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세미클래식처럼 내리는 저 비
모두의 근심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
온 세상을 촉촉이 적셔 자라게 해주는 비
음율적으로 봄의 나래처럼 내리는 비
오월에 내리는 저 비를 시처럼
하늘에 흩날리는 아까시아 꽃비처럼
더없이 깊고 파란 하늘 하얀 조각구름처럼
청초하게 피어난 국화꽃처럼 그 향기처럼
그런 느낌이기를 소망합니다.
매일 맑은 날만 계속된다면
우리의 가슴은 얼마나 삭막할까요
이리 예쁘게 비가 내려 주지 않는다면
우리 마음의 빈터도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곳이 되었겠죠.
사랑은 그런 비와 같은 것이 아닐까요.
온 누리를 촉촉이 내려 싹 띠우고 싱그러움으로
푸름을 일궈내어
풍요로움의 결실을 주는 어머니 같은 사랑이 아닐까요.
때 없이 가을비 내리기에 생각이 이에 머뭅니다.
Fri, 30 Sep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