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흔적

「思惟」

鄕香 2023. 1. 21. 13:18

 2023년 1월 22일 陰歷 정월 초하루 아침을 맞이하여 수많은 생각 속 생각하나 꺼내본다. 팔순을 목전에 두고 보니 몸이 한곳 두 곳 고통을 호소한다 평생을 安住하며 부릴 만큼 부렸으니 외면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홀로 지내다 보니 언제 이생을 떠날지 모르는 혼령이 떠나며 거둘 수 없는 일에 수습할 이 마땅찮으니 생각하고 생각하여 적어보네.

 

 

《생각하고 생각함》

 

이 세상을 내 意志와 상관없이 살다갑니다

때로는 즐거웠지만 슬픔이 많았던 나의 생활

욕되고 그르게 살지 않았으니 이리저리 살았던들 어떠하랴마는

누구라도 느꼈을 아쉬움 하나 없다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이 강산에서 생명을 주신 부모님 고맙습니다.

 

생전에 나에게 일자리와 녹을 주고

살아갈 길을 열어준 것은 조국 대한민국입니다.

내 살다 남은 작은 집 하나 국가에 되돌림이 마땅한 일임에 반납하고자합니다.

 

저의 緣故는 찾지도 알아보시지도 말아주세요 저의 신상도 밝히지 말아주십시오.

장례식도 사양합니다. 모두 부질없는 속세의 일입니다.

이생의 마음이 고단하였으니 영혼이나마 홀가분하게 하늘길 가고자 합니다. 

 

死後 이 몸의 眼球와 장기가 다른 이에게 이식할 수 있다면 모두 기증하겠습니다. 

적출 후 남은 시신은 바로 평상시 제가 입었던 옷을 입혀서 화장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骨粉은 마련해 놓은 한지에 싸서 생전에 가끔 찾아가던 사연 많은 곳인 아차산우미촌 골안 대장간마을에서 마주보이는 바위봉우리 위에 있는 석곽묘 인근 한강과 천호동이 바라보이는 소나무 아래 15cm 정도 깊이에 韓紙에 싼 채 그대로 묻어 빠른 시일에 거름과 흙이 되게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리고자합니다.

어떤 표식도 사양하겠습니다. 

자연에서 온 몸 흔적없이 그대로 자연이고 싶습니다. 

혼령이나마 있을진대 반드시 님을 위한 福을 빌겠습니다. 

 

위에 따른 비용으로 3천만 원을 남깁니다. 혹여 남는다면 사례금으로 받아주세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2023년 22일 陰歷 정월 초하루 아침, 

 

 

2023년 1월22일 음력 정월초하루.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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