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룡소>
안내소에서 검룡소까지의 거리는 1.2km의 먼 거리는 아니지만, 온갖 수림이 무성하고 호젓한 오솔길 옆에 암회색 울퉁불퉁한 암석바닥위로 맑고 다소 빠르게 흐르는 여울의 물소리, 무더운 날씨와 울창한 수풀이 터널처럼 무성한 사이로 흐르는 차가운 물이 반응하면서 피어나는 물안개가 뽀얗게 서리고 있습니다. 집에서 냉동실을 열면 따스한 실내온도에 냉동실에서 나오는 냉기가 반응해 생성되는 수증기처럼..
검룡소 1.2km.라는 푯말이 있는 시발점입니다.
검룡소는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그리고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솟아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다시 솟아난다는 것이 1987년 국립지리원에 의해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되었습니다.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오른 물은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지나 단양 충주, 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한강을 이루어 서해로 들어갑니다.
아기자기한 여러 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치유의 탐방로는 호젓하기 이를 데가 없고 서늘한 기운이 감돕니다.
때로는 꼬불거리는 탐방로 옆에는 이름도 모를 들꽃들이 발길을 붙여잡습니다.
굴곡지고 울퉁불퉁하고 조금은 비탈진 계곡을 곤두박질하듯이 흐르는 물줄기는 잔물결 흐르는 모래 깔린 시내의 여성스러움과 달리 역동적으로 우렁찬 소리를 내며 남성적인 근육질처럼 힘찬 모습으로 흐릅니다.
계단처럼 이루어진 암회색 석회함 골짜기를 너는 무엇이 그리도 급한 걸가 하얀 입김을 뿜으며 숨소리도 거칠게 곤두박질하는구나..
주차장에서 600m거리지점에 삼거리 갈림길, 대덕산, 금대봉, 금주령으로 가는 길이 검룡소로 가는 길의 좌측 숲속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세심교라는 이름의 목교가 계곡의 여울을 가로질러 놓여 있습니다. 우리 글씨로 쓰였으니 바른 뜻은 모르겠으나, 한민족의 젖줄이요 그 생명수를 뿜어내는 신성함이 있는 곳이니 맑고 청량한 물에 마음을 씻고 건너라는 다리 즉 洗心橋'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주변을 더럽히거나 훼손하지 말자는 다짐을 담은 의미이자 주문이기도 하겠지요.
쉽게 갈라지거나 떨어져나가는 석회암의 특성으로 생긴 할석들이 개울바닥에 깔려 그 위를 흐르는 물줄기의 수면이 큰 물고기들이 파문을 일으키는 듯이 여울저보입니다.
여러 나무들이 어우러져 숲을 이룬 이제까지의 탐방로와는 달리 미끈하게 뻗은 나무들이 또 다른 상쾌함을 주는 곳입니다.
나무마다 이끼가 끼고 계곡을 가로질러 쓰러져 죽은 나무에서 새롭게 돋아난 줄기와 잎에서 고귀한 생명의 의지을 봅니다.
다시 잡목이 무성한 길가에는 야생화가 앙증스런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검룡소까지 오르는 1.3km의 길은 깊은 산이면 흔히 볼 수 있는 곳처럼 평범한 것에 우리 민족의 얼과 정기인 한강의 물줄기가 시작되는 곳이라 짐작조차 되지 않지만, 유별 다른 것은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에서 서늘한 기운과 함께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듯이 주변이 온통 뽀얗게 안개 속처럼 서려있는 것에서 한 여름에 초겨울 같은 한기를 느꼈습니다. 나무로 설치한 다리와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온통 이끼에 덮인 암반에서 용트림하듯 맑은 암청색의 물이 솟아나는 검룡소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나무로 만든 무지개다리 아래 물가에서 위쪽을 바라보니 검룡소 쪽으로부터 내려오는 물이 암회색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고르지 못한 암반에서 흰 포말과 서늘한 기운을 뿜으며 엄청난 기세로 쏟아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뻗어 내린 계곡의 물줄은 왼편으로 90˚ 꺾여 폭포를 이룬 그 위에 있는 검룡소는 마치 세인의 근접을 꺼리는 듯이 어린 임금을 대신하여 수렴청정 하는 대비마마처럼 무성한 숲을 발처럼 드리워 몸을 감추고 있습니다.
엄청난 量의 물이 개울도 아닌 못에서 샘솟아 흐르는 정경입니다. 태백시의 홍보에 따르면 금대봉 왼쪽 산기슭에 위치하는 검룡소에는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와 이곳에서 머무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검룡소에서 분출된 많은 양의 샘물은 구유처럼 좁은 바위 홈을 폭포처럼 타고 내리다가 간헐적으로 떨어져 이루어진 바위 이면을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창출하며 흘러내려 沼에 떨어져 내립니다.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깊이 1∼1.5m, 너비 1∼2m의 암반이 구불구불하게 패여 있습니다. 물이 솟아나오는 굴속에 검룡이 살고 있다 해서 검룡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이 검룡소는 우리나라 2대 강의 하나인 한강의 발원지로 깊이를 알 수 없는 둘레 약 20m의 석회질 암반에서 언제나 9˚c의 수온을 유지하는 샘물이 하루 2,000~3,000ton 가량 솟아 흘러 임계를 지나 정선, 평창, 단양 충주, 양평을 거쳐 양수(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하여 서울에 이르는데 36개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지나며 12개의 하천과 만나 커다란 한강이 되니 검룡소 입구에 세워진 표석 문구가 더욱 새롭습니다. " 태백의 광명정기 예 솟아 민족의 젖줄 한강을 발원하다."
암반속에서 올라온 물이 20여m의 가파른 계곡을 타고 내려 폭포를 이루며 흘러내려 한강을 이루게 됩니다.
포말과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쏟아지는 물줄기가 짙은 숲에 숨어 내리는 듯 신비로움에 쌓여 있습니다.
못 하나의 수량이 이처럼 세찬 폭포를 이룬다는 그 자체가 놀라움입니다.
검룡소에서 이제 겨우 30~40m 내려왔을 뿐인데 이처럼 큰 내를 이루고 서늘한 기운의 曙氣가 물안개처럼 주변을 덮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차가운 검룡소의 물이 세찬 흐름으로 서늘하고 시원하게 상쾌한 기운의 물안개로 피워내며 주변을 적십니다.
계곡에서 눈을 돌리면 푸르름의 이파리와 목책처럼 빽빽하게 치솟은 나무들의 모습에 또 다른 감동이 솟아납니다.
온통 싱싱한 녹색 기운에 마음이 푸르게 물이 드니 몸도 덩달아 물들어 내가 나무고 숲이고 맑은 물이려니... 어찌 아니겠는가 내 몸은 저 검룡소의 물을 먹고 살아온 내 조상이 낳으셨으니 나는 검룡소의 한 방울 물로 태어나 나 또한 검룡소의 물을 먹고 자랐고 살았으니 저 나무와 형제라 아니 할 수 없나니 저 나무는 나요, 나는 저 나무요 우리는 검룡소의 한 방울의 물이 어찌 아니리...
상념은 수많은 생각을 풀어내며 어느덧 검룡소를 떠나 주차장에 이르렀군요.
검룡소는 태백에서 하장방면 시내버스를 타고 검룡소에서 내리거나, 승용차로는 태백역을 지나 노인회관 앞에서 좌회전하여 하장 방면 35번 국도를 타고 삼수령을 지나 검룡소 안내판을 보고 좌회전하면 됩니다. 주변에 가볼만한 곳으로는 태백산천제단(중요민속자료228호),용연굴, 월둔동굴, 태백 장성의 하부고생대화석산지(천연기념물 416호), 태백 구문소의 고환경 및 침식지형(천연기념물 417호), 태백산석장승, 태백 본적사지삼층석탑재, 태백산도립공원, 태백석탄박물관, 황지(낙동강발원지), 등이 있습니다.
이제 2박3일의 여행을 마치고 다시 제천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변의 경치들을 사진기에 담아봅니다.
메밀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사물은 좀 떨어져서 바라볼 때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도 속속들이 다 알고 보면 그만 식상하고 맙니다. 무언가 보일 듯 말듯 감칠맛이 있을 때 아름다운 신비로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다 드러낸 미니를 입은 여인보다 치마 자락 끝에 보일 듯 간헐적으로 비치는 흰 버선목에서 더 아름다움을 느끼고, 뭇시선을 끌듯이...
깊고 깊은 산중, 봉우리마다 고압선이 춤을 춥니다. 나름 보기에 어떠신가요?
깊고 높은 산중에 두어 채의 산골마을 비닐하우수에 노랑꽃을 피운 것이 재배되고 있었습니다. 무엇일까요!
잎을 따서 씹어보니 향긋 쌉싸레한 맛에 향기도 좋은 곰취였습니다.
곰취꽃
높은 산을 개간하여 심은 저 식물은 무엇일까?
비가 내리는데 모종하기에 여념이 없는 저 분들이 있기에, 내가 청정지역의 질좋은 채소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고마움이 솟습니다.
달리는 차에서 창을 열고 보니 고냉지배추였습니다.
<사북읍>
제천으로 가려면 영월을 거쳐야 겠지요.
사북교차로 앞입니다.
영월 주천강을 끼고 달리는 차에서 담은 사진입니다. 근대 화가 靑田 李象範 (1897~1972)의 그림 한 폭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7월18일 <鄕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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