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제주도 '에코랜드'에서

鄕香 2012. 11. 4. 22:19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숲의 요정 에코(Eco) 이름을 인용한 에코랜드(Eco Land) 는 영국에서 제작되었다는 볼드윈 미니기관차를 타고 30만 평의 원시림을 여행하며 신비스런 곶자왈 생태계와 4개의 역을 차례대로 거치며 주변경치를 구경하는 테마공원으로 역에서 하차하여 주변 자연경관을 구경하면서 숲속 오솔길을 이용해 다음 역까지 산책할 수도 있고 역 주변 경치만 보고 다음 열차를 이용해 다음 정거장으로 이동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유럽풍의 전원과 자연을 테마로 한 공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Station)으로는 <① 메인역(Main Station), ②에코브리지역(Eco Bridge Station), ③레이크사이드역(Lake Side Station), ④피크닉가든역(Picnic Garden Station), 등이며,  여름.가을에만 정차하는 ⑤그린티&로즈가든역(Green Tea & Rose Garden Station)이 2013년에 오픈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표소/Ticket Office>

경복궁 근정전을 에워 둘린 근정문 행각을 본 뜬 것처럼 유사한 방식의 건물입구에 매표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개찰구/ ticket barrier[gate]>

시설물이 앙징스런 세팅감도 있지만 갖출 건 다 갖춰서 인지 현실감도 있습니다.

 

 

 <승강장/Platform>

제가 탑승할 볼드윈 미니기차입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속사(snapshotting)한 사진입니다.

 

 

<에코 브리지(Eco Bridge)>

첫 정차한 곳으로 호수 위에 설치된 목교를 통해 호수와 주변경치를 보며 다음역 레이크사이드역(Lake Side Station)까지 산책하는 코스입니다. 

 

 

에코 브리지에 정차하여 승객이 모두 하차하고 난 후 텅빈 열차의 모습.


 

호수주변의 수종은 다르겠지만 유럽의 어느 호수의 풍경을 회상시킵니다.

 

 

호수 위 목교를 걸어가면 좌우로 골짜기형태의 호숫가가 인상적입니다.

 

 

호수면 위로 설치된 목교산책로 좌측의 한 모습입니다. 우리 어려서 상고머리나 까까머리를 하러 이발소에 가면 어느 이발소나 하나 쯤 걸려있던 풍경화, 그 풍경화의 그림 같은 풍경이 여기에 있군요.

 

 

호수위에 설치된 목교산책로 우측의 한 모습입니다.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여지없는 이발소 액자에 들어있던 그림입니다.

 

 

호수 위에 설치된 목교산책로에서 본 호숫가의 풍경입니다. 물에 비친 파란하늘과 구름 그리고 나무가 또 다른 한 폭의 그림으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앞에 수상카페가 보이고 넓은 평지에 역과 풍차 그리고 그 풍차를 작은 성으로 여기고 갑옷에 긴 창을 들고 로시난테를 타고 공격에 나선 돈키호테와 그 뒤에 노새 청동조형물과 야생화꽃밭 조형물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풍차가 있는 주변의 풍경


 

범선의 조형물

 

 

작은 폭포와 그 옆에서 일정한 시간을 두고 물을 품는 코끼리


 

카드에서 기념사진찍기


 

여기도 기념사진 찍는 설치물이 있군요.  


 

코끼리가 코로 힘차게 물을 뿌리고 있습니다. 한 10분 간격으로 1분간 뿜어대고 있습니다.  


 

풍차를 작은 성으로 착각한 돈키호테가 갑옷에 긴 창을 들고 비쩍 마른 로시난테를 타고 질풍노도처럼 공격하는데 노새가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다 노새에 바리가 아닌 절세의 동양 미인이 타고 있다니! 저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일까! 어려서 돈키호테를 서너 번도 더 읽었지만 저리 멋진 동양여인은 없었는데.. 


 

비록 청동으로 조형한 것이지만, 늠름하고 기백이 넘치는 돈키호테, 그리고 역동적인 로시난테.


 

세 여인조각상과 억새풀 한 여인은 미소 짓고, 가운데 여인은 다소곳하고 왼편 여인은 요염한 눈웃음를 칩니다.  


 

 붉은 흙과 알록달록한 바윗돌과 나무들 그리고 하얀 하늘이 조화를 이뤄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쌓은 돌은 조형물이겠지만 제단(祭壇)처럼 보입니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주변의 흐드러진 꽃과 풍차가 돌아가는 하얀 건물을 보고 있으려니 스위스 소녀 하이디의 밝고 맑은 노래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도착한 기차를 타려고 급히 서두르다 미처 생각 못하고 역사(驛舍 : 레이크사이드역/ Lake Side Station), 모습을 담질 못해 아쉽네요. 달리는 기차에서 스치는 풍경을 담았습니다. 꿈같은 세월을 사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추억을 담아 줄 수 있을 곳입니다.

 

 

열차는 다음 정차역인 '피크닉가든역(Picnic Garden Station)'을 향해 협곡을 지나고 있습니다.

  

 

유럽의 평야처럼 넓은 초원을 연상시킵니다.


 

〈피크닉 가든역(Picnic Garden Station)〉

이 역에서 내려 산책로를 돌아보고 다시 이 역에서 기차를 타고 메인 역에 도착하면 에코랜드의 여행은 끝납니다.

 

 

피크닉가든 역에서 내려 산책길로 들어서니 오솔길에 여러 야생화들이 반깁니다. 나는 곰취 꽃이예요.


 

천남성열매(天南星果)

구중궁궐인양 깊고 깊은 씨방은 수줍게  살포시 차양을 친 듯 감춘 모습이 조선시대 별채의 아씨방 같은 꽃

무엇이 그리 수줍어 구연(口緣)에 차양을 친 듯 청초하고 단아한 그 모습, 보는 이의 마음에 신비로움을 주지만, 장미에 가시가 있듯, 예쁜 것에 표독한 이면이 있고, 이 신비로운 '천남성' 수줍은 듯 다소곳함에 독이 있다니, 자고로 지극히 예쁜 것이 수더분한 덕성만 못함이 이에 있나니...  그런 천남성은 또다른 모습으로 붉은 열매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호젓한 산책로를 가다보니 넓은 초원에 흔연히 나타난 말끔한 건물 이름하여 에코체험장(Eco-friendly Art School)

들어가 보지는 않았으나 밖에 진열된 화분들로 미루어 짐작합니다만, 예술적으로 가꾸거나 꾸민 화분 같은 것들이 진열되고 해설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산책하고 있는데 옆 철로에 마악 볼드윈 미니기관차가 멋진 폼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름은 모르고 예뻐서 담았습니다.


 

구찌뽕나무라는 이름표을 달고 있었습니다.

 

 

문어가 한 마리의 물고기를 움켜잡고 있는 모습처럼 나무뿌리가 돌을 움켜쥐고 있습니다.

 

 

<에코로드 무인카페/Carfe Eco Road>

넓은 잔디밭 끝 수풀가에 그림같은 집을 지어놓았습니다. 사람없는 카페라는 팻말이 있는데 무슨 의미일까요?

 

 

주변은 녹색, 길은 붉은 흙, 이처럼 아름다운 이색적인 길에서 여심도 마냥 싱그러운 감동으로 출렁이고 있겠지요.    

 

 

<포니(Pony) 영국산미니말>

애니(Annie) 흰색 암컷 2009년6월10일出生 / 코니(conny) 검은갈색 수컷 2008년6월5일生

미니말의 조상은 대체로 짐이나 마차를 끌었는데 자기 몸무게의 2배 정도의 짐도 끌수 있다고 합니다. 애니는 온순하고 小食을 하고 코니는 가끔 울며 사람을 잘 따라 다닌답니다.

 

 

숲에서 품어내는 피톤치드와 붉은 흙의 색조가 주는 따스함이 산소처럼 몸으로 스며드는 산뜻함이 좋았던 곳입니다.

 

 

이곳은 발의 피로를 풀고 가는 세족장이랍니다. 不定元形으로 쌓은 돌담에 같은 형태의 측백나무 의자에 같은 모양으로 담긴 천연심층암반수가 거울처럼 맑습니다. 주변의 나무들조차 온몸을 담구고 있는 것에서 가슴에 고요한 동요(動搖)가 일건만 촉박한 여정은 매정하게도 그냥 스치게 합니다.

 

 

마치 흙으로 구워 만든 굴뚝처럼 생겼지만 자연적으로 생성된 현무암 대롱입니다.

  

 

자연은 시인을 만들고 시인은 자연을 노래합니다.

 

 

보기보다 더 짙은 붉은 빛의 고동색깔의 흙길이 왠지 모르게 마냥 설램을 주기도 했습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예쁘고 특이한 꽃도 많습니다. 어디 꽃만 그런가요? 오묘하고 신비로운 이 세상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전능함이 펼쳐진 이 세상이 바로 천국이 아니겠어요.

 

 

수림 울창하여 하늘을 잊고 있었는데 나보란 듯이 뻥 뚤 린 곳이 있어 시샘하는 하늘을 담았을 뿐입니다.


 

모두들 울긋불긋 꾸미고 있는데 아직도 치장을 하지 않았네요. 푸르른 젊음이 아쉬워서래요.

 

 

숲이 좋아 이곳에서 한 참을 쉬었습니다.

 

 

이 계단을 내려서 백여 미터만 가면 아까 내린 기차역이랍니다. 그 역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담쟁이 같은데.. 

 

이렇게 생긴 녀석도 있고..

 

구성도 빛깔도 참 예쁘지요? 


 

벌레 먹은 장미꽃보다 더 이쁜 발그레 물든 벌레 먹던 이파리 

 

 

드디어 다시 열차를 탔습니다. 피크닉가든역(Picnic Garden Station)을 출발한 볼드윈 기차는 S자로 굽어진 철길을 힘차게 달립니다. '너무 빨리 가지마라 이별도 빠르단다.' 신사들이 사는 나라가 만든 예쁜 기차야 ~~ ,


 

메인역이자 종착역에 당도 해 보니 또 다른 모양의 기차가 있습니다. 이 녀석은 독일의 공학자 '디젤'이 개발한 디젤 기관차를 닮았군요.

 

 

나를 마지막으로 태워다 준 볼드윈 기관차 입니다. 생김은 석탄을 태워 수증기의 힘으로 가는 증기기관차형식인데... 디젤엔진을 올린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내게 하나의 추억을 선물한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입니다.  

 

 

이런 시설(에코랜드)들은 동화책처럼 꿈을 만들어 내는 곳은 아닐까 싶게 어린이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여기 한 외국인 관광객이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훗날 이 분도 이 순간을 무척 그리워하겠지요. 우린 모두가 추억을 먹고 사는 인생인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사는 동안 그렇겠지요. 고맙습니다.

 

 

2012년10월25일 제주도 에코랜드에서 있었던 일. - 鄕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