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따사로운 봄날, 그 끌림에 못 이겨 나선 하소뒷산, 산자락아래 볕 하얗게 내려앉는 덤불에서 유독 고운 빛깔로 손짓하는 유혹이 있었어요. 진분홍에 가까운 자줏빛 고움으로 옹기종기 다정한 엉겅퀴 꽃, 나도 모르게 눈길 따라 바람타고 살포시 앉으려니, 앗! 따가워~~, 오우, 아름다운 것에는 늘 가시가 있어요. 그 고움에 우아하게(?) 쪼그리고 앉아 한량없이 쳐다보다가 그냥 녹아내리고 말았습니다.
가시를 둘러 요새처럼 성을 쌓았건만, 어여쁘고 요염한 엉겅퀴공주 자태에 마음 끌린 노린재장군이 화려한 갑옷 차려입고 당당한 모습으로 입성하셨네.
온통 가시로 철옹성처럼 두른 성채(城砦)의 공주라지만, 사뿐 날아온 흰점박이검정나비왕자의 스텔스같은 비행술에야 어쩌겠어요,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세 자매 중 셋째를 맘에 두었나 봐요. 그러기에 셋째를 포옥 싸안았겠지요.
셋째 딸은 선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옛말, 하나도 틀리지 않네요. ^^
나비공주님이야 봄 잔치에 당연지사라지만, 노린재장군까지 다녀 간 곳에 명색이 내가 벌왕자인데, 이제라도 엉겅퀴 체면을 세워 주는 것이 도리겠지..
엉겅퀴는 원래 '야홍화' 또는 '항가세'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대계'로 불립니다. 국화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식용과 약재로 쓰이고, 줄기에 흰 털을 가지며 키는 1m에 이릅니다. 잎은 어긋나는데 잎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지고 끝에 뾰족한 가시들이 있습니다. 자주색의 꽃은 6~8월경 가지 끝에 두상(頭狀)꽃차례를 이루며 무리져 핍니다. 꽃차례에는 설상화(舌狀花)가 없고 모두 통상화(筒狀花)만 있고, 열매는 수과(瘦果)로 갓털[冠毛]이 있습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며, 가을에 줄기와 잎을 그늘에 말린 대계(大薊)는 한방에서 이뇨제·지혈제로 사용하거나 신경통 치료에 쓰입니다.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자라며 꽃꽂이에 이용하거나 화분 또는 정원에 심기도 합니다. '엉겅퀴'란 이름은 상처 난 곳에 엉겅퀴의 액을 바르면 피가 엉긴다고 해서 '엉겅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꽃말은, 독립.고독한 사람.근엄 입니다.
하소뒷산 오솔길을 가다가 인적 없는 곳으로 들어섰더니, 깊고 깊은 심심산천이 따로 없네요. 금방이라도 금방망이 은방망이 둘러맨 도깨비라도 나올 것 같은 으슥함에 몸이 오싹해지는데, 여기도 뚝딱 저기도 뚝딱 취나물이 돋아났어요, 이름 모를 잡초들이 돋아났어요.
곰취로 알고 뜯었는데, 아닌가요? 향이 참 좋았습니다.
앙증맞게 엄청 작은 꽃이지만, 이파리가 또렷하니 파란하늘빛이었습니다.
하소뒷산에도 이렇게 깊고 깊은 계곡이 있어요.
처음으로 멋모르고 들어 선 곳인데 근처에선 볼 수 없던 이상한 풀들과 주변이 너무 으슥해서 마음도 으시시~~
2011년 5월 17일 하소뒷산에서.. - 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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