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심산 노수현 필 성하(心汕盧壽鉉筆盛夏)

鄕香 2013. 4. 5. 22:08

이 그림은 산 사이에 물이 있는 것도 같고 물 위에 산이 떠 있는 것 같기도 한 물의 장관입니다. 화면 공간의 반을 차지하는 물, 그것도 세차게 흐르는 물로 말미암아 이 커다란 자연경관에 동적인 활력 같은 것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화면 중심부의 中景을 높고 가파르게 수직 또는 수평절리를 이루며 치솟은 불그스레한 바위들이 기묘함으로 중첩되어 서 있는 그 사이사이를 米點으로 표현된 검푸른 침엽수림이 알맞게 우거져 두르고 있는데, 중첩으로 솟아오른 바위산 봉우리(峨嵯) 옆으로는 물이 괸 산간의 호수가 자리하고 그 호수 앞으로 크고 작은 기암들이 굴러 떨어지는 물속에, 물 사이 우뚝하게 혹은 기우뚱하게, 또는 엉거주춤하게 몇 개의 층을 이루며 서 있습니다. 호수를 흘러넘치는 물이 그런 바위 사이를 수십 갈래로 세차게 휘돌아 떨어집니다. 그렇게 쏟아져 내린 물의 한 떼가 한군데서는 시퍼런 못(潭)을 이루기도 하다가 왼편으로 몰리며 온통 호수가 쏟아지는 것 같은 水勢가 되어 바다를 후려칩니다. 맨 왼쪽 바다 위로 멀리 우뚝한 절벽의 바위섬이 보이고 그 위 하늘을 갈매기 떼가 흩어지듯 날고 있습니다.   

 

 

<성하/盛夏>

韓國 近代 / 心汕 盧壽鉉(1899~1978)筆 / 紙本 淡彩 139×69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