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운각-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비선대-설악동》 긴 연휴에 집에만 있으려니 정적만 흐르는 아파트에서 숨조차 힘들다. TV나 오락을 즐기는 성격도 아니요. 시력이 좋아 책을 볼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할 수 없이 숨통이라도 트고자 달려간 설악산, 평상시 자연의 진실과 신의 작업장인 자연에서 그 오묘함을 보고 느끼며 물과 나무와 돌과 풀과 구름과 바람을 벗하고 대화를 나눔으로 나 스스로 자연의 한 티끌로 예속되어 살아있음을 감사하며 그 순수를 닮고자 한 시절 한 세월을 들과 산에서 지냈는데 오늘 설악산에 와서 보니 자연은 또 새로운 봄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서기 위한 의식을 치르기 위한 향연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날짜 가는 것을 잊고 달 가는 것을 잊고 세월 가는 것에 초연하며 살아온 12년 세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