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지리산종주를 나섰는데, 비가 온다했습니다.
남부지방에는 한 100mm 정도 내린다니 그 정도라면 비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좀 부족하지..
바보스럽게도 일상의 비를 생각하며 지리산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리산의 비바람이 어떤지도 모르는 그런 단순함이
군 생활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좋은 체험으로 긍지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함께 산행하신 자매님들의 투지와 정신력은 큰 놀람이고 감동이었습니다.
천왕봉에서 몸도 가눌 수 없이 태풍처럼 몰아치는 모진 비바람과 우박을 온몸으로 받아 녹여내는 그 잠재력이
그 옛날 온갖 왜란과 강점기 그리고 6,25사변 속에서도 그 역경과 고통을 이겨내신 우리의 할머니와 어머니들의 유전적으로 이어 온 본질이며
이 민족을 지탱하고 오늘을 일궈낸 원동력이었음을 새삼 높이 흠모하여 참으로 대단한 자매님들의 정신력의 그 경이로움에 매료되어 찬사를 드립니다.
또한 천둥과 우박과 비바람 치는 추위 속에서도 많은 형제자매를 무사히 이끌어 준 연하선경님의 희생적 봉사에 뜨거운 가슴으로 고마움을 드립니다.
너무 세찬 비바람에 몸을 가눌 수 없었음과 한치 앞을 헤아릴 수 없는 안개와 구름 속에 무엇을 보았는지 모를 악전고투에 사진이 기대에 못 미칩니다.
이 점, 양해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중산리탐방안내소)
통천문
세석대피소 유숙
하룻밤 유숙한 연하천대피소
노고단
노고단대피소
지리산..
안개비 내리는 뽀얀 구름뿐이어라.
지리산..
비와 바람과 우박뿐이더라..
2009/5/16 仁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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