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남리 김두량 필 수금욕도(南里金斗樑筆水禽浴圖)

鄕香 2011. 3. 8. 16:46

남리 김두량의 이 수금욕도(水禽浴圖)는 다분히 중국 明朝때의 여기(呂紀)의 風인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이며 그 山水背景에 주력한 큰 폭의 대련(大幅對聯)의 하나입니다. 여기의 풍이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그렇게 풍긴다는 정도일 뿐입니다. 화면은 평원법(平遠法) 을 구사했으며 산과 나무, 그리고 까치와 오리 등 이 모두가 대각으로 중복되어 화면에는 깊이 있는 긴장감이 감돌고 생기가 충만해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주목할 것은 산준(山皴)과 석준(石皴), 그리고 나무 줄기와 가지(수간樹幹, 수지樹枝)의 필법이 南里보다 훨씬 뒤인 복헌 김응환 (復軒 金應煥)과 단원 김홍도와 그 일맥인 긍재 김득신의 필법과 방불한데가 있다는 점입니다. 남리작품인 <野雉鳴春圖>와 단원의 <秋雉圖>는 너무도 意趣가 상통하며, 여기 이 (水禽浴圖) 에서 화면 하단의 바위틈에 반쯤 몸을 드러내고 노니는 오리들의 모습은 긍재 김득신作인 <野鴨圖>(고려대박물관)의 모습이 또한 너무도 방불합니다. 어쨌든 이 그림은 생동하는 필법 위에 단아하고 유려한 화조령모도로서 높은 격조를 보이는 한국회화사의 새로운 자료라고 하겠습니다.

 

김두량(金斗樑. 1696-1763)은 영조 때에 활약한 화원(畵院) 화가로 자는 도경(道卿), 호는 남리(南里) 또는 예천(藝泉)입니다.

산수 및 인물, 영모(翎毛), 신장(神將) 등을 잘 그렸습니다. 외조부인 함제건(咸悌健)은 통신사(通信使)의 수행원으로 일본에 다녀온

화원(畵員)이며, 부친 효강(孝綱)도 화원입니다.

남리는 영조가 하사한 사호(賜號)이며, 영조가 친히 제발(題跋)을 쓴 작품도 유존하고 있어서 당시 화가로서 명성이 높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강세황(姜世晃)은 그의 소 그림을 중국 당대(唐代)의 대가 대숭(戴嵩)에 비견하며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남리 김두량 필 수금욕도(南里金斗樑筆水禽浴圖)

朝鮮時代 /金斗樑(1696~1763) /絹本淡彩 98 × 32.3cm /個人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