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雨水), 얼었던 대동강도 풀린다는 옛 말처럼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절기입니다. 우수을 지나면서 경칩에 이르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나무에 움이 트고 잡초들이 싹을 트는 시기지요.
옛날 중국 사람들은 우수로부터 15일간을 세분하여 이야기하기를 첫 5일간은 수달(水獺)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두 번째 5일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다음 마지막 5일간에는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우수에 들어서면 강물이 풀려 수심 깊이 숨었던 물고기가 물위로 올라오니 겨우내 힘들었던 수달이 때를 놓칠세라 물고기를 잡아 먹이를 마련하고, 본디 추운지방의 새인 기러기는 따뜻한 봄을 피해서 다시 추운지방으로 떠나고,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어느새 봄은 완연하여 초목에 싹이 튼다는 이야깁니다. 우수는 24절기(二十四節氣)중 두 번째로 눈(雪)을 동토(凍土)로 몰아내고 비(雨)를 부르고 물(水)로 언 땅을 녹여 생명을 불어 넣는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는 태동의 절기입니다.
입춘이 지나면 동해동풍이라 차가운 북쪽바람(北風)이 걷히고 봄바람(東風)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하고, 우수는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땅으로 나오는 경칩으로 들어서는 절기입니다. 머지않아 논밭에 있을 병 . 충해 예방을 위해 논밭두렁 태우는 농부들이 보이겠지요. 베란다를 통해 본 창밖 햇살의 포근한 모습에 이끌려 자전거를 타고 오랜만에 강변으로 달려갔습니다.
강변은 한적하고 더러 나처럼 다가오는 봄기운에 이끌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남녀들이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올겨울에 꽁꽁 얼었던 얼음은 어느새 녹아 수정처럼 맑은 거울이 되어 하늘을 가득 담고 산마저 머금고 있습니다.
마련된 쉼터에 앉아 가져온 온수로 목을 축이고, 강변에 내리는 봄기운에 젖어 주변정취에 내 영혼이 머물며 치유한 오후의 여정입니다.
2014년 2월19일(陰1월20일) 雨水를 맞이하여.. <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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