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소정 변관식 필 춘경산수/小亭卞寬植筆春景山水(6幅連屛)

鄕香 2013. 3. 5. 13:48

<춘경산수/春景山水>(6幅連屛)

 

연분홍빛깔의 꽃들이 활짝 피어 마을과 온 산을 물들인 산간마을에 아이를 등에 업은 한 여인이 물동이 또는 광주리를 머리 위에 이고 초가를 향해 들어서려 하고,  이웃마을이라도 다녀오는지 행장도 없는 한 선비 또한 이제 동구 밖 소나무 숲을 지나 마을을 향해 들어서고 있는 저녁녘 서정이 짙게 피어나 온 누리를 화사하게 물들인 분홍빛 꽃만큼이나 향수에 젖게 합니다.

  

 

6幅屛에 하나로 이어진 산수화로 이루어진 1970년대 초기의 大作으로 小亭이 즐겨 다루는 구도의 전형적인 성격을 보입니다. 화면 오른편에서 일어난 외가닥 길이 완만하게 치솟아 오르면서 왼편 산허리로 이어져 近景을 이루고, 송림 사이로 中景의 마을이 드러나 보입니다. 화면 오른편 산기슭에도 같은 산간마을이 화창한  봄기운 속에 자리를 잡고 있고 화면 중앙의 遠景에는 먼 산이 병풍을 두른 듯 막아 주고 있습니다. 어느 특정지역을 사생한 듯 산세의 描法이 치밀하고 길과 마을에 보이는 인물도 사실적인 맛이 짙습니다. 視域이 넓고 소재가 풍부한 구도와 변화 있는 布置는 '소정'다운 체취를 강렬하게 풍겨줍니다.  

대체로 '소정'의 산수화 구도는 약간의 부감(俯瞰)을 통해 視域을 넓게 잡는 것이 특징인데, 이럴 때 화면은 자연 풍부한 구도에 지탱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즉 화면 전경에 설정된 솟아 오른 岩山을 넘어 視點이 화면 중앙부로 빠지게 하면서 近景과 中景, 그리고 멀리 遠景을 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정'의 구도는 대개 평원이기보다는 高遠이나 深遠이 많고 그러한 시점에서만 변화  있는 畵因을 끌어낼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춘경산수/春景山水>(6幅連屛)

韓國 近代 / 小亭 卞寬植 1899~1975)筆 / 紙本水墨淡彩 291×131.5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