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열청재 장한종 필 어해도(閱淸齋 張漢宗筆魚蟹圖)

鄕香 2009. 3. 8. 00:25

 

조선후기 화단에 있어서는 한가지 소재(素材)에 능해 이름을 남긴 화원(畵員)들이 다수 등장됩니다.

물고기에 있어서는 조선초기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전칭작(傳稱作) 『쏘가리』가 전래되며 조선중기에 윤형(尹泂 1551~1613) 및 김인관(金仁寬)의 유작(遺作)이 현존(現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재에 있어서는 장한종(1768~1815) 장윤량(場駿良 1802~1870) 부자와 조연규(趙延奎 1791~1860경)가 단연 손꼽히는 대표적(大表的)인 화가들입니다.

 

장한종의 본관은 인동(仁同). 자는 광수(廣叟), 호는 옥산(玉山)·열청재(閱淸齋). 초명은 철종(哲宗). 화원으로 동지중추부사까지 지냈던 장득만(張得萬)의 증손이자 장윤량(場駿良 1802~1870)의 아버지로, 화원이면서 감목관(監牧官)이라는 벼슬을 지냈습니다.1795년(정조 19) 〈원행을묘정리의궤 園行乙卯整理儀軌〉를 제작하는데 참여했으며 화조·어해(魚蟹)·매죽 등을 잘 그렸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어해화를 잘 그렸습니다. 현재 〈어해도〉·〈미꾸라지〉·〈이어도 鯉魚圖〉 등의 작품이 남아 있습니다.

 

장한종의 경우는 유재건(劉在建 1793~1880)의 이향견문록(里鄕見聞錄)에도 언급되어 있듯이 어개(語介)들을 사다가 자세히 살펴보고 이를 모사(模寫)했다고 합니다. 그는 쏘가리를 즐겨 그렸는데, 여기에서는 소라.각종 게.조개.새우.조개 등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그린 화가의 기량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어해도에 등장하는 어류는 붕어, 잉어, 숭어, 방어, 병어, 피라미, 쏘가리, 송사리, 메기에서부터 상어, 고래, 도미, 가자미, 가오리, 홍어, 꼴뚜기와 게, 새우, 홍합, 전복, 조개, 대합 등으로, 이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져 평화스러운 낙원의 세계를 보여주는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는 생동감 넘치고 구도에 얽매이지 않은 표현 방법으로, 화면의 분위기는 유유자적(悠悠自適)하고 평화스럽고 한가로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그림은 차원 높은 철학적인 그림으로, 물고기의 자유분방한 유영(游泳)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난 해탈의 경지를 느끼게 합니다.

반면 현실적인 염원이나 길상(吉祥)적 의미를 담고 있는 물고기 그림이 있는데, 이런 그림에서는 복된 삶을 누리기 위한 다복(多福)을 상징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다산의 상징으로 연꽃이나, 수 십 마리의 물고기가 떼를 지어 노니는 어해도(魚蟹圖), 알을 품은 잉어 그림 등이 그려졌으며, 또 물고기 그림에는 성적인 즐거움의 의미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화조도(花鳥圖)와 어해도(魚蟹圖)는 '행복한 가정'은 자연의 조화와 풍요로움에서 부부 화합, 다산(多産), 수복(壽福), 강녕(康寧) 등 인간의 공통적인 소망과 기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열청재 장한종 필 어해도(閱淸齋 張漢宗筆魚蟹圖)

조선시대/장한종(張漢宗1768~1815) )/지본담채102.4×47.3cm/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