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연(洪大淵1749~1816)의 본관은 남양(南陽). 자는 계선(繼善)·자정(子靜), 호는 화은(花隱 : 또는 華隱). 영의정 서봉(瑞鳳)의 후손으로서 영모화(翎毛畵)로 유명한 한말의 문인화가 세섭(世燮)의 큰할아버지입니다. 벼슬은 돈녕도정(敦寧都正)을 지냈으며, 생애에 관해 알려진 사실이 거의 없습니다. 유작으로 〈산수인물화첩 山水人物畵帖〉(국립중앙박물관)과 〈원사만종 遠寺晩鐘〉(개인 소장) 등이 전합니다. 이들 작품은 대체로 조선 후기에 유행한 남종화풍을 반영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성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손끝에 먹을 찍어 그린 指頭畵로 '花隱指頭寫(화은은 손가락으로 그리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지두화의 역사는 중국 송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18세기에 특히 중국과 한국에서 크게 유행하였습니다. 중국화가 중에는 乾隆年間(1736~1795)에 활약한 高其佩 . 李世偵 등이 지두화로 알려졌으며, 한국화가로는 촤북 . 심사정 등이 이 기법을 많이 썼습니다. 홍대연은 심사정의 화법을 따른 사람으로이 그림에서도 그 일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절벽과 원산을 배경으로 바람을 안고 서 있는 인물을 묘사 하였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옷자락과 두건의 두 끈에서 활력이 느껴지며 지두화 특유의 거칠고 날카로운 필선에서 화가의 개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산수화는 전경의 수목과 물가의 빈 정자, 원경의 산 등 원말 사대가 중 한 명인 예찬이 즐겨 그렸던 구도로 18세기 이후 우리나라 문인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그러나 예찬의 그림은 주로 갈필의 折帶皴을 사용한 반면 이 그림은 먹을 풍성하게 사용한 점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버드나무, 정
자, 언덕 등의 윤곽선애서 두께가 일정치 않은 지두화 필치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예찬의 그림과는 또 다른 화가 자신의 逸氣의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조선후기의 문인화는 중국의 영향을 보이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담고 있습니다.
산수인물도(山水人物圖)
朝鮮18~19世紀 /洪大淵 1746 - 1826 / 紙本淡彩 /縱 27 × 橫 23.1cm / 高麗大學校博物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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