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겸재 정선의 정양사도 (謙齋 鄭敾筆 正陽寺圖)

鄕香 2009. 3. 8. 12:23

 

정선(본관 광산(光山), 자 원백元伯, 호 겸재(謙齋)·겸초(兼艸)·난곡(蘭谷))의 그림 입니다. 

겸재 정선은 우리나라의 산천이 지닌 뼈대와 그 굴곡(屈曲)을 집약(集約)해서 가장 신선하게 표현한 점으로 주목 받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가 寫生한 산수화는 거의 전국 방방곡곡 발길이 이르지 이르지 않은 곳이 없고 그 중에서도 가장 작품을 많이 남긴 곳은 금강산을 중심한 동해안 일대와 서울입니다. 겸재의 작품이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 晩年期의 작품들인데 이 《正陽寺》小品도 그의 노년기의 작품으로서 금강산에 있는 정양사를 주제로 한 진경산수화입니다.

 이 그림은  쥘부채(摺扇)에 부착한 반원형의 종이에 그린 그림만으로 구성된 일련의 화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선면화집(扇面畵集)」에 엮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정양사 선면화(扇面畵)는 겸재가 새로이 시도한 두 가지의 화법이 겸용한 구도입니다. 즉 원경(遠景)의 혈망봉(穴望峯)은 《金剛全圖》에서 처럼 骨山法을 취했고, 近景의 樹林山은 《仁旺霽色圖》에서 표현한 積墨法을 썼습니다. 이처럼 겸재는 實景의 視感을 새로운 기법과 구도를 통하여 定式化하고 畵法化하였기에 위대한 예술가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그림은 정양사의 주요 명승을 담고 있으며 금강산의 형세와 특징에 따라 대각선과 원형구도를 적절하게 사용하고, 미점과 피마준, 수직준 등을 다양하게 구사하였습니다. 특히 금강내산에 묘사된 경물은 중심이 되는 대상을 크게 부각시키고, 빽빽한 구도를 사용하였습니다. 산봉우리마다 명칭을 적어놓고 길을 뚜렷이 표시한 것은 조선시대 지도의 영향을 반영합니다. 따라서 정선의 초기작은 사경산수와 회화식 지도의 전통에 근거하여 마침내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양식을 개척하였음을 말해줍니다.

 

 

 

 

겸재 정선의 정양사도 (謙齋 鄭敾筆 正陽寺圖)

조선시대/정선(鄭敾1676-1759)/지본담채23.6×67.6cm/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