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작자 미상 맹견도(猛犬圖)

鄕香 2009. 3. 8. 00:11

이 작품은 생동감 넘치는 정확한 筆墨의 묘를 보아 단원의 그림이 아니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畵技이나, 작품 주제인 개 자체가 외래종일 뿐만 아니라, 陰影表現이나 構圖가 西歐 회화의 기법인 凹凸法으로서 단원풍의 線描보다는 墨法이 강한 것으로 보아 단원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 통설입니다. 따라서 作家未詳인 이 《猛犬圖》에 얽힌 재미 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월래 落款이 없는 채로 1910년대에 서울 북촌에 있는 어느 古家에서 高義東 선생이 발견한 후 心田 安中植, 小琳 趙錫晋 세 사람이 鑑識할 때 이만한 작품은 단원이나 할 수 있을 것이라 해서 檀園의 僞印을 찍어 畵商에 넘긴 돈으로 여러 날 豪飮했다는 사실을 후에 고의동 선생이 述懷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李王家에서 사들일 때에는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인정되었었답니다. 즉 「士能」.「金弘道」라는 方印이 화면 좌측 위에 찍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물화는 자연의 흥취와 시정을 느끼게하는 소재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호하고 도와주는 벽사壁 -土 邪와 길상吉祥의 의미도 지니고 있어 조선시대 전시기에 걸쳐 꾸준히 애호되었습니다.

16-17세기에는 수묵으로 그린 문인 취향의 화조.동물화가 유행하였습니다. 이후에는 세심한 관찰과 함께 채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현실적인 소재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서양화법이 유입됨에 따라 세심한 관찰력과 정밀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서정적인 정취를 반영하였습니다. 시대에 따라 화조 동물화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부여되었는데, 모란은 부귀영화, 연꽃은 多産, 원추리는 多男, 석류는 자손의 번창, 소나무는 지조, 학. 고양이. 나비..파랭이 꽃은 장수, 원앙과 물고기는 부부해로와 금실, 기러기는 노후의 편안함, 닭은 높은 벼슬에 올라 이름을 떨침,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등 수없이 많은 상징성을 내포합니다.

 

작자 미상 맹견도(猛犬圖)

조선후기/지본담채44.2×98.2cm/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