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나옹 이정 필 산수화첩 내 수향귀주도(懶翁李楨筆樓閣山水畵帖)水鄕歸舟圖

鄕香 2011. 3. 2. 21:34

이 小品도 李楨의 "山水畵帖"에 들어 있는 一幅입니다. 구도는 비내리는 강촌풍경을 그린 雨景으로서 간결한 것이지만, 그림의 품격은 가히 누구도 비기기 어려울 만큼 원숙한 경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비교적 짙은 먹을 듬뿍 찍어서 빠른 솜씨로 그린 작품이며 하늘과 강물은 원숙圓熟한 묵훈墨暈으로 효과를 내서 다양한 용묵用墨의 묘妙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許筠이 그의 저서 간죽《揀竹》에서 「懶翁哀辭」를 쓴 것을 보면 두 사람은 同年代의 交友之間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이 갑니다.  또한 윤두서尹斗緖는 그의 저서 《畵斷》에서 이정李楨을 가리켜 「年少才氣自爲一家冠 絶古今」이라고 극찬했습니다. 遺作品으로 국립중앙박물관소장품 한강조주도《寒江釣舟圖》. 누각산수도《樓閣山水圖》. 의송망응도《倚松望鷹圖》등과 함께 이 작품은 남종화의 진전眞傳을 계승한 빼어난 逸品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나옹의 이십대의 작품이나 겸재의 그림인 모우귀주도《暮雨歸舟圖》에 비해도 빠짐이 없는 품고한데가 있습니다.

이정(李楨, 1578-1607)의 자字는 공간公幹, 호號는 나옹懶翁, 나재懶齋, 나와懶窩, 설악雪嶽이며 본관은 全州입니다.  이상좌(李上佐), 이숭효(李崇孝), 이정으로 이어지는 화가 집안에서 태어나 다섯 살에 승려의 모습을 그리고, 열 살 때 이미 대성하여 산수, 인물, 불화(佛畵)를 모두 잘 그렸다고 하며, 13세 때에 금강산 장안사에 벽화를 그려 중국에서 사신으로 와있던 주지번朱之番에게 찬사를 받았답니다.

술을 좋아하고 풍류를 즐겨 산수를 보면 집에 돌아가는 것을 잊곤 하였다고 전하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서른 살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옹 이정 필 산수화첩 내 수향귀주도(懶翁李楨筆樓閣山水畵帖)水鄕歸舟圖

朝鮮時代 / 李楨, 1578-1607 /絹本水墨23.5 X 19.1cm /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