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이 맑고 좋아 하소뒷산자락에서 쑥을 뜯었다오. 봄 향기 그윽한 쑥국이라도 끓여 냉한 몸이라도 덥히려고요. 허참, 그런데 오늘 종일 비가 내리니 꿀꿀한 마음에 그 쑥으로 틔김도 아니요 전도 아닌 것을 부쳐 막걸리 한 잔에 흥이 돋습니다. 이런 것이 사는 행복이 아닌지요. 이런 날에는 님보다 벗이라도 마주 앉아 주거니 받는다면 더 할 나위 없는 행복이 아닌가요. 그래서 인지 김소월의 시 한편이 흥얼거려 집니다. " 벗은 설음에서 반갑고,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딸기꽃 피워 향기로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어라 나는 마시리." 님들 저 내리는 빗줄기 리듬에 맞춰 기분 흥겹게 춤이라도 추시는 그런 좋은 오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비내림을 너무도 사랑하는 인향.
2011/4/22 오후 3시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