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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호관 이인상 필 강남춘의(凌壺觀李麟祥筆江南春意)

鄕香 2012. 1. 7. 21:52

 

 

이인상(李麟祥 1710~1760)은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로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원령(元靈), 호는 능호관(凌壺觀) 또는 보산자(寶山子)라고 했습니다. 삼대에 걸쳐 대제학을 낳은 명문 출신으로 1735년(영조 11년)에 진사에 급제하였으나 증조부 민계(敏啓)가 서자였기 때문에 높은 관직에는 진출할 수 없었습니다.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강직한 성격으로 관찰사와 다투다 끝내는 관직을 버리고, 단양에 은거하며 벗들과 시, 글씨, 그림을 즐기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서출이지만 시문과 학식이 뛰어나 당시 문사들의 존경을 받았고 후대의 문인과 서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인상은 51세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1754년의 연기(年記)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그의 나이 45세이므로 만년작에 해당됩니다. 여기에 두보(杜甫)의 '부강범주송위반귀경/涪江泛舟送韋班歸京'의 한 구절을 옮겨쓴 제시(題詩)는 봄날의 정취를 더합니다. 언듯 실경산수처럼 보일 정도로 담담한 스케치풍으로 그렸고, 여기에 담청을 가하여 청신한 느낌이 듭니다. 이인상의 회화 중에서는 비교적 색조 및 필치가 화사한 편인데 아마도 봄날의 풍경을 묘사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 집니다. 이 작품 역시 이최중을 위하여 그린 것으로서 종강우인(鐘岡寓人)이란 관지(款識)를 쓰고 있습니다. 이 아호는 그가 1754년 45세 되던 해에 음죽현(陰竹縣) 설성(雪城)에 은거하면서 지은 종강모루(鐘岡茅樓)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시(題詩)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 江南春意 花遠重重 樹, 雲輕處 處山, 爲 韋菴仁夫口作, 鐘岡寓人 / 강남춘의 화원중중 수, 운경처 처산, 위 위암인부구작, 종강우인』

 <꽃은 무성한 숲 속에서 아득히 멀리 보이고, 구름은 이곳저곳에서 산에서 가볍게 흩날린다. 위암 어진 이 이최중을 위해서 쓰다. 종강우인.>

 

 

능호관 이인상 필 강남춘의(凌壺觀李麟祥筆江南春意)

조선시대/18세기 / 이인상(李麟祥 1710-1760) /紙本淡彩 27 X 39.2cm /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