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에서 자전거로 강변북로를 타고 덕소 한강변에 도착하여 언제나처럼 강가 풀밭에 자전거를 눕히고 그 옆 벤치에 앉아 머리를 비우고 멍 때리다가 바람의 소리에 떨어지는 꽃잎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흥얼거려지는 노래 '[동심초' 아마도 중학 때 배웠던 가곡歌曲이지 싶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 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 는고 -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 는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 는고 -
이 가곡 동심초는 본시 唐나라 여류시인 설도薛濤가 지은 5언 절구 춘망사春望詞에서 제3수를 현대 시인 김억이 번역하고 김성태가 작곡한 가곡이다.
김성태(金聖泰1910-2012)대한민국 바이올리스트, 작곡가, 지휘자, 음악교육가이다.
여류시인 설도(薛濤770-832)는 당나라 서안 출신으로 14세 때 城都에서 노래하며 악기를 다루는 樂妓가 되었다. 설도는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고 총명해서 타고난 음률 감각과 뛰어난 詩材로 백거이 등 당대 시인 문사들을 두루 사귀었다. 당시 사천감찰어사로 부임한 원진(元稹)과 사랑을 하였다. 설도는 직접 만든 아름다운 색종이에 100여 편의 시를 써서 그에게 주었고 원진 역시 설도를 향한 情을 시로 써 화답하였다. 이미 아내가 있던 원진은 설도와 함께 몇 달을 지낸 후 배를 타고 떠나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설도는 평생을 원진을 그리워하며 기다렸다고 한다.
(薛濤 770 - 832)
(我 作 同心結)
설도가 쓴 동심초同心草는 꽃이나 식물 이름이 아니라 戀書를 말한다. 동심결同心結은 혼례에서 쓰이는 한마음으로 맺는다는 의미를 가진 매듭으로 영원한 사랑의 정표로 풀이나 실로 풀어지지 않게 엮어서 만든다.
(동심결 여럿)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이 詩句는 당나라 여류 시인 '薛濤'가 '원진'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허무한 同心結인 것을 빗대어 말한 것이다.
〈춘망사/春望詞〉 (설도 작시/薛濤 作詩)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花落不同悲 꽃 져도 함께 슬퍼할 이 없네
慾問相思處 묻노니 그리운 그대는 어디 계신고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질 때에 -
攬結草同心 풀을 따서 한 마음으로 맺어
將以遺知音 지음의 님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시름 그렇게 끊어 버렸건만
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 슬피우네.
豊花日將老 꽃은 바람에 시들어 가고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히 멀어져 가네
不結同心人 마음과 마음은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헛되이 풀잎만 맺었는고 -
那堪化滿枝 어찌 견디리 꽃 가득 핀 나뭇가지
翻作兩相思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눈물이 주르르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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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니 때와 같이 오늘도 강변북로 자전거도로를 달리다가 드문 드문 멈춰서 잡초와 대담을 나눈다. 자연을 사랑하고 초목을 좋아하는 잡초 같은 인생이 벗 삼고 어울어져 노니는 풀섶이 온 세상을 덮고 있음에 어찌 즐겁지 않으랴
너는 벤치에서 쉬거라 난 잠시 크로버를 살피겠네. 누군가에게 행운을 바치고자 · · ·
애틋한 同心草에 가슴 적시고 불어오는 강바람에 내 심경 젖어 강물처럼 흐른다.
예나 지금이나 홑 처지 몸과 마음 어찌 悔霧 걷힐 날 있으랴.
2025 4 19 - 鄕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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