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심산 노수현 필 유곡춘색(心汕盧壽鉉筆幽谷春色)

鄕香 2013. 3. 31. 00:51

심산(心汕 盧壽鉉1899~1978)의 예술을 논할 때 그와 가장 절친하였던 畵友인 靑田의 예술과 비교해 봄으로써 한층 심산의 예술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현대의 한국화단에서 산수화의 대가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두 사람의 비교는 불가불한 것입니다. 그들의 생애는 서로 비슷한 환경과 예술의 道程이 교우관계를 통해 더욱 比喩없는 밀착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그들의 작품세계는 지나치게 대조를 보여줌으로써 더욱 개성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화풍은 한마디로 말해서 청전의 작품이 文氣 짙은 산수화라고 한다면, 심산의 작품은 격식 짙은 산수화라고 특징지을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점은 청전의 산수화가 南畵風의 文氣에서 독자적인 예술을 구축했다면, 심산의 산수화가 南北畵風의 兩派를 초극하는 엄격한 양식적 답습에서 자기의 세계를 다듬어 나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심산을 조선조 초기의 安堅에 脈絡시켜 본다면, 청전은 조선조 후기의 鄭敾의 眞景山水에 그 淵原을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청전의 산수화의 독자성은 觀念山水의 엄격한 골격에서 精神的인 아름다움을 찾아야 될 것같습니다.

이러한 점은 1950년대를 지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청전의 분위기와 심산의 정신적 아름다움의 차이 점이입니다. 따라서 청전의 산수화에서는 거의 구도를 볼 수 없는 반면, 심산의 산수화에서는 구도에 의한 엄격한 布置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심산이 작고하기 전 해의 작품으로 역시 70년대 이후의 심산 특정양식인 兩點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돌기한 암산에는 붉은 갈색조의 필세를 수직으로 가하여 바위의 결을 나타내고 그 節理마다 양점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근경의 강렬하고 뚜렷한 색감과 원경의 부드럽고 엷은 색감이 시각적인 거리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유곡춘색/幽谷春色>

韓國 近代 / 心汕 盧壽鉉(1899~1978)筆 / 紙本 淡彩 69.5×102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