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迎春花)》
마을 둔덕이나 울타리에는 노랑개나리꽃, 마을 앞.뒷산 중턱에는 분홍진달래꽃이 온 마을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분홍빛 노랑으로 물들였지요. 그런 영향이었을까 옛 시절 누나들의 저고리와 치마는 대부분 노랑저고리에 분홍치마였던 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유난히도 정답게 느껴지고 정이 가는 이 꽃들이 봄이면 화사하게 마음과 가슴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줍니다. 창문을 통해 보이는 제천중학교 축대 위에 흐드러지게 핀 노란색의 영춘화가 수양버들처럼 바람에 한들거리며 부르기에 단숨에 달려갔어요. 누나가 없는 저는 어린 시절 왕십리 검정다리 근처 볼우물동네에 살 때 옆집 동무의 누나를 엄청 좋아 했었지요. 그 누나가 보고 싶어 동무와 같이 숙제를 한다는 핑계로 찾아가면 숙제도 봐주고 강정도 내어주고 참 다정하게 대해주던 누나, 이렇게 봄이 오고 개나리 진달래가 피면 더욱 그리워지는 그 누나도 지금은 할머니가 되었을 테지만, 지금도 내게는 그 고운 모습 멈춘 채 언제까지나 이 가슴을 그리움으로 적시겠지요.
봄을 맞이하는 꽃이라 하여 영춘화로도 불리우는 개나리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로 이른 봄에 잎보다 노란색 꽃이 먼저 피는 용담목 물푸레나뭇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이름은 '개나리나무, 신리화, 어사리, 연교, 영춘화, 서리개나리'라고도 합니다. 산 밑이나 집 근처에서 많이 자라며,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며 두 개씩 마주나며, 길이는 3~12cm, 폭은 2~3.5cm이고 잎의 앞면과 뒷면 모두 털이 없습니다. 줄기는 높이가 2~3m이며, 곧게 자라다가 끝이 아래쪽으로 휘어집니다. 밑에서 많은 줄기가 나와 포기를 이루며, 높은 곳에서는 아래로, 낮은 곳에서는 위로 자랍니다. 꽃은 밝은 노란색으로 4월에 1~3송이씩 잎보다 먼저 피고 꽃부리는 종 모양으로 4조각으로 깊이 갈라지며 수술이 2개 암술이 1개입니다. 열매는 갈색의 삭과이며 9월에 익는데, 길이는 1.5∼2cm이고 달걀 모양이며 열매 속에 들어있는 종자는 갈색이고 날개가 있으며 길이는 0.5~0.6cm입니다.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디며 공해에도 강하기 때문에 관상용과 울타리용으로 사랑을 받습니다. 열매는 말린 것을 연교(連翹)라 하며 한약재로 이용합니다. 옴, 여드름, 종기 등이 생겼을 때 달여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어사리>
어사리는 개나리의 또 다른 이름으로, 창화(帽花), 사화(賜花), 은화(恩花)라고도 하는 어사화(御賜花)처럼 생겼다 하여 개나리를 어사리(御賜利)라고도 부릅니다. 어사화(御賜花)는 한자의 뜻대로 왕이 준 꽃 을 말합니다. 조선시대 임금이 문무과(文武科)에 장원급제한 이에게 홍패(紅牌) 등과 더불어 하사한 종이꽃으로 장원급제했음을 상징해주는 머리장식용 수식화(首飾花)입니다. 길이가 대략 3자쯤 되는 참대오리 2개를 푸른 물감으로 물들인 종이로 감고 비틀어 꼬아서 군데군데 다홍색·보라색·노란색의 3가지 빛으로 된 꽃종이를 뀁니다. 한 끝을 모자의 뒤에 꽂아 붉은 명주실로 잡아매고 다른 한 끝을 머리 위로 휘어 앞으로 넘겨 실을 입에 물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방을 발표할 때, 임금은 어사화를 신하들에게 나누어주어 급제자들의 복두(幞頭) 뒤에 꽂아주게 했고, 어사화를 머리에 꽂은 급제자는 말을 타고 악대(樂隊)와 호위대를 거느리고 유가(遊街)에 나섰습니다.
<제천중학교 축대 위 둔덕>
2011년 4월 14일 제천에서, - 仁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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