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관악산 가기로 한 날 새벽하늘을 보니 비가 내립니다.
허~~ 어찌 된 것이 관악산만 가려면 즐겁게도 비가 오시나 촉촉이 내리는 비를 보며
해송님의 관악공지로 들어가 변동사항을 확인하여 보니 줄줄이 취소하셨네요.
비가 내리니 악산에 바위가 미끄러울 테니 그러실 만도 하지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비는 내리는데 달랑 나만을 위해 가야할 해송님을 생각해서 전화를 드렸지요.
한 사람뿐인데 괜찮으시겠어요. " 예~" 하십니다. 그런 대장님의 마음을 저도 압니다.
한번 올린 신청은 뒤집기 싫은 자존심같은 내 고집인 것에
하물며 대장님들이 올린 공지야 말해 뭣하랴 생각하며 도착한 낙성대,
이제부터 대장 한 분을 따라 비 내리는 고모령이 아닌 무너미령을 넘기로 하였습니다.
관악산은 나름대로 많이 다녔는데, 이 무너미 고개는 처음입니다.
관악하면 그래도 악소리가 난다는 岳山이 아닌가요.
그런데 이렇게 완만한 길을 걸어 안양유원지까지 간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기를 바라며 바람은 재워주길 바란 저의 소망대로 비만 촉촉이 내리는 평지 같은 이 무너미 고갯길이
호남지방과 충남지방, 경기도 서남쪽의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던 옛길이라며 자상한 설명을 하십니다.
꼭 서당 훈장님을 모시고 가는 기분입니다.
해박하고 글 잘 쓰시고 사근한 면도 보이지만,
대체로 외모는 바위같이 묵직한 느낌을 주는 분이 이리 자상하기도 하십니다.
대장의 이미지는 어느 덧 훈장이 되고, 멋진 남자로 변해 주거니 받거니 연인으로 발전해 두 남정네는
부슬부슬 내리는 저 비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촉촉이 스며드는 연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길을 가는데 들리는 소리~~ '너만 내리는 비가 좋으냐? 내도 좋다!' 해서 보니 두꺼비선생이었습니다. ㅎㅎ
조작 미숙으로 화질이 좋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옛 선비들이 쉬어가던 곳은 혹 아닌지~~ 객은 없고 빈 석반과 석좌에 비만 내립니다.^^
이 한 사람을 위해 저리도 수고를 하십니다. 해송님~~~
그리고 봉사하시는 대장님과 여러 위원님들께 참 고맙습니다.
무너미고개를 막 넘고 계십니다.
얼추 다 온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의 자연의 냄새보다 사람의 냄새가 더 납니다.
우람하고 씨름선수같아 보이는 저 외모에서
누에고치같은 섬세하고 비단결 같은 심성이 올올이 풀려 나오더이다.
참외와 오이를 깎아 주던 우산 속의 자상한 남자, 고맙습니다. ^^
두 사람이 각기 우산을 마춤한 곳에 걸치고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생음악을 음미하며 휴식과 간식을 즐겼습니다. 정담을 술 삼아~~~ ^^
"빗줄기의 리듬을 들으면 생각나는 그 사람~~ 빗줄기의 소리는 정답게 내 마음에 스미네~~
멀리 하늘엔 무지개 뜨고요 빗속에서 만난 사람 그리워 내 마음에 스미네~~ 라라라라랄라라 랄라라 랄랄랄~ 라라라"
이 등성이를 끝으로 산행은 마치고
기착지 안양에 무사히 도착하였습니다.
아쉬움과 정을 돼지고기김치찌개와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병으로 마무리한 호젓하고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모두에 고맙습니다. 내린 비 까지도~~~
- 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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