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청전 이상범 필 사계/靑田李象範筆四季(4幅)

鄕香 2013. 2. 23. 08:45

 

청전(靑田 李象範1897~1972)의 이 連作 四季山水圖는 1966년에 제작한 것으로 <春景>.<夏景>.<秋景>.<雪景> 네 폭을 그린 것입니다.  '춘경'에서는 화면에 봄이 가득 넘쳐납니다. '하경'에서는 온통 잿빛 화면에 농촌부부의 복색이 촛점이 되어 안개와 물소리와 어우러져 참신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추경'에서 낚시를 하는 농부의 모습은 청전의 다른 작품에서 흔히 보던 인물 표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이 사계 작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추경'은 오른쪽 위에서 경사를 이루는 언덕의 방향에 완곡한 線과 실감을 주는 평지와 여울의 방향을 상충시킨 구도를 취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청전의 제한된 주제 전개에 있어서 조형적인 다양성입니다. 마지막 '설경'은 새로 주목되는 특색이나 새로운 點景이 없이 통산적인 눈 덮인 산촌과 지게를 진 인물하나가 있을 뿐입니다.  

 

<春景>

눈부시게 만개한 복사꽃 안에 두 채의 초옥이 정담을 나누고 있고 그 아래 한 농부는 소를 부려 쟁기로 밭을 갈고 또 한 농부는 쟁기로 갈아엎은 흙을 쇠스랑으로 고르고 있습니다. 花氣 가득한 봄기운을 듬뿍 받은 소와 두 농부의 근육에 힘찬 생동감이 솟아 있고 복사꽃 활짝 핀 화창한 봄날 두 초옥도 두 사람의 농부도 정감을 나누며 화면가득 풍기고 있습니다.    

 

 

<夏景>

여름의 한 낮 열기를 피해 이른 아침에 들로 일 나가는 농촌부부는 여름의 綠陰에 새벽 안개가 짙게 흐르고 그 아래 흐르는 여울의 물소리에 절로 장단 맞추어 발걸음도 흥겨운 듯 생동감이 넘쳐 보입니다.

 

 

<秋景>

가을단풍 붉게 물든 산허리를 힘차게 흘러가는 계류 가에 둥글게 돋아 오른 바위구릉에 두 다리를 벌려 힘을 주고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에서 한가로움의 여유와는 달리 바쁜 일을 마치고 어두워지기 전에 잠시 저녁반주에 안주꺼리를 마련할 양 단숨에 잡으려는 기세가 왼 손에 든 들통과 두 어깨에서 잔뜩 배어납니다. 

    

 

<雪景>

하얗게 눈덮인 평범하고 단조로운 산촌에 한 촌부가 등에 무언가 짊어지고 이제 집을 나선 것인가, 어디를 갔다 이제 산촌 윗자리한 집을 향해 돌아오는 길인가, 눈 쌓인 초가지붕추녀자락만 옛 鄕愁에 젖어들게 합니다. 

 

 

<사계/四季>(4幅)

韓國 近代 / 靑田 李象範 1897~1972)筆 / 紙本淡彩 57×65cm (各幅)/ 個人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