, 이 황금 술잔
滿酌不須辭 만작불수사 가득 부은 이 술을 부디 사양치 마시라
花發多風雨 화발다풍우 꽃이 피면 비바람 많듯이
人生足別離 인생족별리 인생에서 이별이야 흔한 것 아니겠나
過零丁洋 과영정양 영정양을 지나며
文天祥 문천상 1236~1283
辛苦遭逢起一經 신고조봉기일경 고생 끝에 벼슬길 올랐으나
干戈寥落四周星 간과요락사주성 전쟁터를 전전한 지 어느덧 4년일세
山河破碎風飄絮 산하파쇄풍표서 나라의 운명은 바람에 날리는 버들개지요
身世浮沈雨打萍 신세부침우타평 내 신세는 비 맞는 부평초다
惶恐灘頭說惶恐 황공탄두설황공 황공탄은 두려웠던 시절을 말하고
零丁洋裏嘆零丁 영정양리탄영정 영정양은 처량한 심정을 탄식한다
人生自古誰無死 인생자고수무사 자고로 그 누가 죽음을 면했으리오
留取丹心照汗靑 유취단심조한청 한 조각 붉은 마음 남겨 역사를 비추리
過野?居 과야수거 들녁 늙은이의 집을 지나며
馬戴 마대
野人閑種樹 야인한종수 시골 늙은이 한가히 나무를 심는데
野老野人前 야로야인전 늙은이보다 들판 나무가 더 오래되었다
居止白雲內 거지백운내 흰 구름 속에 머물러 살며
漁樵滄海邊 어초창해변 바닷가에서 물고기 잡고 나무하며 산다
呼兒採山藥 호아채산약 아이 불러 산에가 약초를 캐고
放犢飮溪水 방독음계수 송아지를 놓아 시냇물 먹인다
自著養生論 자저양생론 내 스스로 양생론을 지으며 살아가니
無煩憂老年 무번우노년 늙음을 걱정하는 어떤 괴로움도 없도다.
秋思 추사 가을 생각
馬致遠(元) 마치원 1250~1321
枯藤老樹昏鴉 고등노수혼아 마른 등나무, 오랜 고목, 황혼녘의 갈가마귀
小橋流水人家 소교유수인가 작은 다리, 흐르는 물, 인가
古道西風瘦馬 고도서풍수마 오래된 길, 서풍, 파리한 말
夕陽西下 석양서하 석양은 서쪽으로 지고
斷腸人在天涯 단장인재천애 애간장이 끊어지는 사람은 하늘끝에 서 있다
臨終偈 임종게
萬松行秀(南宋) 만송행수 1166~1246
八十一年 팔십일년 팔십일 년 동안
只此一語 지차일어 이 한 마디뿐
珍重諸人 진중제인 여러분들 몸조심하고
切莫錯擧 체막착거 부디 잘못 알지 말라
陶 者 도자 기와쟁이
梅堯臣(宋) 매요신 1002~1060
陶盡門前土 도진문전토 문 앞의 흙 다 퍼다가 기와를 구웠건만
屋上無片瓦 옥상무편와 제 집 지붕 위엔 기와 한 쪽 못 올렸네
十指不霑泥 십지불점니 열 손가락 진흙 한 번 묻히지 않고서도
鱗鱗居大廈 린린거대하 고래등같은 기와집에 사는 이도 있는데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부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찾지 못하고
梅花尼 매화니
終日尋春不見春 종일심춘불견춘 하루 종일 봄을 찾았으나 봄을 보지 못하고
芒鞋踏破嶺頭雲 망혜답파령두운 짚신으로 동쪽 산 구름 속을 답파하였네
歸來笑撚梅花臭 귀래소연매화취 돌아와 향내를 맡고 웃으며 수염을 꼬니
春在枝頭已十分 춘재지두이십분 봄이 가지 위에 이미 온통 와 있더라
書扇示門人 서익시문인 제자에게
范仲淹(宋) 범중엄
一派靑山景色幽 일파청산경색유 푸른 산 그윽히 아름다운 경색
前人田地後人收 전인전지후인수 조상이 후손에게 물려주신 것
後人收得休歡喜 후인수득휴관희 후손들아 얻었다고 기뻐만 하지 마라
還有收人在後頭 환유수인재후두 다시 그것 거두어 갈 사람 뒤에 있느니라
山齋 산재 산속 방에서
朴怜 박령
皎皎月侵床 교교월침상 맑은 달빛이 방안의 책상을 비추고
蕭蕭風動竹 소소풍동죽 쓸쓸한 바람 대나무를 흔들고
幽人意?然 유인의초연 내 마음 한없이 서글픈기만 한데
獨夜寒齋宿 독야한재숙 홀로 차가운 서재에 지낸다네
證道歌 증도가 깨달음의 노래
龐居士 방거사 ~ 785
日用事武別 일용사무별 일상사가 다를 것이 없나니
唯吾自揭諧 유오자게해 내가 스스로 하나가 될 뿐
頭頭非取捨 두두비취사 무엇이나 취사가 없으매
處處勿張乖 처처물장괴 어디서건 어긋남이 없도다
朱紫誰爲號 실자수위호 주자를 누가 귀하다고 이르는가
丘山絶點埃 구산절점애 청산에는 한 점 티끌조차 없는 것을
神通幷妙用 신통병묘용 신통묘용이 무어냐 하면
運水及搬柴 운수급반시 물긷고 땔나무 나르는 일
梅花 매화 매화 꽃
方孝儒(明) 방효유 1357~1402
微雪初消月半池 미설초소월반지 살짝 내린 눈이 녹고 연못에 반쯤 달빛 비치는데
籬邊遙見兩三枝 리변요견양삼기 울타리가 저만치 두세 가지 피었구나
淸香傳得天心在 청향전득천심재 맑은 향은 하늘의 마음을 전함이런가
未許尋常草木知 미허심상초목지 여느 초목 따위 알 길조차 없다네
溪居 계거 개울가에 살면서
裵度 배도 765~839
門徑俯淸溪 문경부청계 문 앞의 길은 맑은 개울 굽어보고
茅첨古木齊 모첨고목제 초가의 처마와 고목이 나란하구나
紅塵飛不到 홍진비부도 이곳엔 세상 티끌도 날아들지 못하고
時有水禽啼 시유수금제 가끔씩 물새 우는 소리가 들릴 뿐이라
孟城拗 맹성요 옛 성에서
裵迪 배적
結廬古城下 결려고성하 옛, 성 아래 집을 마련하고
時登古城上 시등고성상 때로 古城에 올라가면
古城非疇昔 고성비주석 오래된 城엔 옛 모습 간데 없고
今人自來往 금인자래왕 낯모를 사람만 오고 가는구나
出山 출산 산을 나서다
白谷處能(朝鮮) 백곡처능 1617~1680
步步出山門 보보출산문 걸음걸음 산문을 나오는데
鳥鳴花落溪 조명화락계 시냇가에 꽃 날리고 새가 우는구나
烟沙去路迷 연사거로미 안개골 가득히 길을 잃은 채
獨立千峯雨 독립천봉우 천 봉 저 빗줄기 속에 외로이 서 있다
矗石樓 촉석루
白文寶 백문보 ~1374
登臨偏憶舊時遊 등임편억구시유 루에 오르면 옛날에 놀든 때가 간절이 생각나고
强答江山更覓詩 강답강산경멱시 굳이 강산에 답할 시를 다시금 찾아보네
國豈無賢戡世亂 국기무현감세란 이 나라에 난세를 칠 현인이 없었던가
酒能료我感年衰 주능료아감년쇠 술이 나를 어지럽혀 늙음을 더 느끼네
方山寺 방산사 방산사에서
白文節 백문절 ~1282
樹陰無隙小溪流 수음무극소계류 나무 그늘 울창하고 작은 개울에 물 흐르고
一炷淸香滿石樓 일주청향만석루 피어 오르는 맑은 향 누대에 가득 하네
苦熱人間方卓午 고열인간방탁오 괴로움 많은 인간 세상, 이제 한낮인데
臥看初日在松頭 와간초일재송두 소나무 위 붉은 해 누운 채로 보고 있소
燕居 연거 한가한 생활
白이正 백이정
矮屋蕭條十주餘 왜옥소조십주여 오두막 적막하고 좁기도 하나
焚香靜讀聖人書 분향정독성인서 향불을 피워 성현의 글 읽는다
自從人爵生天爵 자종인작생천작 저절로 부귀공명보다 덕망을 원하게 되네
情欲秋林日漸疏 정욕추림일점소 가을 숲을 보고자 하나, 해는 점점 저물어 가네
佛經 불경
父母恩重經 부모은중경
懷胎守護恩 회태수호은 나를 잉태하시고 지켜주신 은혜
臨産受苦恩 임산수고은 해산에 임하여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 은혜
生子忘憂恩 생자망우은 자식을 낳았다고 근심을 잊어 버리는 은혜
咽苦吐甘恩 인고토감은 입에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이면 뱉어서 먹이신 은혜
廻乾就濕恩 회건취습은 마른 자리에 아기를 눕히고 진자리에 누우신 은혜
乳哺養育恩 유포양육은 젖 먹여 길러주신 은혜
洗滌不淨恩 세척부정은 깨끗하지 못한 것을 씻어 주신 은혜
遠行憶念恩 원행억념은 자식이 멀리 가면 생각하고 염려하시는 은혜
爲造惡業恩 위조악업은 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서슴지 않는 은혜
究竟憐愍恩 구경연민은 끝까지 자식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春日游湖上 춘일유호상 봄날 호수에서 놀며
徐府(南宋) 서부
雙飛燕子幾時回 쌍비연자기시회 쌍으로 나는 제비 언제 돌아왔나
來岸桃花潛水開 래안도화잠수개 언덕에 오니 물가에 복사꽃이 찰랑찰랑 피어있네
春雨斷橋人不渡 춘우단교인부도 봄비에 다리 끊겨 건너는 사람 없고
小舟撑出柳陰來 소단탱출류음래 쪽배가 버드나무 그늘 헤치고 나오네
偶詠 우영
徐憲淳 서헌순 1801~1868
山窓盡日抱書眠 산창진일포서면 山窓서 하루 종일 책 안고 잠을 자니
石鼎猶留煮茗烟 석정유유자명인 돌솥엔 차 달인 연기 남았구나
簾外忽聽微雨響 렴외홀청미우향 주렴 밖 보슬보슬 빗소리 들리더니
滿塘荷葉碧田田 만당하엽벽전전 못 가득 연잎은 푸른 밭이로다
부처님의 法語
釋迦牟尼 석가모니 483~563
空手來空手去是人生 공수래공수거시인생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生從何處來 생종하처래 삶은 어느 곳에서 왔으며
死向何處去 사향하처거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삶이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뜬 구름 자체는 본래 자체가 실이 없나니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죽고 사는 것도 역시 이와 같도다
睡起 수기 잠 깨어 일어나
釋守初 석수초
日斜첨影落溪濱 일사첨영락계빈 해 기우니 처마 그림자 개울가에 지고
捲簾微風自掃塵 권렴미풍자소진 발 걷으니 산들바람 티끌을 쓸어가네
窓外落花人寂寂 창외낙화인적적 창밖엔 꽃이 지고 인적은 적적한데
夢回林鳥一春聲 몽회임조일춘성 꿈에서 깨어보니 들려오는 봄 숲속 새소리
僧院 승원 산사 에서
釋靈 석령
虎溪閒月引相過 호계한월인상과 호계에 떠가는 달 따라 골을 지나가니
帶雪松枝掛?蘿 대설송지괘벽라 눈에 쌓인 솔가지에 댕댕이 덩굴 걸려있다
無限靑山行欲盡 무한청산행욕진 끝없는 청산도 갈 길이 막혔는데
白雲深處老僧多 백운심처노승다 백운이 감도는 곳에 노승도 많아라
辭世頌 사세송 게송시
石옥청공
白雲買了賣淸風 백운매료매청풍 흰구름 팔아서 맑은 바람 사니
散盡家私徹骨窮 산진가송철골궁 살림살이 바닥나 뼈 속까지 가난하네
留得數間茅草屋 유득수간옥초실 남은 건 두어 간 띠집 뿐이니
臨別付與丙丁童 임별부여병정동 떠난 뒤 불 속에 던져버리게
賢士不貪? 현사부탐람 현명한 사람
釋寒山(唐) 석한산
賢士不貪? 현사부탐람 현명한 이는 탐욕을 부리지 않는데
癡人好爐冶 치인호노야 어리석은 사람은 장생불로 좋아하네
麥地占他家 맥지점타가 전답 남의 것까지 차지하고
竹園皆我者 죽원개아자 정원 모두 내 것 삼으려 하네
努膊覓錢財 노박멱전재 팔 걷어올리고 재물 찾아 나서고
切齒驅奴馬 절치구노마 이 악물고 허약한 몸 마구 부리네
須看郭門外 수간곽문외 성문 밖을 보시게나
壘壘松栢下 누루송백하 소나무 아래 온통 무덤인 것을
山客 산객 산손님
釋海源 석해원
山梅落盡野花飛 산매락진야화비 산매화 진 뒤에 들꽃이 날리고
谷口春殘客到稀 곡구춘잔객도희 골짝에 봄은 다 가는데 찾는 손님 드물다
遙望千峰紅樹裏 요망천봉홍수리 온 산봉우리 붉은 나무 바라보니
杜鵑啼處一僧歸 두견제처일승귀 두견새 우는 곳에 한 스님이 돌아온다
文珠寺 문주사 문주사에서
釋坦然 석탄연 1070~1159
一室何寥廓 일실하요곽 방이 어찌 이리도 쓸쓸한가
草綠俱寂寞 초록구적막 풀은 푸르고 모두가 적막하다
路穿石하通 노천석하통 길은 돌틈으로 나 통하고
泉透雲根落 천투운근락 샘은 구름 속을 꿇고 떨어진다
晧月掛첨楹 호월괘첨영 흰 달은 처마기둥에 걸려있고
凉風動林壑 양풍동임학 서늘한 바람 숲 골짜기에서 인다
誰從彼上人 수종피상인 어디서 왔는가, 저 스님은
淸坐學眞樂 청좌학진락 청정히 앉아 참 안락을 배운다
春望詞 춘망사 봄날의 바램
薛濤(唐) 설도 770~830
花開不同賞 화개불동상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 화락불동비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욕문상사처 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 화개화락시 꽃 피고 꽃이 지는 때에 있다네
攬草結同心 남초결동심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將以遺知音 장이유지음 님에게 보내려 마음먹다가
春愁正斷絶 춘수정단절 그리워 타는 마음이 잦아질 때에
春鳥復哀吟 춘조부애음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로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아름다운 기약 아직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那堪花滿枝 나감화만지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飜作兩相思 번작량상사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玉箸垂朝鏡 옥저수조경 거울에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春風知不知 춘풍지불지 봄바람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동심초
薛濤(唐) 설도 770~830
風花日將老 풍화일장노 꽃은 바람에 시들어가고
佳期猶渺渺 가기유묘묘 만날 날은 아득히 멀어져가네
不結同心人 불결동심인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공결동심초 헛되이 풀잎만 맺었는고
秋朝覽鏡 추조람경 가을 아침에 보는 거울
薛稷(唐) 설직
客心驚落木 객심경락목 나그네 마음 지는 잎에 놀라
夜坐聽秋風 야좌청추풍 밤 새워 앉은 채로 가을 바람 소리 듣네
朝日看容髮 조일간용발 아침 되어 얼굴 모습 비추어보니
生涯在鏡中 생애재경중 생애가 바로 그 거울 속에 있네
怪石 괴석 괴이한 돌
崔松雪堂 최송설당 1855~1939
屹立庭除尺許身 흘립정제척허신 마당 구석 한 자 우뚝 남짓한 돌
層峻庾骨近天眞 층준유골근천진 삐죽이 바짝 마른 것이 타고난 모습 그대로
幽藏每被煙霞護 유장매피연하호 그윽한 곳에 숨겨져 안개의 보호를 입어
不畏塵間有力人 불외진간유력인 속세 힘 있는 사람도 두렵지 않다
君子行 군자행 군자의 도리
섭夷中 섭이중
君子防未然 군자방미연 군자는 미연에 방지하여
不處嫌疑間 불처혐의간 의심받는 상황에 처하지 않는다
瓜田不納履 과전불납리 외밭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
李下不正冠 리하부정관 오얏나무 아래에서는 관을 바로잡지 아니하노라
嫂叔不親授 수숙불친수 형수와 시동생 사이에는 직접 물건 건네지 않고
長幼不比肩 장유불비견 어른과 아이 사이는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는다네
勞謙得其柄 로겸득기병 겸손하기에 애쓰면 권력을 잡게 될 것이나
和光甚獨難 화광심독난 자신을 나타내지 않기란 유독 어려워라
周公下白屋 주공하백옥 옛날 주공은 초가집에서 살았고
吐哺不及餐 토포불급찬 손님맞이로 먹던 밥도 뱉어내며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네
一沐三握髮 일목삼악발 손님맞이로 한번 목욕하면서 세 번이나 머리를 움켜쥐고 나왔으니
後世稱聖賢 후세칭성현 후세 사람들이 성인이라 일컬었다네
游園不値 유원불치 정원으로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葉紹翁 섭소옹
應憐극齒印蒼苔 응련극치인창태 푸른 이끼 위에 난 나막신 자국 안타까운데
小구柴扉久不開 소구시비구불개 싸리문 두드려도 오래도록 문은 안 열리네
春色滿園關不住 춘색만원관부주 봄기운은 마당 안에만 머물지 못하고
一枝紅杏出牆來 일지홍행출장래 붉게 꽃핀 살구나무 가지 하나 담 밖으로 내뻗네
途中 도중 길가는 도중에
成侃 성간 1427~1456
籬落依依半掩? 리락의의반엄행 반쯤 닫은 사립문에 울타리 촘촘한데
夕陽立馬問前程 석양립마문전정 夕陽에 말 세우고 앞길을 묻네
소然細雨蒼烟外 소연세우창연외 푸른 안개 밖으로는 보슬비 흩뿌리고
時有田翁叱犢行 시유전옹질독행 때마침 농부는 소를 몰고 오는구나
垂釣 수조 낚싯대 드리우고
成聃壽 성담수 ~1456
持竿鎭日釣江邊 지간진일조강변 온종일 낚싯대 잡고 강변에서 고기 잡다가
垂脚淸波困一眠 수각청파곤일면 맑은 물에 다리 담그고 곤하게 잠들었네
夢與白鷗遊萬里 몽여백구유만리 꿈속에선 흰갈매기와 만리를 노닐었는데
覺來身在夕陽天 각래신재석양천 깨어보니 몸은 해 지는 하늘 밑에 있구나
虛父贊 허부찬 허수아비
成運 성운 1497~1579
肌以藁筋以索 기이고근이삭 짚으로 살을 대신하고 새끼로 힘줄을 대신해
人其形塊然立 인기형괴연립 사람 형상하고 홀로 우두커니 서 있네
心則亡虛其腹 심칙망허기복 심장도 없고 뱃속도 텅 비어
中天地絶聞覩 중천지절문도 이 넓은 천지간에 보도 듣도 않은 허수아비여
處無知誰與怒 처무지수여로 앎이 없으니 싸울 일이 전혀 없겠구나
大谷晝坐偶吟 대곡주좌우음 한 낮 大谷에 앉아서
成運 성운 1497~1579
夏日成유晝日昏 하일성유주일혼 여름 날, 그늘 우거져 낮에도 어두운데
水聲禽語靜中喧 수성금어정중훤 물소리 새소리에 고요한 산속이 시끄럽다
已知路絶無人到 이지로절무인도 길 끊어져 아무도 안 올 줄 알면서도
猶천山雲鎖洞門 유천산운쇄동문 산 구름이 골짝 입구 막은 것이 오히려 어여쁘다
臨終偈 임종게
性徹스님 1912~1993
生平欺狂男女群 생평기광남녀군 한 평생 사람들을 속였으니
彌天罪業過須彌 미천죄업과수미 그 죄업은 하늘에 넘치네
浩陷阿鼻恨萬端 호함아비한만단 산채로 지옥에 떨어져, 그 恨이 만 갈래니
一輪吐紅掛碧山 일륜토홍괘벽산 한 덩이 붉은 해는 푸른 산에 걸려 있네
出家頌 출가송
性徹스님 성철스님 1912~1993
彌天大業紅爐雪 미천대업홍로설 하늘에 넘치는 큰일들은 붉은 화롯불에 한 점의 눈송이
跨海雄基赫日露 과해웅기혁일로 바다를 덮는 큰 기틀이라도 밝은 햇볕에 한 방울 이슬일세
誰人甘死片時夢 수인감사편시몽 그 누가 잠깐의 꿈속 세상에 꿈을 꾸며 살다가 죽어가랴
超然獨步萬古眞 초연독보만고진 만고의 진리 향해 모든 것 다 버리고 초연히 나 홀로 걸어가노라
주련/오도송
性徹스님 성철스님 1912~1993
黃河西流崑崙頂 황하서류곤륜정 황하수 서쪽으로 흘러 곤륜산에 치솟아 오름이여
日月無光大地沈 일월무광대지침 해와 달은 빛을 잃고 땅은 꺼져 내리도다
遽然一笑回首立 거연일소회수립 문득 한번 웃고 머리를 돌려 서니
靑山依舊白雲中 청산의구백운중 청산은 예대로 흰 구름 속에 섰네.
法語 법어
성철스님
山是山兮水是水兮 산시산해수시수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日月星辰一時黑 일월성신일시흑 해 달과 별이 일시에 암흑이구나
欲識箇中深玄意 욕식개중심현의 만약 이 가운데 깊은 뜻을 알고 싶다면
火裏木馬步步行 화리목마보보행 불속의 나무말이 걸음걸음 가는 도다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成渾 성혼 1535~1598
四十年來臥碧山 사십년래와벽산 사십년 동안 산에 살고 있소
是非何事到人間 시비하사도인간 옳거니 그르거니 무슨 일로 속세에 사는지
小堂獨坐春風地 소당독좌춘풍지 조그만 집에 홀로 앉으니, 봄바람 불고
花笑柳眠閒又閒 화소류면한우한 꽃은 웃음 짓고 버들은 한가롭게 졸고 있구려
空江 빈 강
成孝元 성효원 1497~1551
情裏佳人夢裏逢 정리가인몽리봉 마음 속 어여쁜 님 꿈속에 만나보니
相看憔悴舊形容 상간초췌구형용 서로 보매 초췌한 옛 모습 그대로 일세
覺來身在高樓上 각래신재고누상 깨고 보니 이 내 몸 높은 누각 위에 있어
風打空江月隱峯 풍타공강월은봉 바람은 빈 강치고 달은 산 뒤 숨었네
送祖擇之 송조택지 祖擇之를 보내며
司馬光(北宋) 사마광 1019~1086
人生榮與辱 인생영여욕 인생의 영광과 치욕이란
百變似浮雲 백변사부운 수시로 변하여 뜬구름 같도다
自有窮通定 자유궁통정 곤궁과 형통은 정해진 운명
徒勞得喪分 도로득상분 득실을 따지는 건 헛된 수고로다
銷愁唯有酒 소수유유주 슬픔을 삭임에는 오직 술뿐
娛意莫如文 오의막여문 마음을 달램에는 글 만한 것 없도다
方寸常蕭散 방촌상소산 마음이 언제나 자유로울 수 있다면
其餘何足云 기여하족운 그 나머진 족히 말하여 무엇하리
石壁精舍還湖中作 석벽정사환호중작 석벽정사에서 호수로 돌아가며
謝靈運(南朝) 사영운 385~433
昏旦變氣候 혼단변기후 아침 저녁으로 기후가 변하여
山水含청暉 산수함청휘 산도 물도 맑은 햇빛 머금었네
청暉能娛人 청휘능오인 맑은 햇빛이 사람을 즐겁게 하여
遊子憺忘歸 유자담망귀 평온이 노니는 이들 귀가마저 잊었네
出谷日상早 출곡일상조 골짜기에서 나올 적엔 해가 아직 일렀는데
入舟陽已微 입주양이미 배에 오르니 해는 이미 져버렸네
林壑斂瞑色 임학렴명색 숲에 덮인 골짜기는 어둔 빛을 걷고
雲霞收夕비 운하수석비 구름 낀 노을은 날아가는 저녁 구름 거두네
기荷迭映蔚 기하질영위 우거진 연꽃이 서로 비추고
蒲稗相因依 포패상인의 부들과 피가 서로 기대어 자라 있다
披拂趨南逕 피불추남경 숲을 헤치고 남쪽 길을 지나
愉悅偃東비 유열언동비 기쁜 마음으로 동쪽 사립 곁에 눕다
慮詹物自輕 여담물자경 생각이 맑으면 사물들이 경쾌하고
意협理無違 의협리무위 뜻이 상쾌하면 이치에 어긋남이 없다
寄言攝生客 기언섭생객 섭생하는 이들에게 부치노니
試用此道推 식용차도추 시험삼아 이 道를 써 보게나
☞ 상= 숭상할 상, 또한. 비= 올비. 偃= 쓰러질 언. 비= 광주리 비. 협= 쾌할 협.
舟夜書所見 주야서소견 배 위에서 본 밤 풍경
査愼行 사신행 1650~1727
月黑見漁燈 월흑견어등 달도 없는 밤, 고기잡이배의 등불
孤光日點螢 고광일점형 외로운 빛, 한 점 반닷불 같네
微微風簇浪 미미풍주랑 잔잔한 바람에 파도가 일자
散作滿河星 산작만하성 강 가득 별 빛이 흩어지네
上京卽事 상경즉사 상경했을 때의 일
薩都喇(喇-口) 살도라 1300~ ?
牛羊散漫落日下 우양산만낙일하 해 저무는 들녘 소와 양이 흩어져 있고
野草生香乳酪甛 야초생향유락첨 들풀은 향기롭고 유락은 달다
卷地朔風沙似雪 권지삭풍사사설 땅을 휘감는 삭풍에 모래가 눈처럼 흩날리자
家家行帳下氈簾 가가행장하전렴 집집마다 천막의 덮개를 내린다
漁浦 어포 갯가
常建(唐) 상건
春至百草綠 춘지백초록 봄 되니 온갖 풀 푸르고
陂澤聞창경 피택문창경 물가엔 징경이 우는 소리 들린다
別家投釣翁 별가투조옹 누구일까, 낚시대 드리운 영감
今世滄浪情 금세창량정 혼탁한 세상에 맑은 뜻 지니고 사는 분이려니
구紵爲縕袍 구저위온포 삼베로 옷 해입고
折麻爲長纓 절마위장세 새끼줄로 허리 질끈
榮譽失本진 영예실본진 부귀영화가 사람의 참된 가치 손상시키는 것이거늘
怪人浮此生 괴인부차생 이상타 사람들은 뜬구름처럼 살아가니
碧水月自闊 벽수월차생 파란 달 비치니 수면 한결 넓어 보이고
安流靜而平 안퓨정이평 강물 잔잔히 소리없이 흐른다
扁舟與天際 편단여천제 조각배에 몸 싣고 하늘가 저쪽
獨往誰能名 독왕수능명 홀로 가는 저 사람 그가 누구인지 그 누가 알랴
宿王昌齡隱居 숙왕창령은거 왕창령의 은거처에 묶으며
常建(唐) 상건
淸溪深不測 청계심불측 개울 물 너무 깊어 깊이를 잴 수 없고
隱居唯孤雲 은거유고운 세상 피한 이곳은 오직 구름 뿐
松際露微月 송제노미월 소나무 높은 끝에 희미한 달빛
淸光猶爲君 청광유위군 그 맑은 빛은 오히려 그대를 위한 것
茅亭宿花影 모정숙화영 정자에는 은은한 꽃 그림자 머물고
藥院滋苔紋 약원자태문 약초밭에는 이끼 자욱 짙어 지네
余亦謝時去 여역사시거 나 또한 다 버리고 떠나와
西山鸞鶴伴 서산란학반 이곳 서산에서 난새와 두루미들 벗하며 살고 싶어라
題破山寺後禪院 제파산사후선원 破山寺뒤 禪院에서
常建 상건
淸晨入古寺 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파산사 찾아드니
初日照高林 초일조고림 돋는 해 높은 수풀 비춘다
曲徑通幽處 곡경통유처 굽은 오솔길은 그윽한 곳으로 통하고
禪房花木深 선방화목심 선방은 꽃과 나무 속에 묻혔네
山光悅鳥性 산광열조성 새들은 산 빛의 변화를 기뻐하고
潭影空人心 담영공인심 못에 비친 제 그림자를 보고 마음을 비운다
萬뢰此俱寂 만뢰차구적 온갖 소리 이곳에선 모두 고요롭고
惟餘鐘磬音 유여종경음 먼 종소리 그윽히 들려 온다
西山 서산 서쪽 산
常建 상건
一身爲輕舟 일신위경주 이 한 몸 작은 배가되어 수면을 달려가니
落日西山際 낙일서산제 지는 해 서산에 떠 있네
常隨去帆影 상수거범영 해는 달려가는 돛의 그림자를 따라가는데
遠接長天勢 원접장천세 멀리 하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네
物象歸餘淸 물상귀여청 눈에 보이는 만물의 모양이 다 맑고 넉넉하며
林巒分夕麗 임만분석려 숲도 봉우리도 아름다운 저녁 노을 속에 싸여 있네
亭亭碧流暗 정정벽유암 아득히 흐르는 漢江의 푸른 물도 점점 어두워지고
日入孤霞繼 일입고하계 해가 진 그 뒤를 한 조각 저녁노을 구름은 홀로 빛나고 있네
洲諸遠陰映 주제원음영 많은 섬들은 석양 속에 아득히 明滅하는데
湖雲尙明霽 호운상명제 호숫가의 구름은 아직도 뚜렷이 밝게 보이네
林昏楚色來 임혼초색래 하류로 갈수록 숲은 어두워지고 楚國다운 색채가 진하며
岸遠荊門閉 안원형문폐 멀리 강기슭에는 형문산 모양의 산이 어둠에 싸이고
至夜轉淸逈 지야전청형 밤이 되니 공기는 더욱 맑고 시원하며
蕭蕭北風려 소소북풍려 소소하게 북풍이 몹시 강하게 불어 닥치네
沙邊雁櫓泊 사변안로박 강가 모래밭에는 기러기와 백로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宿處겸가蔽 숙처겸가폐 나도 잠자리를 마련하니 갈대가 많이 덮여있네
圓月逗前浦 원월두전포 둥근 달이 눈 앞 포구에 얼굴을 내미는데
孤琴又搖曳 고금우요예 홀로 琴을 꺼내 타고 있으니 여음은 길게 울려
冷然夜遂深 냉연야수심 차가운 밤도 드디어 깊어졌네
白露沽人袂 백로고인몌 깜짝 정신을 차려보니 소매가 이슬에 흠뻑 젖어있네
自警 자경 나 자신을 경계하며
尙震 상진 1493~1564
輕當矯之以重 경당교지이중 경박함은 중후함으로 바로잡고
急當矯之以緩 급당교지이완 급한 성격은 느긋함으로 고치며
偏當矯之以寬 편당교지이관 치우침은 너그러움으로 바루고
躁當矯之以靜 조당교지이정 조급함은 고요함으로 다스린다
暴當矯之以和 포당교지이화 사나움은 온화함으로 다잡고
추當矯之以細 추당교지이세 거친 것은 섬세함으로 고쳐나간다.
留別妻 유별처 아내와의 이별
蘇武(漢) 소무
結髮爲夫婦 결발위부부 머리 얹어 부부 되어
恩愛兩不疑 은혜양불의 은혜와 사랑 둘 다 의심치 않네
歡娛在今夕 환오재금석 즐거움이 오늘밤에 있으니
燕婉及良時 연완급량시 아름다움과 더불어 좋은 때로다
征夫懷往路 정부회왕로 원정갈 남편은 먼 길을 생각하여
起視夜何其 기시야하기 일어나 밤이 얼마나 되었는지 본다
參辰皆已沒 삼진개이몰 삼태성. 신성. 모두 이미 졌으니
去去從此辭 거거종차사 이로써 갈 길을 떠나네
行役在戰場 행역재전장 할 일이 전장에 있으니
相見未有期 상견미유기 서로 만날 기약 못하네
握手一長歎 악수일장탄 손을 잡고 길이 탄식하니
淚爲生別滋 루위생별자 생이별이라 눈물이 흥건하다
努力愛春華 노력애춘화 노력하여 젊은 시절 사랑하고
莫忘歡樂時 막망환락시 즐거웠던 때를 잊지 마오
生當復來歸 생부부래귀 살아 남는다면 응당 다시 돌아오겠지만
死當長相思 사당장상사 죽는다면 길이 생각할거야
本事詩 본사시 고향 생각
蘇曼殊 소만수 1884~1918
春雨樓頭尺八蕭 춘우누두척팔소 봄비 속에 누각에 올라 척팔소를 부는데
何時歸看浙江潮 하시귀간절강조 언제나 돌아가 절강의 조수를 볼 수 있을까
芒鞋破鉢無人識 망혜파발무인식 보잘것 없는 이 중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데
踏過櫻花第幾橋 답과앵화제기교 벗꽃을 보며 지나친 다리는 얼마나 될까
夏意 하의 여름날
蘇舜欽(北宋) 소순흠 1008~1048
別院深深夏席淸 별원심심하석청 별당 깊숙한 곳, 돗자리 시원한데
石榴開遍透簾明 석류개편투렴명 석류꽃 활짝 피어 주렴발 건너 눈이 부시다
松陰滿地日當午 송음만지일당오 한낮 마당 가득 소나무, 그림자 덮였는데
夢覺流鶯時一聲 몽각류앵시일성 낮잠자다 꿈결에, 어럼풋이 꾀꼬리 소리 듣는다
題花山寺壁 제화산사벽 화산사 벽에
蘇舜欽(北宋) 소순흠 1008~1048
寺裏山因花得名 사리산인화득명 산 속의 절은 꽃 때문에 이름을 얻었건만
繁英不見草縱橫 번영불견초종횡 꽃은 보이지 않고 풀만 무성하구나
栽培剪伐須勤力 재배권벌수근력 가꾸고 솎는 일 힘써야 하지만
花易凋零草易生 화이조령초이생 꽃은 쉬이 지고 풀만 쉬이 나는구나
萬居定惠院之東 雜花滿山 有海棠一株 土人不知貴也
만거정혜원지동 잡화만산 유해당일주 토인부지귀야
(定惠院 동쪽에 더부살이하는데 雜花 산에 가득하였고 海棠花 한그루가
있으나 토착민들은 귀한 줄을 몰랐다)
蘇東坡 소동파 1036~1101
江城地장菜草木 강성지장채초목 강 마을 훈습한 땅에 초목이 무성한데
只有名花苦幽獨 지유명화고유독 아름다운 꽃 하나 외롭고 쓸쓸하게 피었네
언然一笑竹籬間 언연일소죽리간 대울타리 사이로 한번 웃자 예쁘고
桃李漫山總추俗 도이만산총추속 산에 흐드러진 도리화가 도무지 속되구나
也知造物有深意 야지조물유심의 이제사 알겠네, 조물주께서 깊은 뜻 있어
故遣佳人在空谷 고견가인재공곡 가인을 빈 골짜기로 보내셨음을
自然富貴出天姿 자연부귀출천자 저절로 부귀한 모습은 하늘이 낸 것
不待金盤薦華室 부대금반천화실 금소반에 담아 좋은 집에 올릴 필요 없도다
朱脣得酒暈生검 주순득주운생검 붉은 입술로 술을 마셔 볼에 훈기 돌고
翠袖卷紗紅映肉 취수권사홍영육 푸른 소매 비단에 붉은 살이 어린다
林深霧暗曉光遲 림심무암효광지 안개 낀 숲은 어두워 새벽 햇빛 더디고
日暖風輕春睡足 일난풍경춘수족 미풍 불고 볕이 따스해 봄 잠이 달구나
雨中有淚亦悽愴 우중유루역처창 비에 젖어 눈물 머금은 모습도 애섧고
月下無人更淸淑 월하무인갱청숙 달 아래 외로운 자태가 더욱 정숙하구나
先生食飽無一事 선생식포무일사 동파 선생은 배부르고 한가하여
散步逍遙自문腹 산보소요자문복 산보하며 한가하게 배 문지르며 돌아다녔다
不問人家與僧舍 불문인가여승사 민가인지 절인지 따질 것 없이
주杖敲門看脩竹 주장고문간수죽 지팡이 짚고 문 두드려 대를 구경하다가
忽逢絶艶照衰朽 홀봉절염조쇠후 문득 절색의 빛이 노쇠한 이 모습을 비추는 걸 만나
歎息無言개病目 탄식무언개병목 아무 말 못하고 탄식하며 병든 눈 비벼댔지
陋邦何處得此花 루방하처득차화 이런 누추한 곳에 어떻게 이런 꽃이 피었을까
無乃好事移西蜀 무내호사이서촉 호사가가 서촉에서 옮겨온 것이 아닐까
寸根千里不易到 촌근천리불이도 한치 뿌리라도 해도 천리 멀리 가져오기란 쉽지 않으니
銜子飛來定鴻鵠 함자비래정홍곡 꽃씨 물어온 것은 필시 기러기들이리
天涯流落俱可念 천애류화구가념 하늘 끝에 유락하다니 너나 나나 서글프구나
爲飮一樽歌此曲 위음일준가차곡 술 한동이 기울이며 이 노래를 부르노라
明朝酒醒還獨來 명조주성환독래 내일 아침 술 깬뒤 다시 홀로 오리라
雪落紛紛那忍觸 설락분분나인촉 눈처럼 꽃잎 질 걸 생각하면 만지지 못하겠네
縱筆 종필 붓을 놓고
蘇東坡(宋) 1036~1101
寂寂東坡一病翁 적적동파일병옹 외롭고 쓸쓸한 東坡, 병든 한 늙은이
白鬚蕭散滿霜風 백수소산만상풍 쓸쓸히 흰수염 서리가득한 바람에 날린다
小兒誤喜朱顔在 소아오희주안재 어린아이는 내 붉은 얼굴보고 기뻐하건만
一笑邪知是酒紅 일소아지시주홍 웃음지며, 술에 취해 붉은것을 어찌 알리
溪聲山色 계성산색 계곡소리 산빛
蘇東坡 소동파 1036~1101
溪聲便是長廣舌 계성갱시장광설 시냇물 소리가 그대로 부처님의 장광설이요
山色豈非淸淨身 산색등비청쟁신 산빛이 어찌 그대로 청정법신이 아니겠느냐
夜來八萬四千偈 야래팔만사천게 밤새 들은 팔만사천 법문의 그 소식을
他日如何擧似人 타일여하거이인 뒷날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을까
東欄梨花 동란이화 동쪽난간에 핀 배꽃
蘇東坡 소동파 1036~1101
梨花淡白柳深靑 이화담백류심청 배꽃은 희고 버들은 푸르니
柳絮飛時花滿城 류서비시화만성 버들개지 휘날릴 때 배꽃은 만발한다
추장東欄一株雪 추장동란일주설 슬프다, 동쪽에 핀 한 그루 흰 배꽃을
人生看得幾淸明 인생간득기청명 사람이 몇 번이나 그 깨끗한 꽃을 볼 것인가
江城子 강성자 ( 原題 : 悼念亡妻詞 )
蘇軾 소식 1036~1101
十年生死兩茫茫 십년생사양망망 삶과 죽음으로 아득히 멀어진 십년 세월
不思量 自難忘 불사량 자난망 생각지 않으려 해도 정말 잊기 어렵구나
千里孤墳 천리고분 천리 먼 외로운 무덤
無處話凄凉 무처화첩량 처량한 심정 호소할 데 없구려
縱使相逢應不識 종사상봉응불식 서로 만난대도 알아보지 못하리니
塵滿面 진만면 나는 얼굴에 먼지 가득하고
빈如霜 빈여상 머리는 서리 처럼 세었으니까
夜來幽夢忽還鄕 야래육몽홀환향 밤들어 꿈속에서 문득 찾은 고향 집
小軒窓正梳반 소헌창정류반 작은 창가에서 그대는 마침 화장을 하고 있었지
相顧無言 상고무언 서로 돌아볼 뿐 말은 못하고
惟有淚千行 유유루천행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렸소
料得年年斷腸處 류득년년단양처 해마다 애간장 끊었구려
明月夜 명월야 달 밝은 밤
短松岡 단송강 작은 소나무 늘어선 언덕위에서
赤壁賦 적벽부
蘇東坡 소동파 1036~1101
且夫天地之間 차부천지지간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사물은
物各有主 물각유주 각각 주인이 있어서
苟非吾之所有 구비오지소유 내 것이 아니면
雖一毫而莫取 수일호이막취 터럭 하나라도 가질 수 없지만
惟江上之淸風 유강상지청풍 오직 강가에 부는 맑은 바람과
與山間之明月 여산간지명월 산에 떠 있는 밝은 달은
耳得之而爲聲 이득지이위성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目寓之而成色 목우지이성색 눈으로 보면 색이 된다네
取之無禁 취지무굼 그것을 가진다고 막을 사람 없고
無之無竭 용지무갈 그것은 쓴다고 고갈되지 않으니
是造物者之 시조물자지 조물주가 준 무진장한 선물이로다
惠崇春江晩景 혜숭춘강만경 혜승의 춘강만에 부쳐
蘇軾 소식 1037~1101
竹外桃花三兩枝 죽외도화삼량지 대밭 밖에는 활짝 핀 봉숭아나무
春江水暖鴨先知 춘강수난압선지 봄 강물이 따뜻한 것은 오리가 먼저 안다
蔞蒿滿地蘆芽短 루호만지노아단 쑥이 가득한 데 갈대는 이제 싹이 트니
正是河豚欲上時 정시하돈욕상시 바로 황복이 올라올 때라네
望雲樓 망운루
蘇軾 소식 1036~1101
陰晴朝暮幾回新 음청조모기회신 흐리고 개이고 아침저녁 몇 번 바뀌는가
已向虛空付此身 기향허공부비신 나도 허공에 몸 맡기고 살아간다네
出本無心歸亦好 출본무심귀역호 무심코 생긴 터에 돌아가도 그만인걸
雲還以望雲人 백운환이망운인 흰 구름아 너는 어찌 나를 그리 닮았느냐
薄命佳人 박명가인 박명한 여인
蘇軾(宋) 소식 1037~1101
雙頰凝?髮抹漆 쌍협응소발말칠 두 뺨은 젖이 엉긴 듯, 머리는 옻칠한 듯
眼光入簾珠白樂 안광입렴주백락 눈빛은 발로 들어 구슬처럼 또렷하구나
故將白練作仙衣 고장백련작선의 짐짓 흰 비단으로 선녀의 옷을 만들어도
不許紅膏汚天質 불허홍고오천질 붉은 연지로 원래의 바탕 더럽히지 못하는구나
吳音嬌軟帶兒癡 오음교연대아치 오나라 사투리 귀엽고 부드러워 어린 티 나고
無限間愁總未知 무한간수총미지 무한한 인간의 근심 전혀 알지도 못하는구나
自古佳人多薄命 자고가인다박명 예부터 가인은 운명이 기박한 사람 많다지만
閉門春盡楊花落 폐문춘진양화락 닫은 문에 봄도 다 가니 버들 꽃이 지는구나
中秋月 중추월 한가위 달
蘇軾(宋) 소식 1036~1101
暮雲收盡溫淸寒 모운수진온청한 저녘 구름 걷히니 썰렁 맑은 기운 넘치고
銀漢無聲轉玉盤 은한무성전옥반 은하수 소리 없이 쟁반에 옥을 굴리네
此生此夜不長好 차생차야부장호 이 세상 이런 밤 늘 있는 것도 아닌데
明年明月何處看 명년명월하처간 내년엔 밝은 달 어디에서 볼 것인가
春夜 춘야 봄밤에
蘇軾(北宋) 소식 1036~1101
春宵一刻直千金 춘소일각직천금 봄밤 한 시각이 천금의 값이라
花有淸香月有陰 화유청향월유음 꽃은 맑은 향기품고, 달은 그림자가 아름답다
歌管樓臺聲寂寂 가관루대성적적 누대엔 노래와 거문고 소리 고요하고
추韆院落夜沈沈 추천원락야심심 그네 뛰던 후원 뒤뜰엔 밤이 깊어만 간다
雨日 우일 비오는 날에
소요스님
花笑階前雨 화소계전우 뜨락에 내리는 비에, 꽃은 웃음 짓고
松鳴檻外風 송명함외풍 난간 밖 바람에 소나무 운다
何須窮妙旨 하수궁묘지 참선을 해야만 깨닫는가
玆個是圓通 자개시원통 있는 그대로가 원만한 깨달음인 것을
詠無生 영무생 무생을 읊다
逍遙太能(朝鮮) 소요태능 1562~1649
了俗明眞早脫中 료속명진조탈중 속됨과 참됨을 다 밝히고 일찌감치 초탈하여
雙收天地納匈中 쌍수천지납흉중 하늘과 땅을 모조리 가슴 속에다 쓸어넣었네
문身撒手三千外 문신살수삼천외 몸 뒤지어 삼천대천세계로 손을 뻗치고는
臥聽溪聲夜月中 와청계성야월중 달빛 속에 누워 시냇물 소리 듣네
☞ ?= 더듬을, 어루만질 문.
新凉入郊墟 신량입교허 성밖 언덕에서 서늘한 바람 불어오니
逍遙太能(朝鮮) 소요태능 1562~1649
江城何處起秋風 강성하처기추풍 江城 어느 곳에서 가을바람 이는가
螢火如流點暮空 형화여류점모공 저문 허공엔 반딧불 물 흐르듯 하네
政好乘凉吟夜月 정호승량음야월 서늘한 기운에 밤 달, 읊기 참 좋아라
浩然詩思滿樓中 호연시상만루중 호연히 詩思이 누각에 가득하네
山中漫興 산중만흥
逍遙太能(朝鮮) 소요태능 1562~1649
紫陌紅塵尺許深 자맥홍진척허심 도시의 거리 붉은 먼지가 한 자나 쌓였는데
幾多游宦客浮沈 기다유환객부침 얼마나 많은 벼슬아치들 부침하는가
誰知一片白雲壑 수진일편백운학 누가 알까, 한 조각 흰구름과 골짜기
天付貧僧値萬金 천부빈승치만금 하늘이 가난한 중에게 준 것이 만금 같아라
無題 무제
逍遙太能(朝鮮) 소요태능 1562~1649
山矗矗水참참 산촉촉수참참 겹겹의 산, 맑고 맑은 물
風習習花冥冥 풍습습화명명 솔솔 부는 바람에 그윽한 꽃
活計只如此 활계지여차 活計란 다만 이 같을 뿐이니
何用區區順世情 하용구구순세정 뭣하러 구구하게 세상 물정 따르리
☞ 矗 = 우거질 촉. 참 = 산 험한 낭떠러지 참. 높을 참.
山中漫興 산중만흥
逍遙太能(朝鮮) 소요태능 1562~1649
一표逐物多煩惱 일표축물다번뇌 세상사람들 재물을 좇아 번뇌가 많네
幾介男兒脫世間 기개남아탈세간 세간 벗어나는 남아대장부 몇이나 되나
誰知野老出塵網 수지야노출진망 누가 알까, 누추한 늙은이 티끌그물 벗어나
高臥松風徹骨寒 고와송풍철골한 소나무바람 아래 누웠으니 뼈까지 시리구나
淸夜吟 청야음 맑은 달밤에
昭康節 소강절
月到天心處 월도천심처 달은 하늘에 떠서 비치고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 바람은 호수에 일렁인다
一般淸意味 일반청의미 이렇게 맑은 뜻을
料得少人知 료득소인지 사람들은 아는 이 없다
汾上驚秋 분상경추 타향에서의 가을
蘇(廷+頁)(唐) 소정
北風吹白雲 북풍취백운 북풍이 흰구름 몰아가는데
萬里渡河汾 만리도하분 만리타향에서 황하 건너고 분하를 건너네
心緖逢搖落 심서봉요락 잎이 지는 계절에 얽혀드는 생각들
秋聲不可聞 추성부가문 가을 그 소리 차마 못 들을레라
宿雲門寺閣 숙운문사각 운문사에서 묵으며
孫적 손적 696~761
香閣東山下 향각동산하 동쪽 산 아래에 있는 雲門寺
煙花象外幽 연화상외유 안개속 꽃, 세상 밖의 그윽한 멋이라오
懸燈千장夕 현등천장석 온 산에 저녁이 되면 등불 내달리고
卷만五湖秋 권만오호추 五湖에 가을오면 휘장을 걷네
畵壁餘鴻雁 화벽여홍안 화려한 벽 그림에는 기러기가 여유롭고
紗窓宿斗牛 사창숙두우 비단 창문엔 북두성과 견우성이 잠들어 있소
更疑天路近 갱의천로근 이곳이 하늘 가까운 길 아닌가 하여
夢與白雲遊 몽여백운유 나 꿈에 흰 구름과 놀았소
赴京 부경 서울에 들어서니
宋時烈 송시열 1607~1689
綠水喧如怒 녹수훤여노 시냇물은 성난 듯 콸콸 쏟아지는데
靑山?似嚬 청산묵사빈 청산은 말이 없이 침묵을 지키네
靜觀山水意 정관산수의 산과 물의 갸륵한 뜻 곰곰이 생각하니
嫌我向風塵 혐아향풍진 풍진에 몸 더럽힘이 안타까와 하노라
금剛山 금강산
宋時烈 송시열
山與雲俱白 산여운구백 산과 구름 모두 다 희고 희거니
雲山不辨容 운산부변용 구름인지 산인지 분간 못하네
雲歸山獨立 은귀산독립 구름 가자 산만이 홀로 섰구나
一萬二千峯 일만이천봉 일만이야 이천봉 금강이라네
望月 망월 달을 바라보며
宋翼弼 송익필 1534~1599
未圓常恨就圓遲 미원상한취원지 둥글지 않았을 때 항상 더딤을 한스러워 했는데
圓後如何易就虧 원후여하역취휴 둥근 뒤 어찌 이리 쉬 이그러지는고
三十夜中圓一夜 삼비야중원일야 서른 밤, 둥근날은 단 하루 뿐
世間萬事摠如斯 세간만사총여사 세상 만사 모두가 이와 같은 걸
山中 산중 산속에서
宋翼弼 송익필
獨對千峯盡日眠 독대천봉진일면 일천 봉우리 마주하여 졸음에 해 지는데
夕嵐和雨下簾前 석람화우하렴전 저녁 산 으스름이 비를 안고 내려오네
耳邊無語何曾洗 이변무어하증세 세속 잡설 안 들리니 귀 씻을 일 무엇이랴
靑鹿來遊飮碧泉 청록래유음벽천 푸른 사슴 노닐면서 맑은 샘물 마신다네
人生無常 인생무상
宋翼弼 송익필
繁花飄落一溪紅 번화표락일계홍 낙화는 펄펄 시냇물이 붉으래
白鳥雙飛錦繡中 백조쌍비금수중 백조는 쌍쌍이 비단강산을 날으네
醉客無心尋道士 취객무심심도사 취객이 무심코 도사를 찾아갈 때
小舟浮在去來風 소주부재거래풍 작은 배 물에 떠서 바람따라 가고 있네
山雪 산설 산에 내린 눈
宋翼弼 송익필
連宵寒雪壓層臺 연소한설압층대 몇 밤을 찬 눈이 내려 다락집을 누르고
僧在他山宿未廻 승재타산숙미회 스님은 다른 산에 가 자고 아직 돌아오지 않네
小閣殘燈靈?靜 소각잔등영뢰정 작은 누각엔 등잔불 희미하고 바람소리 고요한데
獨看明月過松來 독간명월과송래 홀로 밝은 달 바라보며 솔밭을 지나온다
서흥의 오운산사에 묵으며
宋翼弼 송익필
仙境遺塵跡 선경유진적 좋은 경치에서 세상일 잊어버리고
초초鎖玉? 초초쇄옥경 아득히 먼 곳에서 옥 빗장 걸어두네
沈吟秋欲老 침음추욕로 고요히 읊조리니 가을은 깊어가고
高臥醉初醒 고와취초성 숨어 편안히 살며 취하여 술이 깨네
流水無留響 유수무류향 흐르는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閒雲不定形 한운부정형 한가한 구름은 일정한 모양이 없네
道心隨鶴去 도심수학거 도를 따르려는 마음은 학을 따라 떠나
天遠入冥冥 천원입명명 하늘 머리 아득한 곳으로 들어가네
春晝獨坐 춘주독좌 봄날 낮에 홀로 앉아
宋翼弼 송익필 1534~1599
晝永鳥無聲 주영조무성 날은 길어 새소리 자취 없고
雨餘山更淸 우여산갱청 비 갠 뒤, 산은 더욱 푸르구나
事稀知道泰 사희지도태 할 일이 적으니 道가 큼을 알겠고
居靜覺心明 거정각심명 고요히 사노라니 마음 밝음 깨닫노라
日午千花正 일오천화정 한낮에 뭇 꽃들 피어나고
池淸萬象形 지청만상형 맑은 못물에는 온갖 사물 다 비친다
從來言語淺 종래언어천 종래 언어는 가난하여
?識此間情 묵식차간정 이 깊은 맛 말없이 알겠노라
足不足 족불족 만족과 불만
宋翼弼 송익필 1534~1599
君子如何長自足 군자여하장자족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족하며
小人如何長不足 소인여하장부족 소인은 어찌하여 늘 족하지 아니한가
不足之足每有餘 부족지족매유여 부족하나 만족하면 늘 남음이 있고
足而不足常不足 족이부족상부족 족한데도 부족타 하면 언제나 부족하네
樂在有餘無不足 낙재유여무부족 즐거움이 넉넉함에 있으면 족하지 않음 없지만
憂在不足何時足 우재부족하시족 근심이 부족함에 있으면 언제나 만족할까
安時處順更何憂 안시처순갱하우 때에 맞춰 순리로 살면 또 무엇을 근심하리
怨天尤人悲不足 원천우인비부족 하늘을 원망하고 남 탓해도 슬픔은 끝이 없네
求在我者無不足 구재아자무부족 내게 있는 것을 구하면 족하지 않음이 없지만
求在外者何能足 구재외자하능족 밖에 있는 것을 구하면 어찌 능히 만족하리
一瓢之水樂有餘 일표지수낙유여 한 표주박의 물로도 즐거움은 남음이 있고
萬錢之羞憂不足 만전지수우부족 만금의 진수성찬으로도 근심은 끝이 없네
古今至樂在知足 고금지락재지족 古今의 지극한 즐거움은 족함을 앎에 있나니
天下大患在不足 천하대환재부족 천하의 큰 근심은 족함을 알지 못함에 있도다
二世高枕望夷宮 이세고침망이궁 秦 二世가 望夷宮서 베게 높이 했을 젠
擬盡吾年猶不足 의진오년유부족 죽을 때까지 즐겨도 충분할 줄 알았지
唐宗路窮馬嵬坡 당종노궁마외파 唐 玄宗이 馬嵬坡에서 길이 막히었을 때
謂卜他生曾未足 위복타생증미족 다른 삶을 산다해도 족하지 않으리라 말했네
匹夫一抱知足樂 필부일포지족락 필부의 한 아름도 족함 알면 즐겁고
王公富貴還不足 왕공부귀환부족 왕공의 부귀도 외려 부족 하다오
天子一坐知不足 천자일좌지부족 天子의 한 자리도 족한 것은 아닐진데
匹夫之貧羨其足 필부지빈선기족 필부의 가난은 그 족함 부러워라
不足與足皆在己 부족여족개자기 부족함과 족함은 모두 내게 달렸으니
外物焉爲足不足 외물언위족부족 외물이 어찌하여 족함과 부족함이 되리오
吾年七十臥窮谷 오년칠십와궁곡 내 나이 일흔에 窮谷에 누웠자니
人謂不足吾則足 인위부족오즉족 남들야 부족타 해도 나는야 족해
朝看萬峯生白雲 조간만봉생자운 아침에 만 봉우리에서 흰 구름 피어남 보노라면
自去自來高致足 자거자래고치족 절로 갔다 절로 오는 높은 운치가 족하고
暮看滄海吐明月 모간창해토명월 저물녁 엔 푸른 바다 밝은 달 토함을 보면
浩浩金波眼界足 호호금파안계족 끝없는 금물결에 眼界가 족하도다
春有梅花秋有菊 춘유해화추유국 봄에는 매화 있고 가을엔 국화 있어
代謝無窮幽興足 대사무궁유흥족 피고 짐이 끝없으니 그윽한 흥취가 족하고
一床經書道味深 일상경서도미심 책상 가득 經書엔 道의 맛이 깊어 있어
尙友千古師友足 상유만고사우족 千古를 벗삼으니 스승과 벗이 족하네
德比先賢雖不足 덕비선현수부족 德은 선현에 비해 비록 부족하지만
白髮滿頭年紀足 백발만두년기족 머리 가득 흰 머리털, 나이는 족하도다
同吾所樂信有時 동요소락신유시 내 즐길 바 함께 함에 진실로 때가 있어
卷藏于身樂已足 권장우신낙이족 몸에 책을 간직하니 즐거움이 족하도다
俯仰天地能自在 부양천지능자개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보아 능히 자재로우니
天之待我亦云足 천지대아역운족 하늘도 나를 보고 족하다고 하겠지
偶吟 우음 그냥 읊다
宋翰弼(朝鮮) 송한필
花開昨夜雨 화개작야우 간 밤 비 맞고서 꽃을 피우곤
花落今朝風 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누나
可憐一春事 가련일춘사 슬프다 한해 봄날의 일이
往來風雨中 왕래풍우중 비 바람 가운데서 오고 가노니
雨後惜落花 우후석낙화 비온 뒤 떨어진 꽃을 안타까워하며
宋翰弼(朝鮮) 송한필
白白紅紅數朶花 백백홍홍수타화 희디 희고 붉디 붉은 꽃가지들 휘늘어져
春歸粧點老人家 춘귀장점노인가 가는 봄에 촌로의 집을 잎잎이 단장했네
狂風急雨無情思 광풍급우무정사 미친 바람 급한 비는 무정하기도 무정할사
一半朝來減却華 일반조래감각화 아침 반나절에 화려한 꽃빛 수구려져 버렸네
淸風明月을 가지고 다닌다더니
修翁華嚴 수옹화엄스님
這一交這一交 저일교저일교 이 한 번의 곤두박질,이 한 번의 곤두박질!
萬兩黃金也合消 만양황금야합소 만냥 황금을 쓴다해도 괜찮지
頭上笠腰下包 두상립요하포 머리 위에는 삿갓, 허리춤에는 보따리
淸風明月杖頭酪 청풍명월장두낙 청풍 명월이 지팡이 끝에 걸렸네
宿彌勒堂 숙미륵당 미륵당에서 머물며
申光洙 신광수 1712~1775
天寒宿古店 천한숙고점 찬 날씨에 옛 주막서 묵어 자려니
歸客夜心孤 귀객야심고 나그네 밤중 마음 더욱 외롭다
滅燭窓明雪 멸촉창명설 촛불 꺼도 창밖은 눈 빛 환하고
燃茶枕近爐 연다침근로 머리말 화로에선 차 끓는 소리
深更知력馬 심경지력마 마구간 말굽 소리 밤 깊음 알고
細事聞鄕奴 세사문향노 세상일은 하인에게 물어 듣노라
月落鷄鳴後 월락계명후 달 치고 첫닭이 소리쳐 운 뒤
悠悠又上途 유유우상도 유유히 다시금 길에 오른다
崍口所見 래구소견
申光洙 신광수 1712~1775
靑裙女出木花田 청군여출목화전 푸른 치마 입은 여자, 목화밭을 나와
見客回身立路邊 견객회신립로변 客을 보고, 몸을 돌려 길가에 서있네
白犬遠隨黃犬去 백견원수황견거 흰 개는 멀리, 누런 개 따라 가다가
雙還更走主人前 쌍환갱주주인전 짝 지어 다시, 다시 주인 앞으로 달려오네
投宿山寺 투숙산사 산사에 머물며
申光漢 신광한 1484~1555
少年常愛山家靜 소년상애산가정 젊은 날엔 산집의 고요함이 좋아서
多在禪窓讀古經 다재선창독고경 禪窓에서 옛 경전을 많이도 읽었었네
白髮偶然重到此 백발우연중도차 흰 머리로 우연히 다시 이곳 이르니
佛前依舊一燈靑 불전의구일등청 불전엔 그때처럼 등불 하나 푸르구나
偶吟 우음 그냥 읊다
辛夢參 신몽삼 1648~1711
心有是非知己反 심유시비지기우 내 자신 옳고 그름 돌아볼 줄 알아야 하고
口無長短及人家 구무장단급인가 남의 장단 이러니저러니 말하지 말아야지
消除惡念霜前葉 소제악념상전엽 서리 앞에 잎 지듯이 나쁜 생각 떨어내고
培養善端雨後茅 배양선단우후모 비온 뒤에 띠 자라듯 착한 마음 길러야지
踰大關領望親庭 유대관령망친정 대관령을 넘어 친정을 바라봄
申師任堂(朝鮮) 신사임당 1504~1551
慈親鶴髮在臨瀛 자친학발재림영 그리운 어버이는 백발로 臨瀛에 계시고
身向長安獨去情 신향장안독거정 내 몸은 서울을 향해 그리운 홀로 땅을 떠난다
回首北坪時一望 회수북평시일망 돌아보고 북쪽 산마을을 바라보니
白雲飛下暮山靑 백운비하모산청 흰 구름이 날아가는 아래 해지는 산이 푸르도다
思親 사친 어머니 생각
申師任堂(朝鮮) 신사임당 1504~1551
千里家山萬疊峰 천리가산만첩봉 천리 머나먼 친정은 첩첩 산봉우리로 가로막혀 있고
歸心長在夢魂中 귀심장재몽혼중 친정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꿈 속에 있네
寒松亭畔雙輪月 한송정반쌍윤월 寒松亭 호반에는 두개의 달이 떠있네
鏡浦臺前一陳風 경포대전일진풍 鏡浦臺 앞에는 한무리 바람이 일어나는데
沙上白鷗恒聚散 사상백구항취산 모래밭의 흰갈매기는 항상 모였다가 흩어지고
波頭魚艇每西東 파두어정매서동 부두의 고깃배들은 매양 西와 東으로 가는데
何時重踏臨瀛路 하시중답임영로 나는 어느 때 다시 臨瀛땅을 밟을까
綵舞斑衣膝下縫 채무반의슬하봉 어머님 슬하에서 색동옷 입고 춤 추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까
寄權正卿 기권정경 권정경에게
申叔舟 신숙주 1417~1475
得閑因病久 득한인병구 오랜 병으로 한가함 얻어
空歎綠陰低 공탄록음저 공연히 녹음이 낮아졌다 탄식하네
黃鳥催人起 황조최인기 꾀고리 나 일어나라 재촉하니
東園數日啼 동원수일제 동산에 몇 일간을 울고 있다네
秋史에게
申緯(朝鮮) 신위 1769~1847
昭代參容播正聲 소대참용파정성 태평 시대 넉넉히 바른 소리 전하고
蒐羅揚抱有深情 수라양포유심정 온갖 자료 모아서 어루만지며 깊은 정 품었도다
吾今倦矣論英雋 오금권의론영준 나 이제 영웅호걸 논하는 것 권태로와
煮酒靑梅屬後生 자주청매속후생 푸른 매실 술 데우는 일 후세에게 맡긴다네
贈卞僧愛 증변승애 卞僧愛에게
申緯(朝鮮) 신위 1769~1847
澹掃蛾眉白苧衫 담소아미백저삼 흰 모시 적삼입고,눈썹 곱게 단장하고서
訴衷情話燕니남 소충정화연니남 마음 속 정스런 말, 소근소근 얘기하네
佳人莫問郞年歲 가인막문랑년세 佳人이여 내 나이를 묻지 마오
五十年前二十三 오십년전이십삼 오십년 전에는 스물 셋이었다오
朴淵瀑布 박연폭포
黃眞伊(朝鮮) 황진이 1506~1544
一派長天噴壑壟 일파장천분학롱 한 줄기 물이 내같이 구렁에 떨어질 때
龍湫百인水叢叢 용추백인수총총 용추의 백인의 물은 용솟음 치네
飛泉倒瀉疑銀漢 비천도사의은한 폭포수는 은하수가 쏟아지듯
怒瀑橫垂宛白虹 노폭횡수완백홍 그 폭포 옆에는 흰 무지개 섰구나
雹亂霆馳彌洞府 박난정치미동부 물방울이 洞府에 떨어지면
珠聳玉碎徹晴空 주용옥쇄철청공 구슬같이 방울방울 창공에 빛나네
遊人莫道廬山勝 유인막도려산승 나그네여, 여산의 폭포만 말하지 말라
須識天磨冠海東 수식천마관해동 이 천마산이야말로 해동의 제일일세
奉別蘇判書世讓 봉별소판서세양 소판서 세양을 보내며
黃眞伊(朝鮮) 황진이
月下庭梧盡 월하정오진 달빛어린 뜰에는 오동잎 지고
霜中夜菊黃 상중야국황 서리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네
樓高天一尺 루고천일척 누대는 높고 높아 하늘에 닿을듯
人醉酒千觴 인취주천상 오가는 술잔은 취해도 끝이 없네
流水和琴冷 류수화금랭 흐르는 물소리는 거문고 가락에 싸늘하고
梅花入笛香 매화입적향 매화는 피리곡조에 젖어 향기로와라
明朝相別後 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눈물지며 이별한 뒤에
情與碧派長 정여벽파장 그리운 정은 강물되어 이어지리라
半月 반달
黃眞伊(朝鮮) 황진이
誰斷崑崙玉 수단곤륜옥 누가 곤륜산의 玉을 잘라
裁成織女梳 재성직녀소 직녀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
牽牛一去後 견우일거후 가신 님(牽牛) 그리움에
愁擲碧空虛 수척벽공허 愁心 푸른 허공에 던졌다네
靑山裡 碧溪水 청산리 벽계수 푸른산속 푸른 시냇물
黃眞伊(朝鮮) 황진이
靑山裡碧溪水 청산리벽계수 청산리 벽계수야
莫誇易移去 막과이이거 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不復還 일도창해부복환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明月滿空山 명월만공산 명월이 만공산 하니
暫休且去若何 잠휴저거이약하 잠시 쉬어 간들 어떠하리
푸른산은 나의 뜻이요. 흐르는 물은 님의 정인데
녹수는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리가 있단 말인가
흐르는 물도 푸른 산을 못 잊어 울면서 흐르네.
相思夢 상사몽
黃眞伊(朝鮮) 황진이 1506~1544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대 그리는 심정은 간절하나 꿈에서 밖에 볼 수 없어
농訪歡時歡訪농 농방환시환방농 내가 님을 찾아 떠났을 때에 님은 나를 찾아왔네
願使遙遙他夜夢 원사요요타야몽 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
一時同作路中逢 일시동작로중봉 오가는 그 길에서 우리 함께 만나기를
松都 송도
黃眞伊(朝鮮) 황진이
雪中前朝色 설중전조색 눈오는 날은 전조의 모습이요
寒鐘故國聲 한종고국성 차가운 종은 고국의 그 소리다
南樓愁獨立 남루수독립 시름하여 남루에 홀로 섰나니
殘廓暮烟香 잔곽모연향 남은 성터에 저녁 연기 내음이라
別金慶元 별김경원
黃眞伊(朝鮮) 황진이
三世金緣成燕尾 삼세금연성연미 삼 세의 굳은 인연 금슬 좋은 짝이 되니
此中生死兩心知 차중생사양심지 이 가운데 생사는 두 마음만 알리로다
楊州芳約吾無負 양주방약오무부 양주의 꽃다운 언약 내 아니 저버렸는데
恐子還如杜牧之 공자환여두목지 도리어 그대가 두목 같을까 두려울 뿐
滿月臺懷古 만월대회고
黃眞伊(朝鮮) 황진이
古寺蕭然傍御溝 고사소연방어구 옛 절 소연하게 어구 곁에 있는데
夕陽喬木使人愁 석양교목사인수 교목에 석양이 비끼면 옛 근심 솟아나네
煙霞冷落殘僧夢 연하냉락잔승몽 연하는 남은 승에게 쓸쓸히 보이고
歲月觴嶸破塔頭 세월쟁영파탑두 세월은 빛나 파탑 위에 비치었구나
黃鳳羽歸飛鳥雀 황봉우귀비조작 봉황새 어디 가고 잡새들 만 오락가락
杜鵑花落牧羊牛 두견화락목양우 두견화 진 곳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네
神松憶得繁華日 신송억득번화일 옛 솔에 번화롭던 그날이 생각나니
豈意如今春似秋 기의여금춘사추 어찌 알았으랴 지금 이 봄이 가을인 듯한 것을
小柏舟 소백주 조그만 잣 배
黃眞伊(朝鮮) 황진이
汎彼中流小柏舟 범피중류소백주 저 강 복판에 떠 있던 조그만 잣나무 배
幾年閑盛碧波頭 기년한성벽파두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後人若問誰先渡 후인약문수선도 누가 먼저 건넜느냐 사람들이 묻는다면
문武兼全萬戶侯 문무겸전만호후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후라 하리
白雲 백운 흰 구름
黃廷彧 황정욱 1532~1607
世間榮辱진悠悠 세간영욕진유유 세간의 영욕이야 모두다 아득커니
何處藏身可自由 하처장신가자유 어디에 몸 숨긴들 자유로울 수 있나
只合任他牛馬我 지합임타우마아 소와 말로 날 부려도 맡겨둠이 마땅하리
蒼空來往白雲浮 창공래왕백운부 흰 구름처럼 떠서 푸른 하늘 오가리니
絶命詩 1 절명시
黃玹 황현 1855~1910
亂離滾到白頭年 난리곤도백두년 난리에 휩쓸려버린 머리털 허연 나이
幾合捐生却未然 기합연생각미연 몇 번이고 죽어야 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今日眞成無可奈 금일진성무가내 참으로 어찌할수 없는 오늘
輝輝風燭照蒼天 휘휘풍촉조창천 가물거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 비추는구나
絶命詩 2 절명시
妖분掩?帝星移 요분엄예제성이 요망한 기운에 가려 임금자리 옮겨지더니
九闕沈沈晝漏遲 구궐침침주루지 구중 궁궐 침침하게 낮 시간이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 조칙종금무부유 조칙도 이제 다시는 나오지 않을테니
琳琅一紙淚千絲 임랑일지루천사 아름다운 한 장 종이에 천 줄기 눈물 흐른다
絶命詩 3 절명시
鳥獸哀鳴海岳嚬 조수애명해악빈 새와 짐승도 슬피울고 산천도 찡그리고
槿花世界已沈淪 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이 세상이 침몰해 버렸도다
秋燈掩卷懷千古 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불에 책을 덮고 지난 역사 돌이켜보니
難作人間識字人 난작인간식자인 세상에서 지식인 노릇하기 어렵구나
絶命詩 4 절명시
曾無支厦半椽功 증무지하반연공 일찍이 나라 위해 한 일,조금도 없는 내가
只是成仁不是忠 지시성인불시충 다만 忠이 아니라, 내 죽음 仁을 이루는 것이요
止竟僅能追尹穀 지경근능추윤곡 겨우 송나라의 尹穀처럼 자결할 뿐
當時愧不섭陳東 당시괴불섭진동 송나라 陳東처럼 의병을 일으키지 못한것이 부끄럽도다
老客婦怨 노객부원 늙은 나그네 아낙의 원망
許筠 허균 1569~1618
東州城西寒日훈 동주성서한일훈 동주성 서쪽, 차가운 해 뉘엿뉘엿
寶蓋山高帶夕雲 보개산고대석운 우뚝한 보개산이 저녁 구름 감싸 있다
파然老의衣藍縷 파연로구의남루 머리 허옇게 센 늙은 할미, 남루한 옷차림
迎客出屋開柴戶 영객출옥개시호 손님 맞아 방을 나와 사립문을 열어준다
自言京城老客婦 자언경성로객부 스스로 말하기를, 서울 늙은 나그네 아낙
流離破産依客土 류리파산의객토 파산하여 떠돌다가 객지에 사는 신세가 되었다오
頃者倭奴陷洛陽 경자왜노함락양 저 지난날 왜놈들이 서울을 함락시켜
提携一子隨姑郞 제휴일자수고랑 외 아들 손에 잡고 시어머니와 남편 따라
重跡百舍竄窮谷 중적백사찬궁곡 삼백리 길 걷고 걸어 깊은 골에 숨어왔소
夜出求食晝潛伏 야출구식주잠복 밤에 나와 밥을 빌고 낮에는 숨어 살았소
姑老得病郞負行 고로득병랑부행 시모 늙어 병을 얻어 남편이 업고 가니
蹠穿쟁山不遑息 척천쟁산불황식 험한 산길에 발바닥이 다 뚫어져도 쉴지도 못했소
是時天雨夜深黑 시시천우야심흑 이런 때, 비는 내려 밤이 더욱 캄캄하니
坑滑足酸顚不測 갱활족산전불측 길 미끄럽고 다리 시러워 언제 넘어질지 몰랐소
揮刀二賊從何來 휘도이적종하래 칼 휘두르는 두 왜적은 어디서 왔는지
闖暗섭종如相猜 틈암섭종여상시 어둠 속에 머리 내밀며 서로 다투어 뒤를 밟아
怒刃劈두두四裂 노인벽두두사렬 성난 칼날 목을 갈라서 목이 찢어졌소이다
子母倂命流원血 자모병명류원혈 어미와 아들 다 죽어 원한의 피 흐르고
我설幼兒伏林藪 아설유아복림수 나는 어린아이를 끌고 덤불 속에 엎드렸소
兒啼賊覺驅將去 아제적각구장거 아이 울음에 들켜 잡혀가고 말았으니
只餘一身脫虎口 지여일신탈호구 내 한 몸 겨우 남아 호랑이 굴을 벗어났지만
蒼黃不敢高聲語 창황불감고성어 허둥지둥 경황없어 소리 높여 말조차 못했소
明朝來視二骸遺 명조래시이해유 다음 날 아침 와서 보니 두 시체 버려져
不辨姑屍與郞屍 불변고시여랑시 시모인지 남편인지 분간할 길 없었다오
烏鳶啄腸狗교격 오연탁장구교격 솔개와 까마귀 창자 쪼고, 들개는 살 뜯으니
라리欲掩憑伊誰 라리욕엄빙이수 삼태기와 흙수레로 덮어가리려해도 누가 도와주랴
辛勤掘得三尺담 신근굴득삼척담 석 자 깊이 구덩이를 천신만고로 겨우 파서
手拾殘骨閉幽坎 수습잔골폐유감 남은 뼈골 손수 모아 봉토하고 나니
경경隻影終何歸 경경척영종하귀 의지 없는 외그림자 끝내는 어디로 돌아갈까
隣婦哀憐許相依 린부애련허상의 이웃 아낙 슬피 여겨 함께 살자 하여
遂從店裏躬井臼 수종점리궁정구 이 주막에 더부살이 방아 찧고 물 길렀소
궤以殘飯衣弊衣 궤이잔반의폐의 남은 밥 먹여 주고 낡은 옷 입혀 주어
勞筋煎慮十二年 로근전려십이년 지치고 마음졸이기 열두 해가 되었다오
面려髮禿腰脚頑 면려발독요각완 주름진 얼굴, 듬성머리, 허리도 다리도 뻐근한데
近者京城消息傳 근자경성소식전 근자에 서울 소식 드문드문 들려왔소
孤兒賊中幸生還 고아적중행생환 내 불쌍한 아이는 적중에서 다행히도 살아나와
投入宮家作蒼頭 투입궁가작창두 대궐에 투숙하여 창두가 되었다 하오
餘帛在사균倉稠 여백재사균창조 옷장에는 남은 비단, 창고에는 곡식 가득하니
娶婦作舍生計足 취부작사생계족 장가들고 집 마련하여 생계가 풍족하다 하나
不念阿孃客他州 불념아양객타주 타관살이 나그네 처지 제 어미께 생각 못하니
生兒成長不得力 생아성장불득력 낳은 아들 성장해도 그 덕을 보지 못하오
念之中宵涕橫臆 념지중소체횡억 생각할수록 한밤중에 눈물이 가슴 적시고
我形已췌兒已壯 아형이췌아이장 내 꼴은 다 시들고 아들은 이미 장년이 되었소
縱使相逢거相識 종사상봉거상식 설사 서로 만나더라도 알아볼 리 있을까
老身溝壑不足言 로신구학불족언 늙은 몸 구렁에 버려지는 건 더 말할 나위 없거니
得汝酒요父墳 안득여주요부분 너의 술이라도 얻어 아비 묘에 올려볼 수 없겠는가
嗚呼何代無亂離 오호하대무란리 아 슬프구나, 어느 시대인들 난리야 없으랴만
未若妾身之抱원 미약첩신지포원 이 못난 여편네가 품은 원한은 아직도 없었으리라
成佛庵 성불암
許筠 허균 1569~1618
深樹僧房小 심수승방소 울창한 숲에 승방은 작고
層巒石路分 층만석로분 층층 둘러싼 산에 돌길이 나뉘어 있네
中宵初見月 중소초견월 밤이 깊어서야 달을 보았는데
滄海闊無雲 창해활무운 넓은 바다는 활짝 트여 구름 한점 없네
香氣諸天降 향기제천강 향기는 하늘에서 내려오지만
鐘聲下界聞 종성하계문 종소리는 땅에서 들리어오네
冷然人境外 냉연인경외 시원하다, 인간 밖 세상이라
不恨久離群 불한구리군 사람들과 오래 떨어진 것이 한스럽지 않네
摩訶衍 마하연
許筠 허균 1569~1618
寶刹排雲上 보찰배운상 절이 구름을 밀치고 솟아
珠宮奪日鮮 주궁탈일선 집은 햇빛을 받아 곱기도 하다
經函明貝葉 경함명패엽 경전함에는 貝葉鏡이 빛나고
爐燼郁煎檀 노신욱전단 화로에는 전단향이 그윽하다
僧侶參禪坐 승려참선좌 승려는 참선에 들고
吾仍借榻眠 오잉차탑면 나는 걸상을 빌려 잠이 들었다
夜란風뢰發 야란풍뢰발 밤이 이슥해지자 바람소리 들리고
笙鶴下三天 생학하삼천 신선의 학이 세상으로 내려오네
移小桃用惜落花韻 이소도용석낙화운
앵두나무 옮겨심다 떨어지는 꽃을 아쉬워하며
許筠 허균
淺植幽厓奈爾何 천식유애내이하 그윽한 언덕 살포시 묻힌 네 신세를 어이할까
孤根無路近陽和 고근무로근양화 외로운 뿌리는 따뜻한 빛을 가까이 할 길이 없구나
移栽隙地勤封護 이재극지근봉호 틈새 땅에 옮겨 심어 부지런히 북돋아주니
爲待朱明結子多 위대주명결자다 여름철을 기다려 열매 많이 맺기 위함이라오
貧女吟 빈녀음 가난한 여인
許蘭雪軒 허난설헌 1563~1589
豈是乏容色 개시핍용색 이 얼굴 박색은 아닌 듯 하고
工鍼復工織 공침부공직 바느질 길 쌈 베도 솜씨 있건만
少小長寒門 소소장한문 가난한 집 태어나 자란 탓으로
良媒不相識 양매부상식 매파도 발끊고 몰라라 하네
不帶寒饑色 부대한기색 추위에 주려도 내색치 않고
盡日當窓織 진일당창직 진종일 창가에서 베를 짜나니
惟有父母憐 유유부모연 부모님 안쓰럽다 여기시지만
四隣何曾識 사린하증식 이웃이야 이내심사 어이 아리요
夜久織未休 야구직미휴 밤 깊어도 베틀에 쉬지도 않고
軋軋鳴寒機 알알명한기 찰칵찰칵 차가운 베틀소리에
機中一匹練 기중일필연 짜여 가는 이 한 필의 고운 비단
終作阿誰衣 종작아수의 필경 어느 규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 수파금전도 가위 잡고 삭독삭독 옷 마를 제면
夜寒十指直 야한십지직 밤도 차라 열 손끝이 곱아드는데
爲人作嫁衣 위인작가의 시집갈 옷 삵 바느질 쉴 새 없건만
年年還獨宿 연연환독숙 해마다 독수공방 면할 길 없네
暮春 모춘 늦봄에
許蘭雪軒 허난설헌 1563~1589
煙鎖瑤空鶴未歸 연쇄요공학미귀 안개는 공중에 자욱한데 학은 돌아오지 않고
桂花陰裏閉珠扉 계화음리폐주비 계수 꽃 그늘 속에 구슬 문은 닫혔네
溪頭盡日神靈雨 계두진일신령우 시냇가는 온종일 신령스런 비만 내리고
滿地香雲濕不飛 만지향운습불비 땅에 가득한 구름은 젖어서 날지 못하네
采蓮曲 채련곡 연꽃을 따는 노래
許蘭雪軒 허난설헌 1563~1589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가을에 맑은 호숫물 옥돌처럼 흘러가고
蓮花深處繫蘭舟 련화심처계란주 연꽃 피는 깊은 곳에 란초 배를 매놓고서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련자 당신보고 물 건너서 연꽃을 던졌는데
或被人知半日羞 혹피인지반일수 혹시 남이 봤을가봐 반나절 부끄럽네
哭子 곡자
許蘭雪軒 허난설헌
去年喪愛女 거년상애녀 지난 해 사랑하는 딸을 잃었고
今年喪愛子 금년상애자 올해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네
哀哀廣陵土 애애광릉토 슬프고 슬픈 광릉 땅이여
雙墳相對起 쌍분상대기 두 무덤이 마주 보고 있구나
蕭蕭白楊風 소소백양풍 백양나무에는 으스스 바람이 일어나고
鬼火明松楸 귀화명송추 도깨비불 숲 속에서 번쩍인다
紙錢招汝魂 지전초여혼 지전으로 너의 혼을 부르고
玄酒存汝丘 현주존여구 너희 무덤에 술잔을 따르네
應知第兄魂 응지제형혼 아아, 너희들 남매의 혼은
夜夜相追遊 야야상추유 밤마다 정겹게 어울려 놀으리
縱有服中孩 종유복중해 비록 뱃속에 아기가 있다 한들
安可糞長成 안가분장성 어찌 그것이 자라기를 바라리오
浪吟黃坮詞 낭음황대사 황대노래를 부질없이 부르며
血泣悲呑聲 혈읍비탄성 피눈물로 울다가 목이 메이도다
閨怨 규원 여자의 恨
許蘭雪軒 허난설헌
月樓秋盡玉屛空 월루추진옥병공 달빛 비친 망루에 가을이 다하니, 옥병이 쓸쓸하고
霜打蘆洲下暮鴻 상타노주하모홍 서리 내린 갈대 밭, 늙은 기러기 내려앉는다
瑤瑟一彈心不見 요슬일탄심불견 아름다운 거문고 한번 타도 그 마음은 볼 수 없고
藕花零落野塘中 우화영락야당중 문 밖의 연못엔, 연꽃이 가랑비와 땅에 떨어진다
春雨 춘우 봄비
許蘭雪軒 허난설헌
春雨暗西池 춘우암서지 봄비 가만히 서쪽 못에 내리고
輕寒襲羅幕 경한습라막 가벼운 추위, 장막 속에 스며드네
愁依小屛風 수의소병풍 근심을 작은 병풍에 의지하니
薔頭杏花落 장두행화락 장미꽃 근처에 살구꽃 떨어지네
寄夫江舍讀書 기부강사독서 강사에서 글 읽는 낭군에게
許蘭雪軒 허난설헌
燕掠士첨兩兩飛 연약사첨양량비 제비는 비낀 처마 스쳐 둘씩 나는데
落花僚亂撲羅衣 낙화요란박라의 지는 꽃만 어지러이 비단옷을 칩니다
洞房極目傷春意 동방극목상춘의 심방에서 시선 끝까지 봄을 아파하는 뜻은
草綠江南人未歸 초록강남인미귀 江南에 풀 푸른데, 님은 돌아오지 않네
無可無不可吟 무가무불가음
옳은 것도 없으며 옳지 않은것도 없나니
許穆 허목 1595~1682
一往一來有常數 일왕일래유상수 한번 오고 한번 가는 것이 진리이나니
萬殊初無分物我 만수초무분물아 온갖 사물 처음에 무에서 사물과 나로 나누어진다네
此事此心皆此理 차사차심개차리 이 일, 이 마음도 다 이러한 이치일진대
孰爲無可孰爲可 숙위무가숙위가 무엇이 옳으며 옳지 않다 하리요
宿上雲庵 숙상운암 구름위 암자에서 잠들다
虛應堂 허응당 ? ~1565
春山無伴獨尋幽 춘산무반독심유 친구 없이 홀로 봄 산 깊숙히 찾으니
挾路桃花츤杖頭 협로도화츤장두 길가의 복사꽃 지팡이에 스치네
一宿上雲疎雨夜 일숙상운소우야 부슬비 내리는 밤 구름 위 잠을 청하니
禪心詩想兩悠悠 선심시상우수수 선의 마음, 시 생각 아슬하구나
자護寺樓 자호사루 자호사 누각에서
許洪材 허홍재
早起獨登樓 조기독등루 일찍 일어나 홀로 누각에 오르니
悠然八月秋 유연팔월추 무르익은 팔월 가을이네
白煙橫野外 백연횡야외 흰 연기 들판에 끼어있고
紅日上峰頭 홍일상봉두 붉은 해는 산봉우리 위에 떠있네
客路風霜冷 객로풍상냉 나그네 길, 바람과 서리에 차가운데
僧軒花木幽 승헌화목유 절간의 꽃과 나무 가득하네
一준開笑語 일준개소어 한잔 술에 웃음띤 말소리 나오니
消遣利名愁 소견이명수 세상의 명리,근심이 사라진다
慈仁寺荷花池 자인사하화지 자인사 하화지에서
何紹基 하소기 1799~1873
坐看倒影浸天河 좌간도영침천하 앉아서 보니 연꽃 그림자 은하수에 잠겨 있고
風過欄干水不波 풍과난간수불파 난간 위로 부는 바람에도 물결조차 없다
想見夜深人散後 상견야심인산후 밤 깊어 사람들 흩어진 후 바라보니
滿湖螢火比星多 만호형화비성다 연못 가득한 반딧불이 별보다도 더 많네
歲暮 세모 한 해가 끝날 무렵
申鉉豊 신현풍
老夫淸晨門戶觀 노부청신문호관 이 늙은이 이른새벽 문밖을 바라보니
不知昨夜雪衣冠 부지작야설의관 알수 없는 지난밤에 눈이 덮혔네
萬塵汚物包銀色 만진오물포은색 일만티끌 오물들이 은색으로 감쌓이고
眞宰畵素乍間完 진재화소사간완 진정한 화가가 흰그림 그렸구나
天轉地旋回歲易 천전지선회세역 하늘땅 돌고 돌아 세상도 돌아서
戊辰年暮日幾殘 무진년모일기잔 무진년의 세모가 몇일이 남았는가
白峯山下少人行 백봉산하소인행 흰산 봉우리 아래엔 다니는사람 적고
旗幅無飄朝氣寒 기폭무표조기한 깃발도 날지않는 차가운 아침이네
夜坐 야좌 밤에 홀로 앉아
申欽 신흠 1566~1628
野藤拖地少人行 야등타지소인행 들판 덩굴 땅에 뻗어있고 지나는 사람 적은데
露草離離暗水鳴 로초리리암수명 이슬맺힌 풀들 무성하고 은은한 도랑물 소리
數點?螢流客幌 수점소형류객황 두세 점의 반딧불은 객창 휘장에 날고
一聲寒雁過江城 일성한안과강성 외마디 찬 소리, 기러기 江城을 지난다
孤燈依壁花成暈 고등의벽화성훈 벽에 달린 외로운 등불이 흐리게 빛무리 이룬다
小雨經林葉盡驚 소우경림엽진경 숲 지나는 가랑비에 나무잎도 놀라는구나
最是殊方?斷處 최시수방장단처 가장 애끊는 일은 타향의 이러한 곳
舊遊零落隔平生 구유령락격평생 한평생 옛벗들이 초라하게 떨어져 산다오
感春 감춘 봄날은
申欽 신흠 1566~1628
蜂삽花鬚燕?泥 봉삽화수연삽니 벌은 꽃술 물고 제비는 진흙 무는데
雨餘深院綠苔齊 우여심원록태제 비 갠 깊숙한 뜰에 푸른 이끼 수북하다
春來無限傷心事 춘래무한상심사 봄 되니 마음 상할 일들 많나니
分付流鶯盡意啼 분부류앵진의제 꾀꼬리에 주어 실컷 울게 하리라
木橋 목교 나무다리
辛천 신천
斫斷長條跨一灘 작단장조과일탄 긴 나무 잘라 여울물에 걸쳐 노니
천霜飛雪帶驚瀾 천상비설대경란 흩뿌리는 서릿발 눈보라에도 세찬 물결 견디네
須臾步步臨心意 수유보보림심의 잠시 걸으면서 마음 깊이 생각해보니
移向功名宦路看 이향공명환로간 권력 향하는 벼슬길을 보는 듯 하네
白頭山途中 백두산도중 백두산 가는 길에
申采浩 신채호 1880~1936
人生四十太支離 인생사십태지리 인생 사십 년이 너무도 지리하여
貧病相隨暫不移 빈병상수잠불이 가난과 병 잠시도 날 떠나지 않는구나
最恨水窮山盡處 최한수궁산진처 한스러워라, 물 다하고 산 다한 곳
任情歌曲亦難爲 임정가곡역난위 내 뜻대로 노래부르기도 어렵구나
夢亡妻 몽망처 죽은 아내 꿈
沈彦光 심언광 1487~1540
十口常資二頃田 십구상자이경전 열 식구 두 뙈기 밭 의지해 사니
貧家生理賴妻賢 빈가생리뢰처현 가난한 집 살림살이 자네 어짐 덕이었네
艱辛契活曾三紀 간신계활증삼기 간신히 먹고 산 지 서른 여섯 해
榮顯功名僅數年 영현공명근수년 공명을 누린 것은 겨우 몇 해 뿐
自謂與君同白首 자위여군동백수 흰머리 되도록 함께 살자 했더니
何先棄我落黃泉 하선기아락황천 날 두고 어이 먼저 황천 가셨나
魂來不覺冥途隔 혼래불각명도격 넋이 오매 저승길이 막힌 줄 몰랐더니
夢裏기巾尙宛然 몽리기건상완연 꿈속에 푸른 수건 쓴 완연히 그대일세
寄宜仲 기의중 宜仲에게
沈義 심의 1475 ~
學道非他在日强 학도비타재일강 도를 배움은 무엇보다 나날이 굳세짐에 있나니
精微到處要商量 정미도처요상량 정미한 곳에 이르려면 깊이 따져 생각해야 한다
頭邊歲月爭遲暮 두변세월쟁지모 머리 위로 세월은 싸움하듯 저물어가는데
少壯無成老益荒 소장무성로익황 젊고 한창 때 성취함이 없으면 늙어 더욱 황량하리라
夜夜曲 야야곡 1
沈約 심약 441~513
北斗란干去 북두란간거 북두칠성 난간을 지나니
夜夜心獨傷 야야심독상 밤마다 마음 홀로 아프라
月輝橫射枕 월휘횡사침 달빛은 베게머리 빗껴 비추고
燈光半隱屛 등광반은병 등불은 반쯤 병풍을 가리운다
夜夜曲 야야곡 2
沈約 심약 441~513
河漢縱復橫 하한종부횡 은하수가 종으로 다시 횡으로
北斗橫復直 북두횡부직 북두성은 가로로 다시 곧게 떠있다
星漢空如此 성한공여차 별과 은하는 부질없이 이러하니
寧知心有憶 녕지심유억 어찌 마음 속 기억을 알겠는가
孤燈曖不明 고등애불명 외로운 등 침침하여 밝지 못하고,
寒機曉猶織 한기효유직 차가운 베틀, 오히려 새벽에 베를 짠다
零淚向誰道 령루향수도 눈물을 흘리며 누구에게 말하는지
鷄鳴徒歎息 계명도탄식 닭이 우니 헛되이 탄식한다
邙山 망산 북망산에서
沈佺期 심전기 656~714
北邙山上列墳塋 북망산상열분영 북망산 위엔 무덤들 수없이 많아
萬古千秋對洛城 만고천추대낙성 천 만년 洛陽城을 마주하고 있네
城中日夕歌鍾起 성중일석가종기 해 지자, 城中에 노래 소리
山上惟聞松柏聲 산상유문송백성 산 위엔 소나무 스쳐 가는 바람소리
寒山詩 한산시
拾得(唐) 습득
人生浮世中 인생부세중 사람이 뜬구름 같은 세상에 태어나
箇箇願富貴 개개원부귀 모두가 다 부귀를 원한다
高堂車馬多 고당거마다 높다란 저택에 수레와 말 많아서
一呼百諾至 일호백락지 한번 부르면 백인간의 "예" 소리가 난다
呑倂他田宅 탄병타전택 타인의 밭과 집을 집어삼키고
準擬承後嗣 준의승후사 자손이 이어가게 할 속셈인 거라
未逾七十秋 미유칠십추 일흔 살도 못 넘기고서
撚消瓦解去 년소와해거 못쓰게돼 가지고 죽어가 버리는 것을
천지가 한 집 이라
僧肇禪師 승조선사 384~414
執相迷眞 집상미진 모양에 집착하여 참됨 없으면
對面千里 대면천리 얼굴을 대하여도 천리같이 먼 것을
虛心體道 허심체도 마음을 비우고 도를 체달하면
天地一家 천지일가 천지가 한 집 이러니라
四大非我有 사대비아유 육체는 내 것이 아니요
五蘊本來空 오온본래공 오온 또한 내 소유가아니네
以首臨白刃 이수임백인 흰 칼이 목에 닿으니
猶如斬春風 유여참춘풍 오히려 봄바람 자른 것 같네
懸崖蘭 현애란 벼랑끝에 매달린 난초
僧宗衍(明) 승종연
居高貴能下 거고귀능하 높이 있음에도 낮출 수 있음이 귀하고
値險在自持 치험재자지 험난함에 처하여도 의젓함이 돋보이네
此日或可轉 차일혹가전 오늘 해는 지고 다시 뜰 수 있겠으나
此根終不移 차근종불이 이 뿌리는 언제까지나 옮겨가지 않을 것
信心銘 신심명
僧瓚大師 승찬대사
至道無難 지도무난 지극한 도가 어렵지 않네
唯嫌揀擇 유혐간택 오직 간택심만 버려라
但莫憎愛 단막증애 밉다 곱다 마음 없으면
洞然明白 통연명백 툭 트여 명백하리
妾薄命 첩박명 첩의 쓸쓸한 운명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生不識人面 생불식인면 평생에 다른 사람 얼굴 아는 이 없어
長年在深屋 장년재심옥 오랜 세월 깊은 방에 있었지요
一爲色所誤 일위색소오 한 번 내 신세가 잘못되어서
返遭珉欺玉 반조민기옥 옥돌을 옥인 줄 알고 속았지요
憎愛古無常 증애고무상 미움도 사랑도 부질없어라
朝恩慕乃疎 조은모내소 아침엔 좋다더니 저녘엔 멀리하네
泣泣詠秋扇 읍읍영추선 서글피 가을 부채 같은 신세를 탄식하며
望絶登君車 망절등군차 님의 수레 타는 것 단념했지요
金牀爲誰拂 금상위수불 누굴 위해 좋은 침대 먼지를 털리오
繡被久已收 수피구이수 비단 이불 넣어둔 지 오래 되었다오
奎空寒月落 규공한월락 님 없는 쓸쓸한 방에 달마저 지고
但見螢火流 단견형화류 다만 날아가는 반딧불만 바라본다오
沈憂暫成夢 심우잠성몽 근심에 겨워 잠시 꿈을 꾸면서
依稀鬪百草 의희투백초 어슴푸레 풀 싸움도 해 보았지요
世無相如才 세무상여재 세상에 사마상여 같은 재주 없거니
誰令復舊好 수령복구호 뉘라서 옛사랑을 되찾아 주리오
苦寒 고한 모진 추위
李穀(高麗) 이곡 1298~1351
朔吹搖空歲暮天 삭취요공세모천 북풍이 몰아치는 저무는 날
수숫老屋讀書氈 수수로옥독서전 우수수 낡은 집 글읽는 싸늘한 담요
一寒到骨那能解 일한도골나능해 추위가 뼈골에 사무치니 어찌 녹일 수 있을까
萬事關心只自煎 만사관심지자전 만사가 뒤설레나 혼자서 속을 태운다
衾鐵夜深明積雪 금철야심명적설 깊은 밤 이불은 쇠처럼 차고 눈이 쌓여 훤한데
樵山市近絶炊煙 초산시근절취연 나무할 산과 시장이 가까우나 불기는 끊기었다
詩人耐冷今猶古 시인내랭금유고 시인이 추위 견딤 지금이나 옛날이나 같거니
擬訪梅花澗水邊 의방매화간수변 아, 산골 시냇물로 매화꽃 찾아가려네
思箴 사잠 생각을 경계하며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我卒作事 아졸작사 나는 일을 마치고서야
悔不思之 회불사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行 사이후행 생각한 뒤 행한다면
寧有禍隨 녕유화수 어찌 화가 따르겠는가
我卒吐言 아졸토언 나는 말하고 나서야
悔不復思 회불부사 신중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후회한다
思而後吐 사이후토 생각한 뒤 말한다면
寧有辱追 녕유욕추 어찌 치욕이 따르겠는가
思之勿遽 사지물거 생각하되 급히 서두르지 말라
遽則多違 거즉다위 서두르면 어긋남이 많다
思之勿深 사지물심 생각하되 너무 생각에 빠지지 말라
深則多疑 심즉다의 생각이 깊으면 의심 또한 많아진다
商酌折衷 상작절충 헤아려보건대
三思最宜 삼사최의 세 번 정도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違心詩 위심시 가난하니 아내가 업신여기네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人間細事亦參差 인간세사역참차 인간의 잡다한 일들 언제나 들쭉날쭉
動輒違心莫適宜 동첩위심막적의 일마다 어그러져 마땅한 구석 없네
盛世家貧妻常侮 성세가빈처상모 젊을 땐 집 가난해 아내 늘 구박하고
殘年祿厚妓將追 잔년록후기장추 늙어 녹이 후해지자 기생이 따르누나
雨읍多是出遊日 우읍다시출유일 주룩주룩 비 오는 날 놀러 갈 약속 있고
天霽皆吾閑坐時 천제개오한좌시 개었을 땐 언제나 할 일 없어 앉아 있다
腹飽輟飡逢美肉 복포철손봉미육 배불러 상 물리면 좋은 고기 생기고
喉瘡忌飮遇深모 후창기음우심모 목 헐어 못 마실 때 술자리 벌어지네
儲珍賤末市高價 저진천말시고가 귀한 물건 싸게 팔자 물건값이 올라가고
宿疾方?隣有醫 숙질방?린유의 묵은 병 낫고 나니 이웃집이 의원이라
碎小不諧猶類此 쇄소부해유류차 자질구레 맞지 않음 오히려 이같으니
楊州駕鶴況堪期 양주가학황감기 양주 땅, 학 탄 신선 어이 기약하리오
蓼花白鷺 요화백로 여뀌꽃과 백로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前灘富魚蝦 전탄부어하 앞 여울에 물고기와 새우가 많아
有意劈波入 유의벽파입 생각하다 물결을 가르고 들어가니
見人忽驚起 견인홀경기 사람을 보고는 홀연 놀라 일어나
蓼岸還飛集 요안환비집 여뀌꽃 언덕에 다시 날아와 모였네
翹頸待人歸 교경대인귀 목을 빼어 사람 돌아가기를 기다리다
細雨毛衣濕 세우모의습 가랑비에 날개 깃 젖는구나
心猶在灘魚 인유재탄어 마음은 오히려 여울 고기에 있는데
人道忘機立 인도망기립 사람들은 멍하니 서 있다고 말하네
焚藁 분고 詩 삼백편을 불사르며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少年著歌詞 소년저가사 어린 시절부터 시를 지어서
下筆元無疑 하필원무의 붓만 잡았다 하면 그만둘 줄 몰랐지
自謂如美玉 자위여미옥 아름다운 구슬이라고 내 먼저 자랑했으니
誰敢論瑕疵 수감론하자 그 누가 감히 흠집을 따졌으랴
後日復尋繹 후일부심역 뒷날 와 다시 들추어보니
每篇無好辭 매편무호사 편 편마다 좋은 글귀 하나도 없구나
不忍汚箱衍 부인오상연 글상자를 차마 더럽힐 순 없어
焚之付晨炊 분지부신취 밥짓는 아궁이에 불살라 버렸네
明年視今年 명년시금년 작년에 지었던 글도 올해에 다시 보니
棄擲一如斯 기척일여시 예전과 다름없어 또다시 버린다네
所以高常侍 소이고상시 옛시인 고적도 이런 까닭에
五十始爲詩 오십시위시 나이 쉰 되어서야 처음 詩를 지었지
雪中訪友人不遇 설중방우인불우
눈 속에 친구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雪色白於紙 설색백어지 눈빛이 종이보다 희어서
擧鞭書姓字 거편서성자 채찍을 들고 성명을 적어두었다
莫敎風掃地 막교풍소지 바람이여 눈을 쓸지 말고
好待主人至 호대주인지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訪外院可上人用壁上古人韻 방외원가상인용벽상고인운
(外院에 있는可上人을 방문하여 벽 위에 쓰인 고인의 운에 차운한 시)
李奎報(白雲居士) 이규보 1168~1241
方丈蕭然古樹邊 방장소연고수변 고목나무 옆에 있는 쓸쓸한 방장
一龕燈火一爐烟 일감등화일노연 감실에는 등불이 빛나고 향로에는 연기 이네
老僧日用何須問 노승일용하수문 노승의 일상사를 어찌 물어야 알리
客至淸談客去眠 객실청담객거면 길손이 오면 청담을 나누고 길손이 가면 조네
次韻白樂天在家出家詩 차운백락천재가출가시
백낙천의 재가에 있으면서 출가한 시에 차운한 시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端坐觀空萬慮澄 단좌관공만려징 단정히 앉아 공을 관찰하여 온갖 생각 맑아지니
老禪肌骨髮惟仍 노선기골발유잉 기골은 늙은 선승인데 머리카락만 남아 있네
在家未碍先成佛 재가미애선성불 속세에 있어도 성불하기에 거리낌이 없건만
披 何須要作僧 피 하수요작승 무엇 때문에 가사를 입고 중노릇을 하겠는가
自始腰抛丞相印 자시요포승상인 처음 허리에 찬 정승의 인장을 버렸을 때부터
廻看心有祖師燈 회간심유조사등 조사의 등불을 돌이켜 볼 마음이 있었네
箇中一段堪嘲事 개중일단감조사 그런 중에 꼭 한 가지 웃지 못할 일은
妻置盃呼忽錯應 처치배호홀착응 술상 차렸다는 아내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대답하네
杜門 두문 문을 닫으며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爲避人間謗議騰 위피인간방의등 인간의 비방과 의론에 오름을 피하여
杜門高臥髮붕승 두문고와발붕승 문 닫고 누우니 머리털만 덥수룩
初如蕩蕩懷春女 초여탕탕회춘녀 처음엔 마음 설레인 봄처녀 같더니만
漸作寥寥結夏僧 점작요요결하승 차츰 고요한 여름 참선하는 중이 되네
兒희牽衣聊足樂 아희견의료족락 아이들이 장난치고 옷을 당겨도 그런대로 즐거울 수 있고
客來敲戶不須應 객래고호부수응 손이 와 문을 두드려도 꼭 응할 것 없네
窮通榮辱皆天賦 궁통영욕개천부 궁통과 영욕은 모두 하늘이 주는 것이니
斥안何曾羨大鵬 척안하증선대붕 같잖은 메추라기가 언제 대붕을 부러워 하더냐
炤井戱作 소정희작 우물에 비친 내 모습
李奎報 이규보 1168~ 1241
不對靑銅久 부대청동구 오래도록 거울을 안 보았더니
吾顔莫記誰 오안막기수 내 얼굴도 이젠 알 수가 없네
偶來方炤井 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 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詠井中月 영정중월 우물에 비친 달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山僧貪月色 산승탐월색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幷汲一甁中 병급일병중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到寺方應覺 도사방응각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甁傾月亦空 병경월역공 병 기울이면 달빛조차 간데 없음을.
論詩 논시 시를 논함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作詩尤所難 작시우소난 시 지음에 특히 어려운 것은
語意得雙美 어의득쌍미 말과 뜻이 아울러 아름다움을 얻는 것
含蓄意苟深 함축의구심 머금어 쌓인 뜻이 진실로 깊어야
咀嚼味愈粹 저작미유수 씹을 수록 그 맛이 더욱 순수하나니
意立語不圓 의립어불원 뜻만 서고 말이 원할치 못하면
澁莫行其意 삽막행기의 껄끄러워 그 뜻이 전달되지 못한다
就中所可後 취중소가후 그 중에서도 나중으로 할 바의 것은
彫刻華艶耳 조각화염이 아로새겨 아름답게 꾸미는 것뿐
華艶豈必排 화염기필배 아름다움을 어찌 반드시 배척하랴만
頗亦費精思 파역비정사 또한 자못 곰곰이 생각해볼 일
攬華遺其實 람화유기실 꽃만 따고 그 열매를 버리게 되면
所以失詩眞 소이실시진 시의 참뜻을 잃게 되느니
爾來作者輩 이래작자배 지금껏 시를 쓰는 무리들은
不思風雅義 불사풍아의 풍아의 참뜻은 생각지 않고
外飾假丹靑 외식가단청 밖으로 빌려서 단청을 꾸며
求中一時耆 구중일시기 한때의 기호에 맞기만을 구하는구나
意本得於天 의본득어천 뜻은 본시 하늘에서 얻는 것이라
難可率爾致 난가솔이치 갑작스레 이루기는 어려운 법
自췌得之難 자췌득지난 스스로 헤아려선 얻기 어려워
因之事綺靡 인지사기미 인하여 화려함만 일삼는구나
以此眩諸人 이차현제인 이로써 여러 사람을 현혹하여서
欲掩意所궤 욕엄의소궤 뜻의 궁핍함을 가리려 한다
此俗寢已成 차속침이성 이런 버릇이 이미 습성이 되어
斯文垂墮地 사문수타지 문학의 정신은 땅에 떨어졌도다
李杜不復生 이두불복생 이백과 두보는 다시 나오지 않으니
誰與辨眞僞 수여변진위 뉘와 더불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낼겐가
我欲築頹基 아욕축퇴기 내 무너진 터를 쌓고자 해도
無人助一궤 무인조일궤 한 삼태기 흙도 돕는 이 없네
誦詩三百篇 송시삼백편 시 삼백편을 외운다 한들
何處補諷刺 하처보풍자 어디에다 풍자함을 보탠단 말인가
自行亦云可 자행역운가 홀로 걸어감도 또한 괜찮겠지만
孤唱人必戱 고창인필희 외로운 노래를 사람들은 비웃겠지
折花行 절화행 꽃을 꺽어서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牡丹含露眞珠顆 모란함로진주과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美人折得窓前過 미인절득창전과 신부가 모란을 꺾어 창가를 지나다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빙긋이 웃으면서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신랑이 일부러 장난치느라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신부는 꽃이 예쁘다는 데 뾰로통해서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꽃가지를 밟아 짓뭉개고 말하기를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꽃이 저보다 예쁘시거든
今宵花同宿 금소화동숙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시구려
種花 종화 꽃을 심으며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種花愁未發 종화수미발 꽃을 심을 때는 피지 않을까 걱정하고
花發又愁落 화발우수락 꽃이 피면 또한 지는 것을 걱정한다
開落總愁人 개락총수인 피고 지는 것 모두가 근심스러우니
未識種花樂 미식종화락 꽃 심는 즐거움을 알지 못 하겠네
代農夫 대농부 농부를 대신하여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帶雨鋤禾伏畝中 대우서화복묘중 논바닥에 엎드려 비 맞으며 김을 매니
形容醜黑豈人容 형용추흑기인용 그 모습 흙투성이 어찌 사람 모습이랴
王孫公子休輕侮 왕손공자휴경모 왕손 공자들아 농부를 멸시 마소
富貴豪奢出自農 부귀호사출자농 그대들의 부귀호사가 모두 농부 덕분이야
新穀靑靑猶在畝 신곡청청유재묘 푸른 잎 새 곡식은 여물지도 않았는데
縣胥官吏已徵租 현서관리이징조 아전들이 벌써부터 조세 내라고 다그치네
力耕富國關吾輩 력경부국관오배 나라 부강하게 하는 일이 농부 손 에 달렸거늘
何苦相侵剝及膚 하고상침박급부 어찌 이리 모질게도 농부들을 침탈하나
春日 춘일 봄날
李奎報 이규보 1163~1241
柳撚金絲揚曉風 유연금사양효풍 금실같은 버들은 새벽바람에 나부끼고
一雙閒燕語玲瓏 일쌍한연어령롱 한 쌍의 한가로운 제비는 영롱하게 지저귄다
美人垂起心煩悶 미인수기심번민 미인은 자고 일어나 마음이 괴로워서
皓腕擎花吸露紅 호완경화흡로홍 흰 팔로 꽃을 높이 들고 붉은 이슬을 마시네
荷池 하지 연꽃이 핀 못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幽禽入水擘靑羅 유금입수벽청라 한마리 새 물속에 들며 푸른 비단물결을 가르니
微動方池擁蓋荷 미동방지옹개하 네모난 연못에 이는 작은 파문이 연잎을 감싸안네
欲識禪心元自淨 욕식선심원자정 선심이 원래부터 스스로 맑은 것을 알고자 하니
秋蓮濯濯出寒波 추련탁탁출한파 가을 연꽃 반짝이며 찬 물결 속에서 솟아오르네
妬花 투화 꽃샘바람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鼓舞風所職 고무풍소직 바람의 직책은 만물을 고무하는 것
被物無私阿 피물무사아 만물에 입히는 공덕 더하고 덜함이 없는 걸세
惜花若停風 석화고정풍 만일 꽃을 아껴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其奈生長何 기내생장하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 있을까
花開雖可賞 화개수가상 꽃피는 것도 좋지만
花落亦何嗟 화락역하차 꽃지는 것 또한 슬퍼할 일 아니네
開落摠自然 개락총자연 피고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일 뿐이네
詠忘 영망 나 홀로 세상에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世人皆忘我 세인개망아 세상 사람 모두가 나를 잊으니
四海一身孤 사해일신고 온 세상에 오직 이 한 몸 호젓하구나
豈唯世忘我 기유세망아 어찌 세상만이 나를 잊었겠는가
兄弟亦忘予 형제역망여 형제도 또한 나를 잊었다
今日婦忘我 금일부망아 오늘은 아내가 나를 잊었고
明日吾忘吾 명일오망오 내일에는 내가 나를 잊을 것이니
却後天地內 각후천지내 그런 뒤 세상천지에는
了無親與疏 요무친여소 친함도 소원함도 없음을 깨닫게 되리
詩癖 시벽 시짓는 버릇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年已涉縱心 년이섭종심 나이 이미 칠십을 지나 보냈고
位亦登台司 위역등태사 지위 또한 三公에 올라 보았네
始可放雕篆 시가방조전 이제는 시 짓는 일 놓을 만도 하건만
胡爲不能辭 호위불능사 어찌하여 능히 그만 두지 못하는가
朝吟類청솔 조음류청솔 아침엔 귀뚜라미처럼 읊조려 대고
暮嘯如鳶치 모소여연치 저녁에도 올빼미인양 노래 부르네
無奈有魔者 무나유마자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이
夙夜潛相隨 숙야잠상수 아침 저녁 남몰래 따라 와서는
一着不暫捨 일착불잠사 한 번 붙어 잠시도 놓아주지 않아
使我至於斯 사아지어사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日日剝心肝 일일박심간 날이면 날마다 心肝을 도려내
汁出幾篇詩 즙출기편시 몇 편의 시를 쥐어 짜내지
滋膏與脂液 자고여지액 내 몸의 기름기와 진액일랑은
不復留膚肌 불복류부기 다 빠져 살에는 남아 있질 않다오
骨立苦吟아 골립고음아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나니
此狀良可嗤 차상식가치 이 모습 정말로 우스웁구나
亦無驚人語 역무경인어 그렇다고 놀랄만한 시를 지어서
足爲千載貽 족위천재이 천년 뒤에 남길만한 것도 없다네
撫掌自大笑 무당자대소 손바닥을 부비며 홀로 크게 웃다가
笑罷復吟之 소파부음지 웃음을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 본다
生死必由是 생사필유시 살고 죽는 것이 필시 시 때문일 터이니
此病醫難醫 차병의난의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렵도다
兒三百飮酒 아삼백음주 아들 三百에게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汝今乳齒已傾觴 여금유치이경상 나이도 어린 네가 벌써 술을 마시다니
心恐年來必腐腸 심공년래필부장 머지않아 네 창자가 다 썩을 게 분명하다
莫學乃翁長醉倒 막학내옹장취도 고주망태 네 아비를 닮을 일이 뭐 있느냐
一生人度太顚狂 일생인도태전광 평생토록 남들이 미치광이라 하는데
一世誤身全是酒 일세오신전시주 몸을 망치는 건 모두가 술 탓인데
汝今好飮又何哉 여금호음우하재 네 녀석도 좋아하니 이게 대체 뭔 일이냐
命名三百吾方悔 명명삼백오방회 어쩌다가 네 이름을 三百이라 지었더니
恐爾日傾三百杯 공이일경사백주 술 삼백잔을 마실까봐 후회가 막심하다
美人怨 미인원 미인의 원망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腸斷啼鶯春 장단제앵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네
落花紅簇地 락화홍족지 붉은 꽃 떨어져 온 땅을 덮었는데
香衾曉枕孤 향금효침고 향기로운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하여
玉검雙流淚 옥검쌍류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네
郞信薄如雲 랑신박여운 님의 약속은 부질없는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첩정요사수 소첩의 情은 흔들리는 물 같으니
長日度與誰 장일도여수 긴긴 밤 뉘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 추각수미취 시름겨운 눈썹을 펴 보려나
詠菊 영국 국화를 읊다
李奎報(高麗) 이규보 1168~1241
春風三月百花紅 춘풍삼월백화홍 춘삼월 봄바람에 붉게 핀 온갖 꽃들이
不及秋天菊一叢 불급추천국일총 한 떨기 가을하늘의 국화만 못 하구나
芳艶耐寒猶可愛 방염내한유가애 향기롭고 고우면서 추위를 견뎌 오히려 사랑스러운데
殷勤更入酒盃中 은근경입주배중 더구나 술잔 속까지 말없이 들어오네
梨花 이화 배 꽃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初疑枝上雪?花 초의지상설점화 처음엔 가지 위 雪花인 줄 알았는데
爲有淸香認是花 위유청향인시화 맑은 향기가 있어 꽃인 줄을 알았다네
飛來易見穿靑樹 비래이견천청수 푸른 나무 사이 사이로 휘날릴 땐 보이더니
落去難知混白沙 낙거난지혼백사 흰모래에 떨어져 섞이니 알 수 없었네
言悔 언회 말을 뉘우침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我性本訥言 아성본눌언 나는 본디 말이 둔하여
庶幾無口過 서기무구과 지금까지 거의 말 실수 없었는데
昨日率爾言 작일솔이언 어제는 선뜻 내뱉은 말이
我死誰代者 아사수대자 나 죽으면 누가 나를 대신하리 하였네
有客笑而對 유객소이대 객이 웃으며 대답하기를
子語似未可 자어사미가 자네의 그 말은 옳지 못하이
才俊世所稀 재준세소희 뛰어난 재주는 세상에 드무니
當憂代者寡 당우대자과 대신할 이 드물다 근심할 수 있지만
子非異於人 자비이어인 자네는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라
所益無一箇 소익무일개 세상에 도움준 거 하나도 없다네
何必見代爲 하필견대위 자네같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가
俚唱宜無和 리창의무화 어찌 굳이 대신할 이를 찾는단 말인가
其言雖似알 기언수사알 그의 말이 비록 비방하는 말 같지만
其意未大左 기의미대좌 그 뜻은 크게 틀린 말도 아닌지라
我悔前言失 아회전언실 나는 내 말이 실수였음을 깨닫고
起拜再三謝 기배재삼사 일어나 거듭거듭 감사의 절을 했네
聞國令禁農餉淸酒白飯 문국령금농향청주백반
國令으로 농민에게 청주와 쌀밥을 못 먹게 한다는 말을 듣고
李奎報 이규보 1168~1241
長安豪俠家 珠貝堆如阜 장안의 부유한 집에서는 구슬과 패물이 산같
장안호협가 주패퇴여부 이 쌓였는데
용粒瑩如珠 或飼馬與狗 방아 찧어 지은 구슬 같은 쌀밥을 말이나
개용립형여주 혹사마여구 에게도 먹이며
碧료湛若油 霑洽童僕미 기름처럼 맑은 청주를 종들도 마음껏 마시네
벽료담약유 점흡동복미
是皆出於農 非乃本所受 이 모두가 농부에게서 나온 것이지, 날 때부
시개산어농 비내본소수 터 받아 나온 것이 아니네
假他手上勞 妄謂能自富 남들 손의 힘을 빌리고는, 무릇 스스로 부
가타수상노 망위능자부 자가 되었다고 하네
力穡奉君子 是之謂田父 힘들여 농사지어 군자를 봉양하니 그들을 일
력색봉군자 시지위전부 컬어 농부라고 하네
赤身掩短褐 一日耕幾畝 알몸을 베옷으로 가리고 날마다 얼마만큼 땅
적신엄단갈 일일경기무 을 갈았던가
才及稻芽靑 辛苦鋤랑유 벼 싹이 겨우 파릇파릇 돋아나면 고생스럽게
재급도아청 신고서랑유 호미로 김을 매네
假饒得千鍾 徒爲官家守 풍년들어 천종의 곡식을 거두어도 한갓 관청
가요득천종 도위관가수 것밖에 되지 않는다오
無何遭奪歸 一介非所有 어쩌지 못하고 모조리 빼앗겨 하나도 소유하
무하조탈귀 일개비소유 지못하고
乃反掘鳧자 飢부不自救 땅을 파 鳧? 캐 먹다가 굶주림에 지쳐 쓰러
내반굴부자 기부불자구 진다오
除却作勞時 何人餉汝厚 노동할 때 아니라면, 누가 이들에게 넉넉히
제각작노시 하인향여후 먹여줄까
所要賭其力 非必愛爾口 바라는 것은 힘을 취하기 위해서이지 이들의 입을 아껴서
소요도기력 비필애이구 가 아니네
粲粲白玉飯 澄澄綠波酒 희디흰 쌀밥이나 맑디맑은 청주는
찬찬백옥반 징징록파주
是汝力所生 天亦不之咎 모두 이들 힘으로 생산한 것이니, 하늘도 이들을 허물치
시여역소생 천역불지구 않으리라
爲報勸農使 國令容或謬 勸農使에게 말하노니, 國令이 혹 잘못된 것이 아니요
위보권농사 국령용혹류
可矣卿與相 酒食염腐朽 높은 벼슬아치들은, 술과 밥에 물려서 썩히고
가의경여상 주식염부후
野人亦有之 每飮必醇酎 野人들도 나누어 갖고는 언제나 청주를 마신다오
야인역유지 매음필순주
游手尙如此 農餉安可後 노는 사람들도 이와 같은데, 농부들을 어찌
유수상여차 농향안가후 못 먹게 하는가
枯木 고목 죽은 나무
李堪之 이담지
白虹倒立碧山陰 백홍도립벽산음 하얀 햇살, 푸른 산 그늘에 비추고
斤釜人遙歲月深 근부인요세월심 나무꾼도 안온 지 오래 되었네
堪歎春風吹又過 감탄춘풍취우과 봄바람은 또 불어 지나가건만
舊枝無復有花心 구지무복유화심 묵은 가지, 다시 꽃피울 마음 없는 듯
紅燭淚歌 홍촉루가
李塏(朝鮮) 이개 1417~1456
房中紅燭爲誰別 방중홍촉위수별 방안에 켜 있는 촛불 누구와 이별 하였기에
風淚汎瀾自不禁 풍루범란자부금 바람결에 촛농이 주루룩 그칠 줄을 모르는가
畢竟怪伊全似我 필경괴이전사아 끝내 이상하다 저것이 온통 나를 닮아서
任情灰盡寸來心 임정회진촌래심 속 심지 타도록 마음대로 내버려 두는구나
偈頌詩 게송시
李都尉 이도위
學道須是鐵漢 학도수시철한 도를 배우려면 모름지기 무쇠로 된 놈이라야 하리니
着手心頭便判 착수심두편판 손을 붙히고 心頭 편하게 하라
直趣無上菩提 직취무상보제 곧바로 무상보리로 나아가려거든
一切是非莫管 일절시비막영 일체의 시비에 상관하지 말라
閨情 규정 님 기다리는 마음
李端 이단
月落星稀天欲明 월락성희천욕명 달은 지고 별도 듬성, 날이 밝아오는데
孤燈未滅夢難成 고등미멸몽난성 가물거리는 등불아래 꿈도 꾸어지지 않네
披衣更向門前望 피의갱향문전망 저고리 걸치고 행여 님 오시나 문밖에 나서니
不忿朝來鵲喜聲 불분조래작희성 아침 기쁜 까치우는 소리에,원망하지 아니하리
撲棗謠 박조요 대추 따는 아이
李達 이달 1539~1612
隣家小兒來撲棗 인가소아래박조 옆집 어린아이 대추 따는 것을 보고
老翁出門驅小兒 노옹출문구소아 할아버지 문을 나서며 아이를 쫓네
小兒還向老翁道 소아환향노옹도 어린아이 노인을 돌아보며 말하길
不及明年棗熟時 불급명년조숙시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지 사시지도 못할 텐데
田家行 전가행 농가의 아낙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野食 전가소부무야식 농가의 젊은 아낙 끼니 거리 없어
雨中刈麥草間歸 우중예맥초간귀 보리 베어 빗속에 풀섶길로 돌아오네
生薪帶濕烟不起 생신대습연불기 풋나무는 젖어 연기조차 나지 않고
入門女兒啼牽衣 입문여아제견의 딸내미는 옷자락에 매달리어 칭얼대네
佛日庵贈因雲釋 불일암 인운 스님에게
李達 이달
寺在白雲中 사재백운중 절이 흰구름 속에 묻혀있네
白雲僧不掃 백운승불소 흰구름 스님은 쓸지 않고
客來門始開 객래문시개 객이 와서야 비로소 문을여니
萬壑松花老 만학송화로 온 골자기에 송화꽃 날리네
祭塚謠 제총요
李達 이달 1561~1618
白犬前行黃犬隨 백견전행황견수 흰둥이는 앞서 가고 누렁이는 따라가고
野田草際塚루루 야전초제총루루 들 밭가의 풀숲에는 무덤들이 늘어섰네
老翁祭罷田間道 노옹제파전간도 제사 지낸 늙은이는 밭 사이 난 길로
日暮醉歸扶小兒 일모취귀부소아 저물 녘 아이 부축 받고 술 취해 돌아오네
畵鶴 화학 그림속에 학
李達(朝鮮) 이달 1539~1612
獨鶴望遙空 독학망요공 한마리 학 먼 하늘을 바라보면서
夜寒拳一足 야한권일족 밤은 찬데 한 다리를 들고 서 있네
西風苦竹叢 서풍고죽총 참대 숲에 서풍이 불어오더니
滿身秋露滴 만신추로적 온 몸에 가을 이슬 맺혀있네
刈麥謠 예맥요 보리베는 노래
李達 이달
田家少婦無夜食 전가소부무야식 시골집 젊은 아낙 저녁 거리가 없어서
雨中刈麥林中歸 우중예맥림중귀 빗속에 보리 베어 숲속으로 돌아오니
生薪帶濕煙不起 생신대습연불기 생나무는 습기 먹어 불길도 일지 않고
入門兒女啼牽衣 입문아녀제견의 문에 들어서니 어린 딸은 옷 잡고 우는구나
神勒寺 신륵사
李達善 이달선
禪房僧已寂 선방승이적 선방의 승려들 이미 고요해지고
獨坐夜將分 독좌야장분 혼자 앉으니 밤은 깊어가는구나
知有漁舟過 지유어주과 고깃배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江心人語聞 강심인어문 강 가운데서 사람의 말소리 들린다
閨情 규정
李達衷 이달충 ~1385
贈君同心結 증군동심결 저는 그대에게 동심매듭을 드렸고
貽我合歡扇 이아합환선 그대는 제게 합환선을 주셨지요
君心竟不同 군심경불동 그대 마음 끝내 같지 않아
好惡千萬變 호악천만변 사랑하고 싫어함이 천만번 변하니
我歡亦未成 아환역미성 저는 어디에서 기쁨 찾을까요
憔悴日夜戀 초췌일야련 밤낮으로 그대 그리워 야위어 갑니다
棄捐不怨君 기연불원군 날 버리셨어도 그대 원망 안 해요
新人多婉련 신인다완련 젊고 아름다운 새 여인을 얻으셨으나
婉련能幾時 완련능기시 그 아름다움 얼마나 갈까요
光陰疾於箭 광음질어전 세월은 화살보다 빠른 것을
焉知如花人 언지여화인 어찌 알리오, 꽃과 같은 저 여인도
亦有欺皺面 역유기추면 얼굴에 주름질 날이 있다는 것을
秋雨 추우 가을 비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徹夜農談野客留 철야농담야객유 유숙하는 야객과 밤새워 농사 얘기
雨垂甲子角禾頭 우수갑자각화두 갑자일 내린 비에 벼눈에 싹난다네
灑池蓼病紅將退 쇄지륙병홍장퇴 못에 심은 시든 여뀌꽃엔 붉은 빛 사라지고
滴체족凉語轉幽 적체족량어전유 그윽히 섬돌에 떨어지는 발자국 소리,맑은 말소리
已厭多霖過半歲 이엽다림과반세 이미 반년이 넘도록 많은 장마가 계속되니
預愁無月作中秋 예수무월작중추 달 없는 한가위 맞을까 미리부터 근심한다
乍騰米價群商喜 사등미가군상희 쌀값이 폭등하여 장사치들 기뻐한다
但願年豊此輩休 단원년풍차배휴 제발 풍년 들어 이런 놈들 사라졌으면 하네
秋夜雜感 추야잡감 가을 밤 온갖 느낌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四壁蟲聲空自勞 사벽충성공자노 벌레 소리에 둘러싸여 부질없이 홀로 괴로운데 江鴻漠漠入雲高 강홍막막입운고 강 위 기러기떼는 아득히 높은 구름 속에 날아든다
寒燈誦咽靈均賦 한등송인령균부 쓸쓸한 등불 아래서 굴원의 초사를 읽다가
大石磨?日本刀 대석마번일본도 큰 숫돌에 뒤집어 일본칼을 갈아 보기도 한다
天地寧爲耕釣수 천지녕위경조수 천지간에 생겨나서 어찌 밭갈이와 낚시질로 보내랴
英雄不願狗鷄曺 영웅불원구계조 영웅이 개나 닭처럼 되기를 바랄 수야 없지
奇男從古多韜彩 기남종고다도채 기이한 남자는 예부터 광채를 숨기나니
霧豹深林知惜毛 무표심림지석모 깊은 숲 안개 속, 표범은 털빛을 아낄 줄 아네
歷路訪李伯瞻 역로방이백첨 李伯瞻 찾아 가는 길에서
李德懋 이덕무 1741~1793
瓜盤聽雨思疇昔 과반청우사주차 오이 먹으며 지난 날 생각하니 빗소리 들리고
紙유談詩到夕陽 지유담시도석양 詩를 이야기하니 들창에 석양빛 비친다
近宅秋聲連古木 근택추성연고목 집 근처, 가을소리 고목에 이어지고
注江雲氣結微霜 주강운기결미상 강에 머문 구름기운 가는 서릿발 맺었구나
松邊白堞歸程遠 송변백엽귀정원 소나무옆 하얀 城堞위 갈 길도 먼데
留約籬花共읍香 유약리화공읍향 울타리의 꽃향기 함께 맡자 약속하네
曉發延安 효발정안 새벽녘 延安을 떠나며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不已霜鷄郡舍東 불이상계군사동 客舍 동쪽 새벽닭 울음 그치지 않고
殘星配月耿垂空 잔성배월경수공 새벽별은 달을 짝해 하늘에 반짝인다
蹄聲笠影?朧野 제성립영몽롱야 말굽소리 갓 그림자 몽롱한 들판에
行踏閨人片夢中 행답규인편몽중 꿈 속에서 아가씨를 밝으며 가네
村家 촌가 시골집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荳穀堆邊細逕分 두곡퇴변세경분 콩깍지더미 옆 작은 길 나누어지고
紅暾稍遍散牛群 홍돈초편산우군 붉은 해 솟으니 소 떼는 여기저기로 흩어지네
娟靑欲染秋來峀 연청욕염추래수 산 아래 가을 하늘을 고운 푸른빛으로 물들이려니
秀潔堪餐霽後雲 수결감찬제후운 빼어나게 깨끗한 하늘에 비 갠 뒤 구름 먹고 싶어라
曉望 효망 새벽녘에 바라보니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吠犬村村有 폐견촌촌유 마을마다 개들이 짖어대고
飢鴉樹樹啼 기아수수제 나무마다 굶주린 까마귀 울어대네
凌凌寒폄骨 릉릉한폄골 싸늘한 추위는 뼛골을 찌르는데
山月遠天低 산월원천저 산 위에 달은 먼 하늘에 나직히 떠 있네
酬曾若 주증락 너를 일찍 보내며
李德懋(炯菴) 이덕무 1741~1793
達觀事外烟棲神 달관사외연서신 사물의 본질을 달관하며 정신을 기르느라
白荳영扉掩涉旬 백두영비엄섭순 콩덩굴이 사립문에 얽히도록 열흘이나 닫아 두었다오
長夏凉思繁葉樹 장하량사민엽수 긴 여름, 잎이 무성한 나무 아래 시원함 느끼며 南山幽臥素心人 남산유와소심인 남산골 깊은곳, 마음이 깨끗한 사람 누웠다오
盆花故起涓涓色 분화고기연연색 화분의 꽃은 회색 빛을 띠고 일어나 죽어있고
檻日爭禁재재辰 감일쟁금재재신 난간의 해는 빠른 세월 다투어 막는다오
勁익飛鷗遙目送 경익비구요목송 날아가는 갈매기, 힘찬 날개짓 멀리서 바라보니
映空自在水雲身 영공자재수운신 허공을 비추며 저절로 구름과 한몸이 되었네
朝詠 조영 아침에 읊다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無事高人住 무사고인주 일 없는 고상한 사람이 머물어
菊籬成小門 국리성소문 국화 울타리에 조그마한 문 내었다
二年江漢夢 이년강한몽 두 해 동안 강 사람의 꿈이 있어
終夜古今言 종야고금언 밤이 새도록 古今을 이야기한다
庭落何來葉 정락하래엽 뜰에 떨어진 잎은 어디서 날아 왔는지
墻明遠處村 장명원처촌 담장넘어 먼 곳의 마을이 환히 보인다
生涯雲水外 생애운수외 구름과 물 밖의 한가한 생애
晴日散鷄豚 청일산계돈 개인 날씨에 닭과 돼지가 흩어진다
偶題 우제 우연히 짓다
李德懋(朝鮮) 이덕무 1741~1793
身似太倉제米陳 신사태창제미진 몸은 큰 창고에 늘어놓은 쌀톨 같지만
乾坤兀兀坐江濱 건곤올올좌강빈 天地간 강가에 우뚝이 앉아있다오
詩能日課徒閒士 시능일과도한사 시를 일과로 삼는 한갓 한가로운 선비지만
松耐霜寒是可人 송내상한시가인 찬 서리 이긴 소나무에 견줄 만한 사람이라오
偶吟 우음 우연히
이덕함
紫陌難投足 자맥난두족 번화한 거리에는 발붙이기 싫어
柴門獨保閒 시문독보한 문 닫아걸고 홀로이 한가롭게 살아가네
文章無補世 문장무보세 나의 문장이 세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踪跡且歸山 종적차귀산 발걸음 이 산골로 돌려야 했네
詹月淸詩肺 첨월청시폐 처마에 걸린 달이 시상을 맑게하고
溪風灑醉顔 계풍쇄취안 계곡 바람은 취한 얼굴 씻어주네
靈芝何處秀 영지하처수 신령한 영지는 어디에서든 뛰어나
我欲採而還 아욕채이환 나도 캐어 돌아오고 싶어라
齋居卽事 재거즉사
李民宬 이민성 1570~1629
爭名爭利意何如 쟁명쟁리의하여 명예 이익 다퉈보니 어떠하던가
投老山林計未疎 두로산림계미소 늙어 山林 깃드니 뜻 성글지 않도다
雀묵荒주人斷絶 작묵망주인단절 거친 뜰 참새 짖고 사람은 없어
竹窓斜日臥看書 죽창사일와간서 竹窓 빗긴 해에 누워 책을 보노라
春香歌 춘향가
李夢龍 이몽룡
金樽美酒千人血 금준미주천인혈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천사람의 피 요
玉盤佳肴萬姓膏 옥반가효만성고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燭淚落時民淚落 촉루락시민루락 촛불 눈물 떨러질 때 백성의 눈물 떨러지고
歌聲高處怨聲高 가성고처원성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
閨怨 규원 여인의 원망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相思都在不言裡 상사도재불언리 말로 하지 못하는 애끓는 심정
一夜心懷빈半絲 일야심회빈반사 밤새, 품은 마음에 머리 半이나 희었다오
欲知是妾相思苦 욕지시첩상사고 소첩의 그리운 정 아시려거든
須試金環減舊圓 수시금환감구원 금반지 닳아진것을 보시구려
御水臺 어수대 御水臺에서
李梅窓 이매창 1513~1550
王在千年寺 왕재천년사 왕이 있었던 천년이 지난 옛절에
空餘御水臺 공여어수대 공허히 御水臺만 남아 있네
往事憑誰問 왕사빙수문 지난 일, 아무도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臨風喚鶴來 임풍환학래 바람이 불러온 鶴을 내려다본다
閑居 한거 한가히 살며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石田茅屋掩柴扉 석전모옥엄시비 돌 밭, 초가집 사립문 닫고 사니
花落花開辨四時 화락화개변사시 꽃 지고 꽃 핀들 계절을 알 수 있겠는가
峽裡無人晴盡永 협리무인청진영 골짝엔 사람 없고 맑은 날은 길기도 한데
雲山炯水遠帆歸 운산형수원범귀 구름 낀 산, 반짝이는 물에 멀리 돛단배 돌아온다
贈醉客 증취객 술 취하신 님
李梅窓(朝鮮) 이매창 1513~1550
醉客執羅衫 취객집나삼 술 취하신 님 사정없이 날 끌어당겨
羅衫隨手裂 나삼수수렬 끝내는 비단저고리 찢어 놓았지
不惜一羅衫 불석일나삼 비단 저고리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지요
但恐恩情絶 단공은정절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 그렇지요
題墨松圖 제묵송도 소나무 그림에 부쳐
李方膺(淸) 이방응 1695~1754
一年一年復一年 일년일년복일년 그 동안 살아온 수많은 세월
根盤節錯鎖寒煙 근반절착쇄한연 뿌리 뻗고 가지 무성 찬 기운이 서렸네
不知天意留何用 부지천의유하용 이를 남긴 하늘의 뜻 알 수 없거니와
虎爪龍鱗老更堅 호조용린노갱견 범 발톱, 용 비늘 늙어갈수록 더욱 단단하구나
奇東魯二穉子 기동로이치자 東魯에 있는 불쌍한 어린자식들
李白(唐) 이백 701~762
吳地桑葉綠 오지상엽록 吳地의 뽕잎 푸르름 더하고
吳蠶已三眼 오잠이삼안 누에는 벌써 새 잠이 들었네
我家奇東魯 아가기동노 그리운 내 집,東魯에 있건만
誰種龜陰田 수종귀음전 구산 기슭 뽕나무는 누가 가꿀지
春事已不及 춘사이불급 농부는 한창 봄 일에 바쁘나
江行復茫然 강행부망연 무심한 강은 유유히 흐르네
南風吹歸心 남풍취기심 남풍에 고향에 가고픈 마음 실어나 볼까
飛墮酒樓前 비수주루전 아련히 떠오르는 그리운 주루
樓東一株桃 루동일주도 주루의 양지녘엔 복숭아 한 그루
枝葉拂淸煙 지엽불청연 지금 쯤 도화는 만발했으니
此樹我所種 차수아소종 내가 몸소 심었던 그 나무
別來向三年 별래향삼년 떠난지 벌써 삼년이 되었네
桃今與樓齊 도금여루제 복숭아와 주루는 여전하겠지
我行尙未族 아행상미족 아직도 타향에서 떠도는 신세
嬌女子平陽 교여자평양 귀여운 내 딸 평양
折花倚桃邊 절화의도변 복숭아 가지 꺽어 내 생각 할까
折花不見我 절화불견아 그러나 뵈지 않는 아빠의 얼굴
淚下如流泉 루하여류천 말없이 홀로 서서 눈물 흘리리
小兒名伯禽 소아명백금 귀여운 내 아들 伯禽
與姝亦齊肩 여주역제견 누이와 함께 오늘도 아빠 생각
雙行桃樹下 쌍행도수하 복숭아 나무 아래도 나란히 걸어가는
撫肩復誰憐 무견복수련 그 누가 돌아보아 주리
念此失次第 념차실차제 오늘도 자식 생각
肝腸日憂煎 간장일우전 날마다 애간장 태우네
宣州謝조樓餞別校書叔雲 선주사조루여별교서숙운
(宣州謝 조樓에서 校書, 叔雲을 전송하며)
李白(唐) 이백 701~762
棄我去者 기아거자 날 버리고 떠난
昨日之日不可留 작일지일불가류 어제는 만류할 수 없거니와
亂我心者 난아심자 나를 괴롭히는
今日之日多煩憂 금일지일다번우 오늘 또한 시름만 더할 뿐
長風萬里送秋雁 장풍만리송추응 휘몰아오는 바람, 가을의 기러기를 보내고
對此可以감高樓 대차가이감고루 지금은 이 높은 누대에서 곤드래 마신다
蓬萊文章建安骨 봉래문장건안골 그대 蓬萊의 문장과 建安의 높은 기풍 지녔고
中間小謝又淸發 중간소사우청발 그거기다 소사같은 청신한 재주 지녔어라
俱懷逸興壯思飛 구회일흥사사비 그대에게는 표일한 감흥에다 장엄한 사색
欲上靑天覽日月 욕상청천람일월 마치 하늘에 솟구쳐 달도 보고 해도 보려니
抽刀斷水水更流 추도단수수갱류 칼로 물을 베어도 물은 다시 흐르고
擧杯銷愁愁更愁 거배쇄수수경수 술로 시름 달래도 시름은 더욱 서글퍼 지네
人生在世不稱意 인생재세불칭의 인생은 가도가도 어려워,
明朝散髮弄扁舟 명조산발농편주 내일이라도 머리칼 휘날리며 조각배 타고 놀리라
南陵別兒童入京 남릉별아동입경 남릉에서 아들과 헤어지며
李白(唐) 이백 701~762
白酒新熟山中歸 백주신숙산중귀 흰 술이 익을 무렵 두메로 돌아오면
黃鷄啄黍秋正肥 황계탁서추정비 노란 닭이 기장을 쪼며, 가을은 한창 살찐다
呼童烹鷄酌白酒 호동팽계작백주 동자를 불러 닭을 잡고, 흰 술을 따르면
兒女嬉笑牽人衣 아여희소견인의 아녀자에 꼬마까지 희희낙락 서로의 옷자락을 끈다
高歌取醉欲自慰 고가취취욕자위 부어라 마셔라! 목청을 돋구어 스스로 달래고
起舞落日爭光輝 기무락일쟁광휘 너울 너울 춤을 추노라면, 찬란한 광채가 노을보다 부셔라
游說萬乘苦不早 유세만승고불조 이제사 황제를 뵙나니, 한스럽다 늦은 연분이
著鞭跨馬涉遠道 착편고마섭원도 달려라! 먼길을 어서 달려라! 준마의 등짝에 채찍을 친다
會稽愚婦輕買臣 회계우부경매신 회계의 어리석은 아낙네가 가난한 주매신을 업신여기듯
余亦辭家西入秦 여역사가서입진 나 또한 집을 나서 장안을 간다
仰天大笑出門去 앙천대소출문거 하늘 보며 껄껄 웃고, 문 밖을 나서니
我輩豈是蓬蒿人 아배기시봉호인 우린들 어찌, 초야에만 묻히랴
對酒問月 대주문월 달에게 묻다
李白(唐) 이백 701~762
靑天有月來機時 청천유월래기시 맑은 하늘 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我今停盃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내 지금 잔 멈추고 물어보노라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불가득 사람이 달을 잡아둘 순 없어도
月行却與人相隨 월행각여인상수 달은 항상 사람을 따라다니네
皎如飛鏡臨丹闕 교여비경임단궐 달빛은 선궁의 나는 거울처럼
綠烟滅盡淸輝發 녹연멸진청휘발 푸른 안개 걷이고 맑게 빛나네
但見宵從海上來 단견소종해상래 밤이면 바다 위에 고이 왔다가
寧知曉向雲間沒 영지효향운간몰 새벽이면 구름 속에 사라지네
白兎搗藥秋復春 백토도약추복춘 옥토끼는 계절 없이 약을 찧고
姮娥細栖與誰隣 항아세서여수린 항아는 누구에게 의지해 사나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사람은 옛날 달을 볼 수 없어도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저 달은 옛 사람도 비추었으리
古人今人若流水 고인금인약류수 사람은 언제나 물처럼 흘러가도
共看明月皆如此 공간명월개여차 밝은 달은 모든 것 다 보았으리
惟願當歌對酒時 유원당가대주시 내가 노래하며 잔을 들 때에
月光長照金樽裏 월광장조금준리 달빛이여 오래도록 잔을 비춰라
渡荊門送別 도형문송별 荊門山을 넘어 송별하며
李白(唐) 이백 701~762
渡遠荊門外 도원형문외 멀리 荊門山 밖으로 건너와
來從楚國遊 래종금국유 楚땅에서 노닐게 되었는데
山隨平野盡 산수평야진 산은 평야를 따라 다하고
江入大荒流 강입대황류 강은 넓은 들로 흘러드네
月下飛天鏡 월하비천경 달이 떨어지니 天鏡이 나는 듯하고
雲生結海樓 운생결해루 구름 피어나 신기루를 이루네
仍憐故鄕水 잉린고향수 고향의 강물 더욱 그리워하며
萬里送行舟 만리송행주 만리로 떠나는 배 전송하네
525 烏夜啼 오야제 까마귀 우는 밤에
李白(唐) 이백 701~762
黃雲城邊烏欲棲 황운성변오욕서 노을지는 성 주변에 까마귀 깃들고자
歸飛啞啞枝上啼 귀비아아지상제 날아와 까악까악 가지 위에 홀로 울고
機中織錦秦川女 기중직금진천녀 베틀 위 비단 짜는 진천의 아가씨
碧紗如烟隔窓語 벽사여연격창어 연기 같은 창 너머 정든 님 목소린가
停梭창然憶遠人 정사창연억원인 물레북 손에 든채 멀리 떠난 그대 생각하며
獨宿空房淚如雨 독숙공방누여우 빈방에 홀로 자니 눈물이 비오는 듯
久別離 구별리 오랜 이별
李白(唐) 이백 701~762
別來幾春未還家 별래기춘미환가 헤어진 지 몇해던가 돌아가지 못한 채
玉窓五見櫻桃花 옥창오견루조화 옥창에도 어느덧 다섯 번이나 앵두꽃 피었겠지
況有錦字書 황유금자서 비단에 쓴 아내 편지
開緘使人嗟 개함사인차 뜯으면서 흘리는 한숨
至此腸斷彼心絶 지차장단피심절 아내는 애가 끓어 울며 불며
雲환綠빈罷梳結 운환록빈파소결 검은 머리 윤나는 머리채를 곱게 빗어 동여 맸지만
愁如回포亂白雪 수여회포난백설 회오리 같은 시름에 눈발이 흩날리겠지
去年寄書報陽臺 거년기서보양대 지난해엔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듯
今年寄書重相催 금년기서중상최 올해에도 서둘러 편지를 보내네
東風兮東風 동풍혜동풍 봄바람아 어서 불어라
爲我吹行雲使西來 위아취행운사서래 그대를, 구름이 흐르듯 서쪽으로 보내 주오
待來竟不來 대래경부래 기다려도 기다려도 그대 오지 않고
落花寂寂委靑苔 락화적적위청태 꽃잎만 소리 없이 파란 이끼에 쌓이네
金陵酒肆留別 금릉주사류별 금릉 술집에서의 석별
李白(唐) 이백 701~762
風吹柳花滿店香 풍취류화만점향 바람 살살, 버들꽃 펄펄 주막집에 향기 그윽한데
吳姬壓酒喚客嘗 오희압주환객상 吳땅의 아가씨 방금 뜬 술로 맛을 보라 권하네
金陵子弟來相送 금릉자제래상송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거늘
欲行不行各盡觴 욕행부행각진상 갈 길 차마 일어서지 못한 채 한잔 드세 또 한잔 드세
請君試問東流水 청군시문동류수 여보게! 저 동쪽으로 흐르는 물 보고 물어 보게
別意與之誰短長 별의여지수단장 그대들 말리는 정과 견줄 때 어느 것이 깊겠는가
與夏十二登岳陽樓 여하십이등악양루 악양루에 올라
李白(唐) 이백 701~762
樓觀岳陽盡 루관악양진 누각 경치로는 악양루가 그만
川逈洞庭開 천형동정개 강물 아득히 흐르고 동정호가 탁 트였네
雁引愁心去 안인수심거 기러기는 내 맘 속 근심 끌고 날아가고
山銜好月來 산금호월래 산은 둥근 달 머금고 다가서네
雲間連下榻 운간연하탑 구름 사이에 잠시 머물고
天上接行杯 천상접행배 하늘 위에서 술잔 주고 받네
醉後凉風起 취후량풍기 취하니 또 서늘한 바람 일어
吹人舞袖回 취인무수회 너울너울 춤추는 사람 옷소매 휘두르네
山中問答 산중문답
李白(唐) 이백 701~762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나에게 왜 청산에 사느냐고 물으면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으며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물따라 묘연히 흘러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 일세
將進酒 장진주 술을 올립니다
李白(唐) 이백 701~762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아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가 하늘 저 위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 분류도해부복회 바다로 줄달음한 뒤 다시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걸.
又不見 우불견 또한,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고당의 노인이 저 거울 앞에서 백발을 보고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아침만 해도 파랗던 머리에 그 날 밤 흰 눈이 웬말이냐는 탄식을
人生得意須盡歡 인생득의수진환 뜻을 얻었거든 마음껏 즐기게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술둥이에 왜 달만 둥둥 떠 있나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를 세상에 보냈을 때 필시 쓸모가 있겠거늘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복래 가져온 돈은 모두 쓰자구나 그러면 다시 벌리려니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염소도 잡고 소도 잡아 노세 노세 만껏 노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장부가 잔을 잡았거든 삼백 잔을 비워야지
岑夫子, 丹邱生 잠부자, 단구생 岑선생! 丹邱형!
將進酒, 杯莫停 장진주, 배막정 드세 드세 잔을 드세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내 노래 한 번 하려니
請君爲我傾耳聽 청군위아경이청 그대 귀를 기울이게 !
鐘鼓饌玉不足貴 종고찬옥불족귀 종치고 북치면서 산해진미 무얼하나
但願長醉不用醒 단원장취불용성 취하면 그만이고 안 깨면 더 좋은 걸
古來聖賢皆寂寞 고래성현개적막 옛날부터 성현이란 모두 쓸쓸해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어찌 술꾼처럼 천고에 이름을 남기랴!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석시연평락 진왕도 별거있나. 평락사에서 잔치나 벌이고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천금 가는 말술을 퍼붓고는 마음껏 즐기지 않았었나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 되는 사람이 돈이 없어서야
徑須沾取對君酌 경수첨취대군작 얼른 술을 대령해서 그대와 취할거야
五花馬, 千金구 오화마, 천금구 오색빛 찬란한 말이나 천금의 가죽 옷은 어디에 쓰나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동자 불러 美酒와 바꾸어다가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얼씨구 절씨구, 우리 만고의 시름을 녹이세
☞ 逈= 멀다,빛나다, 아득히. 銜= 재갈 함.물다,머금다,품다,원망하다. 榻= 걸상, 긴 의자.
奔亡道中 분망도중 도망길에
李白(唐) 이백 701~762
묘묘望湖水 묘묘망호수 아득히 호수를 바라보면
靑靑蘆葉齊 청청노엽제 파랗게 갈대 잎의 바다
歸心落何處 귀심락하처 돌아가는 마음 어디서 머물까
日沒大江西 일몰대강서 해는 강 저편에 지는데
歇馬傍春草 헐마방춘초 말에게 봄풀을 먹이면서
欲行遠道迷 욕행원도미 내다보면 길은 아련할 뿐
誰忍子規鳥 수인자규조 누가 소쩍새를 견디라
連聲向我啼 연성향아제 소리소리 나를 울리네
☞ 묘= 아득할 묘. 蘆= 갈대로. 齊= 가지런할 제.
把酒問月 파주문월 술잔들고 달에게 묻다
李白(唐) 이백 701~762
靑天有月來幾時 청천유월래기시 하늘의 저 달은 언제부터 떠 있는가
我今停杯一問之 아금정배일문지 나는 지금 술잔을 놓고 물어본다
人攀明月不可得 인반명월부가득 사람이 달을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지만
月行却與人相隨 월행각여인상수 달은 떠서 사람을 따라 서로 지내나니
皎如飛鏡臨丹闕 교여비경임단궐 달이 거울처럼 밝아 仙宮에 비치니
綠烟滅盡淸輝發 록연멸진청휘발 뿌연 아지랑이 걷히고 빛이 쏟아지네
但見宵從海上來 단견소종해상래 다만 밤마다 바다 위에 떠오는 것을 보지만
寧知曉向雲間沒 녕지효향운간몰 어찌 새벽에 구름 속에서 져 가는 것을 알 것인가
白兎搗藥秋復春 백토도약추복춘 옥토끼 약을 찌면서 봄가을 지내고
姮娥孤柶與誰隣 항아고사여수린 선녀 외로이 살아가니 누구와 이웃할까
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부견고시월 지금 사람 옛 달을 보지 못하였으나
今月曾經照古人 금월증경조고인 지금 달 일찍이 옛사람 비추어 왔네
古人今人若流水 고인금인약류수 고인, 금인 흐르는 물과 같아서
共看明月皆如此 공간명월개여차 밝은 달 보는 것이 이와 같았지
惟願當歌對酒時 유원당가대주시 바라건대 노래하고 술 마실 때에
月光長照金樽裏 월광장조금준속 달빛이여, 이 술잔에 길이 비쳐다오
薩蠻 보살만
李白(唐) 이백 701~762
平林漠漠煙如織 평림막막연여직 막막한 수풀 자욱한 연기
寒山一帶傷心碧 한산일대상심벽 겨울이 오는 산자락엔 슬프도록 푸르른 나무
暝色入高樓 명색입고루 저녘 노을이 비치는 다락
有人樓上愁 명색입고루 그 다락에 동그마니 홀로 있는 사람
玉階空佇立 옥계공저립 섬돌에 우두커니 서면
宿鳥歸飛急 숙조귀비급 푸드득 둥지로 돌아서는 새소리
何處是歸程 하처시귀정 어느 길로 돌아갈까
長亭連短亭 장정연단정 커다란 정자 너머로 저기 작은 정자
越中覽古 월중람고 越나라 古跡을 보며
李白 이백 701~762
越王勾踐破吳歸 월왕구천파오귀 越王, 勾踐이 吳나라를 치고 돌아오던 날
義士還家盡錦衣 의사환가진금의 義士들 개선 길엔, 저마다 빛나는 비단옷
女如花滿春殿宮 관여여화만춘전 그 날 꽃 같던 궁녀들이 봄의 궁전을 메웠으련만
只今唯有자고飛 지금유유자고비 단지 지금은 자고鳥만 훨훨 날고 있네
淸平調詞 청평조사
李白(唐) 이백 701~762
雲想衣裳花想容 운상의상화상용 구름을 보면 그대의 옷이, 꽃을 보면 그대의 얼굴이 생각난다
春風拂檻露華濃 춘풍불함로화농 봄바람이 난간을 스치고 이슬방울 아름다운데
若非群玉山頭見 약비군옥산두견 만일 선녀같은 우리님을 군옥산에서 못 뵈오면
會向瑤臺月下逢 회향요대월하봉 달빛 아래 요대에서 우리 서로 만나리라
一枝濃艶露凝香 일지농염로응향 한 떨기 농염한 꽃, 이슬이 향기를 머금었는데
雲雨巫山枉斷腸 운우무산왕단장 비구름 조화피우는 무산신녀도 부러워 하는데
借問漢宮準得似 차문한궁준득사 아아, 그 옛날 한궁의 미녀들도 어찌 그대와 비하리오
可憐飛燕倚新粧 가련비연기신장 아름다운 조비연이 단장하고 나온 듯 하여라
名花傾國雨相歡 명화경국우상환 꽃도 미인도 즐거움에 취한 듯
長得君王帶笑看 장득군왕대소간 우리 임금 기뻐서 바라보며 미소짓네
解釋春風無限恨 해석춘풍무한한 살랑이는 봄바람에 온갖 근심 보내고
沈香亭地倚欄干 심향정지기란간 심향정 북쪽 난간 기대어 서있네
春夜宴桃李園序 춘야연도리원서 봄날 밤 복사꽃 동산에서 즐기다
李白(唐) 이백 701~762
夫天地者 萬物之逆旅 부천지자 만물지역려 무릇 천지는 만물의 逆旅이요
光音者 百代之過客 광음자 백대지과객 光音은 영원한 過客이로다
而浮生若夢 爲歡幾何 이부생약몽 위환기하 부평초 같은 인생 꿈과 같으니 기쁨이야 그 얼마나 되겠는가
古人秉燭夜遊 고인병촉야유 옛사람이 손에 촛불을 밝혀든 채 밤에 유유자적하였음은
良有以也 양유이야 진실로 까닭이 있었음이라
況陽春召我以煙景 황양춘소아이연경 하물며 화창한 봄날은 아지랑이 낀 경치로써 나를 부르고
大塊假我以文章 대괴가아이문장 대자연(大鬼)은 문장으로써 나에게 빌려줌에랴
會桃李之芳園 회도리지방원 복숭아꽃, 오얏꽃 활짝 핀 동산에 모여
序天倫之樂事 서천륜지락사 天倫(형제)끼리 즐거운 일을 차례로 서술하니
群季俊秀 皆爲蕙連 군계준수 개위혜련 여러 아우들의 뛰어남은 사혜련과 같은데
吾人詠歌 獨慙康樂 오인영가 독참강락 내가 읊는 노래만이 강락후에 부끄러울 뿐이네
幽賞未已 유상미이 그윽한 경치 感賞은 아직 끝나지 않고
高談轉淸 고담전청 격조 높은 이야기는 점점 맑아지네
開瓊筵以坐花 개경연이좌화 옥 자리를 펴고 꽃을 대하여 앉아
飛羽觴而醉月 비우상이취월 새깃 모양의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빛에 취하니
不有佳作 何伸雅懷 하신아회 불유가작 아름다운 시가 있지 않으면 어찌 고아한 회포를 펴리요
如詩不成 여시불성 만약 시를 이루지 못한다면
罰依金谷酒數 벌의금곡주수 金谷의 예에 의하여 벌주 석 잔을 마셔야 하리
贈從弟南平太守之遙 증종제남평태수지요
李白(唐) 이백 701~762
一朝謝病遊江海 일조사병유강해 하루 아침 장안을 떠나 전국을 유랑하니
疇昔相知幾人在 주석상지기인재 옛날 친구들 아직도 있건마는
前門長揖後門關 전문장읍후문관 웃으며 대하나 둘아서면 남이네
今日結交明日改 금일결교명일개 아! 친구간의 우정이란 이다지도 무심한가
夜坐吟 야좌음 추운 밤에 읊노라
李白(唐) 이백 701~762
冬夜夜寒覺夜長 동야야한각야장 겨울밤 차거운 밤은 그토록 지루하거늘
沈吟久坐坐北堂 침음구좌좌북당 나직히 읊조리며 북당에 앉았네
빙合井泉月入閨 빙합정천월입규 우물에 얼음이 깔리고 달빛은 규방에 스미거늘
金缸靑凝照悲啼 금강청의조비제 등잔불 파랗게 망울지며 눈물을 비추네
金缸滅 啼轉多 금강멸 제전다 심지는 꺼지고 흐느낌은 남고
掩妾루 청君歌 엄첩루 청군가 여인이 눈물을 감추면 아련히 그대 노래 들리네
歌有聲 妾有情 가유성 첩유정 노래엔 소리 넘치고 여인에겐 사랑 끓나니
情聲合 兩无違 정성합 양무위 사랑과 노래 어울릴 때 몸도 마음도 하나 되었네
一語不入意 일어부입의 어쩌다가 한 마디 어긋날 때
從君萬曲梁塵비 종군만곡양진비 그대 노래 천번 만번 불러 세상을 떨친들 무삼하리
行路難 1 행로난 가는 길이 힘들어
李白(唐) 이백 701~762
金樽청酒斗十千 금준청주도십천 황금 술단지 맑은술 한 말, 만금이고
玉盤珍羞直萬錢 옥반진수직만전 옥쟁반에 진기한 안주 만냥이라
停盃投箸不能食 정배투저불능식 술잔을 멈추고 젓가락 놓으니 먹을 수 없고
拔劍四顧心茫然 발검사고심망연 칼 뽑아 사방 둘러보니 마음이 망망하다
欲渡黃河氷塞川 욕도황하빙색천 황하 건너자니 얼음이 강을 막고 있고
將登太行雪暗天 장등태항설암천 태항산 오르자니 눈내려 하늘이 어둡네
閑來垂釣碧溪上 한래수조벽계상 한가히 푸른 시냇가에 낚시 드리우다가
忽復乘舟夢日邊 홀복승주몽일변 홀연히 다시 배타고 서울 가는 꿈 꾸었네
行路難 行路難 행로난 행로난 갈 길 어려워라, 갈 길 어렵구나
多岐路 今安在 다기로 금안재 길림길 많은데 지금 여기 어디인가
長風破浪會有時 장풍파랑회유시 긴 바람 타고 파도 헤칠 때 만나면
直掛雲帆濟滄海 직괘운범제창해 곧장 구름 돛 높이 걸고 큰 바다 건너리라
擬古 의고 달빛과 수심
李白(唐) 이백 701~762
月色不可掃 월색부가소 달빛 쓸어버릴 수 없고
客愁不可道 객수부가도 나그네 시름 형용할 길 없네
玉露生秋夜 옥로생추야 가을 밤 구슬 같은 이슬 내리고
流螢飛百草 유형비백초 풀 섶에 이리저리 반딧불 나네
日月終銷毁 일월종소훼 해와 달 끝내는 스러질 것
天地同枯槁 천지동고고 하늘과 땅 모두 시들고 말것
혜고啼靑松 혜고제청송 매미 소나무에 붙어 울지만
安見此樹老 안견차수로 그 소나무 늙은 모습을 어찌 볼 수 있으랴
金丹寧誤俗 금단녕오속 속인들 금단 먹고 장생불로 한다지만
昧者難精討 매자난정토 어리석은 무리들은 찾아들기 어려운 경지
爾非千歲翁 이비천세옹 사람은 천 년을 사는 것도 아닌데
多恨去世早 다한거세조 저마다 인생이 짧다고 한스러워하네
飮酒入玉壺 음주입옥호 술 마시고 옥호에 들어앉아
藏身以爲寶 장신이위보 차라리 몸을 숨김이 보배로운 지혜
☞ 혜= 씽씽매미 혜. 고= 땅강아지,씽씽매미 고.
擬古 의고 허무
李白(唐) 이백 701~762
生者爲過客 생자위과객 산이는 길손
死者爲歸人 사자위귀인 죽은 이는 돌아온 사람
天地一逆旅 천지일역려 하늘과 땅은 주막집
同悲萬古塵 동비만고진 영원한 인간사를 슬퍼하네
月兎空搗藥 월구공도약 달 토끼는 하염없이 약을 찧고
扶桑已成薪 부상이성신 해가 뜨던 나무는 벌써 섶이 되었네
白骨寂無言 백골적무언 백골은 아무 말이 없는데
靑松豈知春 청송기지춘 청송인들 어찌 봄을 알까
前後更嘆息 전후갱탄식 앞뒤엔 한숨 소리
浮榮何足珍 부영하족진 인간 영화에 무슨 값이 있으랴
昔遊 석유 옛적에
李白(唐) 이백 701~762
昔者與高李 석자여고이 그 옛날 고적 이백과 함께
晩登單父臺 만등단부대 단부대에 올랐네
寒蕪際碣石 한무제갈석 시든 잡초 무성한 비석엔
萬里風雲來 만리풍운래 만리 풍운이 휘몰아치네
姑熟十詠謝公宅 고숙십영사공택
李白(唐) 이백 701~762
靑山日將暝 청산일장명 청산에 해가 지려하니
寂寞謝公宅 적막사공택 사공의 고택은 적막하기만 하네
竹裏無人聲 죽리무인성 대나무 숲 속에 사람 보이지 않고
池中虛月白 지중허월백 텅 빈 연못엔 달빛만 무성이네
荒庭衰草遍 황정쇠초편 황폐한 정원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廢井蒼苔積 폐정창태적 오래된 우물에는 푸른 이끼만 쌓여있네
唯有淸風閑 유유청풍한 맑은 바람만이 스잔하게 불어오고
時時起泉石 시시기천석 가끔 들리는 옹달샘 소리
登金陵鳳凰臺 등금릉봉황대 금릉 봉황대에 올라
李白(唐) 이백 701~762
鳳凰臺上鳳凰遊 봉황대상봉황유 봉황대 위에 봉황이 놀더니
鳳去臺空江自流 봉거대공강자류 봉황은 떠나고 누각만 남아 강물만 부질없이 흐른다
吳宮花草埋幽徑 오관화초매유경 오나라 궁궐의 꽃과 풀은 깊은 산길에 묻혔고
晉代衣冠成古丘 진대의관성고구 진나라 관리들은 옛 무덤을 이루었네
三山半落靑天外 삼산반락청천외 삼산은 반쯤 떨어져 푸른 하늘 밖에 있고
二水中分白鷺洲 이수중분백로주 이수는 반으로 나뉘어 백로주를 만들었다
總爲浮雲能蔽日 총위류운능폐일 이 모든 것은 뜬구름이 해를 가린 탓이니
長安不見使人愁 장안부견사인수 장안을 볼 수 없어 사람을 시름겹게 하네
秋登巴陵望洞庭 추등파릉망동정 파릉의 악양루에 올라
李白(唐) 이백 701~762
淸晨登巴陵 청신등파릉 이른 새벽 파릉에 올라
周覽無不極 주람무불극 일망무제한 동정호를 굽어본다
明湖映天光 명호영천광 잔잔한 수면엔 하늘이 일렁이고
徹夜見秋色 철야견추색 호수는 온통 가을에 젖어있네
秋色何蒼然 추색하창연 秋色은 이리도 창연한가
際海俱澄鮮 제해구징선 바다 같은 호수는 맑기만 하네
山靑滅遠樹 산청멸원수 산은 나무와 어울려 푸르름을 더하고
水綠無寒煥 수록무한환 쪽 빛 수면은 티 없이 맑기만 하네
積草嶺 적초령 풀 쌓인 산봉우리
李白(唐) 이백 701~762
連峯積長陰 연봉적장음 잇닿은 봉우리에 긴 그늘 쌓이고
白日遞隱見 백일체은견 밝은 해는 숨었다가 다시 나타난다
수수林響交 수수림향교 숲속엔 바람소리 어울려 들리고
慘慘石狀變 참참석장변 을씨연스럽게 돌 모양도 변한다
山分積草嶺 산분적초령 積草嶺에서 산이 나누어지고
路異鳴水縣 노리명수현 명수현에선 길이 달라지는구나
旅泊吾道窮 려박오도궁 나그네 같은 삶, 나의 길은 궁하고
衰年歲時倦 쇠년세시권 늙은 나이에 계절마저 겨울이로다
卜居尙百里 복거상백리 내 사는 곳은 아직 백리 먼 길
休駕投諸彦 휴가투제언 수레 멈추고 선비들 집에 투숙한다
邑有佳主人 읍유가주인 고을에는 좋은 주인이 있다 하니
情如已會面 정여이회면 마음은 이미 서로 만난 것 같아라
來書語絶妙 내서어절묘 보내온 편지 받아보니, 그 말이 절묘하여
遠客驚深眷 원객경심권 먼 길 떠난 나그네가 깊은 배려에 놀란다
食蕨不願餘 식궐부원여 고사리를 먹어도 더 이상 바랄 것 없으니
茅茨眼中見 모자안중견 초가집이 눈속에 아른 거리는구나
長干行 1 장간행
李白(唐) 이백 701~762
妾髮初覆額 첩발초복액 소첩의 머리 겨우 이마를 가릴 때
折花門前劇 절화문전극 문밖에서 꽃꺾는 놀이했지요
郞騎竹馬來 랑기죽마래 그대 죽마타고 오더니
요床弄靑梅 요상농청매 한 손에 푸른 매화 들고서 평상을 한바퀴 돌더군요
同居長干里 동거장간리 우린 같은 마을에 살면서
兩小無嫌猜 양소무혐시 시샘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지요
十四爲君婦 십사위군부 열네살 때 당신의 아내가 돼어
羞顔未嘗開 수안미상개 부끄러워 얼굴 한번 제대로 들지 못했지요
低頭向暗壁 저도향암벽 고개 숙이고 어두운 담벽이나 보았고
千喚不一回 천환불일회 천번을 불러도 대답 한번 못했지요
十五始展眉 십오시전미 열다섯이 되서야 미간을 펴고
願同塵與灰 원동진여회 티끌가는데 먼지 따르려 했지요
常存抱柱信 상존포주신 우리 마을엔 늘 굳은 맹세 뿐,
豈上望夫臺 기상망부대 어찌 망부대에 올라야 했나이까
十六君遠行 십육군원행 열여섯살 때 당신은 멀리 떠나
瞿塘염려堆 구당염려퇴 구당의 염려퇴로 갔나이다
五月不可觸 오월불가촉 오월에는 좌초를 조심하세요
猿嗚天上哀 원오천상애 원숭이들이 늘 슬픈 곳
門前遲行跡 문전지행적 문 밖에 인적이 끊긴지 오래고
一一生綠苔 일일생록태 가는 곳 마다 푸른 이끼 뿐
苔深不能掃 태심불능소 그 짙푸른 이끼 쓸지 못한 채
落葉秋風早 낙엽추풍조 철이른 하늬바람에 낙엽만 떨어 집니다
八月蝴蝶來 팔월호접래 팔월에는 나비 나비들
雙飛西園草 쌍비서원초 서녘 뜰 가득히 나래를 폅니다
感此傷妾心 감차상첩심 그것들이 소첩의 마음을 울립니다
坐愁紅顔老 좌수홍안로 젊음이 가고 세월이 가고
早晩下三巴 조만하삼파 어느날 삼파로 오시는 날
豫將書報家 예장서보가 먼저 편지 한 줄 주십시요
相迎不道遠 상영부도원 멀음을 마다하지 않고
直至長風沙 직지장풍사 장풍사 까지라도 마중 나가렵니다
長干行 2 장간행
李白(唐) 이백 701~762
憶妾深閨裡 억첩심규리 기억하거니, 첩이 깊은 閨房에 있을 때
煙塵不曾識 연진불증식 연기와 먼지를 일찍이 알지도 못했지요
嫁與長干人 가여장간인 장간 사람에게 시집 갔더니
沙頭候風色 사두후풍색 모래 머리에 바람 색을 맞았지요
五月南風興 오월남풍흥 오월에 남풍이 일어나니
思君下巴陵 사군하파릉 생각나거니, 그대는 파릉에 내려갔고
八月西風起 팔월서풍기 팔월에 서풍이 일어나니
想君發揚子 상군발양자 생각하건대 그대는 양자로 출발했겠지요
去來悲如何 거래비여하 오고가며 슬픔이 어떠하였겠는지요
見少離別多 견소리별다 만나보기는 적고 이별하는 일은 많으니
湘潭幾日到 상담기일도 상담 땅에는 언제 오실런지요
妾夢越風波 첩몽월풍파 첩의 꿈은 바람과 파도를 건너고
昨夜狂風度 작야광풍도 어제 밤 광풍이 지났나가더니
吹折江頭樹 취절강두수 불어서 강머리 나무를 부러뜨렸습니다
渺渺暗無邊 묘묘암무변 아득히 어두워서 그 끝을 볼 수 없으니
行人在何處 행인재하처 행인은 어느 곳에 계신지요
好乘浮雲叢 호승부운총 뜬 구름 무더기 타기에 좋아서
佳期蘭渚東 가기란저동 난저의 동쪽서 기약하기 아름답지요
鴛鴦綠蒲上 원앙록포상 원앙은 푸른 포들 위에 있고
翡翠錦囊中 비취금낭중 비취는 비단 병풍 속에 있지요
自憐十五余 자련십오여 열 다섯 나이가 스스로 가련하나니
顔色桃花紅 안색도화홍 얼굴 빛은 복숭아꽃 빛이었는데
那作商人婦 나작상인부 어찌하여 상인의 아내가 되어서
愁水復愁風 수수부수풍 물을 근심하고 또 바람을 근심케 되었나
長歌行 장가항
李白(唐) 이백 701~762
桃李待日開 도리대일개 복숭아,오얏꽃 해를 기다려 피어나고
榮華照當年 영화조당년 화려하게 이 해를 비춘다
東風動百物 동풍동백물 봄 바람은 만물을 일어나게 하고
草木盡欲言 초목진욕언 초목은 모든것을 말하려 한다
枯枝無丑葉 고지무축섭 마른 나뭇가지에 시든 잎 하나 없고
학水吐淸泉 학수토청천 메마른 물가에서 맑은 샘물 토해내는구나
大力運天地 대력운천지 큰 힘이 천지를 움직이니
羲和無停鞭 희화무정편 羲和는 채찍질 멈춤지 않는다네
功名不早著 공명부조저 공명을 일찍이 생각하지 못했으니
竹帛將何宣 죽백장하선 대나무 비단 또한 어찌 베푸려나
桃李務靑春 도리무청춘 복사꽃, 오얏꽃 푸른 봄에 화창하니
誰能貫白日 수능관백일 뉘 밝은 해를 뚫을 수 있으리
富貴與神仙 부귀여신선 부귀하고 신선과 함께 하지만
蹉타成兩失 차타성량실 때를 놓쳐 두 가지를 다 잃었다네
金石猶銷삭 금석유소삭 쇠와 돌도 여전히 녹아 없어지는데
風霜無久質 풍상무구질 바람과 서리에 오래 견딜 것 없도다
畏落日月後 외낙일월후 세월의 뒤에 떨어질까 두려워
强歡歌與酒 강환가여주 억지로 기뻐하며 노래하고 술을 마신다
秋霜不惜人 추상부석인 가을 서리는 사람을 생각지 않으니
숙忽侵蒲柳 숙홀침포류 빠르게 초가의 버들을 침노하는 구나
尋雍尊師隱居 심옹존사은거 스승님 사시는 곳을 찾아
李白(唐) 이백 701~762
群초碧摩天 군초벽마천 푸른 산 봉우리 하늘을 찌르는 듯
逍遙不紀年 소요불기년 그 산속 소요하느라 세월을 잊었네
撥雲尋古道 발운심고도 구름 헤치고 옛 길 찾고서
倚樹聽流泉 의수청류천 나무에 기대어 흐르는 물소리 듣네
花暖靑牛臥 화난청우와 꽃 아래 따스한 곳에 靑牛가 누워 있고
松高白鶴眠 송고백학면 소나무 높은 가지에 白鶴이 잠을 자네
語來江色暮 어래강색모 이야기 오가는 가운데 江에 저녁 노을이 지고
獨自下寒煙 독자하한연 안개 속 썰렁한 길을 나 홀로 돌아왔네
靜夜思 정야사 고요한 밤의 생각
李白(唐) 이백 701~762
床前看月光 상전간월광 침상위 달빛을 보니
疑是地上霜 의시지상상 땅위에 서리가 내린 듯 하다.
擧頭望山月 거두망산월 고개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보고
低頭思故鄕 저두사고향 고개 숙여 고향 생각에 잠긴다.
玉階怨 옥계원 섬돌 위에
李白(唐) 이백 701~762
玉階生白露 옥계생백로 백옥 섬돌에 흰 이슬 내린다
夜久侵羅襪 야구침라말 밤 이윽할 때 버선 속에 스미는 한기
却下水精簾 각하수정렴 그냥 수정발을 내리면
玲瓏望秋月 령롱망추월 부옇게 가을달이 부시다
自遺 자유 혼자서
李白(唐) 이백 701~762
對酒不覺暝 대주부각명 술기운에 어느덧 황혼
樂花盈我衣 낙화영아의 떨어지는 꽃잎 옷자락에 쌓이거늘
醉起步溪月 취기보계월 술 깨자 시냇달을 밝으면
鳥還人亦稀 조환인역희 벌써 새도 가고 사람도 가고
題峯頂寺 제봉정사 봉정사 에서
李白(唐) 이백 701~762
夜宿峯頂寺 야숙봉정사 봉정사의 밤
擧手문星辰 거수문성진 손을 뻗치면 별이 잡힐 듯
不取高聲語 부취고성어 말소리 낮추게나
恐驚天上人 공경천상인 천국 사람 놀랄라
녹水曲 녹수곡
李白(唐) 이백 701~762
록水明秋日 록수명추일 물 맑고, 하늘 높은 가을
南湖採白빈 남호채백빈 남쪽 호수에서 개구리 밥을 따네
荷花嬌欲語 하화교욕어 무언가 말할 듯 연꽃은 교태로워
愁殺蕩舟心 수쇄탕주심 뱃놀이하는 사람을 못 견디게 하네
빈= 네가래 빈. 殺= 매우 쇄.
待酒不至 대주부지 술은 오지 않고
李白(唐) 이백 701~762
玉壺繫靑絲 옥호계청사 하얀 옥 병에 푸른 실 매어
沽酒來何遲 고주래하지 술 사러 보냈건만 어찌 늦는가
山花向我笑 산화향아소 산 꽃이 나를 보고 웃음 지으니
正好銜杯時 정호함배시 지금이 술 마시기 좋은 때건만
晩酌東窓下 만작동창하 동쪽 창가에서 막술 따르니
流鶯復在玆 유앵복재자 물 흐르듯 매끄러운 꾀꼬리 소리
春風與醉客 춘풍여취객 봄바람과 더불어 얼큰히 취한 나
今日乃相宜 금일내상의 이에 오늘은 서로 더욱 정답네
峨眉山月歌 아미산월가 아미산 달의 노래
李白(唐) 이백 701~762
峨眉山月半輪秋 아미산월반륜추 아미 산 달이 반원이 된 가을
影入平姜江水流 영입평강강수류 그림자는 평 강에 내리고 강 물은 흐르네
夜發淸溪向三峽 야발청계향삼협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니
思君不見下逾州 사군불견하유주 그대를 생각하며 보지 못하고 유주로 내려가노라
訪載天山道士不遇 방재천산도사불우 재천산도사를 못 만나고
李白(唐) 이백 701~762
犬吠水聲中 견폐수성중 물소리 철철, 강아지 왕왕
桃花帶露濃 도화대로농 복사꽃 비를 머금고 한결 화사한데
樹深時見鹿 수심시견록 깊은 숲 속엔 가끔 사슴이 놀고
溪午不聞鐘 계오불문종 한적한 계곡에 종소리 들리지 않네
野竹分靑靄 야죽분청애 대나무 밭엔 파란 안개 감돌고
飛泉掛碧奉 비천괘벽봉 하얀 물보라가 파란 봉우리에 걸렸네
無人知所去 무인지소거 그대 어디로 갔을까
愁倚兩三松 수의양삼송 두세 그루 소나무를 기대고 서면 시름만 번지네
春日醉起言志 춘일취기언지 봄날 술에 취했다 일어나서
李白(唐) 이백 701~762
處世若大夢 처세약대몽 만약 세상이 커다란 꿈이라면
胡爲勞其生 호위노기생 어찌 그 삶을 힘들게 역사 하리오
所以終日醉 소이종일취 종일 술에 취하여
頹然臥前楹 퇴연와전영 되는대로 기둥아래 누워 있다가
覺來兮庭前 각래혜정전 문득 깨어나 뜰 앞을 보니
一鳥花間鳴 일조화간명 한 마리 새 꽃 사이에서 운다
借門如何時 차문여하시 지금이 어느 때냐 물으니
春風語流鶯 춘풍어류앵 봄바람에 흐르는 듯 꾀꼬리 소리
感之欲歎息 감지욕탄식 그에 느끼어 탄식을 하며
對酒還自傾 대주환자경 술을 마시려니 병이 비었구나
浩歌待明月 호가대명월 밝은 달을 대하며 큰소리로 노래하니
曲盡已忘情 곡진이망정 노래 끝나자 그 정마저 잊었네
望廬山瀑布 망여산폭포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李白(唐) 이백 701~762
日照香爐生紫煙 일조향로생자연 해가 향로봉을 비추니 자줏빛 안개가 일어나고
遙看瀑布快長川 요간폭포괘장천 멀리 폭포를 바라보니 마치 긴 냇물을 걸어 놓은 듯하네
飛流直下三千尺 비류직하삼천척 날 듯이 흘러 수직으로 삼천 척을 떨어지니
疑是銀河落九天 의시은하락구천 이는 아마도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지는 듯하구나
夏日山中 하일산중 여름 산 속
李白(唐) 이백 701~762
難搖白羽扇 난요백우선 백우선 흔들기도 힘이 들어서
裸體靑林中 나체청림중 알몸으로 푸른 숲에 들어갔네
脫巾掛石壁 탈건괘석벽 망건은 벗어 바위에 걸어두고
露頂灑松風 노정쇄송풍 머리를 드러내고 솔바람 쐬네.
江夏別宋之梯 강하별송지제 江夏에서 친구와 헤어지며
李白(唐) 이백 701~762
楚水淸若空 초수청약공 초나라 강물은 하늘처럼 맑아
遙將碧海通 요장벽해통 멀리 파란 바다로 통하네
人分千里外 인분천리외 사람과 천리 밖으로 헤어지고
興在一杯中 흥재일배중 정은 한잔 술에 잠겼네
谷鳥吟晴日 곡조음청일 뻐국기는 개인 날에 울고
江猿嘯晩風 강원소만풍 원숭이는 저녘 바람에 우짖네
平生不下淚 평생부하루 이 평생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거늘
于比泣無窮 우비읍무궁 오늘사 사무치게 울 줄이야
友人會宿 우인회숙 벗과 함께 이 밤을
李白(唐) 이백 701~762
滌蕩天古愁 척탕천고수 천고에 쌓인 시름 씻어나 보고자
留連百壺飮 유연백호음 내리닫이 백 병의 술을 마신다
良宵宜淸談 량소의청담 이 밤 이 좋은 시간 우리 淸談이나 나누세
皓月未能寢 호월미능침 휘영청 달까지 밝으니 잠을 잘 수도 없지 않은가
醉來臥空山 취래와공산 얼큰히 취해서 텅 빈 산에 벌렁 누우니
天地卽衾枕 천지즉금침 하늘과 땅이 바로 이불이고 베게로다
蘭草 난초
李白(唐) 이백 701~762
爲草當作蘭 위초당작란 풀이 되려면 난초가 되어야 하고
爲木當作松 위목당작송 나무가 되려면 소나무가 되어야지
蘭幽香風遠 란유향풍원 난초의 그윽한 향기는 바람에 멀리 날고
松寒不改容 송한불개용 소나무는 추워도 그 용모를 고치지 않는다
王昭君 왕소군
李白(唐) 이백 701~762
昭君拂玉鞍 소군불옥안 王昭君이 옥 안장 위에 앉으니
上馬啼紅頰 상마제홍협 말위에서 붉은 뺨에 눈물이 흐르네
今日漢宮人 금일한궁인 오늘은 漢나라의 宮人이지만
明朝胡地妾 명조호지첩 내일 아침엔 오랑캐 첩이 되는 신세여
☞ = 王昭君 : 중국의 4대미인 중 한 사람.
長相思 장상사 그리운 사람
李白(唐) 이백 701~762
長相思 在長安 장상사 재장안 그리운 사람이 장안에 있네
絡緯秋啼金井란 락위추제금정란 가을 귀뚜라미 우물가에서 울고
微霜凄凄簞色寒 미상처처단색한 살픗 내리는 서리에 대자리 차가울 때
孤燈不明思欲絶 고등부명사욕절 외로운 등불 가물 가물 그리움 끊어질 듯 솟구치거늘
卷유望月空長歎 권유망월공장탄 휘장을 걷고 달을 본다
美人如花隔雲端 미인여화격운단 그대 꽃처럼 구름 끝에 걸렸네
上有靑冥之高天 상유청명지고천 위로는 푸르고 아득한 하늘
下有綠水之波瀾 하유록수지파란 아래로는 넘실거리는 파란 물결
天長路遠魂飛苦 천장로원혼비고 아스라이 하늘 끝 먼먼 길 저편
夢魂不到關山難 몽혼부도관산난 내 넋 헤매지만 끝내 저 관산을 넘지 못하누나
長相思 최心肝 장상사 최심간 그리운 사람이여 나의 애를 끊는가
☞ 란 =늦을, 드물 란. 유 =휘장 유. 최=꺾을 최.
前有樽酒行 전유준주행 술 한잔 하면서
李白(唐) 이백 701~762
春風東來忽相過 춘풍동래홀상과 봄바람 동쪽에서 불어와 휙 가버리고
金樽록酒生微波 금준록주생미파 금술통에 맑은 술 찰랑거리네
落花紛紛稍覺多 락화분분초각다 꽃잎은 펄펄 하염없이 지는데
美人欲醉朱顔타 미인욕취주안타 어여쁜 사람 고운 얼굴 불그레 상기되었네
靑幹桃李能幾何 청간도이능기하 동헌 뜰에 핀 복숭아 오얏 얼마나 가랴
流光欺人忽蹉타 류광기인홀차타 세월은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만 가네
君起舞, 日西夕 군기무, 일서석 그대 일어나 춤을 추시게, 해가 저무네
當年意氣不肯平 당년의기부긍평 젊은 시절 내사 세속과 어울리지 않았던 터
白髮如絲歎何益 백발여사탄하익 백발이 다 되었다고 탄식할 게 뭐 있으랴
日夕山中忽然有懷 일석산중홀연유회 日夕山에서
李白(唐) 이백 701~762
久臥청山雲 구와청산운 오래오래 청산 구름에 살았더니
遂爲名山客 수위명산객 나도 명산의 나그네 되었네
山深雲更好 산심운갱호 산이 깊으면 구름이 좋아서
賞弄終日夕 상농종일석 보고 놀고 그러다가 해가 저무네
月銜樓間峰 월함루간봉 달은 누각 밖의 봉우리를 입에 물고
泉漱階下石 천수계하석 샘은 뜰 아래 돌들을 씻네
素心自此得 소심자차득 여기서 소박한 마음이 생기고
眞趣非外惜 진취비외석 여기서 진실한 흥취가 우러나네
오啼桂方秋 오제계방추 다람쥐 울 때면 계수나무에 가을이 한창이고
風滅뢰歸寂 풍멸뢰귀숙 바람이 멎을 때면 천뢰도 조용히 잠드네
緬思洪崖術 면사홍애술 가만히 신선될 꾀를 생각하다가
欲往滄海隔 욕왕창해격 먼먼 창해를 홀쩍 넘고 싶네
雲車來何遲 운거래하지 구름수레는 언제 오려나
撫幾空嘆息 무기공탄식 하염없이 한숨만 나오네
☞ 오= 다람쥐 오. 뢰= 천뢰.
子夜吳歌 자야오가 자야의 노래
李白(唐) 이백 701~762
秦地羅敷女 진지라부여 진땅에 나부라는 아가씨
採桑綠水邊 채상록수변 파란 물가에서 푸른 뽕을 따네
素手靑條上 소수청조상 푸른 뽕 가지에 하얀 손길
紅장白日鮮 홍장백일선 눈부신 햇살에 빨간 저고리
蠶飢妾欲去 잠기첩욕거 이 몸 누에 치러 갈길이 바쁜데
五馬莫留連 오마막유연 태수여! 서성인들 무엇하리
☞ 장= 단장할, 화장 장.
東魯門泛舟1 동노문범주 동노문에 배를 띄우고
李白(唐) 이백 701~762
日落沙明天倒開 일락사명천도개 해진 뒤 하얀 모래 하늘이 물로 내린다
波搖石動水영회 파요석동수영회 일어나는 물결에 바위가 흔들리고 물길 감돈다
輕舟泛月尋溪轉 경주범월심계전 달빛에 일엽주 띄우고 시내를 따라가면
疑是山陰雪後來 의시산음설후래 여기가 산음인가 눈이 그친 골짜기인 듯
☞ 영= 둘러,에워,휘감,얽매다. 회 =回.
東魯門泛舟 2 동노문범주 동노문에 배를 띄우고
李白(唐) 이백 701~762
水作靑龍盤石堤 수작청룡반석제 물길은 청룡인 듯 바위에 서리고 있는데
桃花夾岸魯門西 도화협안어문서 노문 서쪽 두 언덕은 복사꽃, 복사꽃 터널
若敎月下乘舟去 약교월하승주거 날더러 달빛에 배를 저으라 하면
何시風流到剡溪 하시풍류도섬계 섬계인들 멀다 하랴.
☞ 시= 다만, 단지, 뿐,=시.
贈孟浩然 증맹호연 맹호연에게
李白(唐) 이백 701~762
君愛孟夫子 군애맹부자 내가 진실로 그대를 사랑하노니
風流天下聞 풍류천하문 당신의 풍퓨가 세상 제일이요
紅顔棄軒冕 홍안기헌면 홍안에 벼슬 따위 팽개치고
白首臥松雲 백수와송운 늙어선 소나무와 구름 사이 누워 버린 사람
醉月頻中聖 취월빈중성 달빛에 취해 술잔 오고 가고
迷花不事君 미화부사군 꽃에 취할 뿐 어찌 임금 따위를 섬겼으랴!
高山安可仰 고산안가앙 당신의 고산 같은 기품을 누가 닮으랴
徒此揖淸芬 도차읍청분 한갓되이 그대의 향그러움에 고개 숙일 뿐
☞ 中聖=술, 맑은술=성인, 탁한 술=현인
月下獨酌 1 월하독작 달아래 홀로 술 마시며
李白(唐) 이백 701~762
天若不愛酒 천약불애주 하늘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 주성부재천 酒星이 하늘에 없었을 것이다
地若不愛酒 지약불애주 땅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 지응무주천 땅에 酒泉이 있을 리 없다
天地旣愛酒 천지기애주 天地가 이미 술을 사랑하였거니
愛酒不愧天 애주불괴천 술 즐기는 것이 부끄러울 게 없다
已聞淸比聖 이문청비성 청주를 성인에 비한단 말을 들었고
復道濁如賢 복도탁여현 탁주를 현인과 같다 하지 않는가
聖賢旣已飮 성현개이음 聖賢도 이미 술을 마셨거니
何必求神仙 하필구신선 神仙을 구할 필요가 있겠는가
三杯通大道 삼배통대도 석잔 술에 大道를 통하고
一斗合自然 일두합자연 한 말 술에 自然으로 돌아간다
俱得醉中趣 구득취중취 이것이 술에 취해 얻어지는 것
勿謂醒者傳 물위성자전 술 깬 사람에게 전하지 말아라
月下獨酌 2 월하독작 달아래 홀로 술 마시며
李白(唐) 이백 701~762
花下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아래서 한 병의 술을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홀로 쓸쓸히 마시네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술잔을 들자 밝은 달이 오르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달과 그림자와 나, 세 사람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본래 술을 마시지 못하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부질없이 내 곁을 따라 다니네
暫半月將影 잠반월장영 달과 그림자를 짝지어서
行樂須及春 행락수급춘 즐기는 기쁨은 봄이라야 하지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도 서성거리고
我舞影凌亂 아무영능란 내가 춤을 추면 그림자도 움직이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술이 깨었을 때는 함께 즐기지만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술에 취하면 서로 흩어지네
永結無情遊 영결무정유 영원히 無情한 것들과 情을 맺고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서로 은하수에서 다시 만나리
月下獨酌 3 월하독작 달아래 홀로 술 마시며
李白(唐) 이백 701~762
三月咸陽城 삼월함양성 삼월의 咸陽城
千花晝如錦 천화주여금 낮이라 온갖 꽃들이 비단처럼 화려하다
誰能春獨愁 수능춘독수 그 누가 봄을 수심 겹다 말하리
對此徑須음 대차경수음 이 꽃길을 보고는 모름지기 술을 마실지어다
窮通與修短 궁통여수단 궁하고 통하는 것과 길고 짧은 것
造化夙所稟 조화숙소품 모두 조화옹이 준 것이라네
一樽齊死生 일준제사생 한 동이 술이 죽음과 삶을 같게 만드나니
萬事固難審 만사고난심 萬事는 진실로 살피기 어렵도다
醉後失天地 취후실천지 거나하게 취한 뒤로는 세상을 잊어버리고
兀然就孤枕 올연취고침 올연히 베개 높이고 잠드노라
不知有吾身 불지유오신 내 몸이 있는 줄도 모르나니
此樂最위甚 차락최위심 이런 즐거움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네
月下獨酌 4 월하독작 달아래 홀로 술 마시며
李白(唐) 이백 701~762
窮愁千萬端 궁수천만단 천갈래 만갈래 이는 수심에
美酒三百杯 미주삼백배 술 삼백잔을 마셔볼거나
愁多酒雖少 수다주수소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酒傾愁不來 주경수불래 마신 뒤엔 수심이 사라졌다네
所以知酒聖 소이지주성 아, 이래서 옛날 주성이
酒감心自開 주감심자개 얼근히 취하면 마음이 트였었구나
辭粟臥首陽 사속와수양 백이는 수양 골짝에서 살다 죽었고
屢空飢顔回 누공기안회 청렴하단 안회는 늘 배가 고팠지
當代不樂飮 당대불락음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虛名安用哉 허명안용재 이름 그것 부질없이 남겨 무엇해
蟹오卽金液 해오즉금액 게 조개 안주는 신선약이고
糟丘是蓬萊 조구시봉래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且須飮美酒 저수음미주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서
乘月醉高臺 승월취고대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거나
早發白帝城 조발백제성 아침에 백제성을 출발하다
李白(唐) 이백 701~762
朝辭白帝彩雲間 조사백제채운간 아침에 구름 사이 백제성을 하직하고
千里江陵一日還 천리강릉일일환 강릉 천리 길을 하루만에 돌아 왔네
兩岸猿聲啼不住 양안원성제부주 강기슭에 원숭이 울움소리 처절히 들려오고
輕舟已過萬重山 경주이과만중산 배는 어느덧 첩첩이 쌓인 산을 다 돌았네
蜀道難 촉도난 촉나라 가는길이 어렵구나
李白(唐) 이백 701~762
噫우戱危乎高哉 희우희위호고재 아이구! 저리도 높고 험난할까
蜀道之難難於上靑天 촉도지난난어상청천 촉나라 가는 길이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더 어렵구나
蠶叢及魚鳧 開國何茫然 잠총급어부 개국하망연 蠶叢과 魚鳧가 촉 나라를 개국한지 그 얼마나 아득한가
爾來四萬八千歲 始與秦塞通人煙 이내사만팔천세 시여진새통인연
그로부터 사만 팔 천년 동안, 관중 땅 진과 내왕 길이 없었고
西當太白有鳥道 可以橫絶峨眉전 서당태백유조도 가이횡절아미전
서쪽 태백산 날개 길 따라 겨우 아미산에 올랐네
地崩山최壯士死 지붕산최장사사
비녀 맞은 축 장사들 산 무너져 죽고
然後天梯石棧方鉤連 연후천제석잔방구련
그 후로 하늘 높다란 절벽에 매달아 길대신 이어지고
上有六龍回日之高標 상유륙룡회일지고표
위로는 육룡이 끌던 해수레도 돌아섰던 높은 고표산
下有衝波逆折之廻川 黃鶴之飛尙不得過 하유충파역절지회천 황학지비상부득과 아래는 암석 절벽 치는 물결과 엇꺾여 흐르는 억센 물결, 신선 탔던 황학도 날아 넘지 못했네
猿노欲度愁攀援 靑泥何盤盤 원노욕도수반원 청니하반반
원숭이 넘으려해도 붙잡을 데 없고, 청미령 까마득히 높이 서리고
百步九折영巖巒 백보구절영암만
백 걸음 아홉 번 꺾어 돌 바위 봉우리를 돌아야하네
參歷井仰脅息 以手撫膺坐長歎 문삼력정앙협식 이수무응좌장탄
하늘의 삼성별 어루만지고 정성별 지나니 숨이 막혀
손으로 앞가슴 쓸며 주저앉아 장탄식 몰아 내뿜네.
問君西遊何時還 畏途참巖不可攀 문군서유하시환 외도참암부가반
그대 서촉 언제 떠나려나 무서운길 미끄러운 바위 오를 수 없고
但見悲鳥號古木 雄飛雌從繞林間 단견비조호고목 웅비자종요림간
오직 고목에서 슬피 우는 새들 암놈들 수놈 따라 날아 돌고
又聞子規啼 夜月愁空山 우문자규제 야월수공산
또한 두견새 밤마다 울어 빈 산을 슬퍼할 따름
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촉도지난 난어상청천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촉으로 가는 길 가기 어려워 .
使人聽此凋朱顔 連峰去天不盈尺 사인청차조주안 연봉거천부영척
그 곳 말만 들어도, 홍안소년 백발 노인으로 시들 것을 연봉은 하늘과 한 자도 못되고,
枯松倒掛倚絶壁 飛湍瀑流爭喧회 고송도괘의절벽 비단폭류쟁훤회
메마른 소나무 절벽에 거꾸로 매달렸고,내닫는 여울과 튀는 폭포수 서로 다투어 소란하고.
빙崖轉石萬壑雷 빙애전석만학뇌
벼랑을 치고 돌을 굴려온 골짜기 우레소리 들리네.
其險也如此 기험야여차 이렇듯 험란 하거늘
劍閣쟁嶸而崔嵬 검각쟁영이최외
그대 먼 길따라 온 손이여, 어이하여 왔는가
嗟爾遠道之人 胡爲乎來哉 차이원도지인 호위호내재
검각은 우뚝뾰죽 높이 솟아
一夫當關 萬夫莫開 일부당관 만부막개
한사람이 관문 막으면만 사람이 관문 뚫지 못하네
所守或匪親 化爲狼與豺 소수혹비친 화위낭여시
지키는 이 친족 아니면, 언제 이리 승냥이 될지 몰라
朝避猛虎 夕避長蛇 조피맹호 석피장사
아침에 모진 호랑이 피하고, 밤에 긴 뱀을 피해도
磨牙연血 殺人如麻 마아연혈 살인여마
이를 갈고 피를 빨아, 마귀처럼 사람을 죽이네
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금성수운낙 부여조환가
금성이 비록 좋다고 하나, 집으로 돌아감만 못하고
蜀道之難 難於上靑天 촉도지난 난어상청천
촉으로 가기 어려워, 푸른 하늘 오르기보다 어려워라
側身西望常咨嗟 측신서망상자차
몸 추켜세우고 서쪽 바라보며 길게 탄식하네
戰城南 전성남 城南에서의 전투
李白(唐) 이백 701~762
去年戰桑干源 거년전상건원 지난해는 桑乾江에서 싸웠고
今年戰총河道 금년전총하도 올해는 ?嶺江에서 싸웠다
洗兵條支海上波 세병조지해상파 일찍기 병기를 이라크의 바닷물에 씻었고
放馬天山雪中草 방마천산설중초 병마를 천산산맥 雪原의 풀밭에 놓아 먹었다
萬里長征戰 만리장정전 만리의 긴긴 싸움으로
三軍盡衰老 삼군진쇠로 삼군은 모두 늙고 병들었다
匈奴以殺戮?耕作 흉노이살륙위경작
오랑캐들은 살륙을, 일상으로 삼은지라
古來惟見白骨黃沙田 고래유견백골황사전
옛부터 황사의 밭마다, 백 골이 뒹굴었다
秦家筑城備胡處 진가축성피호처 진시황은 장성을 쌓아 오랑캐를 막건만
漢家還有烽火然 한가환유봉화연 중원 땅 곳곳엔 아직도 봉화가 탄다
烽火然不息 봉화연불식 봉화는 꺼지지 않은 채
征戰無已時 정전무이시 싸움은 끝 날 날이 없다
野戰格두死 야전격두사 들에는 맨손으로 싸우다 죽은 송장들
敗馬嘶鳴向天悲 패마호명향천비 주인잃은 병마가 외마디로 우짖는다
鳥鳶啄人腸 조연탁인장 까마귀와 독수리는 송장의 창자를 찢어다
街飛上掛枯樹枝 함비상괘고수지 창자를 물어 마른 나뭇가지에 걸친다
士卒도草莽 사졸도초망 병졸은 죽어 풀더미에 피를 뿌리고
將軍空爾위 장군공이위 장군 또한 한갓 이럴 따름이다
乃知兵者是凶器 내지병자시흉기 병기는 끝내 흉기이건만
聖人不得已而用之 성인불득이이용지 성인은 어쩔 수 없이 병기를 쓸 뿐이다
怨情 원정 원망
李白(唐) 이백 701~762
美人捲珠簾 미인권주렴 발 걷고 앉은 여인
深坐嚬蛾眉 심좌빈아미 미눈썹을 찡그리고
但見淚痕濕 단견누흔습 눈시울 젖은 흔적
不知心恨誰 부지심한수 누구를 원망하여
望天門山 망천문산 천문산을 바라보며
李白(唐) 이백 701~762
天門中斷楚江開 천문중단금강개 천문산 허리 질러 楚江 흐르니
碧水東流至此廻 벽수동류지차회 푸른 물, 東으로 흘러 여기서 구비치네
兩岸靑山相對出 양안청산상대출 초강 양쪽 푸른 산 마주 우뚝 솟았는데
孤帆一片日邊來 고범일편일변래 돛을 편 배 한 척, 하늘가에서 내려오네
下終南山過斛斯山人宿置酒 종남산을 내려와
李白(唐) 이백 701~762
暮從碧山下 모종벽산하 저물어 푸른 산에서 내려왔더니
山月隨人歸 산월수인귀 산달이 돌아오는 날 따라 왔네
却顧所來徑 각고소내경 잠시 멈춰 내려 온 길 돌아다보니
蒼蒼橫翠微 창창횡취미 푸른 기운 아득히 산허리를 둘렀네
相携及田家 상휴급전가 뒷짐지고 농삿집 초가에 이르니
童稚開荊扉 동치개형비 어린 아이가 사립문을 열어주네
綠竹入幽徑 녹죽입유경 푸른 대나무는 길에까지 나 있고
靑蘿拂行衣 청나불행의 칡덩굴 나풀대는 옷자락에 걸리네
歡言得所憩 환언득소게 쉬어 갈 곳을 찾아 기쁘다 말하며
美酒聊共揮 미주료공휘 맛 좋은 술을 둘이 함께 마시네
長歌吟松風 장가음송풍 길게 노래하여 솔바람을 읊으니
曲盡河星稀 곡진하성희 노래 끝날 무렵 은하수도 희미하네
我醉君復樂 아취군복낙 내 취하니 그대 다시 즐거워하고
陶然共忘機 도연공망기 거나하게 취하여 세상일을 잊었네
獨坐敬亭山 독좌경정산 경정산에 홀로 앉아
李白(唐) 이백 701~762
衆鳥高飛盡 중조고비진 뭇새는 모두 높이 날아 사라지고
孤雲獨去閑 고운독거한 외로운 구름 한가로이 홀로 떠나네
相看兩不厭 상간양불염 아무리 바라보아도 싫지 않은 것은
只有敬亭山 지유경정산 단지 敬亭山이 있어서 라네
秋浦歌 추포가 추포의 노래
李白(唐) 이백 701~762
白髮三千丈 백발삼천장 흰 머리 삼천 장
緣愁似箇長 연수사개장 근심 때문에 이리 길었네
不知明鏡裏 부지명경리 알수없는 거울 속의 저 사람
何處得秋霜 하처득추상 어디에서 서리를 맞았나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 황학루송맹호연지지광릉
(황학루에서 광릉으로 가는 맹호연을 보내며)
李白(唐) 이백 701~762
故人西辭黃鶴樓 고인서사황학루 그대 이 서쪽 황학루를 떠나
煙花三月下揚州 연화삼월하영주 봄안개 속에 꽃 핀 삼월에 양주로 간다
孤帆遠影碧空盡 고범원영벽공진 외로운 돛배, 먼 그림자는 碧空로 사라지고
唯見長江天際流 유견장홍천제류 긴 강물 흘러 하늘 끝으로 닿는 것만 보일 뿐
鳥棲曲 조서곡
李白 이백 701~762
姑蘇臺上鳥棲時 고소대상조서시 고소대 위에 새가 둥지를 찾을 때면
吳王宮裏醉西施 오왕관리취서시 吳王 궁중에서 西施와 놀아났네
吳歌楚舞歡未畢 오가초무환미필 吳歌 楚舞는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靑山猶銜半邊日 청산요함반변일 靑山은 어느 덧 지는 해를 반쯤 머금네
銀箭金壺漏水多 은전금호루수다 은 바늘 세운 금 항아리에선 물 많이 새었고
起看秋月墜江波 기견추월추강파 일어나 바라보면 가을 달 강 물결 속에 빠져 있었네
東方漸高奈樂何 동방점고내락하 동방이 밝아 오니 못 다한 즐거움 어이 할까
古風 고풍 옛 바람
李白(唐) 이백 701~762
大車揚灰塵 대거양회진 수래가 자나자 흙먼지 높게 날려
亭牛暗阡陌 정우암천맥 한낮의 산야가 어둠속에 잠겼도다
中貴然黃金 중귀연황금 황상의 눈에 들면 황금이 가득하고
連雲開甲宅 연운개갑택 고래등 집이련가 하늘을 찌르네
路逢鬪鷄者 로봉투계자 우연히 마주친 투계 하는 소년들이
冠蓋何輝赫 관개하휘적 보자는 왕관인양 그 광채 현요롭네
鼻息干虹얼 비식간홍얼 늠름한 그 기세 산천을 호령하듯
行人皆우양 행인개우양 놀란 행인들 모두가 조아리네
世無洗耳翁 세무세이옹 아! 賢者 이제 없으니
誰知堯與척 수지요여척 그 누가 시비를 가려주리오!
送友人 송우인 친구를 보내며
李白(唐) 이백 701~762
靑山橫北郭 청산횡북곽 푸른 산은 북쪽 성곽 가로 지르고
白水繞東城 백수요동성 맑은 물, 동쪽 城을 껴안고 흐른다
此地一爲別 차지일위별 이 곳에서 한번 헤어지며는
孤蓬萬里征 고봉만리정 홀로 만리를 떠돌다 그대 만나리
浮雲遊子意 부운유자의 뜬구름은 나그네 마음
落日故人情 낙일고인정 해가 지니 그대의 情뿐 이로다
揮手自玆去 휘수자자거 이제 손 흔들며 떠나려하니
蕭蕭班馬鳴 소소반마명 가는 馬도 쓸쓸한지 소리쳐 운다
공후引 공후인 공후引 연주를 듣고
李憑 이빙
吳絲蜀桐張高秋 오사촉동장고추 깊고 깊은 가을날, 이빙이 공후의 줄 고르는데
空山凝雲頹不流 공산응운퇴불류 구름 모여들어 덮으니 가을 산 무너질 듯 하구나
江娥啼竹素女愁 강아제죽소녀수 깅아는 지난날을 울겠고 소녀는 근심에 젖건만
李憑中國彈공후 이빙중국탄공후 장엄한 궁궐안에 공후소리 울려 퍼지누나
崑山玉碎鳳凰叫 곤산옥쇄봉황규 곤륜산의 옥이 부서지는 듯, 봉황이 우는 듯
芙蓉泣露香蘭笑 부용읍로향란소 부용이 이슬에 흐느끼는 듯, 향란이 웃는 듯 하네
十二門前融冷光 십이문전융냉광 스물 세줄의 오묘한 소리에 임금님이 감동하는데
二十三絲動紫皇 이십삼사동자황 장안성 열두 대문으로 차가운 달빛은 녹아내리네
女와煉石補天處 여와연석보천처 여와가 오색 돌을 다듬어서 하늘을 수리한 곳에
石破天驚逗秋雨 석파천경두추우 오색 돌 깨어지니 하늘이 놀라 가을비 머무르고
夢入神山敎神구 몽입신산교신구 꿈속에 神山으로 들어가 神?에게 공후를 가르치는 듯
老魚跳波瘦蛟舞 로어도파수교무 老魚는 파도를 박차 오르고 瘦蛟도 춤을 추는구나
吳質不眠倚桂樹 오질불면의계수 吳質은 계수나무에 기대앉아 잠을 이루지 못하고
露脚斜飛濕寒토 로각사비습한토 차가운 가을 달님, 이슬방울 흩 날리니 젖어드네
在海鎭營中 재해진진영영중 한산도에서
李舜臣 이순신 1545~1598
水國秋光暮 수국추광모 넓은 바다에 가을 햇빛 저무는데
驚寒雁陣高 경한안진고 추위에 놀란 기러기 떼 하늘 높이 날아간다
憂心輾轉夜 우심전전야 근심스런 마음에 잠 못 자는 밤
殘月照弓刀 잔월조궁도 새벽달은 무심코 활과 칼을 비추네
無題六韻 무제육운
李舜臣 이순신 1545~1598
蕭蕭風雨夜 소소풍우야 비바람 쓸쓸하게 몰아치는 한밤중에
耿耿不寐時 경경불매시 온갖 심사 편지않고, 잠자리에 들지도 못하네
懷痛如로膽 회통여로담 애통한 이 내 심사 쓸개가 찢어지고
傷心似割肌 상심사할기 가슴 아픈 이 마음은 살 에이는 것 같구나
山河猶帶慘 산하유대참 강산은 어디에나 비참한 몰골이라
魚鳥亦吟悲 어조역음비 물고기, 새들도 서러워 목 메인다
國有蒼黃勢 국유창황세 기우는 이 나라의 이 운명
人無任轉危 인무임전위 누가 있어 다시 세우리
恢復思諸葛 회복사제갈 중원을 회복하던 제갈양이 생각나고
長驅郭子儀 장구곽자의 위기를 몰아내던 곽자의가 그립구나
經年防備策 경년방비책 몇 년이나 지나간 왜적 방비가
今作聖君欺 금작성군기 오늘에 이르러서 임금의 눈을 속였네
☞ 로= 아플 로.
新雪 신설 겨울 풍경
李崇仁 이숭인 1347~1392
蒼蒼歲暮天 창창세모천 아득한 세밑 하늘
新雪遍山川 신설편산천 흰 눈이 산천을 온통 뒤덮었네
鳥失山中木 조실산중목 새는 산속의 둥지를 잃었고
僧尋石上泉 승심석상천 스님은 바위위 샘물 찾아 나서네
饑鳥啼野外 기조제야외 굶주린 새 들녘에서 우짖고
凍柳臥溪邊 동류와계변 얼어붙은 버드나무 시냇가에 누워있네
何處人家在 하처인가재 어느 곳에 사람 사는 집 있을까
遠林生白煙 원림생백연 멀리 숲에서 흰 연기 피어오르네
題毗瑟山 僧舍 제비슬산승사 毗瑟山 僧舍
李崇仁(高麗) 이숭인 1349~1392
俗客驅東道 속객구동도 俗客이 말을 몰아 동쪽 길로 가니
高僧臥小亭 고승와소정 노승이 작은 정자에 누워 있다
雲從朝暮白 운종조모백 구름은 해를 좇아 온종일 흰데
山自古今靑 산자고금청 산은 옛날과 다름없이 언제나 푸르다
往事追松子 주사추송자 솔방울 벗삼은 지난 일 한적했고
羈逝愧地靈 기서괴지영 말몰아 유람가니 地靈뵐낯 없어라
愍勒汲澗水 민륵급간수 바램이 있다면 산골 물 길어다가
一국煮蔘? 일국자삼령 한웅큼 잡은山蔘과 茯笭藥을 달여나 볼까
☞ 羈= 단속할 기. 逝= 갈 서. 勒= 굴레 륵.
題僧房 제승방 스님의 거처
李崇仁(高麗) 이숭인 1349~1392
山北山南細路分 산북산남세로분 산의 남북으로 오솔길은 갈라지고
松花含雨落紛紛 송화함우낙분분 송화는 비에 젖어 분분히 떨어진다
道人汲井歸茅舍 도인급정귀모사 도인은 물을 길어 띠집으로 들어가고
一帶靑煙染白雲 일대청연염백운 한 줄기 푸른 연기는 흰구름을 물들인다
山居卽事 산거즉사 산중에서 지내며
李崇仁(高麗) 이숭인 1349~1392
無才堪世用 무재감세용 세상에 쓰일 재능이 없으니
絶意鬪年芳 절의투년방 꽃다운 나이들과 겨룰 생각 끊었다네
藥圃風初暖 약포풍초난 봄 되니 약밭엔 바람이 따스하고
書窓日漸長 서창일점장 서실 창에는 해가 차츰 길어지네
要僧分水石 요승분수석 중이 오면 함께 풍광을 즐기고
見客置壺觴 견객치호상 벗 만나면 이곳에서 술잔을 주고받지
寫得閑居賦 사득한거부 한가한 산중생활 한 편 시에 담아내어
聊因扁草堂 료인편초당 그냥 그렇게 초당에 내걸었네
此翁 차옹 이 늙은이
李山海 이산해 1539~1609
花開日與野僧期 화개일여야승기 꽃이 피면 날마다 스님과 약속하더니
花落經旬掩竹扉 화락경순엄죽비 꽃이 지니 열흘이 지나도록 대사립문 닫혀 있네
共說此翁眞可笑 공설차옹진가소 사람들은 모두 이 늙은이 우습다고 말하지만
一年憂樂在花枝 일년우락재화지 한 해의 근심과 즐거움 꽃가지에 달려있다네
路傍寃 로방원 원통한 주검들
李山海 이산해 1539~1609
三人死路傍 삼인사로방 세 사람이 길가에 죽어 있는데
皆是流離子 개시류난자 모두가 떠돌이 인간들이네
一爲烏鳶食 위오연식일 하나는 까마귀 솔개가 다 뜯어먹어
過者不忍視 과자불인시 지나던 사람들 차마 보지 못하고
一爲肌民斫 일위기민작 하나는 굶주린 백성들이 살을 베어가
白骨無餘肉 백골무여육 살점 하나 없이 뼈만 앙상하고
一爲凶賊頭 일위흉적두 하나는 흉악한 도적의 머리라
函去賭黃甲 함거도황갑 관가에 보내면 현상금 많겠네
一死等是寃 일사등시원 한번 죽어 원통함은 같은 거지만
淺深猶有異 천심유유이 그래도 그 차이가 없을 수 없지
人鳥尙可活 인조상가활 앞의 둘은 그래도 새와 사람 연명에 쓰이는데
何如作凶醜 가여작흉추 어찌하여 그대는 도적이 되었나
松竹問答 송죽문답 소나무와 대나무의 대화
李植 이식 1584~ 1647
松問竹 송문죽 솔이 대에게 말을 걸었다
風雪滿山谷 풍설만산곡 눈보라 몰아쳐 산골 가득해도
吾能守强項 오능수강항 나는 강직하게 머리 들고서
可折不可曲 가절부가곡 부러지면 부러졌지 굽히지는 않는다오
竹答松 죽답송 대가 솔에게 대답했다
高高易최折 고고이최절 고고할수록 부러지기 쉬운지라
但守靑春色 단수청춘색 나는 청춘의 푸르름 고이 지킬 따름
低頭任風雪 저두임풍설 머리 숙여 눈보라에 몸을 맡긴다오
憫農 민농 불쌍한 농부
李紳 이신 780~846
鋤禾日當午 서화일당오 한낮 뙤약볕 아래서 김을 매니
汗滴禾下土 한적화하토 땀방울이 벼 아래 흙에 떨어지네
誰知盤中粲 수지반중찬 누가 알랴, 그릇에 담긴 밥이
粒粒皆辛苦 립립개신고 한 알 한 알 괴로움이 영근 것인 줄을
登白雲峰 등백운봉 白雲峰에 올라
李成桂 이성계 1335~1408
引手攀蘿上碧峰 인수반라상벽봉 담쟁이덩굴 잡고 당겨 푸른 봉우리에 오르니
一庵高臥白雲中 일암고와백운중 암자 하나 높다랗게 백운 속에 누워 있네
若將眼界爲吾上 약장안계위오상 눈 안에 드는 땅이 모두 내 것이면
楚越江南豈不容 초월강남기불용 중국의 강남 땅도 어찌 내 것 안 되랴
雨後山夕 우후산석 비온 뒤 저녁 산
李象秀 이상수 1820~1882
旣雨愛淸夜 기우애청야 비가 내린, 맑은 밤을 즐기니
林風時入衣 임풍시입의 숲바람이 가끔 옷 속으로 불어온다
薄雲磨月去 박운마월거 엷은 구름은 달을 닳게하며 떠나고
遙장送星歸 요장송성귀 먼 산봉우리는 따르는 별을 보낸다
懶出前溪久 나출전계구 무료히 앞 개울로 나온지 오래인데
貧留遠客稀 빈류원객희 언제나 가난하니 먼 길 손은 드물도다
幽棲誠簡略 유서성간략 깊숙이 숨어 사니 참으로 단순한 삶 길
欲掩也無扉 욕엄야무비 문을 닫으려도, 닫을 문짝 하나 없어라
月 달
李商隱(唐) 이상은 812~858
過水穿樓觸處明 과수천루촉처명 물 건너고 집안까지 달빛 마냥 밝고
藏人帶樹遠含淸 장인대수원함청 사람 나무 감싸고 멀리까지 맑구나
初生欲缺虛추창 초생욕결허추창 초생달 그믐달을 사람들은 공연스레 서글퍼하지만
未必圓時卽有情 미필원시즉유정 둥근 달 휘영청 밝을 때 어디 정답기만 하던가
☞ 추= 슬퍼할 추. 창= 슬플 창.
花下醉 화하취 꽃밭에서 취하여
李商隱(唐) 이상은 812~858
尋芳不覺醉流霞 심방부각취류하 꽃 찾아 나섰다가 나도 몰래 流霞에 취하여
依樹沈眠日已斜 의수심면일이사 나무에 기대어 잠이 든 사이 해가 저물었네
客散酒醒深夜後 객산주성심야후 손님 다 가고 술 깨고 보니 오밤중
更持紅燭賞殘花 갱지홍촉상잔화 다시 촛불 밝혀 남은 꽃 구경하였네.
無題 무제
李商隱(唐) 이상은 812~858
八歲偸照鏡 팔세투조경 여덟 살 때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長眉已能畵 장미이능화 눈썹을 길게 그렸지요
十歲去踏靑 십세거답청 열 살 때 나물 캐러 다니는 게 좋았어요
芙蓉作裙차 부용작군차 연꽃 수 놓은 치마를 입고
十二學彈箏 십이학탄쟁 열 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銀甲不能사 은갑부능사 은갑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요
十四藏六親 십사장육친 열 네살 때 곧잘 부모 뒤에 숨었어요
懸知猶未嫁 현지유미가 남자들이 왜 그런지 부끄러워서
十五泣春風 십오읍춘풍 열 다섯 살 때 봄이 까닭없이 슬펐어요
背面秋韆下 배면추천하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지요
無題 무제 제목 없음
李商隱(唐) 이상은 812~858
相見時難別亦難 상견시난별역난 어렵게 만났다 헤어지긴 더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 시들어 지는 꽃을 바람인들 어이하리
春蠶到死絲方盡 춘잠도사사방진 봄 누에는 죽기까지 실을 뽑고
蠟炬成恢淚始乾 납거성회누시건 초는 재 되어야 눈물이 마른다네
曉鏡但愁雲빈改 효경단수운빈개 아침 거울 앞에 변한 머리 한숨 짓고
夜吟應覺月光寒 야음응각월광한 잠 못 이뤄 시 읊는 밤 달빛은 차리
蓬山此去無多路 봉산차거무다로 봉래산은 여기서 멀지 않으니
靑鳥殷勤爲探看 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살며시 가보고 오렴
早起 조기 일찍 일어나서
李商隱(唐) 이상은 812~858
風露澹淸晨 풍로담청신 찬 이슬 바람 이는 이른 봄 아침
簾間獨起人 염간독기인 발 사이에 혼자서 일어나 보면
鶯花啼又笑 앵화제우소 꽃 피고 꾀꼬리도 울어 대는데
畢竟是誰春 필경시수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봄은 아니어라
有感 유감
李穡(高麗) 이색 1328~1396
非詩能窮人 비시능궁인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없고
窮者詩乃工 궁자시내공 궁한 이의 시가 좋은 법이라
我道異今世 아도이금세 내 가는 길 지금 세상과 맞지 않으니
苦意搜鴻곤 고의수홍곤 괴로이 광막한 벌판을 찾아 헤맨다
氷雪뇨肌骨 빙설뇨기골 얼음 눈이 살과 뼈를 에이듯 해도
歡然心自融 환연심자충 기꺼워 마음만은 평화로웠지
始信古人語 시신고인어 옛 사람의 말을 이제야 믿겠네
秀句在羈窮 수구재기궁 빼어난 시귀는 떠돌이 窮人에게 있다던 그 말
觀物 관물 萬物을 바라보며
李穡(高麗) 이색 1328~1396
大哉觀物處 대재관물처 크도다! 사물이 있는곳을 바라보니
因勢自相形 인세자상형 형세 따라 절로 형상이 다스려진다
白水深成黑 백수심성흑 하얀 물이 깊어지면 검게 변하고
黃山遠送靑 황산원송청 누런 산이 멀리서는 푸른빛을 보내지
位高威自重 위고위자중 지위가 높아지면 위엄은 절로 무겁고
室陋德彌馨 실누덕미형 집이 누추해도 德은 더욱 향기롭네
老牧忘言久 노목망언구 늙은 이 몸은 말을 잊은 지 오래이고
苔痕滿小庭 태흔만소정 이끼 자국 작은 뜰에 가득하네
讀書 독서 글을 읽으며
李穡(高麗) 이색 1328~1396
讀書如遊山 독서여유산 글읽기란 산에 오르는 것 같아
深淺皆自得 심천개자득 깊고 옅음이 모두 自得함에 달려있네
淸風來徐寥 청풍래서요 맑은 바람은 천천히 하늘에서 불어오고
飛雹動陰黑 비박동음흑 나는 우박은 어두운 곳에서 내려오네
玄규蟠重淵 현규반중연 검은 교룡은 깊은 못에 서려있고
丹鳳翔八極 주봉상팔극 붉은 봉황은 하늘로 날아오르네
精微十六字 정미십육자 精微한 열여섯 글자
的的在胸臆 적적재흉억 분명하게 가슴에 간직하네
輔以五車書 보이오거서 다섯 수래의 책 읽어서 돕고
博約見天則 박약견천칙 능히 하늘의 이치를 본다네
王風久蕭索 왕풍구소삭 옳은 기풍 오래도록 쓸쓸하고
大道예荊棘 대도예형극 큰 길은 가시나무에 가려있네
誰知蓬窓底 수지봉창저 뉘 알랴, 蓬窓 아래에서
掩卷長太息 엄권장태식 책을 덮고 길이 탄식하는 것을
晨興卽事 신흥즉사 새벽 興을 즐기며
李穡(高麗) 이색 1328~1396
湯沸風爐鵲조첨 탕비풍로작조첨 風爐에는 국 끓고, 처마 끝에 까치 울고
老妻관櫛試梅鹽 노처관즐시매염 치장 끝낸 아내는 국물 간을 맞추네
日高三丈紬衾煖 일고삼장주금난 아침 해 높이 떠도 명주 이불 따뜻해
一片乾坤屬黑甛 일편건곤속흑첨 세상일 나 몰라라, 잠이나 더 자자
雪軒鄭相宅靑山白雲圖 설헌정상택청산백운도 청산 백운도
李穡 이색 1328~1396
山本乎止本乎靜 산본호지본호정 산은 그침이 본색이고, 고요함이 본색인데
雲可以西可以東 운가이서가이동 구름이야 동서 어디라도 떠다닌다
本乎止靜者有體而附地 본호지정자유체이부지 그침과 고요함이 본색인것은 형체가 땅에 붙은 탓이고
可以西東者無心而隨風 가이서동자무심이수풍 동서로 떠다니는 것은 무심히 바람을 따른 탓이다
一動一靜將觀物所性 이동일정장관물소성 움직이고 쉬는 데서 사물의 성격을 보았네만
或靑或白已累吾之瞳 혹청혹백이누오지동 푸르기도 하고 희기도 해서 내 눈에 누를 끼쳤도다
詠雪 영설 눈을 보며
李穡 이색 1328~1396
松山蒼翠暮雲黃 송산창취모운황 송악산 푸르름에 저녁 구름 물들더니
飛雪初來已夕陽 비설초래이석양 눈발 흩날리자 이미 해는 저물었네
入夜不知晴了未 입야부지청료미 밤들면 혹시나 이 눈이 그칠려나
曉來銀海冷搖光 효래은해랭요광 새벽되면 은빛 바다에 차가운 빛 출렁이겠지
浮碧樓 부벽루
李穡 이색 1328~1396
昨過永明寺 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찾아 갔다가
暫登浮碧樓 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성공월일편 성은 텅 비어 있고, 달 한 조각 떠 있고
石老雲千秋 석로운천추 바위는 늙어 천 년 두고 구름이 흐르네
麟馬去不返 기마거불반 麟馬는 떠나간 뒤 돌아올 줄 모르고
天孫何處遊 천손하처유 天孫은 어느 곳에서 노니시는가
長嘯倚風등 장소의풍등 바람부는 돌계단에 기대어 긴 휘파람 부니
山靑江自流 산청강자류 산은 푸르고 강은 저절로 흐르네
閑寂詩 한적시
李穡(高麗) 이색 1328~1396
夜冷狸奴近 야냉리노근 차가운 밤 고양이는 가까이 붙고
天晴燕子高 천청연자고 맑은 하늘 제비는 높이 나누나
殘年深閉戶 잔년심폐호 남은 해, 깊이 문 닫아 걸고
淸曉獨行庭 청효독행정 맑은 새벽, 홀로 뜰을 걸으리
小雨 소우 이슬비
李穡 이색 1328~1396
細雨몽몽暗小村 세우몽몽암소촌 이슬비 부슬부슬 작은 마을은 어두운데
餘花點點落空園 여화점점락공원 남은 꽃 점점이 빈 정원에 떨어지네
閑居剩得悠然興 한거잉득유연흥 한가로이 지내며 느긋한 흥취 넉넉하니
有客開門去閉門 유객개문거폐문 손님 오면 문 열고 떠나면 문 닫노라
守歲 수세 섣달 그믐
李世民(唐) 이세민 599-649
暮景斜芳殿 모경사방전 석양 전각에 비끼고
年華麗奇官 년화여기관 세월은 아름다운 궁궐에 아롱지네
寒辭去冬雪 한사거동설 겨울눈과 추위도 사라지고
暖帶入春風 난대입춘풍 봄바람 속에 따스함이 스미네
階馥舒梅素 계복서매소 섬돌에 매화 향기 하얗게 번지고
盤花卷燭紅 반화권촉홍 쟁반위의 꽃은 촛불 받아 붉네
共歡新故歲 공환신고세 모든 이 기쁨 속에 해가 바뀌니
迎送一宵中 영송일소중 맞이하고 보냄이 이 한 밤중에 있네
莫愁曲 막수곡 앞 강물
李英輔 이영보 1686~1747
二八吳娃花揷頭 이팔오와화삽두 십팔세 예쁜 아씨 머리에 꽃을 꽂고
每逢春日動春愁 매봉춘일동춘수 해마다 봄날이면 봄 시름 싱숭생숭
若爲化作前江水 약위화작전강수 만약 다시 태어나면 앞 강물이 되어서
天際隨君日夜流 천제수군일야류 하늘 가 님을 따라 밤낮으로 흐르련만
白鷺 백로
李亮淵 이양연 1771~1853
蓑衣混草色 사의혼초색 도롱이 衣色이 풀빛과 같아
白鷺下溪止 백로하계지 白鷺가 냇가에 앉았네
或恐驚飛去 혹공경비거 혹여 놀라 날아갈까봐
欲起還不起 욕기환불기 일어나려다 다시 그대로 앉아버렸네
村婦 촌부 시골 아낙네
李亮淵 이양연 1771~1853
君家遠還好 군가원환호 자네 친정은 멀어서 오히려 좋겠네
未歸猶有說 미귀유유설 집에 가지 못해도 할 말이 있으니까
而我嫁同鄕 이아가동향 나는 한동네로 시집와서도
慈母三年別 자모삼년별 어머니를 삼 년이나 못 뵈었다네
偶吟 우음 우연히 읊다
栗谷 율곡(李珥) 1536~1584
風月養我情 풍월양아정 바람과 달은 나의 情感 키우고
煙霞盈我身 연하영아신 안개와 노을은 나의 몸을 충만케 한다
子長吾所慕 자장오소모 子長는 그리워 하는 사람
悅卿吾所親 열경오소친 悅卿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
非探山水興 비탐산수흥 山水의 흥취를 찾는 것이 아니라
聊以全吾眞 료이전오진 나의 참된 마음을 온전하게 하고자 함이다
物我合一體 물아합일체 사물과 내가 一體가 되니
誰主誰爲賓 수주수위빈 누가 주인이고 누가 客 인가
湛湛若澄潭 담담약징담 깊음은 맑은 못과 같고
肅肅如秋旻 숙숙여추민 고요하기는 가을 하늘과 같다
無憂亦無喜 무우역무희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니
此境人難臻 차경인난진 이러한 경지에 사람이 이르기는 어렵다
花石亭 화석정
李珥 이이 1536~1584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숲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지나가니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취해 떠드는 나그네의 뜻은 끝이 없다
遠水連天碧 원수련천벽 멀리 강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서리 내린 단풍나무는 해빛을 받고 빨갛다
山吐孤輪月 산토고륜월 산은 외로운 달을 토해내고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강은 말리 멀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다
寒鴻何處去 한홍하처거 추운 날, 기러기 어디로 날아 가는가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기러기 울음소리, 夕陽속으로 사라진다
浩然亭見月 호연정견월 호연정에서 달을 보며
李珥 이이 1536~1584
天放空疎客 천방공소객 하늘이 쫓아낸 쓸쓸한 나그네
逍遙江上山 소요강상산 강 위의 산을 소요한다
登臨夕陽盡 등림석양진 올라와 바라보니 석양은 지고
月出海雲間 월출해운간 바다구름 사이로 달이 떠오른다
梅梢明月 매초명월 매화 가지 끝의 밝은 달
李珥 이이 1536~1584
梅花本瑩然 매화본영연 매화는 본래부터 환히 밝은데
映月疑成水 영월의성수 달빛이 비치니 물결 같구나
霜雪助素艶 상설조소염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뻐
淸寒徹人髓 청한철인수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對此洗靈臺 대차세령대 매화꽃 마주 보며 마음 씻으니
今宵無點滓 금소무점재 오늘밤엔 한 점의 찌꺼기 없네
求退有感 구퇴유감 세 번 상소하고 물러나기를 허락 받고서
李珥 이이 1536~1584
行藏유命豈有人 행장유명기유인 벼슬에 나가고 돌아오는 것도 천명이지, 어찌 사람에 달렸으랴
素志會非在潔身 삭지회비재결신 본래의 뜻이 내 몸만 깨끗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었네
여闔三章辭聖主 여합삼장사성주 대궐문에 세 번 상소하여 성스러운 님을 하직하고는
江湖一葦載孤身 강호일위재고신 강호 조각배에다 외로운 몸을 실었네
疎才只合耕南畝 소재지합경남무 재주가 못났으니 다만 밭을 갈기에 알맞은데
淸夢從然繞北辰 청몽종연요북진 맑은 꿈은 부질없이 북극성을 감도네
茅屋石田還舊業 모옥석전환구업 초가에 돌밭 옛 살림이 되어
半生心事不憂貧 반생심사불우빈 반평생에 가난 따위는 걱정도 않네
山中 산중 산 속에서
李珥 이율곡 1536~1584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약초 캐다 홀연히 길을 잃었네
千峯秋葉裏 천봉추엽리 봉우리마다 단풍 곱게 물들었는데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산에 사는 스님이 물길어 돌아간 뒤
林末茶烟起 임말다연기 숲 끝에 피어오르는 차 달이는 연기
溪分峰秀 계분봉수
李珥 이율곡 1536~1584
溪分泗洙派 계분사수파 시내는 사수가 흐르는 것 같고
峰秀武夷山 봉수무이산 산봉우리 무이산 보다 아름답다
活討經千卷 활토경천권 재산이라고는 천 권 경서와 몸담을 방 몇 간 뿐인데
行藏屋數間 행장옥수간 주고받는 얘기와 웃음은
襟懷開霽日 근회개제일 밝은 달이 가슴속까지 환하게 비치는 듯하여
談笑止狂란 담소지광란 설레는 이 가슴을 진정시켜 주노라
小子求聞道 소자구문도 선생을 찾아온 뜻은 도를 알고자 함이지
非偸半日閒 비투반일한 한가로이 놀러 다님이 아니 오리
滿月臺 만월대
李珥 이이 1536~1584
下馬披荊棘 하마피형극 말에서 내려 가시밭길 이리저리 헤치며
高臺四望虛 고대사망허 높은 누대에 올라서 사면을 바라보니 허전하구나
雲山孤鳥外 운산고조외 구름 자욱한 산 속에서 외로운 새마저 날아가니
民物故都餘 민물고도여 백성 사는 옛 도읍은 황폐하기 그지없네
土亭李之函送別詩 土亭 李之函 송별시
栗谷 율곡(李珥) 1536 ~ 1584
難兄難弟摠淸流 난형난제총청류 형과 아우 모두 깨끗한 사대부인데
選勝移家占一區 선승이가점일구 좋은 곳 골라 집 옮기며 구역을 차지하였네
活計鼎條車不滿 활계정조거불만 살림살이라야 조촐하여 한 수레에 가득하지 않지만
塵紋間絶地偏幽 진문간절지편유 시끄러운 세속 멀리 떨어져 주위가 더욱 그윽하네
紫荊陰裏三間足 자형음리삼간족 붉은 가시나무 그늘 속에 초가삼간으로 만족하고
黃犢披邊二頃優 황독피변이경우 누런 송아지 언덕 가에, 두어 이랑 밭으로 넉넉하다니
何日得諧携手約 하일득해휴수약 다시 만나지는 약속은 어느 날이나 이루려나
春江佇立送扁舟 춘강저립송편주 봄날 강가에 우두커니 서서 조각배를 보낸다네
瀟湘夜雨 소상야우 어두운 밤 瀟湘에 비 내리네
李仁老 이인로 1152~1220
一帶滄波兩岸秋 일대창파양안추 한 줄기 푸른 물결, 양켠 언덕 가을인데
風吹細雨灑歸舟 풍취세우쇄귀주 바람 불자 보슬비 가는 배에 흩뿌리네
夜來泊近江邊竹 야래박근강변죽 밤이 되어 江邊의 대나무 숲 가까이 배를 대니
葉寒聲摠是愁 엽엽한성총시수 잎마다 차가운 소리, 모두 다 수심일세
629 詠雪 영설 눈
李仁老 이인로 1152~1220
千林欲瞑已棲鴉 천림욕명이서아 온 숲이 저물어 갈가마귀 깃드는데
燦燦明珠尙照車 찬찬명주상조거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仙骨共驚如處子 선골공경여처자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세상
春風無計管光花 춘풍무계관광화 봄바람도 저 꽃들은 어쩌지 못하네
聲迷細雨鳴窓紙 성미세우명창지 가랑비 소리인 듯 창호지를 울리고
寒引羈愁到酒家 한인기수도주가 추위에 시름은 주막으로 발길 끌어
萬里都盧銀作界 만리도로은작계 만리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
渾敎路口沒三叉 혼교로구몰삼차 뿌여니 동구 앞 세 갈래 길 덮였네
山居 산거 산에 살면서
李仁老 이인로 1152~1220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은 아직 남아있고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 하늘 맑아도 골짜기엔 그늘 있어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 대낮에도 두견새 우는 것을 보니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 깊은 산골에 사는 것을 깨닫겠네
秋夜東山 추야동산 가을밤 동산에서
李의 이의
林臥避殘暑 림와피잔서 숲에 누워 늦더위를 피하고
白雲長在長 백운장재장 흰 구름은 하늘에 장구하구나
賞心旣如此 상심기여차 자연을 즐기는 마음 이미 이와 같으니
對酒非徒然 대주비도연 술을 먹음이 부질없는 일은 아니로다
月色편秋露 월색편추로 달빛은 가을 이슬에 두루 비치고
竹聲兼夜泉 죽성겸야천 이 밤에 대나무 소리, 샘물 소리 모두 들리네
凉風懷袖裏 량풍회수이 서늘한 바람 소매 속으로 불어들면
玆意與誰傳 자의여수전 이러할 때 내 마음 누구에게 전할까
存養 존양 양기를 보존함
李彦迪 이언적 1491~1553
山雨蕭蕭夢自醒 산우소소몽자성 산에 내리는 비 쓸쓸하여 꿈에서 저절로 깨니
忽聞窓外野鷄聲 홀문창외야계성 문득 창밖의 꿩 우는 소리 들린다
人間萬慮都消盡 인간만려도소진 인간세상 온갖 생각들 녹아 내리고
只有靈源一點明 지유령원일점명 다만 신령한 근원 있어, 마음만은 또렷하다
無爲 무위 하는 일 없이
李彦迪 이언적 1491~1553
萬物變遷無定態 만물변천무정태 만물이 변천함은 일정함의 형태 없나니
一身閒適自隨時 일신한적자수시 한가로이 자적하며 때를 따라 사노라
年來漸省經營力 년래점성경영력 근년 들어 사는 일은 돌보질 않고
長對靑山不賦詩 장대청산부부시 청산을 마주 보며 시도 짓질 않는다
林居十五詠 임거십오영 숲에 살면서
李彦迪 이언적 1491~1553
卞築雲泉歲月深 복축운천세월심 자연에 집을 짓고 세월만 깊었는데
手栽松竹摠成林 수재송죽총성림 손수 심은 솔과 대가 온통 숲이 되었구나
烟霞朝慕多新態 연하조모다신태 아침 저녁 안개와 노을의 모습 변하여도
唯有靑山無古今 유유청산무고금 저 푸른 산만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아라
閨情 규정 여자의 속마음
李玉峰 이옥봉
平生離恨成身病 평생이한성신병 평생 이별의 한이 병이 되어
酒不能療藥不治 주불능료약불치 술로도, 약으로도 못 고칩니다
衾裏泣如氷下水 금리읍여빙하수 이불 속 눈물 얼음 아래 물같아
日夜長流人不知 일야장류인부지 밤낮을 흘러도 사람들 모르리라
寧越道中 영월도중 영월가는 도중에
李玉峰 이옥봉
五月長干三日越 오월장간삼일월 오월 긴 산을 삼 일만에 넘어서니
哀歌唱斷魯陵雲 애가창단노릉운 노릉의 구름에 애처로운 노래 끊어진다
安身亦是王孫女 안신역시왕손녀 내 몸 또한 왕가의 자손이라
此地鵑聲不忍聞 차지견성불인문 이 곳 두견새 우는 소리 차마 듣지 못하겠네
夢魂 몽혼 꿈속의 넋
李玉峰 이옥봉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달 비친 紗窓에 저의 恨이 많습니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꿈 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造化 조화 永遠大自然理致
李用休(朝鮮) 이용휴 1708~1782
村郊景物日芳菲 촌교경물일방비 시골 마을 풍경이 날로 꽃다워지니
閒坐松陰玩化機 한좌송음완화기 솔 그늘에 가만히 앉아 때가 변하는 것 바라보네
金色청령銀色蝶 금색청령은색접 금빛의 잠자리와 은빛의 나비들이 菜花園裏盡心飛 채화원리진심비 채마밭 동산에서 마음껏 날고 있네
田家 전가 농가
李用休 이용휴 1708~1782
婦坐도兒頭 부좌도아두 아낙이 앉아, 아이 머리 다독이고
翁구掃牛圈 옹구소우권 늙은이는 외양간을 치운다
庭堆田螺殼 정퇴전나각 마당에는 우렁이 껍질 쌓여있고
廚遺野蒜本 주유야산본 부엌에는 마늘 뿌리 남아 있네
初春感興 초춘감흥 초봄의 감흥
이원
陽生混沌竅 양생혼돈규 陽 기운이 混沌에게 구멍 만드니
萬物自陶鎔 만물자도용 만물들이 저절로 모습 갖추네
誰知有形物 수지유형물 누가 알랴 형체 갖춘 모든 사물이
生此無形中 생차무형중 형체 없는 가운데서 생겨난 것을
西京永明寺 서경영명사 西京永明寺에서
李混 이혼 1252~1312
永明寺中僧不見 영명사중승불견 영명사에는 스님 보이지 않고
永明寺前江自流 영명사전강자류 영명사 앞에는 강물만 흐르고 있네
山空孤塔立庭際 산공고탑립정제 산은 비고 탑만 뜰 안에 외로이 서 있고
人斷小舟橫渡頭 인단소주횡단두 사람은 없는데 빈배만 나루에 매어 있네
長天去鳥欲何向 장천거조욕하향 하늘을 날아가는 저 새는 어디로 가나
大野東風吹不休 대야동풍취불휴 넓은 들에 동풍은 불어 그치지 않는데
往事微茫問無處 왕사미망문무처 지난일 아득하여 물을 곳 없어
淡煙斜日使人愁 담연사일사인수 연기 속 석양을 바라보니 시름뿐이네
杜宇 두우 소쩍새
李弘暐(端宗) 이홍위 1452~1455
一自寃禽出帝宮 일자원금출제궁 한 마리 원한을 품은 새 되어 궁궐을 나왔네
孤身隻影碧山中 고신척영벽산중 외로운 몸, 홀 그림자 푸른 산속에 깃들었네
假眠夜夜眠無假 가면야야면무가 밤마다 밤마다 잠을 청해도 잠은 오질 않고
窮恨年年恨不窮 궁한연년한불궁 해가 갈수록 괴로운 恨은 끝없이 깊어가네
聲斷晩岑殘月白 성단만잠잔월백 울음소리 끊어진 해질 녘, 산봉우리엔 달빛이 흰데
血流春谷落花紅 혈류춘곡낙화홍 피처럼 흐르는 봄 맞은 계곡의 떨어진 붉은 꽃잎이여
天聾尙未聞哀訴 천농상미문애소 하늘은 귀 멀었나, 애닯은 호소 듣지 못하는데
何奈愁人耳獨聰 하내수인이독총 어이하여 수심에 찬 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가
美人梳頭歌 미인소두가 아름다운 여인이 머리를 빗으며
李賀 이하 790~816
西施曉夢초帳寒 서시효몽초장한 西施의 새벽 꿈은 얇은 사 안에 싸늘한데
香환墮계半沈檀 향환타계반침단 머리카락은 흩뜨러져 향기롭고, 반쯤 지워진 입술 연지
록로이啞轉鳴玉 록로이아전명옥 우물 가 옥 구르는듯 맑은 도르래 소리에
驚起芙蓉수新足 경기부용수신족 놀라 깬 연꽃같은 미녀 기지개 켠다
雙鸞開鏡秋水光 쌍난개경추수광 한 쌍 난새를 조각한 거울은 맑기 가을 물 같은데
解환臨鏡立象牀 해환임경입상상 상아 침상 위 거울 마주해 머리를 푼다
一編香絲雲撒地 일편향사운살지 향기로운 머리카락 구름같이 바닥에 흘러 내려
玉비落處無聲니 옥비락처무성니 옥비녀 떨어져도 소리 없이 매끄럽네
섬手却盤老鴉色 섬수각반노아색 섬섬옥수로 새카만 머리 다시 틀어 올리고
翠滑寶釵簪不得 취골보차잠불득 비녀 꽂으려 해도 검은 머리 매끄러워 꽂지 못하네
春風爛慢惱嬌용 춘풍난만뇌교용 봄 기운 무르녹아 미녀는 수심에 잠겨
十八환多無氣力 십팔환다무기력 열여덟 머리숱 까만 아가씨 기운 없구나
粧成권추의不斜 장성권추의불사 화장 마치고 머리 가지런히 빗고
雲거數步踏雁沙 운거수보답안사 구름 옷소매 하늘하늘 얌전히도 걷는구나
背人不語向何處 배인불어향하처 말 없이 돌아서서 어디로 향하는가
下階自折櫻桃花 하계자절앵도화 섬돌 내려서 앵도꽃 꺽어드네
官街鼓 관가고 官街의 북소리
李賀(唐) 이하 790~816
曉聲隆隆催轉日 효성륭륭최전일 새벽녘 둥둥둥 해 뜨는 것 재촉하고
暮聲隆隆呼月出 모성륭륭호월출 저물녘 둥둥둥 달을 불러오네
漢城黃柳映新簾 한성황류영신렴 長安의 새봄 버드나무 가지 주렴발에 비추이는데
柏陵飛燕埋香骨 백릉비연매향골 지난날 황제나 妃嬪들 지금은 모두 무덤 속
추碎千年日長白 추쇄천년일장백 북소리에 천년 세월 부서져 내리고 하루 해가 지루한데
孝武秦皇聽不得 효무진황청부득 漢武帝,秦始皇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하네
從君翠髮蘆花色 종군취발노화색 검은 머리 갈대꽃처럼 희어지도록 산다지만
獨共南山守中國 독공남산수중국 저홀로 남산처럼 오래오래 중원 땅에 함께할 수 있으랴
幾回天上葬神仙 기회천상장신선 신선 된다는 사람들 수없이 하늘 위에 장사 지내고
漏聲相將無斷絶 루성상장무단절 시계소리, 북소리 속에 시간은 그저 흘러만 간다네
南園 남원 남쪽 텃밭
李賀(唐) 이하 790~816
小樹開朝徑 소수개조경 키작은 나무 사이로 새벽 길이 보이고
長茸濕夜煙 장용습야연 길가의 풀섶 이슬에 젖어있네
柳花驚雪浦 유화경설포 날리는 버들솜 포구에 덮인 눈인가 놀라고
麥雨漲溪田 맥우창계전 때마침 내린 비에 개울 논 밭고랑에 물이 불었네
古刹疏鐘度 고찰소종도 고찰의 종소리 아련히 들려오고
遙嵐破月懸 요람파월현 산마루엔 달이 이지러져 걸렸네
沙頭敲石火 사도고석화 물가에서 부싯돌로 불을 부치니
燒竹照漁船 소죽조어선 대나무 타는 불에 고기배 비치네
將進酒 장진주
李賀(唐) 이하 790~816
琉璃鐘 유리종 유리잔에
琥珀濃 호박농 호박 빛 짙은 술
小槽酒滴眞珠紅 소조주적진주홍 조그마한 술통에 남술은 술 진주같이 붉어라
烹龍포鳳玉脂泣 팽룡포봉옥지읍 용을 삶고 봉을 지지니 옥 같은 기름 눈물 흘린다
羅屛繡幕圍香風 라병수막위향풍 羅屛 치고 繡幕 두르니 향기로운 바람 감싸고,
吹龍笛 취룡적 용의 피리를 불고
擊타鼓 격타고 악어가죽 북을 두드린다
皓齒歌 호치가 미인은 노래하고
細腰舞 세요무 미인은 춤을 춘다
況是靑春日將暮 황시청춘일장모 하물며 이 푸르른 봄도 저무는데
桃花亂落如紅雨 도화란락여홍우 복사꽃 어지러이 붉은 비 오듯 떨어진다
勸君終日酩酊醉 권군종일명정취 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토록 취해보세
酒不到劉伶墳上土 주불도류령분상토 유령의 무덤에는 아무도 술 권하지 않으리
秋來 추래 가을이 오니
李賀 이하 790~816
桐風驚心壯士苦 동풍경심장사고 오동에 부는 바람 사람을 놀라게 하여 장사도 괴로운데
衰燈絡緯啼寒素 쇠등락위제한소 꺼져가는 등잔 불빛휘장을 두르고 귀뚜라미 차가운 베를짜듯 울어댄다
誰看靑簡一編書 수간청간일편서 그 누가 죽간으로 엮은 나의 책을 보아주어
不遣花蟲粉空 불견화충분공두 책벌레가 가루내어 헛되이 좀먹지 않게 할까
思牽今夜腸應直 사견금야장응직 온갖 생각에 오늘밤 창자가 곧추서고
雨冷香魂吊書客 우랭향혼적서객 비 내려 차가운 이 곳, 어여쁜 여자 귀신 책 지은 나를 조상한다
秋墳鬼唱鮑家詩 추분귀창포가시 가을 내 무덤 속에서, 내 넋은 포조의 시를 읊으며
恨血千年土中碧 한혈천년토중벽 한스러운 내 피는 흙무덤 속에서 천년을 푸르리라
題歸夢 제귀몽 돌아가는 꿈
李賀(唐) 이하 790~816
長安風雨夜 장안풍우야 장안의 비바람 몰아치는 밤에
書客夢昌谷 서객몽창곡 객지 서생은 창곡을 꿈꿨네
怡怡中堂笑 이이중당소 어머니는 기뻐 즐거운 웃음소리 내고
小弟裁澗菉 소제재간록 동생은 산골 개울에서 푸른 미나리를 꺾는구나
家門厚重意 가문후중의 집안의 두터운 사랑과 기대는
望我飢充腹 망아기충복 나에게 주린 배 채워주길 바라지만
勞勞一寸心 노노일촌심 피곤에 지친 마음
燈花照魚目 등화조어목 등불만 잠못 이룬 눈 비춰주네
崇義裡滯雨 숭의리체우 崇義裡 비 오는데
李賀(唐) 이하 790~816
落莫誰家子 락막수가자 뉘 집의 자식이 이리도 낙망한가
來感長安秋 래감장안추 돌아와 장안의 가을에 젖어본다
壯年抱羈恨 장년포기한 젊은 나이로 떠도는 한을 품고
夢泣生白頭 몽읍생백두 백발이 된 것을 꿈에서 보고, 눈물 흘리며 울었다
瘦馬말敗草 수마말패초 여윈 말에 마른 풀을 먹이는데
雨沫飄寒溝 우말표한구 빗방울은 차가운 도랑에 날려 떨어진다
南宮古簾暗 남궁고렴암 흐름한 발 저쪽 남궁은 어둑하고
濕景傳籤籌 습경전첨주 칙칙한 풍경 속으로 시간 종소리 들려온다
家山遠千里 가산원천리 고향은 천리 아득한 곳
雲각天東頭 운각천동두 구름은 하늘 동쪽 머리에 걸려 있다
憂眠枕劍匣 우면침검갑 시름에 칼 상자 베고 잠이 들어
客帳夢封侯 객장몽봉후 나그네 장막 안에서 제후 되는 꿈을 꾼다
☞ 말?= 말먹이 말.
長平箭頭歌 장평전두가
李賀 이하 790~816
漆灰骨末丹水沙 칠회골말단수사 옻칠 한 검은 점, 뼛가루, 붉은 물가 모래
凄凄古血生銅花 처처고혈생동화 흥건히 굳은 옛 피 흔적 쇠에 꽃처럼 돋아 있다
白翎金竿雨中盡 백령금간우중진 흰 깃 쇠 화살 대 빗속에 남아
直余三脊殘狼牙 직여삼척잔랑아 다만 엷어진 잔혹한 늑대 이빨 같은 세 개의 화살촉
我尋平原乘兩馬 아심평원승량마 나는 평원을 찾아 두 마리 말에 타니
驛東石田蒿塢下 역동석전호오하 역 동쪽 돌밭에 쑥 흐트러진 언덕 아래
風長日短星蕭蕭 풍장일단성소소 바람은 길고 낮은 짧아 별빛 쓸쓸하다
黑旗雲濕懸空夜 흑기운습현공야 검은 깃발 구름에 젖어 공중에 드리운 밤
左魂右魄啼肌瘦 좌혼우백제기수 좌우에 혼백은 말라빠진 살에서 통곡한다
酪병倒盡將羊炙 락병도진장양자 굴러 흩어진 병에 양 잡아 구워나 볼까
蟲棲雁病蘆筍紅 충서안병로순홍 벌레 깃들고 기러기도 병들고 갈대 잎 붉게 물들이고
回風送客吹陰火 회풍송객취음화 회오리바람 나를 몰아치고 도깨비불 불어온다
訪古환瀾收斷鏃 방고환란수단족 옛 곳을 찾아 눈물 흘리며 부서진 화살촉 주워
折鋒赤문曾귀肉 절봉적문증귀육 부러진 화살촉 붉은 끝으로 누구의 살을 찔렀나
南陌東城馬上兒 남맥동성마상아 동쪽 성 남쪽 길 말 위의 젊은이
勸我將金換료竹 권아장금환료죽 광주리와 쇠 화살촉 바꾸자고 조른다.
感諷 3 감풍 풍자함
李賀 이하 790~816
南山何其悲 남산하기비 남산은 어찌 그렇게 서글픈지
鬼雨灑空草 귀우쇄공초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은 비가 아무도 없는 풀빛에 뿌린다
長安夜半秋 장안야반추 장안의 이 깊은 가을밤
風前幾人老 풍전기인로 불어오는 바람에 몇 사람이나 늙어가나
低迷黃昏徑 저미황혼경 황혼에 길은 어둑하고
요뇨靑력道 요뇨청력도 푸른 굴참나무 흔들린다
月午樹無影 월오수무영 낮에 뜬 달인가, 나무에는 그림자 하나 없고
一山唯白曉 일산유백효 온 산은 오직 하얀 새벽
漆炬迎新人 칠거영신인 옻빛 횃불은 새로이 죽은 사람 맞아들이고
幽壙螢擾擾 유광형요요 어둑한 무덤에는 반딧불이 어지럽다
神弦 신현
李賀(唐) 이하 790~816
女巫酌酒雲滿空 여무요주운만공 무녀가 술을 부으면 하늘에 구름 가득 해지고
玉爐炭火香동동 옥로탄화향동동 향로에 숯불은 향불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른다
海神山鬼來座中 해신산귀래좌중 바다귀신 산귀신 모두 몰려와 앉고
紙錢何處鳴旋風 지전실솔명선풍 지전을 느릿느릿 타오르니 어디선가 회오리바람 소리울려온다
相思木貼金舞鸞 상사목첩금무란 상사나무에 금빛 춤 방울 달고
찬蛾一잡重一彈 찬아일잡중일탄 눈썹 한번 찡그리며 다시 또 연주한다
呼星召鬼歆杯盤 호성소귀흠배반 별을 부르고 귀신도 불러 술과 음식 흠향하니
山魅食時人森寒 산매식시인삼한 산도깨비 흠향할 때 사람들 숲들에 놀란다
終南日色低平灣 종남일색저평만 종남산 지는 햇빛 산등성에 깔리고
神兮長在有無間 신혜장재유무간 귀신은 이승과 저승사이에 영원히 있다
神嗔神喜師更顔 신진신희사경안 귀신 노하고 기뻐함에 무당은 얼굴빛 바꾸며
送神萬騎還靑山 송신만기환청산 신을 보내고 온갖 것 타고서 청산으로 돌아온다
神弦曲 신현곡
李賀(唐) 이하 790~816
西山日沒東山昏 서산일몰동산혼 서산에 해지고 東山이 어두워지면
旋風吹馬馬踏雲 선풍취마마답운 회오리바람 馬에 불고, 馬은 구름 밝고 날아온다
화弦素管聲淺繁 화현소관성천번 비파소리, 퉁소소리 얕은 듯 깊은 듯 어지럽고
花裙萃봉步秋塵 화군췌봉보추진 꽃 치마 끌면서 가을 티끌 밝으며 온다
桂葉刷風桂墜子 계엽쇄풍계추자 계수나무 잎들 바람에 쓸리고 열매는 떨어지는데
청狸哭血寒狐死 청리곡혈한호사 삵은 피 토하며 울고, 여우는 추위에 죽는다
古壁彩규金貼尾 고벽채규금첩미 오래된 벽에 그려진 용은 황금에 꼬리를 담그고
雨工騎入秋潭水 우공기입추담수 비의 神은 용을 타고, 가을 못 속으로 들어간다
百年老효成木魅 백년로효성목매 백년 묵은 올빼미는 나무귀신이 되고
笑聲碧火巢中起 소성벽화소중기 웃음소리 지르는 푸른 도깨비불은 새둥지 안에서 나오네
馬 말
李賀 이하 790~816
臘月草根甛 납월초근첨 섣달에도 풀 뿌리는 달착지건 하건만
天街雪似鹽 천가설이염 장안 거리엔 소금같은 눈발만
未知口硬軟 미지구경연 내 입에 닿을 것이 무엇일지는 몰라도
先擬칠藜衝 선의질려함 가시 덩굴 한입에 힘껏 뜯어 보련다
嘲少年 조소년 소년을 조롱하며
李賀(唐) 이하 790~816
청총馬肥金鞍光 청총마비금안광 청백색 총이 말은 살찌고 금 안장은 번쩍번쩍
龍腦如縷羅衫香 룡뇌여루라삼향 용뇌향을 실로 삼아 비단옷을 짜니 향기로워라
美人狹坐飛瓊觴 미인협좌비경상 미인들이 끼고 앉아 옥 술잔을 돌리니
貧人喚雲天上랑 빈인환운천상랑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을 구름 위의 도련님이라 부른다
別起高樓臨碧소 별기고루림벽소 또 다른 곳엔 높은 누각이 우뚝한데 푸른 대숲에 있다
絲曳紅鱗出深沼 사예홍린출심소 낚싯줄에 싱싱한 고기를 낚아 깊은 못에서 건져낸다
有時半醉百花前 유시반취백화전 때로는 온갖 꽃 앞에서 취하고
背把金丸落飛鳥 배파금환락비조 등 뒤로는 총을 잡고 날아가는 새를 쏘아 떨어뜨리네
自說生來未위客 자설생래미위객 스스로 말하기를 한번도 나그네가 되어보지 못했고
一身美妾過三百 일신미첩과삼백 한 몸에 첩이 삼백 명이 넘는다고
豈知촉地種田家 기지촉지종전가 땅을 파서 농사짓는 집의 사정을 어찌 알랴
官稅頻催沒人織 관세빈최몰인직 관가에서는 세금 재촉 잦고, 남이 짠 천을 빼앗아간다
長金積玉과豪毅 장금적옥과호의 금 늘이고 옥을 쌓아 부호임을 자랑하고
每揖閒人多意氣 매읍한인다의기 매일 한가한 자들과 인사 나누며 의기를 자랑한다
生來不讀半行書 생래불독반행서 평생 동안 반줄의 글도 읽지 않고
只把黃金買身貴 지파황금매신귀 다만 황금으로 몸의 귀함을 산다
少年安得長少年 소년안득장소년 젊음을 어찌 능히 연장할 수 있으리
海波상變위桑田 해파상변위상전 바다 물결도 오히려 뽕나무 밭으로 변하고 마는 것을
榮枯遞轉急如箭 영고체전급여전 영고성쇠의 변함이 화살과 같이 빠른 것을
天公豈肯於公偏 천공기긍어공편 조물주가 어찌 그대들만 생각해주랴
莫道韶華진長在 막도소화진장재 아름다운 꽃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간다고 말하지 마라
發白面皺專相待 발백면추전상대 흰 머리와 얼굴의 주름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我笑堂 아소당 興宣 大院君의 별장
李昰應 이하응 1820~1898
吾負吾身任不輕 오부오신임불경 나의 짐, 내 몸이 맡은것 가볍지 않아
退公閒日酒樽傾 퇴공한일주준경 벼슬 물러나와 한가히 술잔 기울이네
從知往事皆吾夢 종지왕사개오몽 지난간 일 모두가 꿈인줄 알았고
惟愧餘年任世情 유괴여년임세성 오직 남은 삶, 세속에 맡기자니 부끄럽네
理극山村俚談好 리극산촌리담호 나막신 신고 山村을 걸으니 시골 덕담 좋고
聞蟬溪柳古詩成 문선계류고시성 시냇가 버드나무, 매미소리 들으며 詩 짓는다네
世論百歲安排地 세론백세안배지 世論은 어찌 이삶이 물러난 신분이라 논하나
我笑前生又此生 아소전생우차생 전생과 이생을 생각하면 웃음만 나오네
題王處士山居 제왕처사산거 왕거사의 산속 집
李咸用 이함용
雲木沈沈夏亦寒 운목침침하역한 구름 낀 나무숲 무성하여 여름이 차갑고
此中幽隱幾經年 차중유은기경연 이곳에서 지낸 지가 몇 년이나 되는지
無多別業供王稅 무다별업공왕세 남처럼 별장이 많아서 세금 낼 일도 없이
大半生涯在釣船 대반생애재조선 반생을 고깃배를 탔겠소
蜀魂叫回芳草色 촉혼규회방초색 두견은 울어 향기로운 풀빛 새로 불러오고
鷺사飛破夕陽煙 로사비파석양연 해오라기 날아들며 저녁연기 깨뜨린다
干戈消地能高臥 간과소지능고와 전쟁이 그치면 베개 높이 베고 잠들 수 있건만
只個逍遙是謫仙 지개소요시적선 이런 중에도 소요하는 그대가 곧 신선이라오
春日 춘일 어느 봄날
李咸用 이함용
浩蕩春風裏 호탕춘풍리 호탕한 봄바람 속
徘徊無所親 배회무소친 아는 사람 없어 배회하노라
危城三面水 위성삼면수 높은 성, 삼 면은 물
古木一邊春 고목일변춘 고목의 한 켠에도 봄이로다
衰世難行道 쇠세난행도 어지러운 세상 도를 행하기도 어려워
花時不稱貧 화시불칭빈 꽃 피는 시절, 가난하다 말하지 말라
滔滔天下者 도도천하자 천하는 도도한 것
何處問通津 하처문통진 어디서 나룻터를 물어볼까
雪後 설후 눈 내린 뒤
李恒福 이항복 1556~1618
雪後山扉晩不開 설후산비만부개 눈내린 뒤 산 사립은 늦도록 닫혀 있고
溪橋日午少人來 계교일오소인래 시내 다리 한낮에도 오가는 사람 적다
구爐伏火騰騰煖 구로복화등등난 화로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뜨거운 기운
茅栗如拳手自외 모률여권수자외 알 굵은 산 밤을 혼자서 구워 먹네.
春行卽興 춘행즉흥 봄나들이
李華(唐) 이화 715~766
宜陽城下草처처 의양성하초처처 宜陽城 아래 풀이 무성하고
澗水東流復向西 간수동류복향서 시냇물은 동쪽으로 흐르다가 다시 서쪽으로
芳樹無人花自落 방수무인화자락 보는 이 없는데도 꽃 절로 지고
春山一路鳥空啼 춘산일로조공제 봄 산길 내내 새 소리만 들리네
花徑 화경 꽃길
李荇 이행 1478~1534
無數幽花隨分開 무수유화수분개 무수한 이름 없는 꽃 저마다 피어있고
登山小逕故盤廻 등산소경고반회 산 오르는 작은 길은 옛부터 구부러져 있다
殘香莫向東風掃 잔향막향동풍소 남은 꽃향기 東風을 향해 쓸지 말아라
당有閑人載酒來 당유한인재주래 혹 한가한 사람 술 가지고 올지도 모르겠노라
感懷 감회
李荇 이행 1478~1534
白髮非白雪 백발비백설 白髮은 白雪이 아니거니
豈爲春風滅 기위춘풍멸 어찌 봄바람에 사라지리
春愁若春草 춘수약춘초 봄날 시름은 봄풀 같아
日夜生滿道 일야생만도 밤낮으로 길 가득 생겨나네
東海無返波 동해무반파 동쪽 바다에는 돌아오는 물결 없고
西日難再早 서일난재조 서쪽 해는 다시 새벽 되기 어렵다네
大運只如此 대운지여차 큰 운수가 이러하니
安得不衰老 안득불쇠로 어찌 쇠하고 늙지 않음을 바라리요
生也本澹泊 생야본담박 삶이란 본래 담박한 것인데
外物作煩惱 외물작번뇌 바깥 사물이 번뇌를 만드네
奈何今之人 내하금지인 어찌하여 요즘 사람들은
不自寶其寶 부자보기보 스스로 그 보배를 보배라 하지 않는가
簞食是金液 단사시금액 도시락 밥은 금 같은 음식이요
陋巷乃蓬島 누항내봉도 누추한 거리는 봉래산이라네
超然萬世事 초연만세사 온갖 세상사에 초연하면
下視彭갱夭 하시팽갱요 오래 삶과 일찍 죽음을 하찮게 보게 되리라
八月十五夜 팔월십오야 추석날 밤
李荇 이행 1478~1534
平生交舊盡凋零 평생교구진조령 평생 사귄 벗들은 먼저들 갔고
白髮相看影與形 백발상간영여형 흰머리에 몸과 그림자만 서로 바라보네
正是高樓明月夜 정시고루명월야 높은 누에 달 밝은 이런 밤이면
笛聲凄斷不堪聽 적성처단불감청 피리 소리 처량하여 차마 듣기 어렵네
溪上秋興 계상추흥 시냇가 가을 흥취
李滉 이황 1501~1570
雨捲雲歸暮天碧 우권운귀모천벽 구름 흘러가고 비 걷혀, 저녘 하늘 푸르고
西風入林鳴策策 서풍입림명책책 서녘바람 숲에 들어 소슬히 울고 있네
溪禽忘機立多時 계금망기립다시 물새가 때 잊고서, 오래도록 서 있다가
忽然決起飛無迹 홀연결기비무적 홀연히 솟아올라 자취도 없이 날아가네
溪堂에서 우연히
李滉 이황 1501~1570
국泉注硯池 국천주연지 샘물을 두손으로 움켜다 벼루에 붓고
閒坐寫新詩 한좌사신시 한가로이 앉아 새로지은 시 쓰네
自適幽居趣 자적유거촉 그윽하게 사는 맛 스스로 즐기나니
何論知不知 하론지부지 남이 알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어라
善竹橋頭血 선죽교두혈
李滉 이황 1501~1570
善竹橋頭血 선죽교두혈 선죽교 머리 위의 피
人悲我不悲 인비아불비 사람들은 슬퍼하지만 나는 슬퍼하지 않네
忠臣當國危 충신당국위 충신이 나라의 위기를 맞아
不死更何爲 불사경하위 죽지 않고 어찌하리
蕭蕭草蓋屋 소소초개옥 보잘것없는 초가 오막살이
上雨以旁風 상우이방풍 위로는 비가 새고 옆으로는 바람이 치네
就燥屢種狀 취조루종상 바른 곳을 찾아 가구를 옮기고
叛書故萊中 반서고래중 서적은 헌 상자 속에 거두네
옛 詩
'그냥 > 쉼 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로가 이리 살아요. (0) | 2008.07.23 |
---|---|
나의 애창곡 가사모음 (0) | 2007.10.17 |
당신의 사랑을 대출해 주세요. (0) | 2007.06.27 |
雪夜 (0) | 2007.01.03 |
그립다는 것은 (0) | 2006.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