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은 전통남화(傳統南畵)의 모색으로부터 南道畵를 완성하여 꽃을 피운 '毅道人'시대 즉 '毅齋'가 회갑을 맞은 후부터 '의도인'이란 號를 쓰기 시작한 1950년대 초기의 작품입니다. '의재'의 하경산수가 보여주는 공통적인 분위기는 한결같이 高遠은 청명하고 深遠은 침침하며 平遠은 명암이 상반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그러한 특징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면서 남도지방의 온화한 경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깊은 골짜기에 흐르는 물을 따라 溪山深處를 오르노라면 드문드문 山家가 있고, 소나무 숲에 싸인 듯한 雲林洞의 고요한 한가로움(閑寂)은 참으로 그가 幽居하던 산장과 유사한 점으로 보아 평소에 동경하던 경관의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실경을 묘사한 듯한 이 작품은 수묵을 위주로 하여 賦彩 또는 단조롭고 담백한 느낌이 들지만 墨妙의 달관과 노숙한 화법은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경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늠름한 주산의 위용에 부복하는 듯한 客山의 조화는 전형적인 南畵의 형식을 고수하면서도 예술과 철학의 합치로 이룩한 '의재'의 독자적인 준법(皴法)양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녹음청하/綠陰淸夏>
韓國 近代 / 毅齋 許百鍊(1891~1977) 筆 / 紙本水墨淡彩 62.5×61cm / 個人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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