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1804년 9월 개성의 노인들이 약 200년 전에 있었던 조상들의 옛 일을 좇아 송악산 기슭 옛 왕궁터인 만월대에서 가졌던 계회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화면 상반에는 송악산 서쪽 기슭을 묘사하였고 그 아래 궁궐터에는 커다란 차일 아래 노인 64분의 계회 모습을 그렸습니다. 주칠(朱漆)한 큰 상에 놓인 꽃병이 화면의 중심이 되고 있어서 참석자는 물론 구경나온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 통일감을부여합니다. 또 여백으로 처리된 송악산 기슭과 연회장 중간에 마련된 탁 트인 공간은 작품의 기록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활을하엿습니다. 이 작품은 산수와 풍속 양면에서 김홍도가 이룩한 성과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최대 걸작의 하나입니다. 특히 간략하지만 요령있는 인물 묘사에서 보여준 무심하면서도 해학적인 필법은 만년의 김홍도가 갖는 예술 성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글머리에는 印文 미상의 주문타원인이 찍혀 있고, '간재기(艮齋記)'아래의 도서는 백문방인 홍의영인(洪儀泳印)입니다. 화폭 좌상에 쓴 <耆老世聯契圖>라는 예서체 제목은 그 아래 주문방인(朱文方印) '유한지인(兪漢芝印)'이라는 도서로 작가가 확인되며 '단원사(檀園寫)' 관서(款書) 아래는 백문방인(白文方印) '김홍도인(金弘道印)이 보입니다.
이 작품 상단에 보이는 간재 홍의영(艮齋 洪儀泳 1750~1815)의 發文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개성은 오래고 이름난 도시이다. 산하와 도읍의 웅장 화려함과 시정 인물들 차림새며 나들이 단장이 훌륭한 것은 아직도 남아 있는 옛 도읍 사람들의 풍치이다. (내) 일찍이 낙사 기영회(洛社 耆英會)에서 지은 여러 시를 보고서 참으로 동도(東都) 문물의 아름다움이 서경(西京)까지 거슬러 올라감을 알았다. 아홉 노인의 지팡이와 신발이며 놀고 찬치한 대단한 모습은 문장에 들어나 있고 그림으로 전하니, 다만 한 때의 아름다움을 드날린 것으로 그친 것이 아니었다. 또한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이은 것이니 대개 길이 덕이 있는 행사였다. 개성의 여러 훌륭한 노인들이 연계(聯契)를 갖고 믿음을 강구하고 화목을 닦았던 일은 대개 만력 정미년간(1607)에 있었는데, 이 고을의 어르신들께서 왕왕이 말씀을 전하여 오늘까지 이른다. 또 연계에 참석했던 (어른의) 후손 집에 남겨진 그림을 얻을 수 있었는데, 채색은 흐려졌지만 그 순서대로 앉아 마시고 잔치하여 즐기는 모양을 역력히 볼 수가 있다. 비들기 새긴 지팡이에 학처럼 흰 머리칼로 옥자락을 날리며 윗자리에 앉아 계시니 높은 관에 단정히 맨 띠가 술상과 금석의 사이에 고상하여 운치가 있다. 이를 어루만지며 삼가 완상하다가 옛 것을 좇아 감흥이 일었다. 그리하여 이 계회를 다시 갖게 된 것이 지금 주상 전하 갑자년(1804) 9월이었다. 이미 계회의 행사가 끝나게 됨에 드디어 단원 김홍도로 하여금 그 광경을 그려내도록 하고 나에게는 記를 써달라고 부탁하였.다. 채색빛이 휘황하고 온갖 사물이 짙푸른 중에 그 숲과 산자락이 파르스름하니 윤기나는 빛깔로 물방울이 떨어질 듯한 것은 송악산이고, 시든 풀 거친 궁터에 여기저기 단풍과 국화가 울긋불긋한 것은 만월대이다. 구름같은 장막에 안개같은 평풍을 두르고 만월대가 가득하게 모인 분은 무릇 64명이다. 금항아리와 색스런 꽃이 아담하니 벌려있고 악동들과 무동들은 이제 막 번갈아가며 재주를 자랑한다. 저 기영회의 구로회가 대개 다른 시대의 자취였지만, 저절로 상상되는 바로서, 그에 비기고 본따서 노래를 불렀다. 하물며 남겨진 자손과 후예들이(조상들의) 아름다움을 따라 잇고 또한 그 후세에도 전하여 이 계회가 무궁히 전해 감에랴! 이 계회를 주창한 이는 후손 중의 장후은(張後殷)군이고 그 일을 序로 적은 이는 장윤의(張允誼)군인데, 기원 유한지(兪漢芝)선생은 그 일을 마치 직접 보는 듯 대단하다고 일컬으셨다. 을축년(1805) 4월 간재 홍의영이 기(記)를 썼다."
『 " 崧陽古名都也 山河都邑之雄麗 閭井人物,」被服游冶之靚好 尙有都人士女遺風焉嘗觀洛」社耆英會諸詩 盛稱東都文物之美遡及於西京」九老杖屨 游燕之勝 形於文詞 傳於繪畵 非徒一時」 之揚美 抑又紹接於古人之躅 盖長德事也 崧陽諸」而鄕黨父 老往往傳 說至令 又得遺圖 於稧中後」裔之家 丹靑漫漶 而其序坐飮嘗讌之樂 歷歷可見 鳩筑鶴髮 婆娑上坐 峨冠修帶 魚魚雅雅於」樽俎金石之間 摩挲敬玩 峨撫古興感 於是乎更修, 是 稧卽 當宁甲子之季秋也 稧事旣罷遂使, 金檀園點綴生色 屬余爲記 丹靑煒燁物色 ... 中略 》乙丑肇夏 艮齋記
< 숭양고명도야 산하도읍지웅려 여정인물, 피복유야지정호 상유도인사여유풍언상관락, 사기영회제시 성칭동도문물지미소급어서경, 구노장구 유연지승 형어문사 전어회화 비도일시, 지양미 억우소접어고인지촉 개장덕사야 숭양제, 장고설연 강신수육지사 개제만력정미간 이향당부 노와왕전 설지령 우득유도 어계중후, 예지가 단청만환 이기서좌음상연지락 역역가견 구축학발 파사상자아관수대어어아아어, 준조금석지간 마사경완 아무고흥감 어시호경수, 시 계즉 당저갑자지계추야 계사기파수사, 김단원철생색 속여위기 단청위화물색 ... 중략 > 을축조하 간재기」
단원 김홍도 필 기로세연계도(耆老世聯契圖)
朝鮮時代 / 金弘道 (1745~1806)59歲頃 作 (1804年頃) /絹本淡彩137.0×53.3cm / 個人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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