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의 흔적

천사

鄕香 2010. 1. 11. 14:40

 

모처럼 한가한 주일 오후, 마침 백화점세일을 한다기에 다된 손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나섰습니다.

얼마 전 잃어버린 모자가 못내 아쉬워, 모자도 사고 가방도 볼겸해서 들린 신세계백화점, 가방이고 모자고 그냥 걸칠 만 하겠다싶어 가격을 보면 20% 세일 받고도 삼십만 원이 훌쩍 넘네요. 신관 . 본관 지하부터 9층 까지 모조리 뒤져봐도 가격도 물건도 쏘옥 드는 건 없고, 피곤해서 잠시 소파에 앉아 쉬자니 즐겁고 반가운 벗이 눈에 띄는군요.

언제 봐도 설렘 없이는 대할 수 없고 솟구치는 기쁨을 감출 수 없는 아이의 사랑스런 표정에 쏘옥 빠지고 말았습니다. 

손짓 하나 몸짓 하나에도 부드러운 율동, 너무 깊고 깊어 나의 경박한 심지로는 헤아릴 수 없는 선한 눈빛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어느 꽃이 이 해맑은 얼굴에 견줄 수가 있고, 어느 무심하고 굳은 얼굴이라고 이 작은 미소에서 그 얼굴을 지켜 낼 수가 있겠어요.

참으로 훈훈한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추울가봐 중무장을 하고는 백화점매장을 온통 헤집고 다녔드니 어찌나 땀이 나던지 의자에 앉아 땀을 딲아 내는데,

옆 얼굴이 간지럽습니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이렇게 귀여운 얼굴이 잔잔한 미소를 담고 있더이다.

아이야, 내 하는 양이 재밌었나보구나, 아, 난  그런 네가 참 귀엽구나 ~~ ,

 

 

올해 다섯살의 이 고움에게 물었지요. 왜 여기 혼자 있지?

다리가 아프다고 했는데, 엄마가 여기서 기다리랬어요. 하며 그 고움이 금새 우수에 젖습니다. 아, 찡해지는 내 마음, 

 참으로 내가 천사를 보는구나~~!

 

 

 

사진기를 꺼내드니 꼼짝도 않고 눈빛으로 포즈를 취합니다.

꾸밈없는 눈매에서 너의 맑고 표현할 수 없는 네 하얀 목화솜 같은 마음의 예쁨을 보며 참 기쁨을 가졌단다.

 

 

 

이 한 순간  무엇을 생각했니, 너의 그 고움이 이 세상을 온통 물들여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 너의 미소가 늘 이어질거라고

나는 믿는단다. 너를 잠시라도 만난 것이 참으로 행복했었지 고운 아이야~~~ 안녕!

그리고 사랑해~!

 

 

 

고맙습니다.     2010 / 1 / 10 , 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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