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망산/智異望山》 23시30분 서울 강남 신사동을 출발한 버스는 한밤을 달려 삼천포시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03시10분이었다. 배 출항시각은 05시30분, 여객선을 탈 시각까지 2시간20분을 부둣가 주차장 한쪽에서는 라면을 끓여 먹는 이들도 있지만 나는 빵과 음료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쉬다가 여객선에 올랐다. 삼천포 새벽 3시경 여객선터미널 앞 도로의 풍경이다. 집들도 바다도 길도 모두 잠들어 있는데 가로등불만 초롱초롱하다. 출항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가 보다. 배들은 몸을 뒤척이고 바다는 칠흑 같다. 5시30분이 돼서야 배에 오를 수가 있었다. 06시 내가 탄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니 선착장 위 파란하늘가에 십자성이 홀로 등대가 되어 반짝이며 칠흑 같은 바닷길을 열어준다. 배에서 레이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