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慶胤 (이경윤1545(仁宗 1年)~1611(光海君 3年)은 종실출신(宗室出身)이며, 字는 수길(秀吉), 號를 락파(駱坡),락촌(駱村), 학록(鶴麓)이라 하였는데, 그는 종실화가로서 학림정(鶴林正 : 종친에게 내리는 품계)에 昇格되었습니다. 김제(金禔) 이후의 대가로 꼽혔던 그는 산수, 인물, 翎毛, 牛馬 등에 두루 통달하였으며 그의 아우인 죽림수(竹林守 : 종실 품계) 이영윤(李英胤), 그의 庶子인 이징(李澄)도 다같이 서화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여 한국회화사에 빛나는 업적을 쌓앗습니다. 그의 그림은 고담(枯淡)한 속에 정서가 있고 高古한 色態가 넘쳐나고 있으며, 《望月圖》(서울大學校博物館) .《松壇步月圖》(國立中央博物館) .《松下對碁圖》(高麗大學校博物館) 등에서 풍기는 것처럼 俗氣가 철저히 배제된 文人畵家의 소산입니다. 이 그림은 학림정의「山水人物畵帖」의 열 번째 그림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경윤의 탁족도 보다는 조금 큰 편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은 나무 아래의 바위에 앉아서 냇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에 비해, 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본인 이 그림은 나무는 전혀 그리지 않고 S자형으로 흐르는 큰 개울가 바위에 앉아서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선비의 모습을 그렸는데 물이 몹씨 차가운 듯 잠시 발을 물위로 올려 오른발을 왼발에 감아 비벼 체온을 올리는 듯 합니다.
본래 탁족(濯足)이란 말은 「맹자」에서 "군자가 時勢에 응하여 벼슬에 나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行藏進退의 처신에 신중해야 함"을 경고하는 말이었습니다. 《 『滄浪之淸兮 可以濯我纓』흐르는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我足」흐르는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는다. 》
탁영탁족(濯纓濁足)이라는 고사성어의 이 내력은 굴원(屈原)이 「어부사(漁父辭)」에 한 구절로 인용하여 더욱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탁족이란 말을, 晉나라 때 글을 잘 써서 '낙양의 종잇값을 올려놓았다"는 고사의 주인공인 左思는 『영사시(詠史詩)』를 지으면서 세상사로부터 유려히 물러나 있는 脫俗의 자세로 표현하였습니다. 〔 振衣千仞崗 濯足萬里流 (천길 벼랑에서 옷을 털고 만리로 흐르는 물에 발을 씻는다.)]
이리하여 냇가에서 발을 씻고 있는 선비의 모습을 그린 「高士濯足圖」는 文人畵의 한 소재가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그림도 고고한 선비 정신을 밀도 있게 표현한 예입니다.
학림정이경윤필고사탁족도(鶴林正李慶胤筆高士濯足圖)
朝鮮時代16世紀 / 李慶胤(1545~1611) / 絹本水墨 / 縱31.1cm, 橫 24.8cm / 高麗大學校 博物館 所藏
'조선시대(朝鮮時代) > 조선 회화(繪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겸재 정선 필 임진적벽(臨津赤壁) (0) | 2009.12.28 |
---|---|
학림정 이경윤 필 송음고일(鶴林亭 李慶胤 筆 松陰高逸) (0) | 2009.12.27 |
학림정 이경윤 필 선상취소도(船上吹簫圖) (0) | 2009.12.16 |
학림정 이경윤 필 관안도(觀雁圖) 皴 体 禔 (0) | 2009.12.16 |
학림정 이경윤 필 관폭도(觀瀑圖) (0) | 2009.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