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단원 김홍도필선인야적(檀園金弘道筆仙人夜笛)

鄕香 2007. 4. 25. 20:39

산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인물이 비교적 크게 부각된《선인야적(仙人夜笛)》은 오른쪽 상단을 비운 변각 구도이지요. 세선(細線)으로 윤곽선을 긋고 그 아래 담청(淡靑)을 입혔고,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태점(苔點)과 짧은 직선을 거듭 그어 양감을 낸 바위는 좌측 상단에 무게 중심을 줍니다.

마치 이 무게를 줄이려는 듯 인물의 표현은 완만하고 고른 필선을 사용해 30대에 그린 신선들과는 차이를 느끼게 합니다.

옷에 담청이 칠해져 있으나 옅어서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앞으로 넘어질 듯 가파르게 반가부좌를 한 선인의 자세는 바위 아래에 제법 잔가지가 많은 나무를 그려 넣어 보완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끝에는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 봄임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제발(題跋)에 의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얼굴 표현에 있어 도드라진 부분은 마치 햇볕에 반사되어 희게 보이듯 가채(加彩)하였고, 목이나 얼굴 옆부분의 살색은 그의 신선도에서 공통적으로 살필 수 있는 채색법이기도 합니다.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갔다가 잠깐 쉬는 듯한 모습으로 끈이 있는 바구니에는 영지(靈芝)가 보이고.. 굳이 어떤 신선을 의식해서 그렸다기보다는 많은 도석 인물화를 누차 그리던 중에 자연스레 붓끝에서 나오는 선인(仙人)을 사경산수(寫景山水)를 배경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단원 김홍도 필 선인야적도(檀園金弘道筆仙人夜笛圖)

朝鮮時代 / 金弘道 1745~?) / 紙本淡彩 幅 48.5 x 94cm /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